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상법보다 지나치게 결의요건을 강화한 정관 규정의 효력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상법보다 지나치게 결의요건을 강화한 정관 규정의 효력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5. 11. 28. 선고 2025가합1077 판결 및 대전지방법원 2025. 9. 19.자 2025카합50316 결정 —

1. 문제의 소재

상법은 주주총회의 결의사항에 따라 보통결의 또는 특별결의의 정족수를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회사는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방어 또는 경영권 안정을 목적으로 상법이 정한 의결정족수보다 훨씬 높은 정족수를 정관에 두기도 한다. 이를 통상 ‘초다수결의제’ 또는 ‘가중다수결의제’라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법적 문제가 발생한다.

상법상 의결정족수는 정관으로 가중할 수 있는 최소기준인가
정관자치에 따라 의결정족수를 어느 범위까지 강화할 수 있는가
가중된 의결정족수가 사실상 소수주주에게 거부권을 부여하는 경우에도 유효한가
이사회 제안과 주주제안을 구분하여 서로 다른 의결정족수를 적용할 수 있는가
초다수결의 규정이 주주평등의 원칙이나 주주의 공익권을 침해하는 경우 무효가 되는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5. 11. 28. 선고 2025가합1077 판결과 대전지방법원 2025. 9. 19.자 2025카합50316 결정은 모두 초다수결의 정관 규정의 효력을 다루면서도, 구체적인 정관 내용과 소송절차의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판단을 하였다.

2. 상법상 주주총회 결의요건

상법 제368조 제1항은 주주총회의 보통결의에 관하여, 다른 정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요구한다.

정관 변경,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 이사 해임 등 상법상 특별결의사항에 대해서는 상법 제434조에 따라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사의 선임에 관해서는 상법 제382조 제1항이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고 규정할 뿐 별도의 결의방법을 정하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로 상법 제368조 제1항의 보통결의 요건이 적용된다.

상법 제368조 제1항은 정관에 다른 정함이 있는 경우를 예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법이 정한 보통결의 요건을 정관으로 가중하는 것 자체가 당연히 금지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관은 회사의 자치규범이지만 그 내용이 법질서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 정관 규정이 주주평등의 원칙, 주식회사의 본질, 다수결 원칙 또는 주주의 고유권을 침해한다면 정관자치의 범위를 벗어나 무효가 될 수 있다.

3.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5가합1077 판결
가. 정관 규정의 내용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5. 11. 28. 선고 2025가합1077 사건에서 문제 된 회사는 코스닥 상장회사였다.

회사는 2007. 3. 27.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안정을 목적으로 정관을 변경하였다. 변경된 정관은 이사 선임 및 해임 안건 중에서도 그 안건을 누가 제안하였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결정족수를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사회가 제안한 경우에는 상법상 일반적인 결의요건이 적용되었다.

이사 선임: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및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이사 해임: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및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반면 주주제안에 의한 이사 선임 및 해임 안건에는 발행주식 총수의 5분의 4 이상이라는 현저히 가중된 의결정족수가 적용되었다.

이에 소수주주들은 해당 정관 조항이 상법, 주주평등의 원칙 및 주주제안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정관 변경 결의의 무효확인을 청구하였다.

나. 정관자치의 한계에 관한 법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정관이 주식회사의 자치규범이므로 회사의 특성과 경제적 사정에 맞추어 그 내용을 자유롭게 정할 필요가 있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변경된 정관 조항은 원칙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정관자치는 법질서의 범위 안에서만 인정된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정관을 변경하였더라도 그 내용이 다음과 같은 실체적 한계를 침해한다면 정관 변경 결의는 무효가 된다.

