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M&A 계약에서 ‘중대한 부정적 영향(MAE)’의 발생과 매수인의 계약해제권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M&A 계약에서 ‘중대한 부정적 영향(MAE)’의 발생과 매수인의 계약해제권

— 서울고등법원 2022. 10. 6. 선고 2020나2025145 판결, 대법원 2025. 6. 26. 선고 2022다295513 판결 —

1. 판결의 의미

이 사건은 기업인수계약에서 널리 사용되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 즉 MAE(Material Adverse Effect) 또는 MAC(Material Adverse Change) 조항의 해석과 적용을 본격적으로 다룬 판결이다.

대법원은 인수대상 사업의 주거래처 생산량 감소와 핵심부품 수주 실패를 개별적·누적적으로 평가하여, 인수대상 사업의 가치가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로 매수인의 계약해제를 인정한 서울고등법원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특히 다음 사항에 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다.

MAE 조항은 인수계약 체결일부터 거래종결일까지 발생하는 위험을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에 배분하는 조항이다.
이미 현실화된 손실뿐 아니라 장래 중대한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사정도 MAE가 될 수 있다.
여러 부정적 사정을 개별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누적하여 평가할 수 있다.
매수인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던 위험이라도 계약상 예외사유에 포함되지 않으면 MAE를 구성할 수 있다.
기업가치 감소의 평가방법은 계약문언뿐 아니라 실제 거래가격을 산정할 때 사용한 가치평가방식과 교섭 경과를 함께 고려하여 결정한다.
해제 당시의 합리적 예상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해제 후 현실화된 실적은 당시 예상의 합리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2. 사건의 기본 구조

매도인은 전자부품사업부와 UC 사업부를 분할하여 신설회사를 설립한 뒤, 그 사업 또는 신설회사 주식을 매수인 측에 이전하는 거래를 추진하였다.

매도인과 매수인 측은 2017. 11. 27. 잠정적 매매대금을 1,800억 원으로 정한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매수인 측은 회계·세무·법률·영업 전반에 관한 실사를 진행한 후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하였다.

최종매매대금은 1,886억 7,500만 원이었고, 계약에는 분할대상 사업 또는 신설회사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 경우 매수인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MAE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계약 체결 후 거래종결 전 다음 두 가지 사정이 발생하였다.

제1사정: 주거래처의 휴대전화 생산량 급감

분할대상 사업은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특정 주거래처들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런데 주거래처들의 휴대전화 출하량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였다.

주거래처의 휴대전화 생산량은 2018년 전년 대비 약 12.51%, 2019년에는 다시 약 14.97% 감소하였다. 이는 분할대상 사업의 부품 공급량과 매출 및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정이었다.

제2사정: 핵심 고부가가치 부품의 수주 실패

분할대상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던 방수 I/O 커넥터가 주거래처의 차세대 플래그십 휴대전화 시리즈에 채택되지 않았다.

방수 I/O 커넥터는 일반 커넥터보다 판매물량은 적지만 평균판매단가가 약 11.4배에 달하여 매출과 수익성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핵심부품이었다. 기존 일반 커넥터 매출이 감소하고 고부가가치 방수 커넥터가 이를 대체하는 사업구조였기 때문에, 차세대 제품 수주 실패는 단순한 개별 품목의 일시적 판매 부진과는 성격이 달랐다.

매수인 측은 두 사정으로 인하여 분할대상 사업의 가치가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된다고 보아 2018. 7. 17. 계약을 해제하였다.

이에 매도인은 매수인의 해제가 부적법하다고 보고 2018. 7. 24. 매수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을 이유로 다시 계약해제를 통지한 뒤, 최종매매대금의 10%인 188억 6,750만 원을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청구하였다.

3. 이 사건 MAE 조항의 구조

이 사건 계약은 MAE를 다음과 같은 구조로 정의하였다.

분할대상 사업, 신설회사 또는 자회사의 사업·자산·부채·재무상태 또는 경영실적에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그러한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사건·사유 또는 사정으로서, 개별적으로 또는 다른 부정적 사건·사유·사정과 종합하여 분할대상 사업 또는 신설회사의 가치를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 감소시키거나 그렇게 감소시킬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경우

이 조항의 성립요건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업·자산·부채·재무상태 또는 경영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사유·사정이 존재해야 한다.
그 영향이 ‘중대’하거나 중대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어야 한다.
그 사정으로 인한 기업가치 감소가 개별적으로 또는 누적하여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이거나 그렇게 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어야 한다.

