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표현대표이사가 체결한 상표사용계약의 효력과 계약해제

핵심 결론 전용사용권자의 허락을 받은 피고 회사의 이사가 추가 허락 권한 없이 원고에게 상표사용권을 부여하였다. 회사는 표현대표이사 책임을 부담하고, 적법한 사용권을 취득시키지 못하면 계약해제와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0다91985

해당 판결

1. 제1심

서울동부지방법원 2009. 4. 8. 선고 2008가합13362 판결
제1심 판결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독립된 판례 페이지로 수록되어 있지 않다. 다만 항소심 판결의 ‘제1심판결’ 표시와 판결 이유에서 사건번호 및 주요 판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2.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0. 10. 13. 선고 2009나42446 판결

3. 상고심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0다91985 판결
당사자와 상표사용 권리관계

1. 원고

원고는 광고용품을 제작하여 기업들에 납품하는 사업자였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이사이자 ‘사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던 소외 1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상표를 스포츠 가방 등 판촉물에 부착하여 제조·판매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상표사용을 허락받았다고 믿은 제3자였으나, 실제로는 전용사용권자의 동의나 승낙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2. 피고 회사

피고는 의류 제조·도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윈에프씨씨였다.
피고는 이 사건 상표의 상표권자나 전용사용권자가 아니었다. 피고는 전용사용권자인 주식회사 두루케이로부터 일정한 품목과 기간에 한하여 상표사용을 허락받은 통상사용권자였다.
피고가 허락받은 사용품목은 수영복 및 GYM 용품 등이었고, 피고가 상표 부착 상품의 판매를 제3자에게 맡기거나 제3자에게 상표를 사용하도록 하려면 전용사용권자인 두루케이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
따라서 피고는 두루케이의 동의 없이 독자적으로 원고에게 상표사용권을 부여할 권한이 없었다.

3. 전용사용권자인 주식회사 두루케이

주식회사 두루케이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전용사용권자였다.
판결문은 이 사건 등록상표의 원래 상표권자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두루케이를 곧바로 ‘상표권자’라고 표현하기보다는 판결문에 따라 ‘전용사용권자’라고 표시하는 것이 정확하다.
두루케이는 다음과 같이 피고 회사에 상표사용을 허락하였다.
  • 2005년 4월 6일: 사용품목을 수영복으로 한정하여 허락
  • 2006년 3월 30일: GYM 용품 등을 추가하고 사용기간을 2009년 5월 31일까지 연장
  • 피고가 상표 부착 상품의 판매를 제3자에게 맡기는 경우 두루케이의 동의를 받도록 제한
두루케이는 피고의 이사 소외 1이 자신의 동의 없이 원고에게 상표사용을 허락한 사실을 알게 되자, 원고의 거래처에 상표사용 중지를 요구하고 관련자들을 형사고소하는 한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4. 피고 회사의 이사 소외 1

소외 1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니라 이사였다.
그러나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는 소외 1에게 국내영업을 총괄하도록 하고 대외적으로 ‘사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도록 허락하였다. 소외 1은 피고 회사의 사용인감도 소지하고 있었다.
소외 1은 전용사용권자인 두루케이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자신이 피고 회사의 사장임을 내세워 원고에게 이 사건 상표를 판촉용 가방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허락하였다.
소외 1에게는 피고를 대표하여 원고와 상표사용계약을 체결할 실제 대표권도 없었고, 두루케이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상표사용을 허락할 권한도 없었다.
다만 피고 회사가 소외 1에게 ‘사장’이라는 대표권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게 하고 영업을 총괄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상법 제395조의 표현대표이사 책임이 문제 되었다.
상표사용관계의 구체적 구조
권리관계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이 사건 등록상표에는 별도의 상표권자가 존재하였으나 판결문에는 구체적인 명칭이 나타나지 않는다.
  2. 주식회사 두루케이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전용사용권자였다.
  3. 두루케이는 피고 회사에 수영복 및 GYM 용품 등 한정된 품목에 관하여 상표사용을 허락하였다.
  4. 피고는 전용사용권자가 아니라 통상사용권자였으므로 제3자인 원고에게 독자적으로 상표사용권을 부여할 수 없었다.
  5. 피고 회사의 이사 소외 1은 두루케이의 동의 없이 원고에게 상표사용을 허락하였다.
  6. 원고는 소외 1을 피고 회사의 대표권 있는 사장으로 믿고 피고 회사와 상표사용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인식하였다.
  7. 피고는 업무협약 체결 후에도 두루케이의 승낙을 받아 원고에게 적법한 상표사용권을 취득시켜 주지 않았다.
  8. 두루케이가 원고의 상표사용을 문제 삼아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피고의 계약상 의무는 이행불능 상태에 이르렀다.
구체적인 사실관계

