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판례
이 결정의 판시사항에 직접 인용된 선행판례는 없다.
다만 후속 판례인 대법원 2018. 9. 28. 자 2018마5519 결정은 구 주택법상 과태료 사건에서 행정청이 개인에게만 과태료를 부과하였는데 법원이 직권으로 법인을 위반자로 바꾸어 과태료 재판을 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하면서 대법원 2013마499 결정의 법리를 원용하였다.
두 결정은 과태료 부과권이 행정청에 있는 경우 법원의 과태료 재판은 행정청의 처분과 당사자의 이의제기를 전제로 한다는 공통된 법리를 제시한다.
관련법령
상법 제635조 제1항 제8호는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 또는 감사의 인원수를 궐한 경우 그 선임절차를 게을리한 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637조의2는 상법상 과태료의 부과·징수권자와 과태료 처분에 대한 이의제기 및 법원의 과태료 재판절차를 규정한다.
결정
- 사건명: 상법위반 이의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
- 원심: 서울서부지방법원 2013. 3. 18. 자 2010라239 결정
- 결과: 원심결정 파기·환송
사실관계
서울중앙지방법원 상업등기소 등기관은 재항고인이 회사의 이사·감사에 관한 퇴임등기를 게을리하였다고 보아, 상법 제635조 제1항 제1호의 과태료 부과사유가 있다는 사실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통지하였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09. 3. 13. 이사·감사의 퇴임등기를 게을리하였다는 이유로 재항고인을 과태료 400만 원에 처하는 결정을 하였다.
재항고인이 이의를 제기하자 제1심법원은 심문절차를 진행하였다. 그런데 법원은 등기관이 통지한 퇴임등기 해태가 아니라, 재항고인이 이사·감사의 결원에 따른 선임절차를 게을리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제1심법원은 당초 적용된 상법 제635조 제1항 제1호 대신 같은 항 제8호를 적용하여 재항고인을 과태료 300만 원에 처하였다.
재항고인이 즉시항고하였으나 원심은 이사·감사 선임절차를 게을리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상법 제635조 제1항 제8호 위반에 관해서는 법무부장관이 재항고인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사실이 없었다.
핵심쟁점
이 사건의 핵심쟁점은 상법 제635조 제1항 제8호의 과태료 부과사유가 발견된 경우, 법무부장관의 선행 과태료 처분이 없어도 법원이 직권으로 그 사유를 적용하여 과태료 재판을 할 수 있는지이다.
구체적으로는 등기관이 통지한 과태료 부과사유와 법원이 심리 과정에서 발견한 부과사유가 다른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적용조항과 위반사실을 변경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대법원 판단
1. 과태료의 최초 부과권자는 법무부장관이다
상법 제635조 제1항 제8호는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나 감사의 인원수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 그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절차를 밟아야 할 지위에 있는 자가 선임절차를 게을리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637조의2에 따르면 이러한 과태료는 법무부장관이 부과·징수한다. 따라서 상법 제635조 제1항 제8호에 따른 과태료의 최초 부과권한은 법원이 아니라 법무부장관에게 있다.
2. 법원의 과태료 재판에는 선행 처분과 이의제기가 필요하다
법무부장관의 과태료 처분에 불복하는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법무부장관은 그 사실을 관할 법원에 통보해야 한다.
관할 법원은 이러한 통보를 받은 경우 비로소 과태료 재판을 할 수 있다. 즉, 법원의 과태료 재판권은 다음 절차를 전제로 한다.
- 법무부장관의 과태료 부과처분
- 처분을 받은 당사자의 이의제기
- 법무부장관의 관할 법원 통보
- 법원의 과태료 재판
법원이 과태료 부과사유를 직접 발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러한 선행절차를 생략할 수 없다.
3. 법원은 다른 과태료 부과사유를 직권으로 적용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 등기관이 통지하고 최초 결정에서 적용한 사유는 이사·감사의 퇴임등기를 게을리하였다는 상법 제635조 제1항 제1호 위반이었다.
그러나 이의절차에서 제1심법원이 적용한 사유는 이사·감사의 결원에 따른 선임절차를 게을리하였다는 상법 제635조 제1항 제8호 위반이었다.
두 사유는 동일한 사실에 대한 단순한 법률적 평가의 차이가 아니라 별개의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상법 제635조 제1항 제8호 위반에 대해서는 법무부장관의 과태료 부과처분이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법원은 심리 과정에서 그 사유를 알게 되었더라도 직권으로 제8호를 적용하여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
4. 제1심과 원심의 판단은 위법하다
제1심법원은 법무부장관의 과태료 처분이 없었음에도 재항고인이 이사·감사의 선임절차를 게을리하였다고 판단하여 상법 제635조 제1항 제8호를 직권으로 적용하였다.
이는 법무부장관에게 귀속된 최초 과태료 부과권한을 법원이 직접 행사한 것이므로 위법하다.
원심 역시 이러한 제1심결정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므로 과태료 부과권한 및 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대법원은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결론
상법 제635조 제1항 제8호에 따른 과태료는 법무부장관이 먼저 부과해야 한다. 법원은 법무부장관의 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고 그 사실이 통보된 경우에만 과태료 재판을 할 수 있다.
등기관이 통지한 위반사유가 퇴임등기 해태인데 법원이 심리 과정에서 임원 선임절차 해태라는 별개의 위반사유를 발견하였더라도, 법무부장관의 선행 과태료 처분 없이 이를 직권으로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법원이 상법 제635조 제1항 제8호를 직권으로 적용하여 과태료 300만 원을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
결정의 의의
이 결정은 상법상 과태료 사건에서 행정청의 부과권한과 법원의 재판권한을 명확하게 구분하였다.
법원의 과태료 재판은 행정청의 과태료 처분을 처음부터 다시 심리하는 비송재판이지만, 그렇다고 법원이 행정청의 선행 처분 없이 독자적으로 새로운 위반사실을 찾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당초 처분의 기초가 된 위반행위와 법원이 발견한 위반행위가 서로 다른 경우에는 단순한 적용 법조의 변경으로 볼 수 없다. 별개의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권한 있는 행정청의 과태료 처분과 당사자의 이의제기라는 절차가 새로 갖추어져야 한다.
이 결정은 과태료 재판에서도 법정 부과절차와 관할권의 준수가 필요하고, 법원이 심리 과정에서 과태료 부과대상이나 위반사실을 임의로 확장할 수 없다는 원칙을 확립한 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