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동산개발사업 시행권 양도에서 사해행위의 구체적 대상

핵심 결론 부산고등법원은 행정청의 사업계획승인 자체가 아니라, 사업주체의 지위와 사업 진행에 관한 재산적 권리 일체를 사해행위의 대상으로 보았다. 사업부지 매매는 선순위채권이 시가를 초과하여 별도로 사해성이 부정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상 판결

부산고등법원 2020. 8. 26. 선고 2018나54623 판결(확정)

1. 사해행위의 대상은 사업권 양도양수계약이다

채무자 회사는 2014. 12. 5. 양수회사와 다음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채무자 회사가 부산광역시 동래구 일대에서 추진하던 공동주택사업의 사업주체 변경 및 이에 관련된 모든 사항을 양수회사에 양도한다.
법원이 사해행위로 취소한 것은 단순한 행정상 사업주체 명의변경이나 사업계획승인의 이전이 아니라, 위 계약에 따라 이전된 공동주택사업의 사업주체 지위 및 사업 진행에 관한 일체의 재산적 권리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사업시행권’ 또는 ‘사업권’은 하나의 인허가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그 성과와 수익을 귀속받을 수 있는 권리들의 결합체를 의미한다.

2. 구체적으로 이전된 권리

판결이 인정한 사해행위의 대상에는 다음과 같은 권리가 포함된다.

가. 공동주택사업의 사업주체 지위

가장 핵심적인 대상은 채무자 회사가 가지고 있던 공동주택 건설사업의 사업주체 지위이다.
양수회사는 사업권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한 후 행정청을 통하여 사업주체를 자신으로 변경하였다. 이로써 채무자 회사는 개발사업을 계속 수행하고 사업성과를 취득할 법률상·사실상 지위를 상실하였다.

나. 사업계획승인에 기초한 사업추진 지위

채무자 회사가 이미 확보한 사업계획승인과 이를 기초로 공동주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지위도 사업권의 내용에 포함된다.
다만 법원은 사업계획승인 자체를 독립적으로 양도할 수 있는 사법상 권리라고 본 것이 아니다. 사업계획승인을 기초로 형성된 사업주체의 지위와 사업 관련 권리 전체가 이전되었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다. 사업부지 확보와 관련된 권리

채무자 회사는 사업 진행 과정에서 다수의 사업부지에 관한 권리를 확보하여 신탁회사에 신탁해 두고 있었다. 사업권 양도 후 양수회사는 이러한 사업부지 관련 권리도 이전받았다.
따라서 사업권에는 다음과 같은 권리가 경제적으로 결합되어 있었다.
채무자 회사가 매수한 사업부지에 관한 권리
신탁회사에 신탁해 둔 토지와 관련된 권리
신탁계약상 위탁자·수익자로서의 지위
사업부지의 사용·개발 및 처분과 관련된 권리
다만 개별 부동산 자체의 매매계약은 사업권 양도양수계약과 구별하여 사해성 여부가 따로 판단되었다.

라. 사업 진행 과정에서 취득한 계약상 지위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위하여 채무자 회사가 체결한 각종 계약에서 발생하는 권리와 지위도 사업권의 일부로 평가할 수 있다.
구체적인 계약 목록이 판결문에 모두 열거되지는 않았지만, 판결이 ‘사업 진행과 관련한 일체의 권리’라고 판단한 이상 다음과 같은 지위가 포함될 수 있다.
설계·감리·시공 관련 계약상 지위
사업부지 매매계약상 매수인 지위
신탁계약상 위탁자·수익자 지위
금융조달 및 사업비 집행과 관련된 권리
분양과 관련된 사업상 지위
사업 관련 채권과 보증금반환채권
다만 개별 권리가 실제 양도대상에 포함되었는지는 양도양수계약서와 사업승계 자료에 따라 확정해야 한다.

마. 개발사업의 장래 수익을 취득할 권리

채무자 회사는 이 사건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설립되었고, 이 사업이 사실상 유일한 수익원이었다.
사업권 양도로 채무자 회사는 다음과 같은 경제적 이익을 상실하였다.
공동주택 건축·분양에 따른 개발이익
사업 완료 후 잔여수익
사업부지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
사업 진행 과정에서 형성된 영업상 가치
사업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여 받을 수 있는 대가
법원은 사업권 양도로 채무자 회사의 사업수익 가능성이 종국적으로 상실되었다는 점을 사해성 판단의 핵심 사정으로 보았다.

3. 행정상 인허가만을 사해행위의 대상으로 본 것은 아니다

피고들은 사업권이 구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권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일종의 허가권에 불과하고, 행정관청의 승인 없이 자유롭게 양도할 수 없으므로 독립한 재산적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이를 배척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대상은 단순히 사업계획승인서나 행정상 명의를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사항을 포괄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사업주체로서의 지위
사업부지에 관한 권리
사업 진행 과정에서 취득한 권리
사업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 사실상 기반
사업의 장래 수익을 취득할 수 있는 지위
사업 진행과 관련된 모든 사항
법원은 이와 같은 권리들의 결합체는 행정청의 사업주체 변경승인과 별개로 당사자 사이에서 양도할 수 있고 독립한 재산적 가치를 가진다고 판단하였다.
즉, 사해행위의 대상은 공법상 허가 자체가 아니라 허가를 기반으로 형성된 사법상·경제상 사업수행 지위와 재산적 권리의 총체이다.