1. 두루케이의 피고 회사에 대한 사용허락

전용사용권자인 두루케이는 2005년 4월 6일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상표를 수영복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였다.
그 후 2006년 3월 30일 사용품목에 휘트니스·요가·이너웨어 등을 포함한 GYM 용품을 추가하고, 상표사용기간을 2006년 6월 1일부터 2009년 5월 31일까지로 연장하였다.
피고가 이 사건 상표를 부착한 상품의 판매를 제3자에게 위탁하려면 두루케이의 동의를 받도록 약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판촉용 가방 등에 관한 상표사용을 허락하려면 두루케이의 동의를 받거나, 적어도 업무협약 체결 후 두루케이로부터 원고의 사용에 관한 승낙을 받아야 했다.

2. 피고 회사가 소외 1에게 형성해 준 대표권의 외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는 2006년 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이사인 소외 1에게 국내영업을 총괄하게 하였다.
피고 회사는 소외 1에게 대외적으로 ‘사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도록 허락했고, 회사의 사용인감까지 소지하게 하였다.
소외 1은 피고 회사의 상품기획부장을 지휘하면서 두루케이가 허락한 수영복과 GYM 용품 외에도 수영용품용 가방 등 관련 운동용품에 이 사건 상표를 부착하여 판매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원고로서는 소외 1에게 피고 회사를 대표하여 상표사용계약을 체결할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외관이 형성되어 있었다.

3. 소외 1의 무권한 사용허락

소외 1은 2006년 11월경 두루케이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원고에게 판촉물에 이 사건 상표를 부착하여 판매할 수 있다고 구두로 허락하였다.
원고는 그 대가로 광고용품 생산원가의 10%를 상표사용료로 지급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허락을 믿고 상표가 부착된 소형 여행용 가방 5만 개를 제작하여 거래처에 납품하였다.
그 후 원고는 상표사용권을 서면으로 명확히 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4. 업무협약 체결

원고는 2007년 1월 17일 소외 1과 ‘브랜드 사용 및 제품 특판 대행권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업무협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사용품목: 스포츠 가방 및 관련 제품
  • 사용상표: 이 사건 등록상표
  • 디자인 및 생산: 원고가 자체적으로 진행
  • 상표사용료: 생산원가의 10%
  • 계약기간: 협약 체결일부터 2년
협약서에는 피고 회사의 실제 대표이사가 표시되어 있었지만, 협약을 체결한 사람은 피고 회사의 이사 소외 1이었다. 소외 1은 피고 회사의 사용인감을 협약서에 날인하였다.
원고는 이를 피고 회사와 체결한 정식 상표사용계약으로 인식하였다.

5. 사용료 지급과 상품 납품

원고는 업무협약 체결 전후로 소외 1과 피고 회사의 상품기획부장에게 합계 28,096,400원의 상표사용료를 지급하였다.
원고는 대형 외식업체, 통신회사 및 식품회사 등에 이 사건 상표를 부착한 판촉용 가방을 납품하였다. 그중에는 가방 10만 개를 2억 3,500만 원에 납품하는 계약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피고 회사는 업무협약 체결 후에도 두루케이로부터 원고의 상표사용에 관한 승낙을 받지 않았다.

