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8. 6. 21. 선고 2015후1454 전원합의체 판결 [거절결정(상)]
- 원고: 미국 워싱턴 D.C. 소재 어메리칸 유니버시티(American University)
- 피고: 특허청장
- 출원서비스표: AMERICAN UNIVERSITY
- 지정서비스업: 대학교육업, 교수업, 대학·대학원 교육강좌제공업 등
- 결과: 특허청장의 상고 기각
- 최종 결과: 등록거절 심결 취소
하급심 및 특허심판원
특허청 심사관의 거절결정
원고는 2012년 6월 7일 ‘AMERICAN UNIVERSITY’를 서비스표로 출원하였다.
특허청 심사관은 2013년 2월 21일 다음과 같은 거절이유를 통지하였다.
- ‘AMERICAN’은 미국을 의미하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다.
- ‘UNIVERSITY’는 지정서비스업의 제공 주체 또는 업종을 나타내는 기술적 표장이다.
- 두 단어를 결합해도 새로운 관념이나 식별력이 생기지 않는다.
- 전체적으로 누구의 업무와 관련된 서비스인지를 식별하기 어렵다.
원고가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특허청 심사관은 거절이유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아 2013년 9월 9일 등록을 거절하였다.
특허심판원
특허심판원 2014. 12. 24. 2013원7450 심결
특허심판원은 원고의 거절결정 불복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특허심판원은 ‘AMERICAN’과 ‘UNIVERSITY’를 결합하더라도 ‘미국의 대학’이라는 의미를 벗어나지 못하므로 새로운 관념이나 식별력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
특허법원 2015. 7. 24. 선고 2015허642 판결 [거절결정(상)]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취소하였다.
특허법원은 ‘AMERICAN UNIVERSITY’가 단순히 ‘미국의 대학’을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로서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특정 대학교의 명칭으로 국내 수요자에게 인식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현저한 지리적 명칭만으로 된 서비스표에도 해당하지 않고, 서비스의 출처를 식별할 수 없는 표장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법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특허법원의 결론을 유지하고 특허청장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다만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은 지리적 명칭과 ‘대학교’가 결합된 표장의 식별력을 인정하는 구체적인 근거에 관하여 견해를 달리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후958 판결 현저한 지리적 명칭과 식별력 없는 표장이 결합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새로운 관념이나 새로운 식별력이 형성되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4후2283 판결 ‘서울’과 ‘대학교’가 결합한 표장이 단순히 서울에 있는 대학이 아니라 특정 국립대학교라는 새로운 관념을 형성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 대법원 2018. 2. 13. 선고 2017후1342 판결 현저한 지리적 명칭과 다른 표장이 결합한 경우 전체적으로 새로운 관념이나 식별력이 형성되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19093 판결 등록을 요하는 지식재산권의 성립·유효·취소에 관한 분쟁은 일반적으로 등록국 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4호(현행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4호 참조) 현저한 지리적 명칭·그 약어 또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도록 하였다.
-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7호(현행 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7호 참조)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와 관련된 상품 또는 서비스인지를 식별할 수 없는 표장은 등록받을 수 없도록 하였다.
-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2항(현행 상표법 제33조 제2항 참조) 본래 식별력이 부족한 표장이라도 출원 전부터 사용한 결과 특정인의 출처표시로 식별할 수 있게 된 경우에는 사용한 상품·서비스에 한하여 등록을 허용하였다.
-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대한민국 법원이 국제재판관할을 가지려면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사실관계
원고는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종합대학교인 ‘AMERICAN UNIVERSITY’를 운영하는 법인이었다.
원고는 2012년 6월 7일 ‘AMERICAN UNIVERSITY’를 다음 서비스업 등에 사용하기 위한 서비스표로 출원하였다.