4. 사업부지 부동산 자체는 사해행위의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원고는 2014. 10. 20. 체결된 사업부지 일부에 관한 부동산 매매계약도 사해행위로 취소해 달라고 청구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부동산 매매계약 부분은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각 부동산에는 다음과 같은 선순위 권리가 설정되어 있었다.
담보가등기
근저당권
조세채권에 따른 압류
이러한 선순위채권액이 각 부동산의 시가를 초과하였으므로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로 제공되는 잔존가치가 없었다.
따라서 부동산을 양도하더라도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가 감소하지 않았고, 그 매매계약은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에서 사해행위로 취소된 것은 다음과 같이 구별된다.
사업부지 부동산 매매계약은 취소되지 않았고, 부동산과 별도로 독립한 재산적 가치를 가진 사업주체 지위 및 사업 관련 권리 일체의 양도양수계약만 취소되었다.

5. 사업권이 공동담보가 된 이유

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사업권이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에 포함되는 책임재산이라고 판단하였다.
채무자 회사는 이 사건 개발사업을 위하여 설립되었다.
이 사건 사업은 채무자 회사의 유일한 수익원이었다.
사업계획승인과 사업부지 확보 등을 통하여 사업이 상당 부분 구체화되어 있었다.
사업권을 양수한 회사가 실제로 사업주체를 변경하고 동일한 개발사업을 계속하였다.
양수회사가 사업권 취득과 관련하여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부담하였다.
사업이 완료되어 공동주택의 건축과 분양까지 이루어졌다.
채무자 회사는 사업권 양도 후 수익 가능성을 완전히 상실하고 약 5개월 만에 해산하였다.
사업권이 단순한 기대나 추상적인 사업기회에 불과하였다면 책임재산으로 평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사업권은 이미 사업계획승인, 부지 확보, 사업주체 지위 등을 통하여 구체화되었고 실제로 양수인이 사업을 완성할 수 있는 재산적 기반이었으므로 독립한 경제적 가치가 인정되었다.

6. 사업권의 재산적 가치 산정

원고는 사업권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총 분양예정가격에서 우선수익한도액과 신탁보수를 공제한 약 152억 원
사업계획승인을 위하여 지출한 설계비 등 약 36억 원
법원은 이를 그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예상 분양수익은 사업주체, 사업 시기 및 진행 경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사업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이 곧바로 사업권의 객관적 가치가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법원은 실제 거래에서 양수회사가 부담한 경제적 대가를 기준으로 사업권의 최소 가치를 산정하였다.
양수회사가 채무자 회사의 채무를 대신 변제한 금액은 합계 1,263,820,130원이었고, 그중 별도로 양수한 부동산의 매매대금 606,000,000원을 초과한 657,820,130원은 부동산 매매대금이 아니라 사업권 양도의 대가로 평가하였다.
따라서 법원은 사업권의 가치가 적어도 657,820,130원 이상이라고 판단하고, 원고의 피보전채권액 621,480,787원 범위에서 사업권 양도양수계약을 취소하였다.

7. 취소 및 원상회복의 대상

법원은 양도회사와 양수회사 사이에 2014. 12. 5. 체결된 사업권 양도양수계약을 621,480,787원의 범위에서 취소하였다.
원상회복은 원물반환이 아니라 가액배상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사업주체가 양수회사와 신탁회사로 순차 변경되고 공동주택 건축·분양까지 완료되어 사업 관련 권리를 종전 회사 앞으로 돌려놓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익자인 양수회사와 전득자인 신탁회사가 공동하여 원고에게 621,480,787원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결론

부산고등법원 2018나54623 판결에서 사해행위의 대상이 된 것은 행정청의 사업계획승인이나 사업시행자 명의만이 아니다.
사해행위의 구체적인 대상은 공동주택사업의 사업주체 지위, 사업부지와 관련된 권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취득한 계약상 지위, 사업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 사실상 기반 및 장래 개발수익을 취득할 수 있는 지위가 결합된 ‘사업 관련 권리 일체’이다.
이 사건에서 개별 부동산은 선순위채권액이 시가를 초과하여 공동담보 가치가 없었으므로 그 매매계약의 사해성이 부정되었다. 반면 사업권은 부동산과 별도로 독립한 재산적 가치가 있었고, 그 양도로 채무자 회사가 유일한 수익원과 장래 수익 가능성을 상실하였으므로 사해행위가 인정되었다.
따라서 사업시행권 양도 사건에서는 단순히 사업자 명의가 변경되었다는 사실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다음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양도된 사업주체의 지위
사업계획승인에 기초한 사업수행 지위
사업부지 및 신탁계약과 관련된 권리
사업 관련 계약상 지위
개발사업의 장래 수익 귀속권
양수인이 실제 취득한 경제적 이익
양도회사가 상실한 사업수익 가능성
이러한 권리들의 결합체가 독립한 재산적 가치를 가지고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를 구성하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사업시행권 양도를 사해행위로 취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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