이 사건 계약은 ‘중대성’을 추상적인 개념에 맡기지 않고 최종매매대금의 10%라는 정량적 기준으로 구체화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특징이 있다.

4. MAE 조항의 법적 성격: 거래종결 전 위험배분

서울고등법원은 MAE 또는 MAC 조항을 기업인수 과정에서 매수인의 정보 부족으로 인한 위험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보았다.

M&A 계약은 계약 체결과 거래종결 사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 기간 매수인은 아직 대상회사를 지배하지 못하지만, 계약이 종결되면 대상회사의 사업상 위험을 인수해야 한다.

따라서 MAE 조항은 계약 체결일 또는 실사 종료일부터 거래종결일까지 발생한 중대한 부정적 변화를 누가 부담할 것인지 정하는 위험배분 조항이다.

계약에서 달리 정하지 않았다면, 거래종결 전 발생하여 매수인에게 중대한 위험을 전가할 수 있는 사건·사유·사정은 원칙적으로 MAE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매도인이 다음과 같은 위험을 매수인이 부담하도록 하려면 계약에서 이를 MAE 예외사유로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경제상황의 변화
산업 전반의 경기하락
법령 또는 규제의 변경
금리·환율·원자재 가격의 변동
전쟁, 감염병,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
대상회사에 비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반적 시장변화
매수인에게 공개되었거나 매수인이 알고 있던 위험
계약 체결 당시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위험

이 판결은 결국 MAE 조항의 적용 여부가 추상적인 형평보다 계약서에 나타난 위험배분 구조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5. 주거래처의 생산량 급감이 MAE 사유인지

서울고등법원은 주거래처의 휴대전화 생산량과 출하량 급감을 MAE의 대상이 되는 사건·사유·사정으로 인정하였다.

분할대상 사업은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주거래처들에 의존하고 있었다. 따라서 주거래처의 생산량과 출하량이 급격히 감소하면 분할대상 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법원은 이를 단순한 ‘경영실적 하락’ 그 자체로 보지 않았다. MAE를 발생시킨 원인인 주거래처들의 생산량 및 출하량 급감이라는 외부적 사업환경의 변화에 주목하였다.

즉, 일시적인 매출 감소라는 결과만으로 MAE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구조적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주거래처의 생산·출하량 급감 → 부품 수요 감소 → 인수대상 사업의 매출 및 수익성 저하 → 기업가치의 중대한 감소

주거래처 의존도가 매우 높은 사업에서 핵심 고객의 생산량 급감은 매수인이 회피하려는 대표적인 거래종결 전 위험으로 평가되었다.

6. 핵심부품 수주 실패가 MAE 사유인지

서울고등법원은 차세대 플래그십 휴대전화에 탑재될 방수 I/O 커넥터 수주 실패도 MAE 사유로 인정하였다.

매도인은 하나의 휴대전화 시리즈에 공급되는 일부 부품의 수주 실패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부품이 사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전략적·수익적 중요성을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방수 I/O 커넥터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 커넥터보다 평균판매단가가 약 11.4배 높았다.
플래그십 제품에 적용되어 매출 기여도가 높았다.
기존 일반 커넥터 매출을 대체하는 핵심 성장 품목이었다.
매도인이 제시한 사업계획과 가치평가도 향후 방수 커넥터 공급 확대를 전제로 하였다.
해당 부품의 시장점유율 상승 전망이 매매가격 산정에 반영되어 있었다.

따라서 수주 실패가 특정 제품에 관한 일회성 사건이라는 외형만으로 그 중요성을 낮게 평가할 수 없었다.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품목의 개수나 매출량만이 아니라 수익성, 성장성 및 가치평가에 반영된 기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또한 계약은 현재 발생한 손실뿐 아니라 장래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사정도 MAE에 포함하였다. 그러므로 해제 당시 실제 손실이 아직 전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수주 실패의 MAE 해당성을 부정할 수 없었다.

