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4두54348 판결
1. 판결의 핵심 의의
이 판결은 과세관청이 상속세 신고 후 비주거용 부동산에 관하여 소급감정을 실시하고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삼아 과세하는 것 자체는 허용하면서도, 평가기간을 벗어난 감정가액을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인정하기 위한 요건은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판시한 중요한 판결이다.
특히 대법원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과 관련하여 다음 세 가지 기준을 명확히 하였다.
단순한 개발사업이나 용도지역 변경과 같은 특별한 사건뿐만 아니라,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일반적인 가격변동도 심사해야 한다.
가격변동 여부는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뿐만 아니라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의 전 기간을 대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 전 기간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은 과세관청이 주장·증명해야 한다.
따라서 소급감정이 허용된다는 일반론만으로 감정가액이 곧바로 세법상 시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감정가액이 평가기준일 현재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는지에 관한 엄격한 실체적·절차적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2. 사건의 기본 사실관계
피상속인은 2019. 4. 22. 사망하였고, 상속인들은 서울 강남구 소재 토지 지분 및 건물 지분을 상속받았다.
상속인들은 해당 부동산을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약 108억 원으로 평가하여 상속세를 신고하였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상속세 조사 과정에서 2020. 5.경 2개의 감정평가법인에 감정을 의뢰하였다. 감정평가법인들은 상속개시일인 2019. 4. 22.이 아니라 2019. 10. 23.을 가격산정기준일로 하여 감정평가를 실시하였고, 감정평가서는 2020. 7.경 작성되었다.
과세관청은 2개 감정가액의 평균액인 약 182억 원을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보아 상속세를 추가로 부과하였다.
쟁점이 된 시점은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평가기준일: 상속개시일인 2019. 4. 22.
가격산정기준일: 과세관청 감정의 기준일인 2019. 10. 23.
감정평가서 작성일: 2020. 7.경
과세관청의 감정은 상속개시일 현재의 가격을 직접 소급평가한 것이 아니라, 상속개시일로부터 약 6개월 후를 가격산정기준일로 삼은 감정가액을 상속개시일의 시가로 적용한 것이었다. 따라서 두 시점 사이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했다.
3. 과세관청의 사후 감정 자체는 허용된다
가. 시가주의가 원칙이다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는 상속재산을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시가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형성되는 객관적 교환가치를 말한다.
보충적 평가방법은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 따라서 납세자가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상속세를 신고하였더라도 신고가액이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면, 과세관청은 별도의 조사를 통해 실제 시가를 확인할 수 있다.
나. 소급감정이라는 이유만으로 시가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종전 판례와 마찬가지로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없는 경우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감정가액도 시가가 될 수 있고, 그 감정이 평가기준일 이후에 실시된 소급감정이라는 이유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법리는 납세자가 상속세 신고를 위해 미리 실시한 감정뿐만 아니라, 과세관청이 상속세 조사 과정에서 새로 실시한 감정에도 적용된다.
상속세는 과세관청의 결정으로 조세채무가 확정되는 부과과세 방식의 조세이므로, 과세관청은 신고 내용과 별도로 정당한 과세표준과 세액을 조사·결정할 권한을 가진다. 따라서 법정결정기한 내에 감정을 실시하여 객관적 교환가치를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다. 비주거용 부동산 선별 감정도 그 자체로 위법하지 않다
과세관청이 공시가격과 시가의 차이가 큰 고가 비주거용 부동산이나 나대지를 선별하여 감정평가를 실시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모든 부동산을 감정하기 어려운 이상 그 자체가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러한 선별 감정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감정가액이 평가기준일 현재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는지가 엄격하게 심사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바로 이 엄격한 해석이 자의적인 감정과 선별 과세를 통제하는 핵심 장치라고 보았다.
4. 평가기간을 벗어난 감정가액은 예외적으로만 시가가 된다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본문은 상속재산의 경우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 이내, 즉 평가기간 내에 이루어진 매매·감정·수용·경매·공매 등의 가액을 일정한 요건 아래 시가로 인정하였다.
