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두42081 판결 [관세등부과처분취소]
- 원고: 주식회사 딘텍
- 피고: 경남남부세관장
-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2016. 5. 20. 선고 2015누24499 판결
- 대법원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 제1심: 부산지방법원 2015. 12. 10. 선고 2015구합22708 판결
- 환송 전 원심: 부산고등법원 2016. 5. 20. 선고 2015누24499 판결
- 환송판결: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두42081 판결
- 파기환송심: 부산고등법원 2017. 4. 5. 선고 2016누23509 판결
관련 판례
국세청 등의 기본통칙은 과세관청 내부의 법령해석 및 집행기준에 불과하여 법원이나 국민을 구속하는 법규적 효력이 없다.
세법상 가산세는 납세자의 고의·과실과 관계없이 부과되는 행정상 제재이다. 법령을 알지 못했거나 잘못 해석했다는 사정은 원칙적으로 의무 위반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
관련 법령
관세법 제2조 제1호
외국물품을 우리나라에 반입하는 것 등을 수입으로 정의한다.
관세법 제2조 제10호
선용품을 음료·식품·연료·소모품·밧줄·수리용 예비부분품 및 부속품·집기,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물품으로서 해당 선박에서만 사용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관세법 제16조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의 과세물건 확정 시기를 규정한다.
관세법 제19조
수입물품에 대한 관세의 납세의무자를 규정한다.
관세법 제239조 제1호
선용품을 운송수단 안에서 그 용도에 따라 소비하거나 사용하는 경우에는 수입으로 보지 않는다.
관세법 제241조
물품을 수입하려는 자는 해당 물품의 품명·규격·수량 및 가격 등을 세관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한다.
부가가치세법 제4조
재화의 수입을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으로 규정한다.
부가가치세법 제29조
수입재화의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은 관세의 과세가격과 관세 등을 합한 금액으로 한다.
사실관계
원고와 수입물품
원고는 선박관리업, 조선용 기자재의 주선·판매, 외국항에서의 선용품 및 선박 부속품 알선, 발전설비의 설치·운전·보수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래 상호는 주식회사 동진산업기술이었으나 2015년 1월 29일 주식회사 딘텍으로 변경되었다.
원고는 2012년 6월경 일본의 FUKUI SEISAKUSHO사로부터 선박 보일러용 안전밸브 8세트를 7,707,000엔, 당시 한화 약 113,399,250원에 매수하였다.
이 안전밸브는 대형 LNG 선박의 보일러에서 압력 조절이 되지 않을 때 내부 압력을 외부로 배출하여 보일러를 보호하는 장치였다.
국내 반입과 선박 적재
원고는 2012년 7월 7일 안전밸브 8세트를 국내에 있는 주식회사 신양산물류의 보세창고에 반입하였다.
원고는 이 물품을 일반 수입물품으로 신고하지 않고 선용품으로 처리하였다. 거제세관장은 2012년 7월 11일 외국선용품 적재를 허가하였고, 원고는 2012년 7월 12일 물품을 보세창고에서 반출하여 거제항에 정박 중이던 SK해운 소속 LNG 운반선 YK SOVEREIGN호에 적재하였다.
싱가포르 조선소에서의 교체
선박은 거제항을 출항한 후 2012년 8월 6일경 도크 수리와 검사를 받기 위해 싱가포르항에 입항하였다. 안전밸브는 싱가포르 소재 SEMBAWANG SHIPYARD에서 기존 보일러 안전밸브를 교체하는 데 사용되었다.
교체작업은 단순히 기존 부품을 떼고 새 부품을 장착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다음과 같은 전문적인 공정이 필요했다.
- 기존 안전밸브 하부 파이프의 절단 및 이동
- 절단 부위의 그라인딩과 표면처리
- 파이프 연마 및 용접
- 용접 부위에 대한 초음파검사
- 새 안전밸브의 부착
- 보일러 압력을 높인 후 파열 및 누출검사
선박에는 초음파검사기가 없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검사장비를 별도로 빌려야 했다. 교체작업은 외부 전문업체가 수행하였고, 제1심이 인정한 작업기간은 2012년 8월 6일부터 2012년 8월 14일까지 9일이었다.
안전밸브 한 세트의 무게는 최대 약 134kg이었고, 전체 가격은 약 1억 1,000만 원이었다. 교체주기도 통상 5년에 두 차례 정도로 비교적 길었다.
과세처분 내용
부산세관장은 선용품 업무실태에 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면서, 이 안전밸브는 「관세법」 제2조 제10호의 선용품이 아니라 수입신고를 해야 하는 일반 수입물품이라고 지적하였다.
이에 거제세관장은 2014년 6월 17일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합계 23,261,330원을 부과·고지하였다.
