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다278829 판결〔소유권이전등기〕
원심판결
제1심판결
※ 원고가 항소심에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로 교환적으로 변경함에 따라 제1심판결은 실효되었다.
파기환송심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9. 3. 선고 2024나50452 판결
※ 홈페이지 게시자 직접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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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판례
- 대법원 1992. 9. 22. 선고 92다15048 판결 – 일부 후손을 종원에서 제외하거나 종원이 아닌 사람을 종원으로 정한 규약은 종중의 본질에 반하여 무효라고 판시한 사례
-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도1993 판결 – 종중원의 탈퇴나 종중원의 자격 박탈은 허용되지 않고 공동선조의 후손들이 기존 종중을 분열시킬 수도 없다고 판시한 사례
-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다30482, 30499 판결 – 종중원 자격을 제한한 규약이 무효라고 하여 이미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한 종중의 실재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사례
-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다74273 판결 – 종중과 등기명의인 사이의 명의신탁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를 제시한 사례
- 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47292 판결 – 확정된 관련 민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행 민사재판에서 유력한 증거가 된다고 판시한 사례
- 대법원 2000. 7. 4. 선고 2000다20748 판결 – 당사자와 기초사실이 동일한 선행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은 합리적 이유 없이 배척하기 어렵다고 판시한 사례
- 대법원 2021. 6. 3. 선고 2016다34007 판결 – 명의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는 형사상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민사상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한 사례
-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3다280556 판결 –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으로 명의신탁자의 소유권 또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침해한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시한 사례
관련법령
사실관계
종중과 공동선조
이 사건 종중의 공동선조인 N에게는 장남 P와 차남 O가 있었다.
1989년 6월경 제정된 J종중회 회칙은 종중의 명칭을 J종중회로 정하고 회원을 ‘대종계 자손 전원’으로 규정하였다. 원고의 본래 명칭도 J종중회였고, 2008년 12월 23일자 정관과 2013년 12월 3일자 정관도 회원을 공동선조 N의 후손으로 정하고 있었다.
일부 종원을 배제한 정관변경
원고는 2018년 3월 5일 정관을 개정하여 회원 자격을 차남 O의 후손으로 제한하였다.
2018년 3월 20일 종중의 명칭도 차남 O의 자손으로 구성된 종중처럼 보이도록 변경하였다. 같은 해 11월 10일자 총회에서는 장남 P의 후손인 특정 종원을 종중에서 배제하되 시제 참석만 허용한다는 결의도 하였다.
원고는 변경된 명칭을 사용하여 2019년 12월 11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토지의 사정과 종중의 관리
일제강점기 임야조사서에는 이 사건 각 사정임야의 소유자가 종원 M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J종중회의 종원은 1951년 8월 11일 이 사건 임야에 있는 8대조와 9대조의 분묘에 관한 시제와 금초를 위해 위토인정을 신청하여 위토증명을 받았다.
J종중회의 1989년 6월경 종중재산목록과 2006년 4월경 작성된 부동산목록에는 이 사건 도로 중 하나인 E 도로가 종중재산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관련 확정판결
J종중회는 2006년 10월 11일 종원 20명을 상대로 이 사건 임야 등에 관한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수원지방법원은 2007년 8월 7일 J종중회가 이 사건 임야를 종원 V 등에게 명의신탁하였다고 인정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하였다. 이 판결은 확정되었다.
J종중회는 확정판결에 따라 2008년 5월 1일 이 사건 임야에 관한 공유자 전원의 지분을 이전받았다.
피고들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
피고들은 사정명의인 M과 명의수탁자 V의 상속인들이었다.
피고 C는 관련 소송의 소장을 송달받은 후인 2006년 11월 2일 G 도로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피고들은 별도의 국가 상대 소유권확인소송에서 승소한 뒤 2019년 6월 18일 E 도로에 관하여 각 3분의 1 지분씩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소송 중 토지 처분
피고 C는 2022년 3월 12일 G 도로를 제3자에게 28,000,000원에 매도하고, 같은 달 16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피고들은 2022년 3월 22일 E 도로의 지분 전부를 주식회사에 178,000,000원에 매도하고 같은 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다.
이에 원고는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로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종중 명칭과 정관의 원상회복
제1심이 원고를 J종중회와 별개의 소종중으로 보아 청구를 기각하자, 원고는 2022년 12월 10일 장남 P의 후손들에게도 총회개최를 통지하였다.
위 총회에서 종중 명칭을 다시 J종중회로 변경하고, 회원의 자격을 성별과 관계없이 성년에 달한 공동선조 N의 후손 전원으로 개정하였다. 아울러 피고들을 상대로 진행 중인 이 사건 소송을 보고하고 추인하는 결의를 하였다.
제1심의 판단
제1심은 원고와 J종중회를 서로 다른 종중으로 판단하였다.