평가기간을 벗어난 가액이라도 다음과 같은 요건이 충족되면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
시행령이 정한 별도의 기간 안에 이루어진 매매 또는 감정 등일 것
평가기준일부터 법령상 기준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칠 것
해당 가액이 평가기준일 현재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할 것
이는 평가기간 밖의 감정가액을 일반적으로 시가로 인정하는 규정이 아니라,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시가에 포함시키는 규정이다. 따라서 그 요건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5.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에는 일반적인 가격상승도 포함된다
가. 특별한 개별 사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과세관청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을 다음과 같은 비정상적이거나 돌발적인 사건으로 좁게 이해할 가능성이 있다.
토지의 분할·합병
지목 또는 형질 변경
건물의 신축·개축·철거
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 변경
공법상 규제의 설정 또는 해제
대규모 개발사업의 시행
그러나 대법원은 시행령이 가격변동 여부의 고려 요소로 “시간의 경과”를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따라서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에는 개별 부동산에 관한 특별한 사건뿐만 아니라, 시간의 경과에 따라 발생한 일반적인 부동산 가격의 상승·하락도 포함된다.
평가기간을 벗어난 감정가액이 평가기준일의 시가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대상 부동산의 법적·물리적 상태에 변화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기간 동안 시장가격 자체가 유의미하게 변동하지 않았다는 점까지 확인되어야 한다.
나. 판단의 중심은 감정가액의 시점 적합성이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결국 해당 감정가액이 평가기준일 현재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감정가액이 감정 당시에는 적정하더라도, 평가기준일 이후의 가격상승이나 주변 환경의 점진적 개선이 반영되어 있다면 그 감정가액을 평가기준일의 시가로 소급 적용할 수 없다.
6. 가격변동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요소
대법원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요소를 폭넓게 제시하였다.
가. 대상 부동산 자체의 변화
토지의 분할 또는 합병
지목이나 형질의 변경
기존 건축물의 철거 또는 멸실
건축물의 신축·개축·증축
부동산의 이용 상황 변화
나. 공법적·규제적 환경의 변화
용도지역·용도지구의 변경
개발행위 제한 등 공법상 제한의 설정 또는 해제
도시계획이나 정비계획의 변경
건축 가능 규모나 용도의 변화
다. 지역 환경 및 시장가격의 변화
가격 형성의 기초가 되는 지역 환경의 변화
주변 토지 용도의 점진적인 개선
지역 내 개발사업 또는 교통 여건의 변화
부동산시장 전반의 가격상승 또는 하락
라. 시간적 간격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의 기간
가격산정기준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
전체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가격 및 자료의 신뢰성이 저하될 가능성
마. 객관적인 가격지표
비교표준지와 대상 토지 사이의 상대적 가격 차이 변동
대상 부동산의 개별공시지가 누적 변동률
기간별 공시가격 변동 편차
지역 평균 지가변동률
개별공시지가와 지역 평균 지가변동률 사이의 괴리
인근 유사 부동산의 거래가격 변동
바. 감정평가의 객관성·신뢰성
감정평가를 통해 시점 차이에 따른 가격변동을 적절히 보정할 수 있는지
평가기준일 당시의 거래사례와 자료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자료가 일실되거나 불완전해졌는지
감정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위험이 증가하였는지
해당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할 경우 동종·유사 자산과 현저한 가격 불균형이 발생하는지
이 기준에 따르면 단순히 해당 기간의 전국 또는 지역 평균 지가변동률이 크지 않았다는 자료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대상 부동산의 개별적 특성과 비교표준지, 주변 개발 상황 및 감정평가의 시점 보정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7. 가격변동이 없어야 하는 기간의 종기는 감정평가서 작성일이다
이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법리 중 하나이다.
대법원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하는 기간을 다음과 같이 확장하여 해석하였다.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뿐만 아니라, 가격산정기준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의 전 기간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한다.
가. 법문과 체계에 따른 해석
구 시행령 제49조 제2항은 감정가액이 평가기간 안에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일로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을 모두 규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가격산정기준일만 평가기간 내에 있고 감정평가서 작성일은 평가기간을 벗어났다면, 그 감정은 평가기간 내의 감정으로 볼 수 없다. 평가기간 외의 감정으로서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나.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심사해야 하는 실질적 이유
가격산정기준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대상 부동산의 법적·물리적 상태가 달라질 수 있다.