헌법상 평등원칙 및 주주평등의 원칙
주식회사의 본질과 다수결 원칙
주주에게 보장된 고유권
주주의 경영참여 및 경영감시를 위한 공익권

즉, 정관 변경 절차가 적법하다는 사실만으로 정관 내용의 적법성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 제안 주체에 따른 차등과 주주평등의 원칙

법원은 해당 정관 조항이 이사회 제안과 주주제안을 차별적으로 취급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사회가 제안한 이사 선임안은 보통결의만으로 가결될 수 있지만, 주주가 제안한 동일한 이사 선임안은 발행주식 총수의 5분의 4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될 수 있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회사의 경영권을 보유한 지배주주는 상대적으로 낮은 의결정족수만으로 자신이 원하는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반면 일반주주들은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발행주식 총수의 80% 이상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만 자신들이 제안한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따라서 동일한 이사 선임 또는 해임 안건임에도 제안 주체가 이사회인지 주주인지에 따라 현저히 다른 의결정족수가 적용되고, 그 결과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 사이에 실질적인 차등 취급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법원은 이와 같은 차등 취급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나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해야 하지만, 해당 회사에는 그러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라.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목적만으로는 정당화되지 않음

회사는 주주제안권이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경영권 공격에 이용될 수 있으므로 경영권 안정을 위해 가중된 결의요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모든 이사 선임·해임에 관한 주주제안이 적대적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주주제안권은 단순히 경영권 공격의 수단이 아니라 주주의 적극적인 경영참여와 경영감시를 강화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적대적 인수·합병의 가능성이 있다는 추상적인 이유만으로 모든 주주제안에 일률적으로 발행주식 총수의 5분의 4라는 결의요건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보았다.

특히 해당 회사의 정관에는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인한 이사 선임 및 해임에 대하여 별도로 발행주식 총수의 5분의 4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는 규정이 이미 존재하였다.

따라서 실제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한 방어는 그 규정을 통하여 가능하고, 적대적 인수·합병과 무관한 일반적인 주주제안까지 일률적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마. 주주제안권의 사실상 박탈

법원은 주주의 권리를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자익권과 회사 경영에 참가하거나 경영을 감시하기 위한 공익권으로 구분하였다.

공익권에는 다음과 같은 권리가 포함된다.

주주총회 의결권
주주제안권
집중투표청구권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
이사 및 감사의 해임청구권
대표소송 제기권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법원은 이러한 주주의 권리에 관한 상법 규정을 강행법규로 보아 주주 전원의 일치로도 이를 박탈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해당 회사는 코스닥 상장회사로서 일반 투자자인 소수주주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상장회사의 현실적인 주주총회 참석률을 고려할 때 발행주식 총수의 5분의 4 이상이라는 요건은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형식적으로는 주주제안권을 인정하면서도, 주주가 제안한 이사 선임·해임 안건의 가결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 것은 실질적으로 주주제안권을 박탈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았다.

바. 결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해당 정관 조항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정관자치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판단하였다.

이사회 제안과 주주제안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다.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를 실질적으로 차등 취급한다.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
일반주주의 주주제안권 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다.
주주의 경영참여에 관한 공익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

이에 따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07. 3. 27.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루어진 해당 정관 변경 결의가 무효라고 확인하였다.

4. 대전지방법원 2025카합50316 결정
가. 정관 규정의 내용

대전지방법원 2025. 9. 19.자 2025카합50316 사건에서는 자회사의 정관상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인한 신규 이사 및 감사 선임에 관한 초다수결의 조항이 문제 되었다.

해당 정관은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다음과 같은 의결정족수를 요구하였다.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

이는 상법 제434조의 특별결의 요건보다도 강화된 의결정족수였다.

회사의 일부 주주와 현 대표이사 측은 지주회사이자 최대주주가 자회사에 신규 이사 2인을 추가로 선임하려는 것은 현 경영진의 의사에 반하는 적대적 경영권 인수에 해당하므로, 위 가중된 의결정족수를 적용해야 한다며 결의금지 및 결의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였다.

나. 초다수결의 규정 자체의 효력

대전지방법원은 상법이 정한 의결정족수보다 높은 정족수를 정관에 규정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정관 규정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첫째, 이사 선임에 관하여 상법 제382조 제1항은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고만 규정하고 있고, 결의방법은 상법 제368조 제1항의 보통결의에 따른다. 그런데 상법 제368조 제1항은 정관으로 다른 정함을 둘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둘째, 상법상 보통결의와 특별결의에 관한 규정은 결의요건의 하한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정관으로 설정할 수 있는 의결정족수의 상한에 관하여는 명문의 제한규정이 없다.

