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회사자금 6억 7,000만 원을 사금고화한 합명회사 대표사원의 업무집행권한 상실

핵심 결론 대표사원이 회사자금 6억 7,000만 원을 결의·회계처리 없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안에서, 정관상 총사원 결의와 별도로 법원에 권한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다51541, 2010다82189, 2005다41153

판결번호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4다51541 판결
파기환송심: 부산고등법원 2016. 4. 28. 선고 2015나2867 판결
환송 전 원심: 부산고등법원 2014. 7. 10. 선고 2014나55 판결
제1심: 울산지방법원 2013. 11. 21. 선고 2013가합2555 판결

관련 판례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0다82189 판결
상법 제205조 제1항에 따른 업무집행권한 상실 청구는 각 사원에게 인정된다. 합자회사에서도 상법 제269조에 따라 위 규정이 준용되므로 유한책임사원도 업무집행사원을 상대로 권한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
대법원 1982. 1. 26. 선고 81다546 판결
청구의 기초 변경에 대하여 피고가 지체 없이 이의하지 않고 변경된 청구에 관한 본안 변론을 하였다면 책문권을 상실한다. 제1심은 이 법리에 따라 피고가 원고의 사원권 부존재 확인청구 추가를 뒤늦게 다툴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41153 판결
확인의 소는 확인판결이 법적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인 경우에만 허용된다. 이 사건 제1심은 이 법리에 따라 피고 개인을 상대로 한 사원권 부존재 확인청구를 각하하였다.

관련 법령

상법 제195조 ― 합명회사 내부관계에 대한 민법상 조합 규정의 준용
상법 제200조 ― 사원의 업무집행
상법 제201조 ― 업무집행사원의 지정과 권한
상법 제205조 제1항 ― 현저한 부적임 또는 중대한 의무 위반에 따른 업무집행권한 상실
상법 제212조 ― 합명회사 사원의 직접·연대·무한책임
민법 제708조 ― 조합 업무집행자의 사임·해임
민사소송법 제420조 ― 항소심의 제1심 판결 이유 인용

사실관계

1. 회사와 업무집행 구조

회사는 병입주류 판매업과 부대사업을 영위하는 합명회사였다. 상급심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회사는 1977년 설립되었고, 피고는 1997년경부터 대표사원으로서 회사 업무를 집행하였다.
2010년 한 업무집행사원이 퇴사한 뒤에는 피고와 원고 및 회계 담당 사원이 함께 업무를 집행하였다. 회사의 사원은 원고와 피고를 포함하여 총 6명이었다.
회사의 정관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었다.
피고를 대표사원으로 지정한다.
피고·원고·회계 담당 사원을 업무집행사원으로 한다.
업무집행사원 전원의 동의 없이 업무집행행위를 하지 못한다.
사원이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하려면 다른 사원 과반수의 결의를 받아야 한다.
업무집행사원이 현저하게 부적임하거나 중대한 업무위반행위를 한 경우 총사원의 결의로 업무집행권한을 상실시킬 수 있다.

2. 원고가 주장한 대표사원의 위반행위

원고는 피고가 대표사원으로 재직하면서 다음과 같이 회사자금을 횡령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첫째, 회사자금을 임의로 인출하여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둘째, 피고의 퇴직금 중간정산금 3억 960만 원과 다른 사람의 퇴직금 4,596만 원 등을 피고 개인 명의의 마이너스통장에 입금하여 대출이자 상당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셋째, 2009년 7월경부터 2012년 12월경까지 실제로 공사를 하지 않았는데도 허위 공사자료를 만들어 169,545,000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사용하였다.
넷째, 피고의 처제와 처남을 회사의 허위 직원으로 등재하여 각각 급여 명목으로 총 649,173,960원과 379,803,640원을 지급받았다.
다만 제1심은 위 주장을 전부 심리·확정한 것이 아니라, 첫 번째 회사자금 임의인출 사실만으로 권한상실 사유가 충분하다고 보아 나머지 주장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3. 청구 내용

원고는 주위적으로 피고의 사원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상법 제205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의 업무집행권한 상실을 청구하였다.