7. 여러 부정적 사정의 누적평가

이 사건 계약은 부정적인 사건·사유·사정을 “개별적으로 또는 다른 부정적 사정과 종합하여” 평가하도록 명시하였다.

따라서 제1사정과 제2사정 중 어느 하나만으로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 가치감소가 발생하는지 따질 필요는 없었다. 양 사정이 함께 인수대상 사업에 미치는 누적적 영향을 평가할 수 있었다.

이는 실무적으로 중요하다. 기업가치의 중대한 하락은 하나의 극단적인 사건보다 다음과 같은 복수의 변화가 결합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주력시장의 위축
핵심 고객의 주문 감소
주요 제품의 수주 실패
예상 수익성 하락
신규사업의 지연
원가 상승
핵심 인력 이탈

계약에 누적평가 문구가 포함되어 있으면 개별 사정의 영향이 정량적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상호 연관된 부정적 사정의 총체적 영향이 기준을 넘는다면 MAE가 성립할 수 있다.

다만 개별 사정 사이의 중복효과를 제거하고, 동일한 손실을 이중으로 계산하지 않아야 한다. 각 사정과 가치감소 사이의 인과관계도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8. ‘알고 있었던 사정’과 ‘예측할 수 있었던 사정’의 구별
가. MAE 예외조항

이 사건 계약은 매도인이나 그 임직원·대리인·자문사가 계약 체결 전에 제공한 자료, 실사 질의응답, 경영진 인터뷰 및 공개자료 등을 통해 매수인이 알고 있었던 사건·사유·사정을 MAE 해제사유에서 제외하였다.

매도인은 주거래처의 실적 악화 가능성과 핵심부품 수주 불확실성이 실사자료에 나타나 있었으므로 매수인이 이미 그 위험을 알았거나 적어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나. 계약 교섭 경과의 중요성

서울고등법원은 양해각서와 최종계약의 문언 차이에 주목하였다.

양해각서에서는 MAE 예외사유를 매수인이 다음과 같이 인식한 사정으로 규정하였다.

매도인이 공개한 사정
제공받은 자료 등을 통해 알고 있었던 사정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사정

그런데 최종계약의 교섭 과정에서 매수인은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이라는 부분을 삭제할 것을 수차례 요구하였고, 매도인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최종계약의 예외사유에는 ‘매수인이 알고 있었던 사정’만 남았고,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사정’은 제외되었다.

법원은 이러한 교섭 경과를 위험배분에 관한 명시적인 선택으로 평가하였다.

따라서 계약 체결 당시 매수인이 어떤 위험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알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면 MAE 예외사유가 되지 않는다.

다. 실제 인식과 예측 가능성은 동일하지 않음

이 판결은 다음 두 개념을 명확하게 구별한다.

실제로 알고 있었던 사정: 매수인이 구체적인 사건이나 위험의 발생을 현실적으로 인식한 경우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사정: 실사자료와 산업상황을 종합하면 주의 깊은 매수인이 장래의 발생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었던 경우

양자는 계약상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최종계약에서 예측 가능성을 예외사유에서 의도적으로 삭제하였다면, 매도인은 매수인이 위험을 예측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MAE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9. 위험의 가능성을 인식한 것과 구체적 사건을 안 것은 다름

매수인은 계약 체결 당시 다음과 같은 일반적 위험은 인식하고 있었다.

핸드셋 부품산업의 성장률이 낮거나 마이너스라는 점
대상 사업의 특정 고객 의존도가 높다는 점
차세대 방수 커넥터 공급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

그러나 일반적 산업위험이나 수주 불확실성을 인식했다는 사실과 실제로 다음 사건이 발생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다르다.

주거래처 생산량이 구체적으로 급락하는 사정
차세대 플래그십 제품의 핵심부품 수주에 최종적으로 실패하는 사정
그 결과 예상 영업이익이 대규모 적자로 전환되는 사정

법원은 매수인이 일반적인 위험요소를 알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그 위험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된 사건까지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M&A 실사에서 위험요인의 일반적 공개만으로 매도인이 모든 후속 위험을 매수인에게 이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특정 위험을 MAE 예외사유로 만들려면 그 내용과 예상 영향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거나 계약서에 명시적으로 위험을 배분해야 한다.

