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내 미등록 특허기술 사용료의 국내원천소득 해당 여부

핵심 결론 핵심정리
미국에만 등록되고 국내에는 등록되지 않은 특허라도 그 특허의 대상인 제조방법·기술·정보가 국내 제조·판매에 사실상 사용되었다면, 그 대가는 국내원천 사용료소득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특허권의 효력이 국내에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내원천소득을 부정해 온 1992년 이후의 판례들을 전원합의체 판결로 변경하였습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법원 2025. 9. 18. 선고 2021두59908 전원합의체 판결

1. 사실관계


원고인 내국법인은 2011년경 미국 법인으로부터 미국에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당하였습니다.

원고는 2013년 12월 미국 법인과 미국에 등록된 40개 특허권에 관하여 다음 내용의 특허권 라이선스 및 화해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미국 특허침해소송을 종결할 것
원고가 미국 법인에 사용료를 지급할 것
라이선스의 지역적 범위를 전 세계로 할 것

원고는 2014 사업연도에 미국 법인에 미화 160만 달러를 지급하고, 이를 국내원천 사용료소득으로 보아 원천징수 법인세를 납부하였습니다.

이후 해당 특허권들이 국내에는 등록되지 않았으므로 그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는 이유로 과세관청에 원천징수 법인세의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하였습니다. 과세관청이 이를 거부하자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종전 대법원 판례


종전 대법원은 특허권의 속지주의를 근거로 다음과 같이 판단해 왔습니다.

특허권은 등록된 국가에서만 효력이 있으므로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미국 특허권은 국내에서 사용될 수 없다.

따라서 미국에만 등록된 특허기술을 국내 제조과정에서 사실상 이용하더라도, 미국 특허권 자체의 효력은 국내에 미치지 않으므로 한미조세협약상 국내에서의 ‘특허 사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미국 특허권자에게 지급한 사용료는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았고, 내국법인에게 원천징수의무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3. 법적 쟁점


한미조세협약은 특허 등 무형자산의 사용 또는 사용권에 대한 대가를 사용료소득으로 규정하고, 해당 재산이 사용된 국가에 소득의 원천이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한미조세협약상 특허의 ‘사용’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였습니다.

특허권의 독점적·배타적 효력이 미치는 국가에서의 법률상 실시만을 의미하는지
특허의 대상인 제조방법·기술·정보를 실제로 활용하는 것까지 포함하는지

4. 다수의견의 판단


대법원 다수의견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고 종전 판례를 변경하였습니다.

가. 조세조약에 정의되지 않은 용어는 국내법에 따라 해석한다


한미조세협약은 ‘사용’의 의미를 별도로 정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미조세협약 제2조 제2항은 협약에서 정의되지 않은 용어는 문맥상 달리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조세가 결정되는 체약국의 법에 따른 의미를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의 의미는 원칙적으로 우리나라 법인세법에 따라 해석해야 합니다.

법인세법 제93조 제8호 단서 후문은 국외에 등록되고 국내에는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이라도 국내 제조·판매 등에 사용되었다면 국내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국내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나. 사용의 대상은 특허권 자체가 아니라 특허기술이다


다수의견은 특허의 ‘사용’을 독점적·배타적 권리인 특허권 자체의 행사로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사용되는 것은 특허권 자체가 아니라 그 특허권의 대상인 다음과 같은 무형의 기술적 내용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제조방법
기술
정보
발명 내용
공정 및 기술적 지식

따라서 미국에만 특허권이 등록되어 있더라도 그 제조방법이나 기술이 국내 공장에서 실제 사용되었다면 국내에서 특허기술이 사용된 것입니다.

다. 특허권 속지주의와 특허기술의 사용지는 구별된다


특허권 속지주의는 특허권의 효력과 침해 여부에 관한 원칙입니다. 미국 특허권은 미국에서만 독점적·배타적 효력이 발생하므로, 그 기술을 국내에서 사용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미국 특허권을 국내에서 침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특허권의 효력이 국내에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과 특허기술이 국내에서 실제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다수의견은 다음과 같이 구별하였습니다.

특허권의 효력 발생지와 특허기술의 경제적 사용지는 동일하지 않다.

