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횡령금이 추징되어 피해법인에 환부된 경우 소득세 경정청구 가능 여부

핵심 결론 핵심정리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가 횡령한 자금이 사외유출되어 그에게 귀속되었다면, 이후 그 횡령금이 추징되어 피해법인에 환부되더라도 이미 성립한 소득세 납세의무는 원칙적으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횡령금의 피해자 환부는 뇌물 등의 몰수·추징과 법적 성격이 다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법원 2025. 11. 13. 선고 2025두34152 판결
종합소득세경정거부처분취소 ― 상고기각

1. 사실관계


원고는 10개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면서 그 회사들의 자금을 횡령하였습니다.

과세관청은 횡령금이 회사 밖으로 유출되어 원고에게 귀속되었다고 보아 소득처분을 하였고, 원고는 그에 따른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하였습니다.

한편 형사재판에서는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횡령금 상당액의 추징이 명해졌습니다. 유죄판결이 확정된 후 원고의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과 추징 집행이 이루어졌고, 추징금은 피해법인들에 환부되었습니다.

원고는 횡령금이 결국 자신에게 남지 않고 피해법인에 반환되었으므로 종전 소득처분의 기초가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종합소득세의 감액경정을 청구하였습니다. 과세관청이 이를 거부하자 그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였습니다.

2.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은 횡령금에 대한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후 그 횡령금이 추징되어 피해법인에 환부된 경우, 이를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제2항이 정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로 볼 수 있는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두 경우를 구별해야 합니다.

뇌물·알선수재금·배임수재금 등 위법소득이 국가에 몰수·추징된 경우
횡령금이 추징된 후 피해법인에 반환된 경우

3. 후발적 경정청구의 법리


후발적 경정청구란 당초 과세표준과 세액의 기초가 된 거래나 행위가 판결, 계약의 해제·취소 등 사후적으로 발생한 사유로 변경된 경우 이미 확정된 세액의 감액을 청구하는 제도입니다.

다만 조세법률관계의 안정을 위해 모든 사후적 사정을 경정청구 사유로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령이 열거한 사유 또는 그와 유사한 사유로 과세표준 및 세액의 산정기초에 실질적인 변동이 발생해야 합니다.

4. 대법원의 판단

가. 횡령금의 사외유출로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가 법인 자금을 횡령하여 자기에게 귀속시킨 경우에는 그 금액이 사외유출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과세관청이 이를 귀속자에 대한 상여 등으로 소득처분하면 해당 귀속자에게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합니다.

그 후 형사재판 과정에서 횡령금 상당액을 피해법인에 반환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미 성립한 소득세 납세의무의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나.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른 추징·환부도 마찬가지다


부패재산몰수법 제6조의 몰수·추징은 범죄수익을 국가에 최종 귀속시키기 위한 제도가 아닙니다.

피해자가 범인에게 반환청구권이나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하기 어려워 피해회복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검사가 범죄피해재산을 우선 몰수·추징한 후 이를 피해자에게 환부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따라서 횡령금에 대한 추징은 피해법인에 재산을 반환하기 위한 선행 절차에 해당합니다. 추징이라는 형식을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횡령금의 귀속자에게 이미 성립한 소득세 납세의무가 소급하여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 뇌물 등의 몰수·추징과는 구별된다


대법원은 뇌물·알선수재금·배임수재금과 횡령금을 구별하였습니다.

뇌물 등은 처음부터 몰수·추징될 가능성이 내재된 위법소득입니다. 납세의무가 성립한 후 실제 몰수·추징이 이루어지면 경제적 이익의 상실 가능성이 현실화되어 소득이 종국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뇌물 등이 몰수·추징된 경우에는 이를 이유로 후발적 경정청구를 하여 소득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반면 횡령금은 원칙적으로 피해자에게 반환되어야 할 재산이지만, 실제 반환 여부는 횡령자와 피해법인의 의사 및 반환청구권 행사 여부에 크게 좌우됩니다.

특히 법인의 실질적 경영자가 횡령에 가담한 경우에는 그 지배 아래 있는 피해법인이 적극적으로 반환을 청구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따라서 횡령금에는 뇌물과 같은 의미의 경제적 이익 상실 가능성이 처음부터 내재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라. 결론


대법원은 횡령금에 대해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후 그 금액이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라 추징되어 피해법인에 환부되었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과세관청의 경정청구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결을 유지하고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

5.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범죄수익이 사후적으로 박탈되거나 반환된 경우에도 그 법적 원인과 제도의 목적에 따라 소득세 처리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뇌물 등 위법소득의 몰수·추징은 범죄자가 취득한 경제적 이익을 국가가 박탈하는 것이므로 후발적 경정청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횡령금의 추징·환부는 피해법인의 손해를 회복하기 위한 반환절차이므로 원칙적으로 후발적 경정청구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결국 동일하게 ‘추징’이라는 형식을 취하더라도 국가가 위법소득을 박탈하는 것인지, 피해자에게 재산을 반환하기 위한 것인지에 따라 세법상 효과가 달라집니다.

6. 실무상 유의점


횡령금을 피해법인에 반환했다고 하여 항상 소득세 부담이 유지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발적 경정청구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개별 사안에서는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횡령금이 실제로 사외유출되어 귀속자에게 종국적으로 귀속되었는지
횡령 당시부터 법인에 대한 반환이 예정되어 있었는지
귀속자가 법인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는지
반환이 자발적 변제인지, 민사판결의 집행인지, 형사상 추징·환부인지
당초 소득처분의 전제가 된 귀속관계 자체가 사후 판결로 부정된 것인지
반환으로 과세표준 산정의 기초가 법령상 후발적 경정사유에 해당할 정도로 변경되었는지

특히 형사절차에서 피해회복이 이루어졌다는 사실과 조세법상 소득세 납세의무가 소멸하는지는 서로 별개의 문제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