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와 매도인의 동의

핵심 결론 핵심정리

부동산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통상의 채권과 달리 매도인의 동의나 승낙이 있어야 유효하게 양도되고, 양도통지만으로는 매도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매도인의 동의 없이 권리를 양수한 사람이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와 본등기까지 마쳤더라도 진실한 권리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원인무효의 등기이므로 말소되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다248290 판결

1. 사건의 사실관계


원고는 사건 부동산의 당초 소유자이자 매도인이었다. 부동산에 관하여 2004년 매매예약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가 마쳐졌고, 그 가등기에 기초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이후 여러 당사자에게 순차적으로 양도되었다.

최초 양수인들은 2008년 원고와 별도의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계약에는 매매대금, 계약금과 잔금의 지급시기 및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시기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원고가 최초 단계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양도에는 동의하거나 승낙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종친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피고 회사에 양도되었다. 피고는 2011년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치고, 이후 가등기에 기하여 자신 앞으로 본등기까지 마쳤다.

원고는 최종적으로 종친회가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도하는 데 동의하거나 승낙한 사실이 없다며 부기등기와 본등기의 말소를 청구하였다.

2. 통상의 채권양도와 다른 점


민법 제449조 제1항에 따르면 채권은 원칙적으로 양도할 수 있다. 통상적인 지명채권은 채권양도인이 채무자에게 양도 사실을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이를 승낙하면 채무자와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일반적인 금전채권과 성격이 다르다.

부동산 매매에서는 매도인과 매수인이 다음과 같은 의무를 동시이행관계에서 부담한다.

매수인의 매매대금 지급의무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
부동산의 인도 및 권리관계 정리의무

매도인으로서는 매수인의 자력과 신용, 대금지급 능력 및 계약이행 태도에 따라 계약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달리 판단할 수 있다. 또한 매도인에게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양수인 앞으로 직접 등기를 이전할 의무를 강제로 부담시켜서는 안 된다.

이러한 신뢰관계와 인적 요소 때문에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는 통상의 채권과 달리 취급된다.

3. 매도인의 동의나 승낙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법원은 부동산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에는 채무자인 매도인의 동의나 승낙이 필요하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였다”고 통지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매도인이 양도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과 그 양도에 동의하거나 승낙하였다는 것도 구별해야 한다. 단순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묵시적 동의를 쉽게 인정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도 원고가 피고에 대한 최종 양도 사실을 통지받거나 이에 동의·승낙하였다고 볼 구체적인 사정이 없었다. 오히려 원고는 가등기 등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피고 역시 원고가 본등기 요구를 회피해 왔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원고가 종친회에서 피고로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양도에 동의하거나 승낙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4. 매매대금이 지급되었어도 동의는 필요하다


피고 측은 최초 매수인들이 매매대금 중 상당액을 지급하는 등 매매계약상 의무를 이행한 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순차적으로 양도하였으므로, 더 이상 매도인의 동의나 승낙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에 매도인의 동의를 요구하는 이유는 매수인의 대금지급 능력과 신용을 보호하기 위한 것에만 있지 않다. 매도인에게 자신과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는 최종 양수인 앞으로 중간생략등기를 마쳐줄 부담을 강제하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다.

따라서 기존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모두 지급하였더라도,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수인이 매도인에게 직접 권리를 행사하려면 매도인의 동의나 승낙을 받아야 한다.

5. 부기등기와 본등기를 마쳤어도 권리를 취득하지 못한다


피고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수한 뒤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를 마치고, 그 가등기에 기하여 본등기까지 마쳤다.

그러나 등기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실체법상 권리가 창설되는 것은 아니다.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는 기존 가등기에 따른 권리의 승계관계를 등기부에 표시하는 것에 불과하다. 부기등기 자체에 의하여 새로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가 매도인의 동의 없이 이루어져 매도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면, 양수인은 부기등기를 마쳤더라도 매도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

그러한 양수인이 부기등기에 기초하여 본등기까지 마쳤다면 부기등기와 본등기는 모두 원인무효가 된다.

6.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로도 볼 수 없다


등기절차에 일부 하자가 있더라도 진실한 권리관계와 일치한다면 그 등기를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유효한 등기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등기절차 이외의 원인행위가 적법·유효하고, 등기명의자에게 실제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존재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의 동의 없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수하였다. 피고와 원고 사이에는 매매계약이나 그 밖의 직접적인 법률관계가 없었고, 피고가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실체법상 권리도 없었다.

따라서 단순히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와 본등기가 형식상 완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라고 볼 수 없다.

대법원은 피고 명의의 부기등기와 본등기가 모두 원인무효이므로 말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7. 중간생략등기 법리와의 구별


적법한 매매나 증여 등 원인행위가 존재하여 최종 양수인 앞으로 중간생략등기가 마쳐진 경우에는 관계자 전원의 중간생략등기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마쳐진 등기를 당연히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그러한 경우와 다르다.

피고는 원고와 직접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원고는 피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양도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와 원고 사이에는 본등기를 뒷받침할 적법·유효한 원인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히 중간생략등기 절차에 합의가 없었던 경우가 아니라, 최종 양수인에게 매도인을 상대로 행사할 실체적 권리 자체가 없었던 경우이다.

8. 등기 말소와 매매대금 반환은 동시이행관계가 아니다


피고는 예비적으로 자신의 부기등기 및 본등기 말소의무와 원고의 매매대금 28억 5,000만 원 반환의무가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배척하였다.

피고의 등기 말소의무는 매매계약이 무효가 되거나 해제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다. 원고의 동의 없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수한 피고에게 원고를 상대로 행사할 권리가 없었음에도 부기등기와 본등기를 마쳤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직접적인 매매계약이 존재하지 않았다. 매매계약이 무효 또는 해제된 것도 아니므로, 피고의 등기 말소의무가 인정된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매매대금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등기 말소의무와 매매대금 반환의무 사이에 동시이행관계도 인정되지 않았다.

9.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부동산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양도가 단순한 채권양도와 다르다는 점을 다시 명확히 하였다.

핵심 법리는 다음과 같다.

부동산 매매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양도하려면 채무자인 매도인의 동의나 승낙이 필요하고, 단순한 양도통지만으로는 매도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매도인의 동의 없이 권리를 양수한 사람은 가등기 이전의 부기등기와 본등기까지 마쳤더라도 매도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실체법상 권리가 없으므로, 그 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원인무효의 등기로서 말소되어야 한다.

부동산 개발사업이나 전매 거래에서 매수인의 지위 또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여러 단계로 이전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양도계약과 통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최종 양수인이 매도인에게 직접 등기를 청구하려면 매도인의 명시적 또는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묵시적 동의·승낙을 확보해야 한다.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다24829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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