J종중회는 공동선조 N의 후손 전원으로 구성된 대종중인 반면, 원고는 차남 O의 후손들로 구성된 소종중이므로 원고가 J종중회의 명의신탁자 지위를 승계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원고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다만 원고가 항소심에서 청구를 손해배상청구로 교환적으로 변경했으므로 제1심판결은 최종적으로 실효되었다.
환송 전 원심의 판단
소송행위의 추인
환송 전 원심은 일부 종원에게 총회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2018년 11월 10일자 및 2019년 11월 16일자 소 제기 결의는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다만 2022년 12월 10일자 총회에서 종원 자격을 공동선조 N의 성년 후손 전원으로 개정하고 이 사건 소송을 추인했으므로 소 제기의 절차적 하자는 소급하여 치유되었다고 보았다.
종중의 동일성 부정
환송 전 원심은 J종중회는 공동선조 N의 후손 전원으로 구성된 종중인 반면, 원고는 차남 O를 공동선조로 하는 별개의 종중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와 J종중회의 동일성 및 원고의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고유 의미의 종중은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한다
고유 의미의 종중은 공동선조의 성년 후손 전원을 종원으로 하는 자연발생적인 종족집단이다. 특별한 창립행위나 조직행위 없이 관습상 당연히 성립한다.
종원 자격을 제한한 규약은 무효이다
종중이 성립한 후 정관이나 규약으로 일부 종원의 자격을 임의로 제한하거나 확장하더라도 해당 규약은 종중의 본질에 반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에서 일부 종원이 장남 P의 후손을 배제하고 차남 O의 후손만을 종원으로 정한 정관변경과 결의는 무효이다.
기존 종중의 실체는 유지된다
일부 종원을 배제한 규약이 무효라고 하여 이미 성립한 종중의 실재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종중은 종원의 자격을 박탈할 수 없고 종중원도 종중에서 탈퇴할 수 없다. 따라서 공동선조의 일부 후손들이 다른 후손을 배제하더라도 기존 종중이 분열되거나 별개의 종중이 새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종중의 동일성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
원고의 본래 명칭과 정관, 공동선조 N을 중심으로 한 제사와 분묘관리의 실태, 장남 P와 차남 O의 후손들이 함께 시제에 참여해 온 사실을 고려하면 원고는 J종중회와 동일한 종중일 가능성이 있었다.
대법원은 환송 전 원심이 무효인 정관변경과 일시적인 명칭변경을 근거로 원고와 기존 종중의 동일성을 부정한 것은 종중의 특정 및 동일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의 판단
1. 소 제기 결의의 하자는 추인으로 치유되었다
파기환송심은 2018년 11월 10일자 및 2019년 11월 16일자 결산총회가 일부 종원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은 채 개최되었으므로 그 총회에서 이루어진 소 제기 결의는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2022년 12월 10일 장남 P의 후손들에게도 총회 소집을 통지하고, 종원 자격을 공동선조 N의 성년 후손 전원으로 개정하였다. 위 총회에서는 피고들을 상대로 진행 중인 소유권이전등기소송을 보고하고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은 원고 종중이 이 사건 소 제기와 종전의 소송행위를 적법하게 추인하였고, 그 효력이 소 제기 당시로 소급한다고 판단하였다.
2. 원고는 기존 J종중회와 동일한 종중이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환송취지에 따라 다음 사정을 종합하였다.
- 1989년 6월경 제정된 J종중회 회칙이 회원을 공동선조 N의 후손 전원으로 정한 점
- 원고의 본래 명칭 역시 J종중회였던 점
- 원고의 2008년 및 2013년 정관이 회원을 공동선조 N의 후손으로 정한 점
- 장남 P의 후손과 차남 O의 후손이 함께 공동선조 N의 묘를 관리하고 시제를 지내온 점
- 일부 종원이 장남 P의 후손을 배제한 정관변경은 종중의 본질에 반하여 무효인 점
- 무효인 정관변경으로 종중의 실체가 소멸하거나 별개의 종중으로 분열될 수 없는 점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은 원고가 공동선조 N의 성년 후손 전원으로 구성된 고유 의미의 종중이고, 종전의 J종중회와 동일한 종중이라고 판단하였다.
3. 이 사건 임야와 도로는 종중이 명의신탁한 재산이다
파기환송심은 종중과 등기명의인 사이의 명의신탁 여부를 판단할 때 다음 사정을 종합해야 한다고 보았다.
- 사정 또는 등기 당시 종중이 유기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었는지
- 토지가 종중 소유가 된 과정
- 사정명의인 및 등기명의인과 종중의 관계
- 공동선조의 분묘 설치와 봉제사의 실태
- 토지의 위치·형상·관리 상태
- 수익 및 보상금의 귀속
-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인정
파기환송심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사정을 근거로 명의신탁을 인정하였다.
종중의 실체와 분묘관리
이 사건 임야에는 원고 종중의 8대조와 9대조 분묘가 있었다. 원고는 적어도 1951년 이전부터 종중의 실체를 갖추고 분묘의 제사와 벌초를 계속해 왔다.