셋째, 정관은 회사의 자치규범이므로 회사의 특성이나 경제적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정할 필요가 있고, 적대적 인수·합병에 대응하기 위한 정관 규정도 원칙적으로 주주들의 의사로서 존중될 필요가 있다.

넷째, 가중된 결의요건이 모든 주주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그 자체만으로 특정 주주에게 우월한 권리나 이익을 부여한다고 보기 어렵다.

다섯째, 소수주주에게 사실상 거부권이 생길 가능성이나 주식회사 다수결 원칙을 훼손할 추상적인 우려만으로 곧바로 무효라고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대전지방법원도 초다수결의 규정이 언제나 유효하다고 본 것은 아니다. 그러한 정관 규정도 주주의 이익에 부합해야 하고, 주식회사의 본질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한계가 있음을 명시하였다.

다. 구체적인 이사 선임안은 ‘적대적 인수’에 해당하지 않음

대전지방법원은 초다수결의 정관 규정 자체는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도,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신규 이사 2인을 선임하려는 이 사건에는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해당 지주회사는 이미 자회사 주식의 44.63%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지주회사는 자회사 주식을 소유함으로써 자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고 경영지도 등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둘째, 최대주주인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이사 선임에 관여하는 것은 지주회사로서의 지배권과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이지, 외부 제3자가 회사를 새로 인수하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셋째, 적대적 인수·합병의 과정에서 이사 선임이나 해임이 이루어질 수는 있지만, 신규 이사를 선임하는 행위 자체가 곧 경영권 인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넷째, 자회사의 일부 현 경영진이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지주회사이자 최대주주의 이사 선임권 행사를 적대적 인수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다섯째, 이를 적대적 인수라고 본다면 최대주주이자 지주회사도 현 대표이사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사를 선임하려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이는 지주회사 및 최대주주의 정당한 주주권 행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된다.

결국 법원은 초다수결의 정관 규정은 유효할 수 있지만, 그 적용범위는 문언과 도입 목적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5. 두 재판의 판단은 모순되는가

두 재판은 외견상 초다수결의 정관 규정의 효력에 관하여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린 것처럼 보인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5가합1077 판결은 발행주식 총수의 5분의 4 이상을 요구한 정관 규정을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반면 대전지방법원 2025카합50316 결정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을 요구한 정관 규정을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두 재판의 결론은 구체적인 정관 규정의 구조와 소송절차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반드시 모순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 결의요건의 차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사건에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80% 이상이라는 극단적으로 높은 요건이 문제 되었다.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참석 현실을 고려하면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대전지방법원 사건에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이 요구되었다. 여전히 높은 정족수이지만, 성남지원 사건의 5분의 4보다는 낮았다.

나. 적용 대상의 차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사건의 정관은 적대적 인수·합병인지와 관계없이 주주가 제안한 이사 선임 및 해임 안건에 일률적으로 적용되었다.

반면 대전지방법원 사건의 정관은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인하여’ 신규 이사 및 감사를 선임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적용되었다.

다. 차별적 구조의 차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사건에서는 동일한 이사 선임·해임 안건이라도 이사회가 제안하면 일반적인 결의요건이 적용되고, 주주가 제안하면 발행주식 총수의 5분의 4 이상이 적용되었다. 제안 주체에 따라 의결정족수가 달라지는 명백한 차등 구조였다.

대전지방법원 사건의 정관은 적대적 인수·합병이라는 객관적인 사유가 인정되면 원칙적으로 모든 주주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구조였다.

라. 주주권 침해의 정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사건에서는 일반주주의 이사 선임·해임에 관한 주주제안권 행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주주의 공익권을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대전지방법원 사건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 상황에 한정하여 의결정족수를 가중한 것이므로, 그 규정만으로 일반적인 주주제안권이나 의결권을 전면적으로 박탈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마. 본안판결과 가처분결정의 차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5가합1077 판결은 정관 변경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한 본안판결이다. 법원은 충분한 변론과 증거조사를 거쳐 정관 조항의 효력을 종국적으로 판단하였다.