10. 기업가치 감소의 평가방법
가. 계약 체결 당시 사용한 가치평가방식의 중요성

계약은 가치감소의 평가방법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도인과 매수인은 계약 체결 당시 전자부품사업부의 기업가치를 최근 12개월 EBITDA에 멀티플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평가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최근 12개월 EBITDA: 약 297억 원
적용 멀티플: 5.44배
전자부품사업부 평가액: 약 1,615억 원

매도인도 인수가격 증액을 요구하면서 EBITDA와 멀티플을 이용한 가치평가 자료를 제시하였다. 결국 쌍방은 EBITDA 방식에 따라 전자부품사업부의 가치를 평가하고 최종매매대금을 결정하였다.

서울고등법원은 계약에 다른 정함이 없는 이상, 거래가격을 산정할 때 사용한 가치평가방식이 거래종결 전 가치감소를 산정할 때에도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당사자의 객관적인 의사에 부합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매도인이 사후에 주장한 순자산가치 방식이나 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 가격 산정방식과 MAE 손실 산정방식의 일관성

이 판결의 중요한 취지는 기업가치 감소가 추상적인 회계상 손실이 아니라 거래당사자가 합의한 거래가치의 감소라는 점이다.

거래가격이 EBITDA와 수익가치를 중심으로 정해졌다면, MAE로 인한 가치감소도 원칙적으로 동일한 수익가치의 감소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반대로 거래가격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산정되었다면 가치감소 역시 그 평가구조에 맞추어 판단해야 한다.

순자산가치
DCF 방식
EBITDA 멀티플
매출액 멀티플
복수 평가방법의 가중평균
사업부별 상이한 평가방법

결국 MAE 판단에서 중요한 것은 사후 감정인이 선호하는 일반적 평가방법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실제 거래가격을 결정할 때 채택한 평가방법이다.

11. 멀티플 5.44를 기계적으로 곱할 수 있는지

서울고등법원은 거래가격 산정에 EBITDA 방식이 사용되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예상 EBITDA 감소액에 언제나 5.44배를 기계적으로 곱하여 가치감소를 계산할 수 있다는 매수인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계약서에는 가치감소액 산정 시 반드시 5.44배의 멀티플을 적용한다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었다.

둘째, MAE 조항은 매도인에게 계약 전체가 해제되는 중대한 불이익을 발생시키므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셋째, 일시적인 1년간의 EBITDA 감소액에 5.44배를 곱하면 실제 부정적 영향의 지속기간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장기적인 가치감소로 확대할 수 있다.

넷째, 양해각서의 가격조정 조항에는 가치평가에 사용한 멀티플을 가치감소액 산정에 곱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존재하였다.

따라서 법원은 부정적 영향의 기간과 관계없이 예상 EBITDA 감소액에 일률적으로 5.44배를 곱하는 방식은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제1·2사정으로 인한 EBITDA 감소가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누적되어 이미 기준금액인 약 189억 원을 초과하였으므로, 멀티플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더라도 10%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하였다.

12. 기업가치 10% 감소의 판단

최종매매대금은 1,886억 7,500만 원이므로 계약상 MAE 기준인 10%는 188억 6,750만 원이었다.

계약 체결 당시 전자부품사업부의 최근 12개월 EBITDA는 약 297억 원으로 평가되었다.

그런데 감정결과 등에 따르면 이후 EBITDA는 다음과 같이 감소하였다.

2018년 실적 기준 EBITDA: 약 111억 원
2019년 실적 기준 EBITDA: 약 127억 원
2018년 감소액: 약 186억 원
2019년 감소액: 약 170억 원
2년간 누적 감소액: 약 356억 원

매도인이 제시한 전망자료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감소가 예상되었다.

2018년 감소액: 약 164억 원
2019년 감소액: 약 156억 원
합계: 약 320억 원

또한 매도인은 당초 다음과 같은 영업이익 전망을 제시하였다.

2018년: 약 137억 원 흑자
2019년: 약 203억 원 흑자

그러나 계약 체결 후인 2018. 6. 22. 수정한 전망은 다음과 같았다.

2018년: 약 58억 원 적자
2019년: 약 42억 원 적자

당초 전망과 수정 전망의 차이는 2년 합계 약 440억 원에 달하였다.

