해당 판례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79894 판결 [토지인도등·손해배상]
- 원고(반소피고): 과수원·잡종지와 창고시설을 임대한 소유자
- 피고(반소원고): 농지와 창고를 임차하여 사용한 사람
- 본소: 임대차 종료 후 점유에 따른 임료 상당 손해배상청구
- 반소: 무효인 농지임대차에 따라 지급한 선불 차임 4,500,000원의 반환청구와 농지원부 등록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 대법원 결과: 반소 중 원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그 부분에 대한 피고의 상고 각하, 나머지 상고 기각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 제1심: 청주지방법원 2013. 2. 7. 선고 2012가단13422, 30960 판결
- 환송 전 원심: 청주지방법원 2013. 9. 17. 선고 2013나1243, 1250 판결
- 환송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다79887, 79894 판결
- 파기환송심: 청주지방법원 2017. 8. 30. 선고 2017나910, 2017나927 판결
제1심
제1심은 원고의 본소청구를 모두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피고만 제1심판결에 항소하였다.
환송 전 원심
환송 전 원심은 피고의 본소에 관한 항소를 일부 받아들였다.
피고가 임대차기간 종료 후에도 부동산을 계속 점유한 데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하되, 그 금액을 4,241,095원으로 정하였다.
또한 농지법 위반 임대차계약은 무효이므로 원고가 받은 선불 차임 4,500,000원을 피고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피고도 무효인 계약에 따라 농지를 1년간 사용했으므로 사용료 상당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며 상계항변을 하였다.
그러나 환송 전 원심은 농지법을 위반하여 농지를 임대한 원고의 급부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는 피고의 사용이익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의 상계항변을 배척하고 피고의 선불 차임 반환청구를 인용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다음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 이 사건 농지임대차계약은 구 농지법 제23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 농지와 농사용 창고는 경제적으로 결합되어 있으므로 임대차계약 전부가 무효이다.
- 임대차기간 종료 후 피고의 점유는 권원 없는 점유이므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 원고가 농지원부 등록에 협력하기로 약정했다는 피고의 주장은 증명되지 않았다.
다만 농지법 위반 임대차라는 이유만으로 원고가 제공한 농지 사용을 불법원인급여로 본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임대 목적이 농지 기능을 상실시키기 위한 것이거나, 임대인이 투기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를 자본회수 수단으로 임대한 경우처럼 현저한 반사회성이 있어야 불법원인급여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원고의 사용료 상당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항변을 다시 심리하도록 반소 중 원고 패소 부분만 파기·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
파기환송심의 심판대상은 피고의 반소 중 선불 차임 4,500,000원의 반환청구에 한정되었다.
본소 중 임대차기간 종료 후의 점유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와 반소 중 농지원부 등록 관련 손해배상청구는 대법원판결에 따라 이미 확정되었다.
파기환송심은 다음 사정을 조사하였다.
- 원고가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했다는 명확한 자료가 없었다.
- 일부 토지가 2012년 10월 4일 이후 농지이용실태조사에서 휴경농지로 조사되었으나, 임대차기간에도 휴경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 없었다.
- 2011년에는 해당 토지에서 실제 경작이 이루어진 자료가 있었다.
- 피고도 수박 재배를 목적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였다.
- 임대 목적이 농지 기능을 상실시키는 용도였다는 증거가 없었다.
- 원고가 자경할 의사 없이 투기 목적으로 취득하여 투하자본 회수 수단으로 임대한 사실도 증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은 이 사건 농지임대차에 농지법의 이념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현저한 반사회성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원고의 사용료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인정하고 피고의 선불 차임 반환채권과의 상계를 받아들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70. 10. 30. 선고 70다1390, 1391 판결 [경작방해금지(본소),부당이득금반환(반소)] 농지개혁법을 위반한 농지임대차가 무효이더라도 지급한 임료가 당연히 불법원인급여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임대인은 받은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서 임료를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0. 7. 22. 선고 2010다23425 판결 [부당이득금] 강행법규를 위반하여 법률행위 일부가 무효인 경우, 개별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민법 제137조에 따라 나머지 부분의 효력을 판단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21조 국가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되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임대차는 농업생산성의 제고, 농지의 합리적 이용 또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인정된다.
- 구 농지법(2015. 1. 20. 법률 제13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농지의 효율적 이용·관리, 농업인의 경영 안정, 농업생산성 향상 및 국토환경 보전 등을 법의 목적으로 정한다.
- 구 농지법(2015. 1. 20. 법률 제13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전·답·과수원과 실제 농작물 경작지 등을 농지로 정한다.
- 구 농지법(2015. 1. 20. 법률 제13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농지는 식량공급과 국토환경 보전에 필요한 한정된 자원으로서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 구 농지법(2015. 1. 20. 법률 제13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 법에서 정한 예외사유가 없으면 농지를 임대하거나 사용대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 구 농지법(2015. 1. 20. 법률 제13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0조 제2호 농지임대 제한을 위반한 사람을 10,000,000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 민법 제137조 법률행위 일부가 무효이면 원칙적으로 전부가 무효이지만,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했을 것으로 인정되면 나머지 부분은 유효하다.
- 민법 제492조 서로 같은 종류의 채무를 부담하고 양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면 대등액에서 상계할 수 있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이나 노무로 이익을 얻고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은 그 이익을 반환해야 한다.
- 민법 제746조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2011년 4월 13일 피고에게 과수원 등 농지와 농사용 창고시설을 임대하였다.
당초 임대차기간은 2011년 4월 13일부터 2013년 4월 12일까지였고, 연간 차임은 쌀 30가마 상당인 4,500,000원이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1년분 차임 4,500,000원을 선불로 지급하고 부동산을 인도받았다.