- 대학교육업
- 교수업
- 대학 및 대학원 교육강좌제공업
- 교육자료 배포업
- 정치·과학·역사·언어·법률·비즈니스 분야의 교육회의 진행업
- 교육연구업
- 인터넷 교육강좌제공업
- 학교교육서비스업
‘AMERICAN’은 ‘미국의’라는 뜻으로 미국을 직감하게 하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었다. ‘UNIVERSITY’는 대학 또는 대학교라는 뜻이므로 대학교육업과의 관계에서는 서비스의 종류를 나타내는 기술적 표장이었다.
따라서 각각의 단어만 보면 식별력이 부족했다. 쟁점은 두 단어가 결합한 ‘AMERICAN UNIVERSITY’ 전체가 단순히 ‘미국의 대학’을 뜻하는지, 아니면 원고가 운영하는 특정 대학교를 나타내는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했는지였다.
원고가 운영하는 대학교는 1893년 설립된 이후 120년 이상 ‘AMERICAN UNIVERSITY’를 교명으로 사용해 왔다.
대학의 주요 현황은 다음과 같았다.
- 50개 이상의 학사·석사학위 과정 운영
- 10개 이상의 박사학위 과정 운영
- 도서관·박물관·미술관·방송국·아시아학센터·세계평화센터 등 운영
- 재학생 약 1만 명
-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한국 학생 123명 입학
- 이화여자대학교·서강대학교·연세대학교 등과 해외연수 프로그램 운영
- 숙명여자대학교·고려대학교 등과 복수학위 과정 운영
-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미화 18,150,000달러 이상 광고비 지출
- 2012년 대학 웹사이트 방문 횟수 약 8,500,000회
- 2013년 미국 대학 순위 77위
- 법학 및 국제업무 분야에서 높은 평가
2013년 6월 17일 기준 국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AMERICAN UNIVERSITY’를 검색하면 상당한 수의 블로그·카페·지식검색 결과가 나타났고, 대부분 원고가 운영하는 대학교에 관한 내용이었다.
법리
현저한 지리적 명칭은 원칙적으로 독점할 수 없음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는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나 그 약어 또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의 등록을 금지하였다.
이는 서울·미국·아시아와 같이 널리 알려진 지리적 명칭은 특정 사업자만 사용해야 할 표지가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장은 지리적 의미가 강하여 특정인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나타내는 출처표시로 보기 어렵다.
식별력 없는 단어를 결합해도 원칙적으로 등록이 어려움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식별력 없는 기술적 단어를 붙였다고 하여 당연히 등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지리적 명칭과 ‘대학교’를 결합했더라도 수요자가 이를 단순히 그 지역에 있는 대학 또는 그 국가의 방식으로 운영되는 대학이라는 의미로 인식한다면 식별력이 없다.
따라서 ‘지리적 명칭+대학교’라는 형식만으로 무조건 새로운 식별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결합으로 새로운 관념이나 식별력이 형성되면 등록 가능
현저한 지리적 명칭과 식별력 없는 표장이 결합하더라도 전체적인 표장이 본래의 지리적 의미를 벗어나 새로운 관념을 낳거나 특정인의 출처표시라는 새로운 식별력을 형성하면 등록할 수 있다.
새로운 관념이나 식별력이 형성되었는지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 결합표장이 가지는 전체적인 관념
- 지정상품 또는 지정서비스업과의 관계
- 실제 사용기간과 사용형태
- 해당 명칭이 특정 사업자 또는 기관의 명칭으로 사용되었는지
- 일반 수요자의 인식
- 국내외에서 알려진 정도
- 경쟁업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필요성
- 특정인에게 독점을 허용할 경우의 공익상 폐해
‘AMERICAN UNIVERSITY’의 식별력
대법원은 ‘AMERICAN’과 ‘UNIVERSITY’를 개별적으로 보면 식별력이 부족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두 단어가 결합한 ‘AMERICAN UNIVERSITY’는 대학교육업 등의 수요자인 미국 유학준비생 등에게 원고가 운영하는 워싱턴 D.C. 소재 대학교의 명칭으로 상당한 정도 알려져 있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단순히 ‘미국에 있는 대학’이라는 의미에 그치지 않고 특정 대학교를 나타내는 새로운 관념과 식별력을 형성하였다.
