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업임대차 종료 후 상호를 계속 사용한 임대인의 채무책임

핵심 결론 영업임대차 종료로 임대인이 본래 소유하던 영업재산을 반환받은 것은 영업양도가 아니므로, 상호를 계속 사용해도 임차인의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6다47737, 2005다602, 2014다9212, 2010다35138

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다47737 판결 — 양수금

관련 판례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다602 판결
영업양도는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수익의 원천인 기능적 재산이 동일성을 유지한 채 일체로 이전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사실상·경제적으로 영업양도와 비슷한 상태가 형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영업양도를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16. 8. 24. 선고 2014다9212 판결
상법 제42조 제1항은 타인의 채무에 대한 책임을 법률로 부과하는 예외적 규정이다. 영업임대차에서는 영업재산의 소유권이 임대인에게 유보되므로 이를 영업양도와 동일하게 보아 위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 없다.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35138 판결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은 영업양도와 채무 불승계 사실을 외부에서 알기 어렵게 만든 양수인에게 양도인의 영업상 채무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여 채권자를 보호하려는 제도이다.

관련 법령

상법 제42조 제1항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하여 발생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하여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 판결은 구 법령을 적용한 사안이 아니며, 판결에서 적용한 상법 제42조 제1항의 내용도 현재까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사실관계

피고와 공동소유자는 2009년경 자신들이 소유한 부동산에 주유소 건물을 신축하고 유류 저장시설, 주유기 및 자동세차시설을 설치했다. 석유판매업 등록과 주유소·세차장 영업에 필요한 각종 신고도 피고와 공동소유자 명의로 마쳤다.
피고는 그 부동산과 주유소 시설을 여러 사람에게 순차적으로 임대했다. 임차인들은 피고와 공동소유자가 마련한 시설과 영업등록 등을 이용하여 같은 장소에서 주유소를 운영했다.
피고는 2012년 3월 소외 회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소외 회사는 기존 주유소 상호를 사용하면서 피고 소유의 유류 저장시설, 주유기와 자동세차시설 등을 이용하여 주유소 및 세차장 영업을 했다.
소외 회사는 영업 중 기존 세차시설에 버블세차시설을 추가로 설치했으나 그 설치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와 소외 회사는 2014년 7월 임대차계약을 합의해지했다. 피고는 부동산과 주유소 시설을 반환받고, 종전과 동일한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한 다음 주유소 영업을 계속했다. 피고는 소외 회사가 지급하지 않은 버블세차시설 설치대금도 설치업자에게 지급했다.
소외 회사는 2014년 8월 폐업신고를 했다. 원고는 소외 회사에 대한 채권을 근거로, 피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주유소 영업을 양수하면서 동일한 상호를 계속 사용했으므로 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소외 회사의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핵심쟁점

첫째, 영업임대차 종료로 임대인이 주유소 시설과 영업을 반환받은 것이 상법상 영업양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둘째, 임대인이 임차인이 사용하던 상호를 계속 사용한 경우 상법 제42조 제1항을 적용하여 임차인의 영업상 채무에 대한 변제책임을 부담시킬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셋째, 임대인이 임차인의 일부 시설이나 종업원을 인수한 사정만으로 묵시적인 영업양도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법리

1. 상법상 영업의 의미

상법 제42조 제1항의 ‘영업’은 일정한 영업목적을 위하여 조직화된 유기적 일체로서의 기능적 재산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다음 요소가 포함된다.
토지·건물·설비 등 유형재산
상호·영업권·거래처 등 무형재산
종업원·영업조직 등 인적 요소
영업상 노하우와 고객관계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사실관계
이러한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하나의 수익원으로 기능하고, 그 전체가 하나의 재화와 같이 거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2. 영업양도의 판단 기준

영업양도가 인정되려면 양수인이 양도인으로부터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기능적 재산을 일체로 이전받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종전과 같은 영업활동을 계속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외형만으로 영업양도를 단정할 수 없다.
동일한 장소에서 같은 업종을 계속한 경우
종전 상호를 계속 사용한 경우
영업에 사용된 시설 일부를 인수한 경우
종전 종업원 일부를 다시 고용한 경우
영업허가나 신고 명의를 변경한 경우
이러한 사정과 함께 영업재산의 소유관계, 이전 경위, 계약의 내용 및 영업조직의 실질적 승계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3. 상호속용 영업양수인의 책임

상법 제42조 제1항은 다음 요건이 충족될 때 적용된다.
상법상 영업양도가 존재할 것
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할 것
문제되는 채권이 양도인의 영업으로 발생한 채권일 것
이 책임은 채무인수계약에 따른 책임이 아니라 법률이 영업양수인에게 직접 부과하는 법정책임이다. 영업양수인은 양수한 영업재산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반재산 전부로 책임을 부담한다.

4. 영업임대차에는 유추적용되지 않는다

영업임대차에서는 임차인이 영업재산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않고 사용·수익권만을 가진다. 주요 영업재산의 소유권과 채권자를 위한 실질적 책임재산은 여전히 임대인에게 남아 있다.
따라서 영업임차인에게 임대인의 채무를 부담시키기 위하여 상법 제42조 제1항을 유추적용할 수 없다.
반대로 영업임대차가 종료되어 임대인이 영업재산을 반환받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임대인은 자신의 영업재산을 반환받은 것일 뿐 임차인으로부터 영업을 양수한 것이 아니므로, 임차인의 채무에 관하여 상법 제42조 제1항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주유소 부동산, 유류 저장시설, 주유기 및 자동세차시설은 임대차계약 전부터 피고와 공동소유자의 소유였다.
주유소와 세차장 영업에 필요한 각종 등록·신고 역시 본래 피고와 공동소유자 명의로 이루어졌다. 해당 등록·신고는 임대차에 따라 임차인에게 이전되었다가 임대차 종료 후 피고에게 되돌아온 것이었다.
소외 회사가 추가로 설치한 버블세차시설은 기존 자동세차시설에 부가된 설비에 불과했고, 그 설치대금도 최종적으로 피고가 지급했다. 따라서 피고가 소외 회사의 독립적인 책임재산을 인수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피고가 소외 회사의 종업원 1명을 고용했지만, 주유소의 규모와 영업 특성에 비추어 그 사정만으로 소외 회사의 인적 영업조직을 승계했다고 볼 수도 없었다.
대법원은 피고가 소외 회사에 주유소 영업을 임대했다가 임대차계약 종료로 자신의 영업재산을 반환받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피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기능적 재산을 양수한 것은 아니므로 상법상 영업양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결론

원심은 피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주유소 영업을 묵시적으로 양수하고 동일한 상호를 계속 사용했으므로 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른 변제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가 영업임대차 종료로 자신의 주유소 영업을 반환받은 것일 뿐 소외 회사로부터 영업을 양수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했다.

판결의 의미

상법 제42조 제1항의 책임이 인정되려면 단순히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상호와 시설을 이용하여 영업을 계속했다는 외관만으로는 부족하다. 먼저 유기적으로 조직화된 기능적 재산이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 이전된 영업양도가 인정되어야 한다.
특히 임대인이 본래 소유하던 영업용 부동산·시설·등록 등을 임차인에게 사용하게 했다가 임대차 종료 후 반환받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영업의 반환에 해당한다. 임대인이 동일한 상호로 영업을 재개하더라도 임차인의 영업상 채무까지 승계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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