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5두2451 판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 원고: 한화토탈 주식회사
- 피고: 서산세무서장 외 1인
- 원심판결: 대전고등법원 2015. 4. 30. 선고 2014누364 판결
- 대법원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하급심
- 제1심: 대전지방법원 2014. 6. 11. 선고 2012구합3820 판결
- 원심: 대전고등법원 2015. 4. 30. 선고 2014누364 판결
- 상고심: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5두2451 판결
제1심과 원심은 영국 중간지주회사인 THUK를 배당소득의 실질귀속자 또는 수익적 소유자로 인정하지 않고 과세처분을 유지하였다.
대법원은 THUK의 설립 목적, 투자 의사결정, 주주권 행사와 배당금 운용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도관회사로 단정한 것은 잘못이라며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관련 판례
외국법인이 주식이나 소득을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고, 그 외국법인을 지배하는 별도의 실질귀속자가 존재하며, 명의와 실질의 괴리가 조세회피 목적에서 비롯되었다면 실질귀속자에게 과세해야 한다.
실질과세원칙은 조세조약의 해석·적용에도 적용된다. 다만 소득의 귀속 명의와 실질 사이에 괴리가 없다면 명의자에게 소득이 귀속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관련 법령 및 조세조약
국세기본법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과세대상인 소득·수익·재산·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이고 사실상 귀속자가 따로 있는 경우에는 사실상 귀속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
한·영 조세조약
제1항은 일방체약국의 법인이 타방체약국 거주자에게 지급하는 배당에 대하여 타방체약국도 과세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제2항은 배당지급법인의 거주지국에도 과세권을 인정하되, 배당 수취인이 수익적 소유자인 경우 원천지국의 과세를 다음 세율로 제한한다.
- 수익적 소유자가 배당지급법인의 의결권을 최소한 25% 직접 또는 간접으로 지배하는 법인인 경우: 배당총액의 5%
- 그 밖의 경우: 조약에서 정한 일반 배당 제한세율
이 사건에서 영국 THUK는 국내 합작법인의 주식 50%를 직접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THUK가 배당의 수익적 소유자로 인정되면 5% 제한세율의 요건을 충족한다.
한·불 조세조약
제1항은 일방체약국의 법인이 타방체약국 거주자에게 지급하는 배당에 대하여 타방체약국이 과세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제2항은 배당지급법인의 거주지국에도 과세권을 인정하되, 배당 수취인이 수익적 소유자인 경우 원천지국의 세율을 다음과 같이 제한한다.
- 수익적 소유자인 법인이 배당지급법인의 자본을 최소한 10% 직접 보유하는 경우: 배당총액의 10%
- 그 밖의 경우: 배당총액의 15%
프랑스 TSA는 국내 합작법인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영국 THUK를 통하여 간접 보유하였다. 따라서 TSA를 수익적 소유자로 본다면 한·불 조세조약의 10% 직접 보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15% 제한세율이 적용된다.
사실관계
Total 그룹의 지배구조
Total 그룹은 1924년 프랑스법에 따라 설립된 Total S.A., 즉 TSA를 최종 모회사로 하여 석유·가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다국적 기업집단이었다.
Total Holdings U.K. Limited, 즉 THUK는 1983년 영국법에 따라 설립되어 Total 그룹 내 석유화학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중간지주회사였다.
그룹의 투자구조는 다음과 같았다.
프랑스 최종 모회사 TSA → 영국 중간지주회사 THUK → 국내 합작법인
THUK는 원고의 주식 50%를 직접 보유하였다.
THUK의 조직과 활동
THUK는 별도의 영업부서를 두지 않았고 일상적인 업무 대부분을 자회사 직원들이 수행하였다.
그러나 THUK는 약 30개의 자회사를 보유하면서 다음과 같은 중간지주회사 활동을 수행하였다.
- 이사회를 통한 중요 투자 결정
- 자회사 주식 보유 및 관리
- 자회사로부터 배당금 수령
- 자회사에 대한 지급보증
- 관계회사에 대한 투자
- 영국에서 법인세 납부
- 재무제표에 대한 매년 외부감사
- 투자활동을 기재한 연차보고서 발간
- 환경 및 사회적 책임 보고서 발간
합작계약 체결
삼성종합화학 주식회사는 2001년경부터 프랑스 TSA와 국내 석유화학 합작사업을 협의하였다.
삼성종합화학과 TSA는 2002년 12월 2일 합작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이후 2003년 5월 27일 프랑스 TSA 본사에서 합작계약이 체결되었는데, 최종적인 계약상대방은 영국 THUK로 정해졌다.
합작계약 제14.1조는 준거법을 대한민국 법으로 정하였다.