6. 두루케이의 권리행사

두루케이는 2007년 7월 9일 원고의 거래처에 이 사건 상표의 무단사용을 중지하라는 경고를 하였다.
두루케이는 소외 1과 피고 회사의 상품기획부장 등을 상표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하고, 원고와 거래처들을 상대로 상표의 전용사용권 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원고도 형사고소를 당했으나, 피고 회사에 상표사용 허락 권한이 있는 것으로 믿고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반면 민사소송에서는 원고와 일부 거래처가 두루케이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7. 원고의 업무협약 해제

원고는 2008년 6월 23일 피고 회사에 업무협약을 해제한다는 의사를 통지하였다.
해제 사유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상표의 적법한 사용권을 부여할 권한이 없었고, 업무협약 체결 후에도 두루케이의 승낙을 받아 주지 않아 계약상 의무가 이행불능에 빠졌다는 것이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다음과 같은 금액을 청구하였다.
  • 계약해제에 따른 상표사용료 반환
  • 적법한 상표사용권을 취득하지 못하여 발생한 손해의 배상
  • 두루케이가 제기한 상표권 침해소송에서 부담한 배상금과 소송비용에 관한 구상금

대법원 판단

1. 피고 회사가 계약상 책임을 부담하는 이유

소외 1에게 실제 대표권이나 독자적인 상표사용 허락 권한이 없었다는 것과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계약상 책임을 부담하는지는 구별해야 한다.
피고 회사가 소외 1에게 사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게 하고 국내영업을 총괄하게 하였으며 회사 인감까지 소지하도록 했기 때문에, 피고 회사는 상법 제395조에 따라 소외 1이 체결한 업무협약에 관한 책임을 부담한다.
원고가 소외 1에게 대표권이 있다고 믿은 데 중대한 과실도 없었다.

2. 피고의 계약상 핵심 의무

피고는 통상사용권자이므로 두루케이의 동의 없이 원고에게 적법한 상표사용권을 직접 부여할 수 없었다.
그러나 피고가 업무협약 체결 후 두루케이의 승낙을 받아 주면 원고는 적법하게 상표를 사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피고의 계약상 핵심 의무는 단순히 원고에게 상표를 사용해도 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두루케이의 승낙을 받아 원고가 적법한 상표사용권을 취득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피고는 이러한 의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3. 계약해제와 원상회복

두루케이가 원고를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함으로써 피고가 원고에게 적법한 상표사용권을 취득시켜 줄 의무는 이행불능 상태에 이르렀다.
따라서 원고는 업무협약이 계속적 계약의 성질을 가지더라도 이를 소급적으로 해제하고, 원상회복으로 지급한 상표사용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4. 납품대금은 손익상계의 대상이 아님

원고가 상품을 납품하여 대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매출은 피고가 적법한 상표사용권을 제공하여 발생한 이익이 아니었다.
납품대금은 상표의 신용과 고객흡인력, 원고가 부담한 상품 제조비용, 원고의 영업활동 및 납품 노력으로 발생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적법한 상표사용권을 제공한 적이 없으므로 납품대금과 피고의 채무불이행 사이에는 손익상계에 필요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의 납품대금 상당액을 피고가 부담할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이 사건에서 주식회사 두루케이는 이 사건 상표의 전용사용권자였고, 피고 회사는 두루케이로부터 일정한 품목에 한하여 사용을 허락받은 통상사용권자였다.
피고 회사의 이사 소외 1은 두루케이의 동의 없이 제3자인 원고에게 상표사용을 허락하였다. 소외 1에게 실제 대표권과 상표사용 허락 권한은 없었지만, 피고 회사가 소외 1에게 사장 직함과 회사 인감을 사용하도록 하여 대표권의 외관을 형성했으므로 피고 회사는 표현대표이사 책임을 부담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적법한 상표사용권을 취득시켜 줄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고는 업무협약을 해제하고 사용료 반환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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