그 결과 ‘AMERICAN UNIVERSITY’는 구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4호의 현저한 지리적 명칭만으로 된 서비스표에 해당하지 않았다.
또한 수요자가 서비스 제공자를 식별할 수 없는 표장도 아니므로 같은 항 제7호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외국 대학이 출원했더라도 한국 상표법 적용
원고는 미국에서 설립되어 미국에서 대학을 운영하는 외국 법인이었다.
그러나 원고가 대한민국에서 서비스표를 등록받고 독점적 상표권을 취득하려는 이상, 그 등록의 적법성은 대한민국 상표법에 따라 판단한다.
상표권은 각 국가의 등록에 의해 성립하는 속지적 권리이다. 따라서 상표권의 성립·유효·무효·취소에 관한 분쟁은 일반적으로 해당 상표의 등록국 또는 등록이 청구된 국가 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한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에 서비스표등록을 출원한 사건이므로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 국제재판관할: 대한민국 법원
- 준거법: 대한민국 상표법
- 미국에서의 등록 여부나 미국법상 식별력: 대한민국 등록 여부를 직접 결정하지 않음
사용에 의한 식별력과 본질적 식별력의 구별
이 사건 전원합의체에서는 ‘AMERICAN UNIVERSITY’의 등록을 허용해야 한다는 결론에는 의견이 일치하였다. 다만 식별력을 인정하는 법적 근거에 관하여 견해가 나뉘었다.
다수의견은 지리적 명칭과 ‘대학교’가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관념이나 식별력이 형성되는지는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대학의 연혁, 규모, 국내외 인지도와 실제 사용내역 등을 종합하여 새로운 식별력을 인정하였다.
대법관 고영한·김창석·김신·조재연의 별개의견은 다수의견이 표장 자체의 본질적 식별력과 사용에 의해 취득한 식별력을 혼동한다고 지적하였다. 별개의견은 실제 존재하는 특정 대학이 그 교명을 출원한 경우에는 ‘지리적 명칭+대학교’라는 구성 자체로 특정 대학을 나타내는 본질적 식별력이 인정된다고 보았다.
대법관 조희대의 별개의견은 지정서비스업을 구분하였다.
- 대학교육업·교수업 등 대학의 고유 업무: 표장 자체의 본질적 식별력 인정
- 대학의 고유 업무와 관계없는 상품·서비스: 표장 자체만으로 식별력을 인정하기 어렵고 사용에 의한 식별력 필요
결국 결론은 모두 ‘AMERICAN UNIVERSITY’의 등록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그 근거가 본질적 식별력인지 사용에 의한 식별력인지에 관해 차이가 있었다.
결론
현저한 지리적 명칭에 ‘대학교’와 같은 식별력 없는 단어를 결합했다고 해서 언제나 상표등록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합표장이 단순한 지리적 의미를 벗어나 특정 대학의 교명이라는 새로운 관념을 형성하고, 지정서비스업의 수요자가 이를 특정 교육기관의 출처표시로 인식한다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있다.
‘AMERICAN UNIVERSITY’는 1893년부터 사용된 실제 대학의 명칭이고, 대학의 연혁·규모·광고·한국 대학과의 교류·한국 학생 입학 현황 및 국내 인터넷 검색결과 등에 비추어 대학교육업 등의 수요자에게 특정 대학교의 명칭으로 상당한 정도 알려져 있었다.
따라서 구 상표법(2016. 2. 29. 법률 제14033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4호 및 제7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아울러 원고가 미국 법인이라는 사정과 관계없이 대한민국에 상표등록을 출원한 이상, 등록 여부는 대한민국 법원의 전속관할 아래 대한민국 상표법에 따라 판단한다.
대법원은 특허청장의 상고를 기각하여 특허심판원의 등록거절 심결을 취소한 원심판결을 확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