실제 영업이익도 2018년 약 46억 원 적자, 2019년 약 31억 원 적자로 나타나 당초 전망 대비 약 417억 원의 차이가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매수인이 해제 당시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 가치감소를 예상한 것은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13. 판단시점: 해제 당시의 합리적 예상

MAE 조항은 가치가 실제로 10% 이상 감소한 경우뿐 아니라 “그와 같이 감소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경우”도 해제사유로 규정하였다.

따라서 해제권 행사 시점에 가치감소가 최종적으로 확정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거래종결 전에 이용 가능한 자료와 객관적인 사정을 바탕으로 10% 이상의 가치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판단의 기준시점은 원칙적으로 매수인이 계약해제권을 행사한 시점인 2018. 7. 17.이다.

이는 MAE 조항이 거래종결 전 단계에서 매수인에게 거래를 계속할지 중단할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실제 손실이 완전히 현실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거래종결 이후에는 해제할 수 없다는 계약구조와 충돌하게 된다.

14. 해제 후 실제 실적의 사용 범위

서울고등법원은 2018년과 2019년의 실제 EBITDA 및 영업이익을 판단자료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를 해제 후 발생한 사정을 근거로 사후적으로 해제사유를 만들어낸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해제의 적법성은 해제 당시 알 수 있었던 자료와 사정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후의 실제 실적은 해제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해제사유가 아니라, 당시 매수인의 전망이 합리적이었는지를 확인하거나 뒷받침하는 사후적 증거로 기능한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구별해야 한다.

허용되는 사용: 해제 당시의 전망과 인과관계가 실제로 합리적이었음을 보강하는 자료
허용되기 어려운 사용: 해제 당시 알려지지 않았고 예상할 수도 없었던 새로운 사정을 소급하여 해제사유로 추가하는 것

이 판결은 매수인이 해제 당시 매도인이 제공한 수정 전망자료를 근거로 가치감소를 판단하였고, 이후 실제 실적도 그 전망과 대체로 일치하였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였다.

15. MAE 조항의 엄격해석과 이 사건의 결론

서울고등법원은 MAE 조항이 매수인의 정보 부족과 거래종결 전 위험을 완화하는 장치라고 보면서도, 매수인의 해제권을 무제한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M&A 계약의 해제는 매도인에게 다음과 같은 중대한 불이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준비를 위해 지출한 막대한 비용
거래 무산에 따른 신용도 저하
기존 계약관계와 영업관계의 단절
임직원과 거래처의 이탈
영업비밀과 경영상 정보의 노출
대체 매수인을 찾는 과정에서의 가치하락

따라서 매수인의 일방적 의사로 거래 전체를 무산시키는 MAE 조항은 원칙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엄격해석은 계약서에 규정된 해제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에 해제권 행사가 인정되었다.

계약에 MAE의 정량적 기준인 10%가 명시되어 있었다.
주거래처 의존도가 70%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핵심 고객의 생산·출하량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의 수주 실패가 확인되었다.
매도인이 제시한 영업이익 전망이 대규모 흑자에서 적자로 급변하였다.
매수인이 거래가격 산정에 사용한 EBITDA 방식과 동일한 관점에서 손실을 평가하였다.
개별 사정의 누적효과가 10% 기준을 상당히 초과하였다.
해당 사정이 계약상 MAE 예외사유에 포함되지 않았다.
16. 대법원 2022다295513 판결의 판단

대법원은 서울고등법원의 결론을 유지하고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가. 제1·2사정의 MAE 해당성

대법원은 주거래처의 휴대전화 생산량 감소와 핵심부품 수주 실패가 계약에서 정한 사업·자산·부채·재무상태 또는 경영실적에 중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그러한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사건·사유·사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정당하다고 보았다.

나. 10% 이상 기업가치 감소

대법원은 제1·2사정이 개별적으로 또는 종합하여 분할대상 사업의 가치를 최종매매대금의 10% 이상 감소시키거나 그와 같이 감소시킬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사정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결론도 유지하였다.

다만 대법원은 이 부분에 관하여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미흡하거나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럼에도 기업가치 감소분 산정방법, 비교 기준시점, 처분문서와 법률행위의 해석 등에 관한 원심의 결론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서울고등법원이 제시한 가치평가의 세부 논거까지 대법원이 모두 그대로 승인했다고 이해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대법원이 확정한 것은 궁극적으로 10% 이상의 가치감소를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결론이다.

