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특정 주주에게만 지급하는 정기 약정금과 주주평등의 원칙

핵심 결론 자금조달의 대가가 모두 지급되어 투자자가 주주 지위만 가지게 된 뒤에도 회사가 그에게만 약정금을 지급하는 것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무효이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다9920, 2015다68355, 2018다236241, 2021다293213, 2022다224708

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8다9920·9937 판결
사건명: 부당이득금 등·약정금 등

관련판례

대법원 2017. 1. 12. 선고 2015다68355·68362 판결 — 이 사건의 선행 환송판결로서 주식매매약정과 월정액 지급약정의 해석
대법원 2020. 8. 13. 선고 2018다236241 판결 — 신주인수대금의 반환과 별도 수익 지급을 보장한 약정의 무효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다293213 판결 — 주주 차등취급의 허용 기준과 투자자의 사전동의권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2다224708 판결 — 투자계약상 위약벌과 주주평등 원칙

관련법령

민법 제105조 — 임의규정과 당사자의 의사

상법 제369조 — 주식 수에 따른 의결권

상법 제382조 — 이사의 선임

상법 제388조 — 이사의 보수

상법 제464조 — 이익배당의 기준

상법 제467조의2 — 주주의 권리행사와 관련한 이익공여의 금지

사실관계

광남자동차는 2005년경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회사와 경영진 및 우리사주조합은 피고로부터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주식매매약정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우리사주조합원들이 보유한 회사 주식 40,000주를 액면가인 1주당 5,000원, 합계 2억 원에 매수하기로 하였다. 피고는 별도로 회사에 4억 원을 대여하고, 그 대가로 회사 임원 1명을 추천할 권리를 갖기로 하였다.
피고가 지급한 주식매매대금 2억 원은 형식적으로는 우리사주조합원들에게 귀속되었지만, 회사가 이를 즉시 조합원들로부터 차용하는 방식으로 실제 운영자금에 사용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회사에 실질적으로 총 6억 원의 자금을 공급하였다.
주식매매약정 직후 회사와 피고는 임원추천권을 행사하지 않는 대신 회사가 피고와 그 배우자에게 매월 2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회사는 2005년 7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약정금을 지급하였다. 2013년 일부 기간에는 월 250만 원을 지급했으며, 총 지급액은 2억 150만 원이었다.
한편 회사는 2008년 9월경까지 대여금 4억 원을 모두 상환하고, 별도로 약 8,767만 원의 이자도 지급하였다. 그런데도 월정액 지급은 2013년까지 계속되었다.
회사는 약정금 지급을 중단한 뒤, 그 지급약정이 일부 주주에게만 특별한 이익을 부여하여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하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이미 지급한 금액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였다. 피고들은 반소로 미지급 약정금의 지급을 구하였다.

핵심쟁점

임원추천권을 행사하지 않는 대가로 특정 주주에게 월정액을 지급하는 약정이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가
주주가 회사에 자금을 조달한 대가로 받은 계약상 권리와 주주로서 받는 특별한 이익을 어떻게 구별하는가
대여금이 상환된 이후에도 월정액을 계속 지급할 수 있는가
주주평등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는 시점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임원추천권 자체가 이사 선임 및 보수에 관한 상법 규정에 위반되는가

법리

1. 주주평등의 원칙

주주는 회사와의 법률관계에서 보유한 주식의 수에 따라 평등하게 취급받아야 한다.
회사가 일부 주주에게만 다른 주주에게는 인정되지 않는 우월한 권리나 경제적 이익을 부여하기로 한 약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이다.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이 아니라, 지급받는 이익이 주주의 지위와 실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2. 주주와 회사 사이의 별도 거래는 원칙적으로 가능

주주라고 하여 회사와 금전소비대차나 용역계약 등 별도의 거래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주주가 회사에 자금을 대여하거나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회사는 그 대가로 이자나 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 이는 주주로서 받는 이익이 아니라 채권자 또는 계약상 상대방으로서 받는 대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주주에게 금원이 지급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

