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2두42020 판결
### 1. 문제의 소재
회사의 대표자 등이 분식회계를 통해 경영실적을 부풀리고, 이를 기초로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경우에는 서로 구별되는 세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 지급된 성과급을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 둘째, 회사가 성과급을 받은 임직원에게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셋째, 분식회계와 성과급 지급에 관여한 이사에게 민사상 또는 형사상 배임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입니다.
대법원 2022두42020 판결은 직접적으로는 분식회계에 기초한 성과급의 손금산입 여부를 다룬 조세 판결입니다. 그러나 그 판시 내용은 성과급 반환청구와 이사의 배임책임을 검토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 2. 분식회계에 기초한 성과급은 손금으로 인정될 수 있는가
구 법인세법 제19조 제2항은 법인의 손비를 그 법인의 사업과 관련하여 발생하거나 지출된 손실 또는 비용으로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것이거나 수익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비용’인지를 판단할 때 단순히 회사의 순자산이 감소하였는지만을 볼 것이 아니라, 비용의 지출 경위와 목적, 형태, 효과 및 사회질서 위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분식회계는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에 관한 허위정보를 제공하여 거래상대방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투자자와 채권자를 기망함으로써 시장의 신뢰기반을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법인의 대표자 등이 분식회계를 주도하고, 이를 기초로 성과급 지급요건이 충족된 것처럼 만들어 성과급을 지급한 행위가 배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면, 그 성과급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지출된 비용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성과급은 법인세법상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통상적인 비용이나 수익과 직접 관련된 비용으로 볼 수 없으므로 손금에 산입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3. 성과급을 받은 임직원의 귀책사유는 손금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 판결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은 성과급을 받은 개별 임직원의 귀책사유나 인식 여부가 손금산입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 점입니다.
즉, 성과급을 받은 직원이 분식회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거나 분식회계 사실을 알지 못했더라도, 회사가 그 성과급을 배임적으로 지급한 것으로 평가된다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또한 성과급 지급이 근로계약, 임원보수규정 또는 성과급 지급결의에 따라 사법상 유효하더라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사법상 유효하게 지급된 비용이라고 하여 반드시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성과급의 손금산입 여부는 수령자의 선의나 귀책사유가 아니라 회사가 그 비용을 지출한 원인과 성격을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 4. 손금불산입과 성과급 반환의무는 별개의 문제이다
분식회계에 기초한 성과급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성과급을 받은 임직원에게 당연히 반환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손금불산입은 회사와 과세관청 사이의 조세법률관계에 관한 판단입니다. 이에 반하여 성과급 반환청구는 회사와 성과급 수령자 사이의 사법상 법률관계에 관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회사가 성과급의 반환을 청구하려면 지급요건의 미충족, 환수약정, 부당이득 또는 불법행위 등 별도의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성과급 규정이 실제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객관적인 경영실적을 지급조건으로 정하고 있다면, 분식회계로 표시된 실적이 아니라 실제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실제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면 성과급 지급에 법률상 원인이 없거나 초과 지급된 것으로 보아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정관, 임원보수규정, 성과급규정 또는 근로계약에 재무제표가 사후 정정되거나 성과지표 산정에 중대한 오류가 발견된 경우 성과급을 환수한다는 조항이 있다면, 회사는 그 약정에 따라 반환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성과급 지급 여부를 이사회나 보상위원회의 재량적 결정에 맡기고 있고 그 지급결정이 유효하다면, 분식회계 사실을 알지 못한 일반 직원에 대한 반환청구는 제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환청구의 성립 여부는 성과급 지급규정의 구체적인 내용과 지급결정의 효력을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5. 분식회계에 가담한 성과급 수령자의 책임
성과급 수령자가 분식회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여 허위 실적을 만들고 그 결과 성과급을 받았다면 단순한 부당이득반환을 넘어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수령자가 이사라면 상법 제399조에 따른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책임의 범위는 수령한 성과급에 한정되지 않고, 분식회계로 인하여 회사가 추가로 부담한 가산세, 재감사 비용, 회계감리 대응비용 및 기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손해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성과급 수령자가 분식회계 사실을 알지 못한 일반 직원인 경우에는 달리 보아야 합니다. 해당 직원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묻기는 어렵고, 성과급 지급요건이 실제로 충족되지 않았거나 명시적인 환수조항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반환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 6. 분식회계를 주도한 이사의 민사상 책임
이사가 분식회계를 지시·승인하거나, 허위로 부풀려진 실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성과급 지급을 결정하거나 집행하였다면 법령 및 정관 위반 또는 선관주의·충실의무 위반으로 상법 제399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이사의 책임이 성립하려면 이사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임무해태, 회사의 손해 및 임무해태와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분식회계는 적정한 회계처리에 관한 법령을 위반하고 회사의 재무상태를 왜곡하는 행위입니다. 허위 실적을 이용하여 회사가 부담하지 않아도 될 성과급까지 지급하였다면, 이는 회사의 이익을 위한 합리적인 경영판단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경영판단원칙은 이사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선의로 의사결정을 한 경우 그 판단을 존중하는 법리입니다. 그러나 허위 회계자료를 고의로 만들거나 그 허위성을 알면서 이를 기초로 성과급을 지급한 행위는 충분하고 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의사결정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경영판단원칙에 의한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 7. 대표이사·사내이사·사외이사의 책임은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분식회계와 성과급 지급에 관하여 모든 이사가 동일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식회계를 직접 지시하거나 성과급 지급을 주도한 대표이사와 업무집행이사는 직접적인 임무해태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사회에서 성과급 지급결의에 찬성한 이사도 허위 실적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음에도 지급에 찬성하였다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상법 제399조 제2항에 따라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는 그 결의로 인한 책임을 부담할 수 있고, 이의를 의사록에 기재하지 않은 이사는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될 수 있습니다.