- 관세 8,878,370원
- 부가가치세 11,985,800원
- 가산세 2,397,160원
- 합계 23,261,330원
이 사건 물품이 선용품이라면 선박 안에서 그 용도에 따라 사용한 행위는 수입으로 보지 않으므로 관세와 수입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반대로 선용품이 아니라면 국내 보세창고에 반입한 후 수입신고 없이 선박에 적재한 행위가 일반적인 수입에 해당하여 관세와 수입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이 사건 관세액은 과세가격에 약 8%의 관세율을 적용한 금액으로 볼 수 있다. 수입부가가치세는 관세를 포함한 수입재화의 과세표준에 10%를 적용하여 산정되었다.
불복절차
원고는 과세처분 전인 2014년 5월 16일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14년 6월 11일 불채택 결정을 받았다.
원고는 과세처분 후인 2014년 9월 11일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하였으나, 조세심판원은 2015년 3월 25일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는 관세·부가가치세 및 가산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첫째, 안전밸브는 해당 선박에서만 사용하는 수리용 부속품이므로 선용품에 해당한다. 한 세트의 무게가 약 134kg이지만 본선 크레인으로 이동할 수 있고, 선원들이 자체적으로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둘째, 「관세법 기본통칙」 제2-0-3조가 수리용 예비부품을 항해 중 선원이 자체적으로 교체할 수 있는 물품으로 제한한 것은 법률상 선용품의 범위를 부당하게 축소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셋째, 안전밸브를 실제로 교체·사용한 사람은 해운회사이므로 원고가 아니라 해운회사가 납세의무자라고 주장하였다.
넷째, 해외 조선소에서 먼저 선박에 설치한 후 국내에 들어오는 부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면서 국내를 거쳐 해외 조선소에서 설치한 이 사건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과세형평에 반한다고 주장하였다.
다섯째, 세관장이 이미 외국선용품 적재를 허가했으므로 이를 신뢰한 원고에게 다시 관세와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였다.
제1심 판단
제1심은 안전밸브가 선용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제1심은 「관세법」상 수리용 예비부분품 및 부속품을 선박 안에서 선원들이 자체적으로 수리·교체할 것이 통상 예정된 물품으로 해석하였다.
이 사건 안전밸브는 교체를 위해 파이프 절단·용접·초음파검사·압력 및 누출검사 등의 전문작업이 필요했고, 외부 전문업체가 해외 조선소에서 9일간 작업하였다. 선박에 초음파검사기도 없었으며, 교체주기가 길고 가격도 고가였으므로 선원이 항해 중 자체적으로 교체하는 예비부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선용품 적재허가는 신속한 통관을 위해 제출서류를 중심으로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절차이므로, 적재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세관장이 해당 물품의 선용품 해당성을 공적으로 확정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선박 부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로서 물품의 교체과정을 알고 있었으므로 선용품 해당 여부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다. 따라서 선용품 적재허가를 신뢰했다는 사정만으로 수입신고 의무를 위반한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가산세도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환송 전 원심 판단
환송 전 원심은 제1심과 달리 안전밸브가 선용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과세처분을 취소하였다.
원심은 안전밸브가 선박의 기본 구조를 이루는 엔진 등과 달리 선박 수리를 위해 구입된 부분품 또는 부속품이므로, 항해 중 선원이 직접 교체할 수 있는지와 관계없이 선용품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또한 선원이 항해 중 자체적으로 교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안전밸브의 자체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환송 전 원심이 선용품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했다고 판단하였다.
「관세법」 제239조 제1호가 선용품의 사용을 수입으로 보지 않는 이유는 선박 안에서 소비·사용될 것이 예정된 외국물품에 대하여 통관절차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선용품은 단순히 선박에 사용되는 물품이 아니라, 항해 중 선박 자체 또는 선원·승객에게 통상적으로 필요한 물품이어야 한다.
특히 「관세법」 제2조 제10호의 ‘수리용 예비부분품 및 부속품’은 항해 중 발생할 수 있는 선박의 고장이나 마모에 대비하여 선박의 자체적인 유지·관리·보수를 위해 통상적으로 갖추어 두는 예비부품을 의미한다.
특정 부품이 이에 해당하는지는 선원이 직접 교체할 수 있는지만으로 획일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다음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 선박의 종류와 규모
- 부품의 구성과 기능
- 부품의 가격과 무게
- 통상적인 교체주기
- 수리 또는 교체에 걸리는 기간
- 교체작업의 방법과 전문성
- 선박 안에서 자체 교체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이 사건 안전밸브는 대형 LNG선 보일러에 설치되는 고가의 중량 부품이고, 교체주기가 길며, 절단·용접·초음파검사 및 누출검사 등 조선소의 전문적인 작업이 필요했다.
따라서 항해 중 자체 유지·보수를 위해 통상적으로 선박에 갖추어 두는 예비부품으로 보기 어렵고, 선용품에 해당하지 않을 여지가 크다. 대법원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 판단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에 따라 안전밸브의 기능·가격·무게·교체주기와 실제 교체방법을 다시 심리하였다.