특허기술은 등록 국가와 관계없이 다른 국가에서도 실제 제조·생산에 이용될 수 있고, 당사자들은 그러한 사용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여 사용료 지급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라. 한미조세협약의 문맥도 국내법 적용을 배제하지 않는다


종전 판례는 한미조세협약의 문맥과 특허권 속지주의를 근거로 국내법상 사용지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한미조세협약의 문언, 체결 당시의 사정, 교섭 기록 등을 살펴보더라도 ‘특허 사용’을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에서의 실시로 한정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한미조세협약의 문맥이 국내법의 적용을 배제하지 않으므로 구 법인세법에 따라 사용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5. 판례의 변경


대법원은 특허권 속지주의를 근거로 국내 미등록 특허권의 국내 사용을 부정한 다음 판결들을 이 판결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모두 변경하였습니다.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누6887 판결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두8641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2두18356 판결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두9670 판결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두42883 판결
대법원 2022. 2. 10. 선고 2018두36592 판결
대법원 2022. 2. 10. 선고 2019두50946 판결
대법원 2022. 2. 24. 선고 2019두47100 판결

30년 이상 유지되어 온 국내 미등록 특허권 사용료의 원천지 판정기준을 근본적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6. 이 사건에 대한 결론


원심은 해당 특허권이 국내에 등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용료가 국내원천소득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특허기술이 국내 제조·판매 등에 사실상 사용되었는지를 심리했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이 미화 160만 달러 전액을 국내원천소득으로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환송심에서는 다음 사항이 심리되어야 합니다.

40개 미국 특허의 대상 기술이 국내에서 실제 사용되었는지
사용료가 국내에서의 기술 사용에 대한 대가인지
전 세계 라이선스 대가 중 국내 사용에 대응하는 부분이 어느 범위인지
화해금, 해외 특허침해 위험 해소 대가 및 기술사용료를 구분할 수 있는지

7. 반대의견


대법관 노태악·이흥구·이숙연은 종전 판례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반대의견은 한미조세협약이 ‘발명’이나 ‘기술’이 아니라 ‘특허의 사용’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하였습니다.

특허는 등록에 따라 발생하는 독점적 권리이므로, 미국 특허권의 사용은 그 효력이 미치는 미국에서의 특허발명 실시를 의미하고, 국내에서 동일한 기술을 사실상 이용하는 것은 미국 특허권의 사용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다수의견이 사용하는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라는 용어 자체도 국내에 등록되지 않았다면 국내 특허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법적·논리적으로 부정확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8.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국제조세에서 지식재산권의 사용지를 권리의 법적 효력 발생지가 아니라 기술의 경제적·사실적 이용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도록 전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내국법인이 미국 법인에 다음과 같은 대가를 지급하는 경우, 국내원천 사용료소득 및 원천징수 여부를 새롭게 검토해야 합니다.

특허 라이선스료
특허분쟁 화해금
글로벌 포트폴리오 라이선스 대가
크로스라이선스 정산금
기술지원 및 노하우 제공 대가
해외 특허침해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지급금

특히 계약상 라이선스 범위가 전 세계로 정해져 있거나 사용료에 여러 성격의 대가가 포함되어 있다면, 계약 단계에서 국내 사용분과 국외 사용분, 특허기술 사용료와 분쟁종결 대가를 합리적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9. 실무상 유의점


국내원천소득 및 원천징수 여부는 계약 명칭이나 특허 등록지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가 중요합니다.

특허기술이 사용되는 제조시설의 소재지
연구개발 및 생산활동이 이루어지는 국가
특허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제조·판매지역
라이선스의 지역적 범위
사용료의 산정 기준
국내 매출 또는 생산량과 사용료의 관계
기술자료 및 기술지원의 국내 제공 여부
특허분쟁 화해금과 순수 라이선스료의 구분

결국 이 판결 이후에는 미국에만 등록된 특허라는 이유만으로 원천징수의무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내국법인이 해당 특허기술을 국내에서 사실상 사용하였다면 미국 법인에 지급하는 사용료 중 국내 사용에 대응하는 부분은 국내원천소득으로서 원천징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5. 9. 18. 선고 2021두59908 전원합의체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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