3. 채권자로서의 대가와 주주로서의 특별이익

특정 주주에 대한 지급이 유효하려면 그 주주가 회사에 제공한 자금·용역 또는 권리와 합리적인 대가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회사가 자금조달에 관한 원금·이자 및 그 밖의 합리적인 대가를 모두 지급하여 해당 주주의 채권자 지위가 소멸했는데도 정기적인 금원을 계속 지급한다면, 그 지급은 더 이상 자금조달의 대가라고 보기 어렵다.
그 사람이 회사와의 관계에서 주주의 지위만을 가지게 된 후에도 다른 주주에게는 없는 월정액을 계속 지급받는다면, 이는 특정 주주에게만 우월한 재산상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서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

4. 약정의 무효가 시작되는 시점

이 사건 지급약정이 처음부터 전부 무효인 것은 아니다. 피고가 회사에 운영자금을 조달한 이상, 그 자금조달에 대한 합리적인 대가가 지급되는 기간에는 채권자 또는 투자계약 상대방으로서 월정액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피고가 운영자금 조달에 대한 대가를 전부 지급받아 채권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이후이다. 그 시점부터 계속되는 지급은 주주에게만 부여되는 특별이익이 되어 무효가 될 수 있다.
그 시점은 단순히 대여금 4억 원의 원리금이 형식적으로 상환된 2008년 9월로 단정할 수 없다. 다음 사항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피고가 회사에 제공한 전체 운영자금의 규모
주식매매대금 2억 원이 실질적으로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된 점
당시 취득한 주식의 실제 가치
대여금 이자로 지급받은 금액
월정액으로 지급받은 금액
임원추천권의 경제적 가치
자금난에 처한 회사가 얻은 금융이익
전체 약정의 체결 경위와 경제적 목적
다만 피고에게 지급되는 전체 대가는 피고가 회사에 제공한 금융이익 상당액을 넘을 수 없다.

5. 임원추천권의 효력

임원추천권은 특정인을 주주총회 결의 없이 곧바로 이사로 취임시키는 권리가 아니라, 피고가 임원 후보자 1명을 추천하면 회사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상법상 절차에 따라 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권리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추천권 자체만으로 주주총회의 이사선임권한을 침해하거나 상법 제382조에 위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추천한 임원의 보수도 주주총회 등 상법상 절차에 따라 결정해야 하므로, 추천권 약정 자체가 상법 제388조에 위반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다.
피고는 임원추천권을 행사하지 않는 대신 월정액을 받기로 했으므로, 그 지급약정으로 종전의 임원추천권은 확정적으로 소멸하였다.

구체적 판단

피고가 주식매매대금 2억 원과 대여금 4억 원을 통하여 회사에 총 6억 원의 운영자금을 제공한 사실은 인정되었다.
월정액 지급약정은 피고가 그 자금조달의 대가로 취득한 임원추천권을 행사하지 않는 대신 체결된 것이므로, 자금조달에 대한 대가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가 회사의 채권자 또는 자금조달 계약의 상대방으로서 정당한 대가를 지급받는 기간까지 약정이 당연히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피고가 자금조달에 대한 대가를 모두 지급받아 채권자 지위를 상실한 뒤에는 주식 40,000주의 주주 지위만 남게 된다. 그 이후에도 피고에게만 월정액을 지급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에게는 인정되지 않는 특별한 경제적 이익을 부여하는 것이므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
원심은 지급약정 전체가 자금조달이라는 개별 거래관계에 속한다는 이유로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가 자금조달의 대가를 모두 지급받아 채권자 지위를 상실한 시점을 심리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환송심은 피고가 받은 원리금·이자·월정액과 피고가 제공한 금융이익을 비교하여 어느 시점부터 지급약정이 무효가 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결론

대법원은 특정 주주가 회사에 운영자금을 조달한 대가를 모두 지급받아 채권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한 뒤에도 회사가 그 주주에게만 계속 월정액을 지급하는 것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지급약정이 유효하다고 본 원심판결 중 회사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채권자 지위가 소멸한 시점과 반환할 부당이득의 범위를 다시 심리하도록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주주와 회사 사이의 별도 투자계약이나 자금조달 약정이 모두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계약상 대가가 모두 지급된 후에도 특정 주주에게만 경제적 이익을 계속 제공하면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특히 하나의 지급약정이라도 자금조달의 합리적인 대가에 해당하는 기간에는 유효할 수 있고, 그 대가가 모두 지급된 이후 부분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단계적 판단구조를 취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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