핵심쟁점

첫째, 대표사원이 회사자금 6억 7,000만 원을 다른 사원들의 결의와 정상적인 회계처리 없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행위가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중대한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었다.
둘째, 정관이 총사원의 결의로 업무집행권한을 상실시킬 수 있다고 규정한 경우에도 개별 사원이 법원에 상법 제205조 제1항에 따른 권한상실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다.
셋째, 피고 개인을 상대로 피고의 회사 사원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이 적법한지도 문제되었다.

제1심의 판단

1. 사원권 부존재 확인청구

제1심은 원고가 피고 개인을 상대로 사원권 부존재 확인판결을 받더라도 그 판결의 효력이 회사에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사원권의 귀속에 관한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하려면 회사를 상대로 확인판결을 받아야 하므로, 피고 개인을 상대로 한 주위적 확인청구는 분쟁 해결에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주위적 청구에 관한 소를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2. 회사자금 6억 7,000만 원의 개인적 사용

제1심은 피고가 회사로부터 총 6억 7,000만 원을 인출하여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피고는 자금을 인출하면서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사원의 자기거래에 필요한 다른 사원 과반수의 결의를 받지 않았다.
회사의 계정별 원장에 가지급금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자금의 인출·사용·반환 경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상적인 회계자료를 남기지 않았다.
제1심은 이러한 행위가 정관 제8조의 자기거래 제한을 위반한 것일 뿐 아니라, 회사자금을 개인자금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한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3. 반환했다는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인출한 금액에 상당하는 돈을 회사에 모두 반환했으므로 횡령이 아니거나, 적어도 권한상실을 정당화할 정도의 중대한 의무 위반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제1심은 피고가 회사에 일정한 금액을 입금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는 평소 회사자금 운용에 자신의 개인 명의 통장을 상당 부분 사용하였다.
인출금 일부를 목재대금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확인되었다.
반환금 중 일부의 출처가 명확하지 않았다.
반환금이 다른 회사자금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다.
피고가 반환을 완료했다고 주장한 시기 직전에 회사로부터 7,000만 원과 5,000만 원을 추가로 차입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위 추가 인출금 역시 가지급금으로 회계처리되지 않아 회사자금으로 기존 인출금을 돌려막은 정황이 있었다.
최초 인출 당시 가지급금으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후 회사에 입금된 돈이 실제 인출금 반환인지, 다른 명목의 입금인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제1심은 피고가 반환했다고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종전의 의무 위반이 해소되거나 경미해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4. 회사자금의 사금고화

대표사원이 자신에게 회사자금을 대여하거나 가불하는 행위는 사원의 자기거래에 해당하므로 다른 사원 과반수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
피고는 이러한 결의를 거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가지급금 처리도 하지 않아 다른 사원들이 자금 유출과 회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게 하였다. 이로 인해 회사와 무한책임을 부담하는 다른 사원들이 손해를 입을 위험이 발생하였다.
제1심은 피고가 회사자금을 사실상 개인의 사금고처럼 사용하였다고 평가하고, 총 6억 7,000만 원의 임의인출 사실만으로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중대한 의무 위반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퇴직금의 개인 통장 입금, 허위 공사자료를 통한 비자금 조성, 친인척 허위급여 지급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고 피고의 업무집행권한 상실을 선고하였다.
환송 전 원심의 판단
환송 전 원심은 피고의 구체적인 자금 인출행위가 권한상실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지 않았다.
원심은 합명회사의 내부관계에 관한 상법 규정이 원칙적으로 임의규정이고, 이 사건 정관 제11조가 업무집행권한 상실에 ‘총사원의 결의’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이에 따라 정관 제11조가 상법 제205조 제1항을 대체한다고 해석하고, 총사원의 결의 없이 사원 1인이 제기한 권한상실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제1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의 소를 각하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1. 정관과 상법 규정의 관계

합명회사의 내부관계에 관한 상법 규정은 원칙적으로 임의규정이므로 정관으로 상법과 다르게 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정관에 상법과 다른 규정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관련 상법 규정이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정관의 내용, 상법 규정의 목적, 합명회사의 특성과 사원의 책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2. 업무집행권한을 상실시키는 두 가지 방법

