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온라인 플랫폼의 검색 알고리즘과 자사우대의 위법성

핵심 결론 검색 알고리즘이 자사 상품을 우대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하지 않다. 공정위가 경쟁제한의 구체적 우려·의도와 소비자 오인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3두32709 판결
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 ― 파기환송

사실관계

원고는 온라인 비교쇼핑서비스와 자체 오픈마켓을 함께 운영하였습니다. 원고는 비교쇼핑서비스의 검색 알고리즘을 여러 차례 변경하면서 자사 오픈마켓 입점상품이 경쟁 오픈마켓의 입점상품보다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되도록 하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다음 세 가지 위반행위로 판단하여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습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서의 거래조건 차별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조건 차별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
주요 쟁점

핵심 쟁점은 온라인 플랫폼이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자사 서비스를 우대한 사실만으로 공정거래법 위반이 성립하는지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사항이 문제 되었습니다.

비교쇼핑서비스 시장의 지배력을 이용하여 오픈마켓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였는지
알고리즘 변경에 경쟁제한의 의도와 목적이 있었는지
자사 상품의 검색순위 상승이 소비자의 오인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는지
자사와 경쟁 오픈마켓 입점사업자 사이의 거래조건 차별이 현저하고 부당한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가 자사 오픈마켓 상품을 의도적으로 우대하였고, 그 결과 자사 오픈마켓의 시장점유율·거래액·입점사업자 수가 경쟁 오픈마켓보다 빠르게 증가하였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소비자는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된 상품을 더 적합하거나 우수한 상품으로 인식하므로, 알고리즘을 이용한 순위 조정은 소비자를 오인시킨 행위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을 모두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였습니다.

1. 온라인 플랫폼에 자사와 경쟁사를 동등하게 취급할 일반적 의무는 없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이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는 이유만으로 자사가 제공하는 상품·서비스와 경쟁사업자의 상품·서비스를 동일하게 취급해야 할 법적 의무가 당연히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플랫폼 사업자는 자신의 가치판단과 영업전략을 반영하여 검색 알고리즘을 설계할 수 있고, 알고리즘에 반영된 구체적인 판단기준을 모두 외부에 공개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자사 오픈마켓 입점상품의 검색순위를 상대적으로 높였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나 위계행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2. 경쟁제한의 구체적 우려가 증명되어야 합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서 차별행위의 부당성이 인정되려면 다음 두 요건이 필요합니다.

독점을 유지·강화하려는 경쟁제한의 의도나 목적
가격 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 감소 또는 다양성 감소 등 경쟁제한 효과가 발생할 구체적 우려

이 사건에서는 자사 오픈마켓의 점유율과 거래액이 증가하였지만, 그것이 알고리즘 변경 때문인지 서비스의 경쟁력이나 온라인시장 전체의 성장 때문인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쟁 오픈마켓의 거래액은 계속 증가했고 입점사업자 수도 유지되었으며, 유력한 신규 사업자도 시장에 진입하였습니다. 비교쇼핑서비스를 통하지 않은 직접 방문 거래의 비중도 상당하였습니다.

따라서 자사 오픈마켓의 성장률이 높았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시장인 오픈마켓 시장의 경쟁이 제한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일부 알고리즘 변경만으로 경쟁제한 의도를 추단할 수 없습니다


원고는 문제 된 기간에 수십 차례 알고리즘을 변경하였으나, 공정거래위원회는 그중 원고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 5건만을 선별하여 처분 근거로 삼았습니다.

대법원은 검색 알고리즘이 시행착오를 거쳐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그 과정에서 일정한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특성을 고려하였습니다. 전체 변경 이력 가운데 자사에 유리한 사례만을 선별하면 실제 의도와 목적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상품의 다양성을 높이려는 목적은 비교쇼핑서비스의 품질 향상을 위한 정상적인 성과경쟁일 가능성도 보여줍니다. 따라서 알고리즘의 전체 변경 과정과 목적을 종합적으로 심리해야 합니다.

4. 자사 상품의 순위 상승만으로 소비자 오인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은 실제 오인 결과까지 발생할 필요는 없지만, 일반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오인의 가능성 또는 위험성은 인정되어야 합니다.

원고는 검색결과를 ‘랭킹순’으로 표시하고 적합도·인기도·신뢰도 등 여러 요소를 점수화한다는 사실을 안내하였습니다. 가격순·등록일순·리뷰순 등 다른 정렬방식도 별도로 제공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도 랭킹순이 상품 자체의 우수성만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사 상품의 노출순위가 상승했다는 사정만으로 소비자가 그 상품을 현저히 우량하거나 유리하다고 오인할 우려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5. 불공정거래행위로서 거래조건 차별도 별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거래조건 차별이 불공정거래행위가 되려면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차별의 정도가 현저하고 그 차별이 부당해야 합니다.

원고에게 자사와 경쟁사를 동등하게 취급할 일반적 의무가 없고, 이용자에게 다른 정렬방식도 제공되었다는 사정 등을 고려하면 차별의 현저성과 부당성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온라인 플랫폼의 자사우대가 그 자체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는 ‘자사우대가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행위가 실제로 경쟁질서를 훼손할 구체적 위험을 발생시켰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지배력을 가진 시장과 경쟁제한 효과가 문제 되는 시장이 다른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행위가 다른 시장의 경쟁을 현실적으로 제한하였거나 제한할 구체적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다만 대법원이 모든 검색 알고리즘상 자사우대를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을 침해하거나 경쟁사업자의 시장접근을 실질적으로 봉쇄하는 경우에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또는 불공정거래행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실무상 시사점

플랫폼의 알고리즘 운영과 관련한 위법성 판단에서는 다음 사항이 중요합니다.

알고리즘 변경의 전체 이력과 사업상 목적
자사 서비스 성장과 알고리즘 변경 사이의 인과관계
경쟁사업자의 거래액·비용·시장접근 기회에 미친 영향
신규 사업자의 진입 및 시장 내 유효한 경쟁의 존속 여부
검색순위의 의미와 정렬기준에 관한 소비자 안내
가격순·리뷰순 등 대체 정렬수단의 제공 여부

결국 이 판결은 플랫폼 규제에서도 자사우대라는 행위의 외형보다 경쟁제한 효과와 소비자 오인 가능성에 관한 구체적인 증명을 요구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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