주변 환경이나 부동산시장이 변동할 수 있다.
평가에 필요한 과거 자료가 일실될 수 있다.
사후적인 정보를 평가에 반영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감정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감정가액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
결국 가격산정기준일을 과거 시점으로 기재하였다는 형식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감정평가서가 작성될 때까지 감정가액의 시점 적합성과 신뢰성이 유지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8. 가격변동이 없었다는 점의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
평가기간을 벗어난 감정가액을 시가로 적용하여 과세하려는 주체는 과세관청이다. 따라서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 및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도 과세관청이 주장·증명해야 한다.
납세자가 가격변동이 있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과세관청은 적어도 다음 사항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대상 부동산과 인근 유사 부동산의 가격 변동
개별공시지가 및 비교표준지 가격의 변동
지역 평균 지가변동률
주변 개발 및 규제 환경의 변화
감정평가가 가격변동을 어떤 방법으로 보정하였는지
평가기준일 당시의 객관적 자료가 감정에 적정하게 반영되었는지
감정가액을 평가기준일의 시가로 보아도 유사 자산과 가격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는지
과세관청이 이러한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못한다면 감정가액이 평가기준일 현재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그 감정가액에 기초한 과세처분은 위법하게 된다.
9. 이 사건 과세관청의 감정가액이 배척된 이유
이 사건에서 상속개시일은 2019. 4. 22.이었으나, 과세관청이 의뢰한 감정의 가격산정기준일은 2019. 10. 23.이었고 감정평가서는 2020. 7.경 작성되었다.
따라서 과세관청은 다음 기간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했다.
22.부터 2019. 10. 23.까지
23.부터 2020. 7.경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그런데 과세관청은 상속개시일과 가격산정기준일 사이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조차 충분히 증명하지 못하였다.
대법원은 과세관청의 감정가액이 상속개시일 현재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 결과 과세관청이 실시한 감정가액을 직접적인 과세근거로 삼은 처분은 위법하다고 보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과세관청의 감정평가 방법 자체가 반드시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격산정기준일이 상속개시일과 달랐음에도 양 시점 사이의 가격변동 부재를 과세관청이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감정가액의 시가성이 부정된 것이다.
10. 과세관청의 감정과 법원 감정은 법적 성격이 다르다
이 판결은 과세관청의 감정가액은 배척하면서도, 소송 과정에서 실시된 법원 감정결과에 따라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를 인정하였다.
외형적으로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두 감정은 법적 성격과 내용이 다르다.
가. 과세관청의 감정
과세관청의 감정은 과세처분 단계에서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가 정한 감정가액을 시가로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평가기간, 평가심의위원회 심의 및 가격변동 부재 등 시행령이 정한 요건을 엄격하게 충족해야 한다.
이 사건 과세관청의 감정은 상속개시일과 다른 2019. 10. 23.을 가격산정기준일로 하였기 때문에, 상속개시일 이후의 감정가액을 상속개시일에 소급 적용하기 위한 가격변동 부재의 증명이 필요했다.
나. 법원 감정
법원 감정은 행정소송에서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를 사실인정하기 위한 증거조사이다.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에 의한 감정은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가 규정한 과세처분 단계의 감정과 법적 성격 및 기능이 다르다.
따라서 법원은 시행령상 감정의 시기나 감정기관의 수 등에 직접 구속되지 않는다. 감정방법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 현저한 잘못이 없다면 감정결과를 다른 증거와 종합하여 시가 인정의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사건 법원 감정은 가격산정기준일 자체를 상속개시일인 2019. 4. 22.로 정하여 부동산 가액을 평가하였다. 원심은 그 평가방법에 위법하거나 부당한 점이 없다고 보아 법원 감정가액을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인정하였다.
그 결과 과세처분 전부가 취소된 것이 아니라, 법원 감정에 따라 다시 계산한 정당세액을 초과하는 부분만 위법하다고 판단되었다.
11. 법원 감정을 통한 과세처분의 사후 보완에도 한계가 있다
대법원은 법원 감정이 가능하다는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과세관청이 과세처분 단계에서 갖추어야 할 감정절차를 소송 단계의 법원 감정으로 무제한 보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경계하였다.