사외이사나 감사위원은 분식회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비정상적인 매출 급증, 회계상 이익과 현금흐름의 현저한 괴리, 외부감사인의 반복적인 지적,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중대한 취약점 등 명백한 이상징후가 있었는데도 조사나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감시의무 위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외이사 등의 책임은 실제 제공받은 정보, 담당 업무, 전문성, 이상징후의 구체성과 인식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8. 이사가 배상해야 할 회사의 손해
실제 경영실적을 기준으로 지급할 수 없었던 성과급 또는 정상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을 초과한 부분은 원칙적으로 회사의 직접손해가 될 수 있습니다.
분식회계와 잘못된 세무처리로 회사가 부담하게 된 과소신고가산세나 납부지연가산세, 재감사 비용 및 회계감리 대응비용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에서 손해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손금불산입으로 추가 납부하게 된 법인세 본세 전액을 곧바로 회사의 손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해당 성과급이 처음부터 손금으로 인정될 수 없는 비용이었다면 본세는 회사가 원래 부담했어야 할 조세라는 반론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성과급 수령자로부터 부당지급액을 반환받은 경우에는 같은 금액을 이사에게 중복하여 배상받을 수 없습니다. 이사와 수령자 모두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에는 실제 회수액과 회수 가능성 등을 반영하여 최종 손해액을 산정해야 합니다.
### 9. 형사상 업무상배임죄와의 관계
대법원이 이 판결에서 성과급 지급을 ‘배임적인 것’으로 평가했다고 하여 성과급 지급에 관여한 이사에게 업무상배임죄가 당연히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세법상 손금 판단과 형사책임은 판단 목적과 증명기준이 다릅니다.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이사가 임무에 위배하여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으며, 이에 관한 고의와 불법이득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대표이사가 자신의 성과급을 높이기 위하여 분식회계를 지시하고 실제 실적이 지급기준에 미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성과급을 수령하였다면 업무상배임죄의 성립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한 경우에도 허위 실적임을 알면서 회사가 부담하지 않아도 될 성과급을 지급하였다면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한 배임행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면 사외이사나 감사위원이 분식회계를 발견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어 민사상 감시의무 위반책임을 부담하더라도, 분식회계 또는 부당한 성과급 지급에 관한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형사상 업무상배임죄는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 10. 주주총회의 사후승인으로 책임이 해소되는지
성과급 지급을 주주총회가 사후 승인했다고 하더라도 이사의 책임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법한 주주총회 결의 없이 지급된 이사 보수를 사후에 승인한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보수 지급의 법률상 원인이 보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분식회계에 기초한 성과급은 단순한 승인절차의 흠결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주주총회에 제공된 경영실적 자체가 허위였다면 그 허위정보에 기초한 승인을 들어 이사의 책임이 정당화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주주들이 분식회계 사실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승인이라면 이사의 고의적인 임무위배행위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하는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이사의 회사에 대한 책임을 면제하려면 원칙적으로 상법 제400조에 따른 총주주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정관에 따른 책임제한 역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책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분식회계를 고의로 주도한 이사의 책임을 통상적인 보수승인 결의만으로 면제하기는 어렵습니다.
### 11.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분식회계에 기초한 성과급 문제에서 조세법상 손금 여부, 수령자의 반환의무 및 이사의 배임책임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분식회계로 지급된 성과급이 사회질서에 위반된 비용으로 평가되면 수령자의 선의나 지급행위의 사법상 효력과 관계없이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가 성과급 수령자에게 반환을 청구하려면 실제 지급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사실, 환수약정의 존재, 지급결정의 무효 또는 수령자의 부정행위 등 별도의 사법상 근거를 증명해야 합니다.
한편 분식회계를 주도하거나 허위 실적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성과급 지급을 결정한 이사는 부당하게 지급된 성과급과 그에 수반된 가산세·재감사 비용 등에 관하여 상법 제399조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고의와 불법이득의사가 증명되는 경우에는 업무상배임죄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판결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분식회계에 기초하여 배임적으로 지급된 성과급은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손금불산입이 곧바로 성과급 수령자의 반환의무나 이사의 형사상 배임책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성과급 반환은 지급규정과 환수근거를, 이사의 민사책임은 임무해태와 회사 손해를, 형사책임은 배임의 고의와 불법이득의사를 각각 별도로 심사해야 한다.
분식회계에 기초한 성과급의 손금불산입과 이사의 책임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