원고와 피고는 2012년 2월경 임대차기간을 2012년 4월 12일까지로 단축하기로 합의하였다.
피고는 수박을 재배하기 위해 농지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려 하였다. 그러나 임대차계약 당시 해당 토지들은 포도 재배 등에 사용되는 농지였고, 구 농지법 제23조에서 허용하는 농지임대의 예외사유는 증명되지 않았다.
피고는 임대차기간이 끝난 후에도 2013년 3월 22일까지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였다.
원고는 임대차기간 종료 후의 무단점유에 따른 임료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농지임대차가 무효이므로 선불로 지급한 차임 4,500,000원을 반환하라는 반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계약이 무효라면 피고도 계약기간 동안 적법한 권원 없이 농지를 사용한 것이므로, 자신이 가지는 4,500,000원의 사용료 상당 손해배상채권과 피고의 차임 반환채권을 상계한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농지법 위반 임대차는 무효임
구 농지법 제23조는 경자유전 원칙을 실현하고 농지의 투기적 소유를 억제하기 위한 강행규정이다.
따라서 법률에서 허용한 예외사유가 없는데도 체결된 농지임대차는 사법상 무효이다. 임대인은 이를 근거로 약정 차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부친의 질병 치료와 자녀 학업을 위해 서울로 이주하면서 부득이하게 농지를 임대했다는 주장이 증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농지에 관한 임대차는 무효였다.
농지와 농사용 창고의 임대차는 전부 무효임
이 사건 임대차에는 농지뿐 아니라 농지 경작을 위해 건축된 창고시설도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가 농지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창고를 함께 임차한 것이므로 농지 부분이 제외되었다면 창고만 별도로 임차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었다.
따라서 민법 제137조의 일부무효 법리에 따라 농지뿐 아니라 창고를 포함한 임대차계약 전부가 무효가 되었다.
임대인은 받은 선불 차임을 반환해야 함
임대차계약이 무효이므로 원고가 받은 선불 차임 4,500,000원에는 법률상 원인이 없다.
임대료 지급행위 자체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므로, 원고는 임료를 받은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서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었다.
임차인도 실제 사용이익을 반환해야 함
계약이 무효라면 피고에게도 계약에 기초한 적법한 사용권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는 2011년 4월 13일부터 2012년 4월 12일까지 해당 농지와 창고를 실제로 점유·사용하였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는 소유자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권원 없는 점유에 해당한다.
부동산의 권원 없는 점유로 인한 통상손해는 그 부동산의 객관적인 임료 상당액이다.
파기환송심은 이 사건 부동산의 1년간 객관적 임료가 약정 차임과 같은 4,500,000원 수준이라고 인정하였다. 피고가 약정 차임은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고소득 수박 재배를 전제로 정해져 통상 임료보다 높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었다.
따라서 피고도 원고에게 사용료 상당인 4,500,000원을 손해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강행규정 위반과 불법원인급여는 다름
농지법 위반으로 임대차계약이 무효라는 사실만으로 임대인의 농지 제공이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불법원인급여가 되려면 단순한 법률 위반을 넘어 다음과 같은 현저한 반사회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 농지를 비농업적 용도로 사용하여 농지 기능을 상실시키려 한 경우
- 임대인이 자경 의사 없이 오로지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경우
- 투하자본을 회수하기 위한 수단으로 농지를 임대한 경우
- 농업생산성 제고나 농지의 합리적 이용과 전혀 관계없는 경우
- 농지법의 이념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경우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았다.
원고의 투기 목적을 인정할 자료가 없었고, 2011년 해당 토지에서 실제 경작이 이루어진 자료가 있었다. 피고도 수박 재배를 목적으로 임차했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불법원인급여를 이유로 실제 농지 사용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거부할 수 없었다.
선불 차임 반환채권과 사용손해배상채권은 상계됨
원고가 반환할 채무와 피고가 배상할 채무는 다음과 같았다.
- 원고의 선불 차임 반환채무: 4,500,000원
- 피고의 계약기간 중 사용손해배상채무: 4,500,000원
양 채권은 임대차기간이 끝난 2012년 4월 12일경 모두 변제기에 도달하여 상계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원고가 2012년 12월 26일 자 준비서면으로 상계 의사를 표시하고 그 서면이 다음 날 피고에게 송달됨으로써, 상계의 효력은 상계적상 시점으로 소급하였다.
그 결과 피고의 선불 차임 4,500,000원 반환채권은 전부 소멸하였다.
최종 결론
대법원과 파기환송심의 결론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 농지법 위반 임대차는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이다.
- 임대인은 계약에 따라 받은 선불 차임을 반환해야 한다.
- 그러나 임차인도 계약기간 동안 실제 농지를 사용한 이익을 무상으로 보유할 수 없다.
- 단순한 농지법 위반만으로 임대인의 농지 제공이 불법원인급여가 되는 것은 아니다.
- 투기 목적이나 농지 기능 상실 등 현저한 반사회성이 증명되어야 불법원인급여가 인정된다.
-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증명되지 않았다.
- 임차인은 객관적 임료 상당의 사용손해 4,500,000원을 배상해야 한다.
- 양측의 4,500,000원 채권이 상계되어 피고의 선불 차임 반환채권은 전부 소멸하였다.
파기환송심은 피고의 반소 중 4,500,000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항소를 기각하였다.
결국 임대차계약은 무효이지만, 임대인과 임차인은 서로 4,500,000원씩 반환·배상할 의무를 부담하여 상계로 모두 소멸하였다. 어느 일방도 계약기간 1년의 차임 또는 사용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최종적으로 지급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