그 결과 안전밸브는 항해를 위해 통상적으로 구비하는 예비부분품이 아니고, 항해 중 선박 자체의 설비와 인력만으로 교체할 수도 없으므로 「관세법」상 선용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국제선용품구매자협의회의 카탈로그에 보일러 안전밸브가 선용품으로 등재되어 있다는 사정도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해당 카탈로그에서 말하는 ‘선용품’은 선박에 사용되는 물품을 넓게 지칭하는 상업적 분류일 뿐, 「관세법」상 수입 특례가 인정되는 선용품과 동일한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기환송심은 세관장이 외국선용품 적재를 허가한 사실만으로 원고에게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생기는 것도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적재허가는 서류에 대한 형식적 심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원고는 선박 부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면서 안전밸브의 교체방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파기환송심은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관세·부가가치세 및 가산세 부과처분을 모두 유지하였다.
법리
선박용품과 관세법상 선용품은 구별됨
어떤 물품이 선박에만 사용되고 실제로 선박 수리에 사용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관세법」상 선용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선박용품’은 선박에 사용되는 물품을 넓게 지칭하지만, ‘선용품’은 수입신고와 관세 부과의 특례가 인정되는 제한적인 법률개념이다.
수리용 예비부품은 항해 중 통상적으로 구비하는 물품이어야 함
수리용 예비부분품 및 부속품은 항해 중 발생할 수 있는 고장이나 마모에 대비하여 선박에 통상적으로 비치하고, 선박 자체의 유지·관리·보수에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이어야 한다.
다만 대법원은 제1심처럼 ‘선원이 직접 교체할 수 있는지’만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는 않았다. 자체 교체 가능성은 중요한 요소이지만, 선박의 종류와 규모, 부품의 기능·가격·교체주기 및 수리방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선용품이 아니면 일반 수입물품으로 과세됨
이 사건 안전밸브가 선용품이었다면 선박 안에서의 사용은 「관세법」 제239조 제1호에 따라 수입으로 보지 않으므로 관세와 수입부가가치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선용품이 아니라면 외국물품을 국내 보세구역으로 반입한 후 수입신고 없이 선박에 적재한 행위는 일반 수입에 해당한다. 따라서 화주이자 수하인으로서 물품을 국내에 반입한 원고가 관세의 납세의무자가 된다.
이 경우 수입물품에는 관세뿐 아니라 수입부가가치세도 부과된다. 이 사건에서는 안전밸브에 대하여 관세 8,878,370원과 수입부가가치세 11,985,800원이 부과되었다.
선용품 불인정의 효과는 단순한 관세율 변경이 아님
선용품으로 인정되면 일정한 관세율을 적용하여 관세를 감면하는 것이 아니라, 선박 안에서의 적법한 사용 자체를 수입으로 보지 않는다.
반면 선용품으로 인정되지 않으면 일반 수입물품으로 취급되어 해당 품목의 관세율이 적용되고, 관세를 포함한 과세표준에 수입부가가치세도 부과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선용품 해당 여부는 단순히 관세율이 달라지는 문제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차이를 발생시켰다.
- 선용품에 해당하는 경우: 수입으로 보지 않아 관세 및 수입부가가치세를 부과하지 않음
- 선용품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일반 수입으로 보아 관세와 수입부가가치세를 부과함
제1심은 참고로 해외 조선소에서 선박 수리에 사용한 후 국내에 들어오는 부분품도 모두 무관세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였다. 여객선·화물선·어선에 사용된 수리용 부분품은 무세가 될 수 있지만, 요트·보트용 부분품에는 8%의 관세율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품목과 적용 규정에 따라 관세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적재허가는 선용품 해당성을 확정하는 처분이 아님
외국선용품 적재허가는 신속한 통관을 위해 형식적 심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적재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물품이 실체법상 선용품이라고 확정되거나, 이후 과세관청이 선용품 해당성을 부정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법령 오인만으로 가산세가 면제되지 않음
원고가 선용품의 범위를 잘못 이해했거나 세관의 적재허가를 신뢰했다는 사정만으로 수입신고 의무 위반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는 않는다.
특히 원고는 선박 부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면서 안전밸브의 교체방법과 전문적인 작업 필요성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선용품 해당 여부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책임을 면하기 어렵고, 가산세 부과도 적법하다.
결론
이 사건 안전밸브는 선박에 사용된 수리용 부품이지만, 항해 중 자체 유지·보수를 위해 통상적으로 갖추어 두는 예비부품은 아니므로 「관세법」상 선용품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 결과 국내 반입행위는 일반적인 수입으로 취급되어 관세 8,878,370원, 부가가치세 11,985,800원 및 가산세 2,397,160원이 부과되었다.
제1심은 과세처분을 적법하다고 판단했고, 환송 전 원심은 이를 뒤집었으나, 대법원은 선용품의 범위를 잘못 해석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법리에 따라 제1심과 동일하게 과세처분 전부를 유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