특히 다음 사항은 대법원의 확정적 일반 법리라기보다 해당 계약의 교섭 경과와 증거관계에 기초한 원심의 구체적 판단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EBITDA 감소액을 구체적으로 어떤 기간에 걸쳐 합산할 것인지
멀티플 5.44가 경제적으로 몇 년간의 수익을 의미하는지
해제 후 실제 실적을 어느 정도까지 가치감소액에 직접 반영할 것인지
EBITDA 감소액 자체를 기업가치 감소액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는지
다. MAE 예외사유

대법원은 계약 체결 당시 매수인이 알고 있었던 사정만을 예외로 하고, 단순히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사정은 최종계약 교섭 과정에서 예외 범위에서 제외되었다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제1·2사정은 계약 체결 후 발생하였고, 매수인이 계약 체결 당시 이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므로 MAE 예외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라. 계약해제의 효력

이에 따라 매수인의 2018. 7. 17.자 계약해제는 적법하였다.

계약은 매수인의 해제로 이미 소멸하였으므로, 그 후 이루어진 매도인의 2018. 7. 24.자 계약해제는 효력이 없었다. 이를 전제로 한 매도인의 약 188억 6,750만 원 손해배상청구도 기각되었다.

17. 증명책임과 소송상 입증구조

판결문이 증명책임에 관한 일반론을 별도로 상세히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계약해제의 효력을 주장하는 매수인 측은 원칙적으로 다음 사항을 주장·증명해야 한다.

계약상 MAE 조항의 존재와 구체적인 내용
부정적인 사건·사유·사정의 발생
해당 사정과 인수대상 사업의 경영실적 또는 기업가치 하락 사이의 인과관계
가치감소가 계약상 정량적 기준을 충족하거나 충족할 것으로 합리적으로 예상된다는 점
해제권을 계약상 기간과 절차에 따라 행사하였다는 점

반면 매도인이 MAE 예외조항의 적용을 주장한다면 다음 사항의 증명이 중요하다.

매수인이 계약 체결 전에 해당 사정을 실제로 알고 있었다는 점
해당 사정이 공개자료, 실사자료, 질의응답 또는 경영진 인터뷰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공되었다는 점
계약상 예외조항이 예측 가능한 위험까지 포함한다는 점
특정 위험이 계약상 매수인 부담으로 배분되었다는 점

특히 이 사건에서는 최종계약에서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사정’이 의도적으로 삭제되었으므로, 단순한 예측 가능성만으로는 예외조항 적용을 인정받기 어려웠다.

18. 계약서 작성에 주는 시사점
가. MAE의 정량적 기준을 명시할 필요

‘중대한’이라는 추상적 표현만 두면 분쟁 가능성이 커진다. 이 사건처럼 최종매매대금 또는 대상회사 가치의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정량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다음 사항까지 함께 정해야 한다.

기업가치 감소의 기준금액
평가 기준일
비교 기준일
평가방법
복수 사업부의 가치감소 합산 여부
부정적 영향의 지속기간
일시적 영향과 장기적 영향의 구별
손실의 중복계산 방지
직접손실과 간접손실의 범위
나. 가치평가방법을 계약서에 명시할 필요

거래가격을 EBITDA 멀티플로 정했더라도, MAE 가치감소를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는지에 대해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계약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두는 것이 안전하다.

EBITDA, 순자산가치, DCF 등 적용할 평가방법
기준 EBITDA와 정상화 조정항목
적용 멀티플
멀티플을 가치감소액에도 적용할지
일회성 손실의 처리방법
부정적 영향의 예상 지속기간
복수 연도의 손실을 합산할지
독립된 회계법인의 판단절차
다. 실제 인식과 예측 가능성을 구분해야 함

MAE 예외사유를 작성할 때는 다음 중 어느 범위를 제외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매수인에게 실제 공개된 사정
매수인이 실제로 알고 있던 사정
합리적인 매수인이라면 알 수 있었던 사정
실사자료를 통해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사정
일반적으로 공개된 산업위험
특정한 고객·제품·계약과 관련된 구체적 위험

‘실사자료에 포함된 모든 사정’이라는 포괄적인 문구만으로는 구체적인 사건의 발생까지 매수인이 인수한 위험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라. 예외사유와 disproportionate effect를 설계할 필요

매도인 측에서는 일반 경제상황이나 산업 전반의 침체를 MAE에서 제외하되, 대상회사에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경우에는 다시 MAE에 포함하는 구조를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업 전체의 생산량이 감소하였더라도 대상회사의 특정 고객 의존도나 제품구조로 인해 동종업계보다 훨씬 큰 손실을 입었다면 MAE가 성립하도록 정할 수 있다.