다음과 같은 경우 법원은 과세관청의 감정신청 채택 여부를 더욱 면밀하고 신중하게 심리해야 한다.
과세관청이 처분 단계에서 시행령상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경우
법원 감정을 허용하면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절차적 통제가 잠탈되거나 형해화될 우려가 있는 경우
감정신청이 기존에 주장된 시가를 증명하는 범위를 현저히 벗어나는 경우
과세관청에 유리한 새로운 과세자료를 모색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경우
법원 감정으로 인해 납세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소송상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따라서 법원 감정은 위법한 과세처분의 근거를 사후적으로 새로 만들어 주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만 처분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객관적인 시가가 증명된 경우에는 그 시가에 따라 정당세액을 산출하고, 당초 처분세액 중 정당세액을 초과하는 부분만 취소할 수 있다.
12. ‘소급감정’은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야 한다
이 판결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소급감정을 다음 두 유형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제1유형: 평가기준일 후의 가격을 평가기준일에 적용하는 경우
예를 들어 상속개시일은 2019. 4. 22.인데, 2019. 10. 23. 현재의 부동산 가격을 감정한 후 이를 상속개시일의 시가로 적용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두 시점 사이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이 반드시 증명되어야 한다. 이 사건 과세관청의 감정이 여기에 해당한다.
제2유형: 감정은 나중에 실시하지만 가격산정기준일을 평가기준일로 정하는 경우
감정평가 자체는 2023년 또는 2024년에 실시하더라도 가격산정기준일을 상속개시일인 2019. 4. 22.로 정하여 당시의 자료와 거래사례를 기초로 평가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상속개시일 이후의 현재 가격을 과거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시점의 가격을 사후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법원 감정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
다만 제2유형이라도 시간이 장기간 경과하면 당시 자료의 일실, 사후적 정보의 혼입 및 평가자의 주관 개입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감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와 방법에 기초하였는지는 여전히 엄격하게 심사되어야 한다.
13. 실무적으로 특히 주의할 사항
가. 가격산정기준일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감정평가서의 가격산정기준일이 평가기간 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평가기간 내 감정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감정평가서 작성일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두 날짜 중 어느 하나라도 평가기간 밖에 있다면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요건을 검토해야 한다.
나. “특별한 개발행위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 부족하다
토지의 형질변경이나 용도지역 변경이 없더라도 지역 부동산 가격이 일반적으로 상승하였다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지가변동률, 개별공시지가, 비교표준지 가격 및 인근 거래사례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다. 가격변동 자료는 전체 기간을 포괄해야 한다
가격변동 부재의 증명은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만이 아니라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 이어져야 한다.
가격산정기준일 이후 감정평가서 작성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었다면, 그 기간 동안의 가격 및 환경 변화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라. 감정평가가 가격시점 차이를 실제로 보정했는지 검토해야 한다
감정평가서에 “평가기준일 현재의 가격을 평가하였다”는 문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어떤 당시 거래사례를 사용하였는지
비교사례의 시점을 어떻게 보정했는지
지가변동률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평가기준일 후에 발생한 정보를 배제했는지
비교표준지와 대상 토지의 상대적 가격 변화가 반영되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14. 판결의 최종 법리
이 판결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상속재산의 시가는 상속개시일 현재의 객관적 교환가치이어야 하므로, 평가기준일 이후에 이루어진 소급감정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된 경우에는 시가 인정의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평가기간을 벗어난 감정가액을 평가기준일의 시가로 인정하려면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 및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의 전 기간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한다. 여기에는 부동산의 법적·물리적 상태나 규제 환경의 변화뿐만 아니라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일반적인 가격변동도 포함된다.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은 과세관청이 구체적인 객관적 자료로 증명해야 하며,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그 감정가액을 평가기준일 현재의 시가로 볼 수 없다.
이 판결은 소급감정의 허용 가능성을 재확인한 판결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소급감정에 의한 과세를 엄격하게 통제한 판결이다. 특히 과세관청이 사후 감정가액을 시가로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감정가액이 정확히 평가기준일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전 기간의 가격변동 자료와 감정방법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다.
소급감정가액을 상속재산의 시가로 인정하기 위한 엄격한 요건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