협상 과정에서는 Total 그룹의 석유화학부문 계열사인 Atofina가 실무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러나 합작계약과 관련한 법률·회계비용은 최종적으로 THUK가 부담하였고, THUK 이사회가 합작계약 체결과 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였다.
합작계약에 따라 2003년 8월 1일 합성수지와 석유제품 관련 사업을 위한 국내 법인이 설립되었고, THUK는 그 주식 50%를 취득하였다.
주식 취득자금
THUK의 주식 취득자금은 TSA의 프랑스 금융자회사인 SOFAX BANQUE FRANCE를 통하여 송금되었다.
그러나 해당 자금은 THUK의 지시에 따라 송금된 THUK의 자금으로 인정되었다. 대법원은 단순히 프랑스 금융자회사가 송금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프랑스 TSA가 실질적인 투자자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THUK의 주주권 행사
THUK는 원고의 주주명부에 명의만 올려 둔 것이 아니라 주식에 기초한 권리를 실제로 행사하였다.
- 원고의 주주총회 참석권한 위임
- 원고의 배당정책 논의
- 원고 이사의 책임면제 문제 논의
- 합작계약상 이사지명권 행사
- 2007년 8월경 원고의 재무담당임원 지명
이러한 사정은 THUK가 원고 주식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했다는 근거가 되었다.
배당금 지급과 원천징수
원고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THUK에 배당금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THUK가 다음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다.
- 영국의 거주자인 법인
- 배당의 수익적 소유자
- 국내 배당지급법인의 의결권 50% 직접 보유
이에 따라 원고는 한·영 조세조약 제10조 제2항 (가)목의 5% 제한세율을 적용하여 법인세를 원천징수·납부하였다.
배당금의 송금과 운용
원천징수 후의 배당금은 HSBC은행 서울지점의 THUK 명의 계좌와 HSBC은행 런던지점의 SOFAX BANQUE 명의 계좌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THUK에 송금되었다.
THUK는 지급받은 배당금을 영국 내 자금관리회사인 Total U.K. Finance Limited에 예치하였다. 그 후 예치금에 대한 이자를 수취하거나 다른 자회사에 자금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배당금을 운용·관리하였다.
THUK가 배당금을 수령한 즉시 프랑스 TSA에 전달해야 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있었다는 사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과세처분
과세관청은 THUK가 자체 영업부서와 충분한 인적·물적 조직을 갖추지 않은 명목상의 중간지주회사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THUK는 배당금을 형식적으로 수령한 도관회사에 불과하고, 프랑스 최종 모회사 TSA가 배당소득의 실질귀속자이자 수익적 소유자라고 보았다.
과세관청은 적용 조세조약과 세율을 다음과 같이 변경하였다.
- 원고의 신고: 한·영 조세조약 적용, 5%
- 과세관청의 판단: 한·불 조세조약 적용, 15%
프랑스 TSA가 국내 합작법인의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것이 아니라 THUK를 통하여 간접 보유했기 때문에 한·불 조세조약상 10% 세율이 아니라 ‘그 밖의 경우’에 해당하는 15% 세율을 적용한 것이다.
과세관청은 5%와 15%의 차이에 해당하는 법인세와 지방소득세 등을 원고에게 추가로 부과하였다.
제1심 및 원심 판단
제1심과 원심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THUK가 배당소득의 실질귀속자 또는 수익적 소유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 THUK에 자체 영업부서가 없었다.
- 일상업무 대부분을 자회사 직원들이 수행하였다.
- 합작협상에서 프랑스 TSA와 다른 계열사가 주요 역할을 하였다.
- 투자자금이 프랑스 금융자회사를 통하여 송금되었다.
- 지급받은 배당금이 그룹 내 자금관리회사에 예치되었다.
- THUK를 통하여 투자함으로써 한국의 배당 원천징수세율이 낮아졌다.
이에 따라 THUK는 조세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간에 개입시킨 도관회사이고, 프랑스 TSA가 실질적인 배당소득의 귀속자라고 보아 과세처분을 유지하였다.
법리
조세조약 체결 여부만으로 적용세율이 같아지지 않음
영국과 프랑스 모두 한국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이중과세방지협정은 모든 체약국에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다자간 협정이 아니라, 국가별로 체결된 양자조약이다.
따라서 국가별 조약에 따라 다음 사항이 달라질 수 있다.
- 배당 제한세율
- 낮은 세율을 적용받기 위한 지분율
- 직접 보유와 간접 보유의 인정 여부
- 수익적 소유자 요건
- 조약 남용을 방지하는 규정
이 사건에서는 한·영 조세조약과 한·불 조세조약의 지분요건이 달랐기 때문에 적용세율이 5%와 15%로 크게 달라졌다.