반면 대전지방법원 2025카합50316 결정은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결의금지 및 효력정지를 구한 가처분 사건이다. 특히 신청 내용이 본안판결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는 만족적 가처분에 해당하여,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높은 수준의 소명이 요구되었다.

따라서 대전지방법원 결정은 해당 초다수결의 조항의 유효성을 본안에서 최종적으로 확정한 판결이라기보다, 가처분 단계에서 그 규정이 무효라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6. 초다수결의 정관 규정의 효력에 관한 판단기준

두 재판을 종합하면 상법상 결의요건을 가중한 정관 규정의 효력은 단순히 가중비율만으로 결정할 수 없고, 다음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가. 가중된 결의정족수의 수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4분의 3 또는 5분의 4 등 구체적인 가중비율을 검토해야 한다. 특히 상장회사의 현실적인 주주총회 참석률을 고려할 때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한 정족수라면 주주권 박탈이나 다수결 원칙 훼손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진다.

나. 적용되는 안건의 범위

적대적 인수·합병에 직접 관련된 안건에만 적용되는지, 아니면 일반적인 이사 선임·해임 안건까지 포함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적용범위가 광범위할수록 주주의 경영참여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다. 제안 주체에 따른 차등 여부

동일한 안건임에도 이사회 제안에는 일반 정족수를 적용하고 주주제안에만 가중된 정족수를 적용한다면 주주평등의 원칙과 주주제안권 침해 문제가 발생한다.

라. 규정 도입 목적과 시기

장기적인 경영 안정 또는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라는 일반적인 목적에서 미리 도입되었는지, 이미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후 특정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봉쇄하기 위해 도입되었는지가 중요하다.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이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하여 도입되었다면 정당성이 약화될 수 있다.

마. 특정 주주에게 사실상 거부권을 부여하는지

초다수결의 요건으로 인해 일정 지분을 보유한 특정 주주가 언제나 안건을 저지할 수 있다면 사실상 거부권을 부여한 것과 같은 결과가 발생한다.

그 거부권이 모든 소수주주에게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면 주주평등 및 다수결 원칙 위반 가능성이 커진다.

바. 주주의 고유권과 공익권을 사실상 박탈하는지

정관 규정으로 인해 주주제안권, 이사 선임·해임권,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권 등이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실제로는 행사할 수 없게 된다면 정관자치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7. 법리적 의의

상법이 정한 의결정족수보다 높은 정족수를 정관에 두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정관 규정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상법 제368조 제1항은 정관에 다른 정함이 있는 경우를 예정하고 있고, 정관은 원칙적으로 회사의 자치규범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상법이 정관에 의한 결의요건의 가중을 허용한다고 하여 아무런 한계 없이 초다수결의제를 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동일한 안건에 관하여 이사회 제안과 주주제안을 차별하고, 주주제안 안건에만 발행주식 총수의 5분의 4 이상이라는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정족수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주주평등의 원칙과 주주의 경영참여권을 침해하여 무효가 될 수 있다.

반면 적대적 인수·합병이라는 특정 상황에 한정하여 모든 주주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고, 주주의 권리행사를 사실상 박탈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수준의 가중정족수를 규정한 경우에는 정관자치의 범위 안에서 유효하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초다수결의 정관 규정의 효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상법상 주주총회 결의요건은 정관으로 일정 범위에서 가중할 수 있다. 그러나 가중된 결의요건이 합리적 이유 없이 이사회 제안과 주주제안을 차별하거나, 특정 지배주주에게 사실상 거부권을 부여하거나, 일반주주의 주주제안권 및 경영참여권 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에는 주주평등의 원칙과 주식회사의 본질에 반하여 무효가 될 수 있다. 초다수결의 규정의 효력은 정족수의 수치만이 아니라 적용 대상, 차등 구조, 도입 목적, 특정 주주에 대한 거부권 부여 여부 및 주주권 제한의 정도를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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