대법원은 업무집행사원의 권한을 상실시키는 방법으로 다음 두 가지가 병존한다고 보았다.
첫째, 상법 제205조 제1항에 따라 개별 사원이 법원에 청구하여 권한상실선고를 받는 방법이다. 이 경우 법원이 현저한 부적임 또는 중대한 의무 위반의 존재를 심사한다.
둘째, 상법 제195조에 따라 준용되는 민법 제708조에 기초하여 다른 사원들이 일치된 의사로 업무집행사원을 해임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법원의 선고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두 방법은 요건과 절차가 다르므로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당연히 배제하지 않는다.

3. 총사원 결의 조항의 의미

이 사건 정관 제11조는 총사원의 결의로 업무집행사원의 권한을 상실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법원의 판단 없이 내부 결의로 업무집행사원을 해임하는 방법을 정한 것이므로, 상법 제205조의 재판상 권한상실제도보다는 민법 제708조의 해임제도와 유사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정관에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적용을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내용이 없는 이상, 총사원 결의에 의한 내부적 해임방법을 두었다는 이유만으로 개별 사원의 재판상 권한상실 청구권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4. 합명회사 사원의 보호 필요성

합명회사 사원은 회사채권자에게 직접·연대·무한책임을 부담한다. 다른 업무집행사원의 부적절한 업무처리로 회사채무가 증가하면 다른 사원들의 개인적 책임도 확대될 수 있다.
업무집행권한 상실제도는 다른 사원의 위법하거나 부적절한 업무집행 때문에 자신의 책임이 부당하게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는 보호수단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원의 권리를 합리적 근거 없이 제한하지 않도록 정관을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정관 제11조가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한다고 본 환송 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의 판단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법률상 판단에 따라 원고가 총사원의 결의 없이도 상법 제205조 제1항에 기초하여 권한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파기환송심은 별도의 장문의 본안 판단을 기재하지 않고,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제1심판결의 이유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따라서 파기환송심은 다음과 같은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피고가 회사자금 총 6억 7,000만 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인출하였다.
다른 사원 과반수의 결의를 받지 않아 정관상 자기거래 제한을 위반하였다.
가지급금 등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하지 않았다.
반환금의 출처와 반환 여부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일부는 다른 회사자금으로 돌려막은 정황이 있다.
이러한 행위는 회사자금을 사실상 사금고화한 것으로서 중대한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파기환송심은 제1심의 업무집행권한 상실선고가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총비용을 피고에게 부담시켰다.

결론

피고에 대한 사원권 부존재 확인청구는 회사가 아닌 피고 개인을 상대로 제기되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었다.
그러나 피고가 다른 사원들의 결의와 정상적인 회계처리 없이 회사자금 6억 7,000만 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행위는 회사자금을 사금고화한 것으로서 상법 제205조 제1항의 중대한 의무 위반에 해당하였다.
정관에 총사원 결의에 의한 권한상실 조항이 있더라도 상법 제205조에 따른 재판상 청구가 명시적으로 배제되지 않은 이상, 개별 사원은 총사원 결의 없이 법원에 업무집행권한 상실을 청구할 수 있다.
결국 파기환송심은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의 업무집행권한 상실선고를 유지하였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합명회사 업무집행사원의 권한상실에 관하여 ‘총사원 결의에 의한 내부적 해임’과 ‘개별 사원의 청구에 따른 법원의 권한상실선고’가 병존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였다.
또한 대표사원이 회사자금을 반환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사전에 필요한 결의를 거치지 않고 회계처리도 하지 않은 채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면 반환 여부만으로 중대한 의무 위반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회사자금과 개인자금의 혼용, 장부 미기재, 반환자금 출처의 불명확성 및 회사자금을 이용한 돌려막기 정황을 종합하여 이를 단순한 회계상 부주의가 아니라 ‘회사자금의 사금고화’로 평가한 사례라는 점에서 실무상 의미가 크다.
이 글이 속한 업무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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