실질과세원칙은 조세조약에도 적용됨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의 실질과세원칙은 국내 세법뿐 아니라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 조세조약의 해석·적용에도 원칙적으로 적용된다.
명의자인 외국법인을 배제하고 최종 모회사 등을 실질귀속자로 보려면 다음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 명의자가 재산이나 소득을 지배·관리할 능력이 없을 것
- 명의자를 지배하는 별도의 실질귀속자가 존재할 것
- 명의와 실질 사이에 괴리가 있을 것
- 그 괴리가 조세회피 목적에서 비롯되었을 것
이러한 괴리가 없다면 소득의 명의상 귀속자에게 소득이 실질적으로 귀속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중간지주회사도 수익적 소유자가 될 수 있음
중간지주회사라는 이유만으로 배당의 수익적 소유자 지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익적 소유자인지는 해당 법인이 배당을 단순히 통과시키는 명목상의 매개체인지, 아니면 배당금에 대한 사용·수익·처분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이 THUK의 실체와 지배·관리권을 뒷받침하였다.
- 장기간 독립된 법인으로 존속한 점
- 석유화학 사업 분야의 중간지주회사라는 사업목적이 있었던 점
- 약 30개의 자회사를 보유한 점
- 이사회가 투자와 주주권 행사에 관한 결정을 한 점
- 합작 관련 비용을 THUK가 부담한 점
- 주식 취득자금이 THUK의 자금이었던 점
- 이사지명권 등 주주권을 행사한 점
- 배당금을 직접 운용하고 다른 자회사에 대여한 점
- 영국에서 법인세를 납부하고 외부감사를 받은 점
자체 직원이나 영업부서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부족함
지주회사는 제조·판매회사가 아니라 주식 보유, 자회사 관리, 투자, 지급보증과 배당금 운용을 주요 업무로 한다.
따라서 지주회사가 자체 영업부서를 두지 않고 일상업무를 자회사 직원이나 외부기관에 맡겼다는 사정만으로 법인의 실체와 사업목적을 부정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별도의 인력이 있는지가 아니라 투자와 배당에 관한 실질적인 의사결정권 및 처분권을 행사했는지이다.
최종 모회사의 관여만으로 실질귀속자가 되는 것은 아님
다국적 기업집단에서 최종 모회사가 그룹 전체의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계열사들이 실무협상에 참여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최종 모회사가 합작사업을 처음 제안하거나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에 관여했다는 사정만으로 중간지주회사의 주식 소유와 배당소득 귀속을 부정할 수 없다.
실질귀속자는 주식 취득을 결정하고 자금을 부담하며 주주권을 행사하고 배당금을 처분한 주체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조세가 절감되었다는 결과만으로 조세회피를 인정할 수 없음
THUK를 통하여 투자함으로써 한·영 조세조약상 5% 세율이 적용되어 세금이 줄어드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그러나 조세부담이 감소했다는 사실만으로 THUK가 오로지 조세회피를 위해 설립·이용된 도관회사라고 단정할 수 없다.
THUK가 독립된 사업목적을 가지고 실제로 투자와 자회사 관리를 수행했다면, 조세상 유리한 효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한·영 조세조약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THUK가 독립된 실체와 사업목적을 가진 Total 그룹의 석유화학 중간지주회사로서 배당소득을 지배·관리할 수 있는 실질귀속자 또는 한·영 조세조약상 수익적 소유자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다음 사정만으로 THUK의 수익적 소유자 지위를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 자체 영업부서가 없고 자회사 직원들이 일상업무를 수행한 점
- 프랑스 TSA와 다른 계열사가 합작협상에 관여한 점
- 프랑스 금융자회사를 통하여 투자자금이 송금된 점
- THUK를 통한 투자로 조세부담이 경감된 점
원심은 THUK의 설립 경위, 사업활동, 투자 의사결정, 비용 부담, 주주권 행사와 배당금 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이 실질과세원칙과 한·영 조세조약상 수익적 소유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결론
영국과 프랑스 모두 한국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하고 있지만, 두 협정의 배당 제한세율과 지분요건은 동일하지 않다.
- THUK가 수익적 소유자: 한·영 조세조약 적용, 50% 직접 보유이므로 5%
- TSA가 수익적 소유자: 한·불 조세조약 적용, 국내 법인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았으므로 15%
따라서 이 사건의 핵심은 조세조약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배당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한 수익적 소유자가 영국 THUK인지 프랑스 TSA인지에 있었다.
대법원은 THUK가 독립적인 중간지주회사로서 배당소득의 수익적 소유자일 가능성이 충분한데도, 자체 영업부서가 없고 조세가 절감되었다는 사정 등을 중심으로 도관회사라고 단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