관련 확정판결
2007년 확정판결은 J종중회가 이 사건 임야를 V 등 종원들에게 명의신탁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이 판결은 이 사건과 소송물이 달라 기판력이 직접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와 기초사실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그 사실인정을 배척할 특별한 사정이 없으므로 유력한 증거가 된다.
임야와 도로의 위치·형상
E 도로와 G 도로는 이 사건 임야의 동쪽 끝에 연접해 있었고, 도로법상 접도구역에 위치하였다. 각 도로와 임야 사이에는 별도의 자연적 경계가 없었고, 도로의 면적과 형상에 비추어 임야와 일체로 이용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G 도로는 인접 임야 면적의 약 1.8%에 불과한 작은 토지였다.
종중재산목록과 보상금 사용
J종중회의 1989년 종중재산목록과 2006년 부동산목록에는 E 도로가 종중재산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또한 종중원이 인접 도로에 관한 협의매수절차를 진행하여 보상금을 수령하고, 그중 일부를 명의수탁자에게 지급한 뒤 나머지를 종중재산 매입에 사용한 사실도 인정되었다.
관련 소송에서 일부 도로가 누락된 사정
2006년 관련 소송에서 이 사건 도로들이 청구대상에서 누락되었지만, 당시 토지대장의 소유자가 복구되지 않았고 명의신탁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난 상태에서 종중이 확보한 증거만으로 일부 토지에 관해 먼저 소송을 제기했던 것으로 보였다.
따라서 관련 소송에서 이 사건 도로가 누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명의신탁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파기환송심은 이 사건 각 도로 역시 V가 인접 임야와 함께 종중으로부터 명의신탁받았거나 적어도 명의수탁자의 지위에서 보유한 토지라고 인정하였다.
4. 피고들은 명의수탁자의 지위를 승계하였다
피고들은 사정명의인 M과 명의수탁자 V의 상속인들로서 이 사건 도로에 관하여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파기환송심은 피고들이 상속을 통하여 이 사건 도로에 관한 명의수탁자의 지위를 승계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의 명의신탁해지 의사표시가 담긴 소장 부본이 피고들에게 송달되었으므로, 피고들은 원래 원고에게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었다.
5. 피고들의 토지 처분은 불법행위이다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한 행위가 형사상 횡령죄로 처벌되지 않더라도, 명의신탁자의 소유권이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피고 C는 소송 계속 중 G 도로를 제3자에게 매도하였고, 피고들은 E 도로의 지분 전부를 공동으로 처분하였다.
이는 원고의 소유권 또는 명의신탁해지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6. 손해액은 각 토지의 실제 매매대금이다
G 도로의 매매대금은 28,000,000원이고, E 도로의 매매대금은 178,000,000원이었다.
피고들이 토지의 시가를 명확하게 다투지 않았으므로 파기환송심은 각 매매대금을 토지 처분 당시의 시가로 추인하였다.
이에 따라 손해액을 다음과 같이 산정하였다.
- G 도로 처분으로 인한 손해: 28,000,000원
- E 도로 처분으로 인한 손해: 178,000,000원
- 전체 손해액: 206,000,000원
E 도로는 피고들이 공동으로 처분했으므로 그 처분행위는 객관적 관련공동성이 인정되는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파기환송심의 결론
파기환송심은 원고의 손해배상청구를 전부 인용하였다.
피고 C는 원고에게 G 도로와 E 도로의 전체 손해액인 206,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년 11월 16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피고 B와 피고 D는 피고 C와 공동하여 위 금액 중 E 도로 처분에 따른 손해액 178,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년 11월 16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고, 위 금전지급 부분에는 가집행이 선고되었다.
종합적 의의
이 사건은 종중의 동일성 판단과 명의신탁 부동산 처분에 따른 민사책임을 단계적으로 정리한 판결이다.
첫째, 종중은 공동선조의 성년 후손 전원으로 자연발생적으로 성립하므로 일부 후손을 배제한 정관변경이나 명칭변경만으로 기존 종중과 별개의 종중이 되지 않는다.
둘째, 종중 명의신탁 여부는 사정명의나 등기명의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분묘와 봉제사, 종중재산목록, 토지의 위치·형상과 관리, 관련 확정판결 및 보상금의 귀속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셋째,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이 형사상 횡령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명의신탁자의 소유권 또는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침해하면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
넷째, 명의신탁 부동산이 제3자에게 처분되어 반환이 불가능해진 경우 처분 당시의 시가 상당액이 손해가 되고, 실제 매매대금에 다툼이 없다면 이를 시가로 추인할 수 있다.
결국 이 판결의 핵심은 무효인 종원 배제 결의로 종중의 동일성이 단절되지 않으며, 동일성이 인정되는 종중은 객관적 자료를 통해 명의신탁 사실을 입증하여 토지를 임의 처분한 명의수탁자에게 처분 당시 시가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