마. 해제 당시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해야 함

MAE 해제의 적법성은 해제 당시의 합리적 예상에 따라 판단된다. 따라서 매수인은 다음 자료를 해제 시점에 확보하고 의사결정 문서에 반영해야 한다.

수정 사업계획과 실적 전망
주요 고객의 생산·발주자료
핵심 제품의 수주 결과
경영진 보고서
회계·재무 자문사의 가치평가
이사회 또는 투자심의위원회 자료
기존 전망과 수정 전망의 차이
가치감소와 개별 사건 사이의 인과관계
매도인에게 보낸 질의와 답변

해제 후의 실제 실적만으로 해제를 정당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당시 자료만으로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했다는 점을 먼저 입증해야 한다.

19. 이 판결의 한계와 주의점

이 판결을 모든 M&A 계약에 동일하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

첫째, MAE의 의미는 계약마다 다르다. 이 사건은 최종매매대금의 10%라는 명시적인 정량기준이 존재하였다.

둘째, 이 사건의 예외조항은 최종계약 교섭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사정’을 의도적으로 삭제하였다. 이러한 교섭 경과가 없는 계약에서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셋째, 주거래처 의존도가 70% 이상이었고 핵심부품의 단가와 수익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는 특수성이 있었다.

넷째, 계약 체결 후 매도인 스스로 영업이익 전망을 대규모 흑자에서 적자로 변경하였다. 이는 해제 당시 매수인의 예상이 합리적이었다는 강력한 자료로 작용하였다.

다섯째, 대법원은 원심의 가치감소 산정 이유에 일부 미흡하거나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EBITDA 감소액의 단순 합산이나 사후 실적의 직접 반영을 일반적인 가치평가 법리로 확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20. 종합적 평가

이 판결은 MAE를 단순히 회사 실적이 악화되었다는 사후적 결과만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계약 체결 당시의 위험배분, 실사와 계약 교섭 과정, 부정적 사정의 사업상 중요성, 기업가치 산정방식, 해제 당시 전망의 합리성 및 계약상 정량기준을 종합하여 판단하였다.

특히 다음 세 가지가 핵심이다.

첫째, MAE 조항은 거래종결 전 위험을 배분하는 계약조항이므로, 무엇이 MAE이고 무엇이 예외인지는 계약문언과 교섭 경과에 따라 결정된다.

둘째, 기업가치의 감소는 거래가격을 산정할 때 당사자가 실제 사용한 가치평가방법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다만 멀티플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거나 일시적 손실을 장기 손실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셋째, 해제 시점에 가치감소가 완전히 현실화될 필요는 없지만, 계약상 기준 이상의 가치감소를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존재해야 한다. 사후 실적은 당시 판단의 합리성을 보강할 수 있을 뿐, 해제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사유를 새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

이를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M&A 계약에서 MAE 조항은 계약 체결일부터 거래종결일까지 발생하는 중대한 사업위험을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배분하는 약정이다. 계약이 장래의 가치감소에 대한 합리적 예상만으로도 해제를 허용하고, 그 중대성을 최종매매대금의 일정 비율로 정하였다면, 매수인은 손실이 최종적으로 확정되기 전이라도 객관적 자료에 기초하여 그 기준 이상의 가치감소를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때 MAE 여부는 개별 사건뿐 아니라 복수의 부정적 사정을 누적하여 판단하고, 기업가치 감소는 원칙적으로 거래가격을 산정할 때 당사자가 실제 채택한 평가방식에 따라 산정한다. 다만 MAE 조항은 매도인에게 중대한 불이익을 발생시키므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매수인은 해제 당시의 자료를 기준으로 부정적 사정과 가치감소 사이의 인과관계 및 예상의 합리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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