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 위반과 이사 지위 및 보수의 사법상 효력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 위반과 이사 지위 및 보수의 사법상 효력

— 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21다271282 판결과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14. 선고 2022가합538826 확정판결의 종합적 검토 —

1. 문제의 소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는 일정한 특정경제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일정 기간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 등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한다.

그런데 취업제한 대상자가 회사의 이사 또는 대표이사로 재직하거나 그 직무를 계속 수행한 경우 다음과 같은 회사법상 문제가 발생한다.

취업제한을 위반한 이사 또는 대표이사의 선임은 당연무효인가
임기가 만료된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도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권리·의무를 계속 행사할 수 있는가
취업제한 대상자가 참여한 이사회 결의나 소집한 주주총회는 유효한가
취업제한을 위반하여 재직한 임원이 받은 보수는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는가
취업제한 규정 위반으로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는가

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21다271282 판결은 취업제한 대상자가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로서 권리·의무를 계속 행사할 수 있는지를 다루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14. 선고 2022가합538826 판결은 취업제한 위반이 이사 취업의 사법상 효력 및 보수 지급을 무효로 만드는지를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서울고등법원 2024나2030176 판결에서 항소가 기각되고 대법원 2025다212829 판결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두 판결은 외관상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린 것처럼 보이지만, 구체적인 적용 대상과 법률관계가 서로 다르다.

2.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의 규율 구조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 제1항은 특정경제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다음 기간에 금융회사, 공공기관 및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
징역형의 집행유예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
징역형의 선고유예기간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취업할 수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취업제한 대상자 또는 그를 대표자나 임원으로 하는 기업체에 대해 일정 기간 관허업의 허가·인가·면허·등록·지정 등을 제한한다.

제4항은 취업제한 또는 관허업 제한을 위반한 사람이 있는 경우 법무부장관이 해당 기업체나 행정기관의 장에게 해임 또는 허가 취소를 요구하도록 규정하고, 제5항은 해임요구를 받은 기관이나 기업체의 장에게 지체 없이 그 요구에 따를 의무를 부과한다.

제6항은 다음 위반행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제1항의 취업제한 위반
제2항의 관허업 제한 위반
제5항의 해임요구 이행의무 위반

따라서 제14조는 취업금지에 그치지 않고 승인에 의한 예외, 해임요구, 해임의무 및 형사처벌까지 규정한 강한 공법상 규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강한 공법적 규제에서 취업계약이나 임원 선임의 사법상 효력을 어느 범위까지 부정할 것인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3. 대법원 2021다271282 판결의 사실관계

대법원 2021다271282 사건에서 문제 된 사람은 회사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던 중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죄로 징역 4년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는 정관상 이사 임기가 만료되었지만 후임 이사와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법 제386조 및 제389조 제3항에 따라 퇴임이사와 퇴임대표이사의 권리·의무를 계속 행사하고 있었다.

그 후 해당 회사의 이사 및 감사 선임에 관한 기존 주주총회 결의가 무효 또는 취소되자, 취업제한 대상자인 퇴임대표이사가 다른 퇴임이사와 함께 이사회를 개최하여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하고 직접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였다.

이에 해당 이사회 결의와 임시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이 문제 되었다.

4. 취업제한 대상자의 퇴임이사 권리·의무
가. 퇴임이사의 권리·의무가 인정되는 이유

상법 제386조 제1항은 법률 또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의 원수를 결한 경우 임기 만료나 사임으로 퇴임한 이사가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의무를 갖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389조 제3항은 이를 대표이사에게도 준용한다.

이 제도는 퇴임한 이사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사 정원에 결원이 생긴 경우 후임 이사가 선임될 때까지 회사의 업무집행과 대표기능에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예외적인 제도이다.

따라서 퇴임이사의 권리·의무는 임기 중 이사의 지위와 완전히 동일한 독자적 권리가 아니라 회사 운영의 계속성을 위한 잠정적·보충적 지위이다.

나.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과의 관계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 제1항의 내용과 입법 목적, 상법 제386조 및 제389조 제3항의 취지를 종합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임기 만료 당시 이사 정원에 결원이 생기거나 후임 대표이사가 선임되지 않아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의 지위에 있던 사람이 특정재산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에는, 유죄판결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의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상실한다.

취업제한 대상자가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에서 이사 또는 대표이사의 직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허용한다면 특정경제범죄의 재발 방지와 건전한 경제질서 확립이라는 제14조의 목적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취업제한 대상자는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법상 퇴임이사의 권리·의무를 주장할 수 없다.

5. 취업제한 대상자가 관여한 이사회 결의의 효력

대법원 2021다271282 사건에서 취업제한 대상자는 퇴임이사로서의 권리·의무를 상실하였으므로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권한이 없었다.

그를 제외하면 이사회에는 다른 퇴임이사 1명만 출석한 것이 되어 이사 과반수의 출석이라는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해당 이사회 결의는 무효라고 판단되었다.

이 판결은 취업제한 대상자가 이사회 결의에 참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이사회 결의가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일반화한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의 참여를 제외할 경우에도 적법한 의사정족수와 의결정족수가 충족되는지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다만 취업제한으로 권리·의무를 상실한 사람의 출석을 전제로만 의사정족수가 충족되었다면 해당 이사회 결의는 무효가 된다.

6. 무권한자가 소집한 주주총회 결의의 효력

상법 제362조에 따르면 주주총회의 소집은 상법에 다른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가 결정한다.

대법원은 주주총회를 소집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유효한 이사회의 소집결정도 없이 총회를 소집한 경우, 그 총회에서 이루어진 결의는 성립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법률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의 근거로 대법원 1973. 6. 29. 선고 72다2611 판결 및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13541 판결을 원용하였다.

대법원 2021다271282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되었다.

취업제한 대상자는 퇴임이사 및 퇴임대표이사의 권리·의무를 상실하였다.
따라서 그는 이사회 결의에 참여할 권한이 없었다.
그를 제외하면 이사회 의사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아 주주총회 소집결의가 무효였다.
그는 퇴임대표이사로서 주주총회를 소집할 권한도 없었다.
결국 적법한 소집권한도, 유효한 이사회 소집결정도 없는 상태에서 주주총회가 소집되었다.
그 주주총회 결의는 단순한 취소사유가 아니라 부존재 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취업제한 위반은 해당자의 회사법상 권한을 부정하고, 그 사람이 주도한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결의의 효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7.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826 확정판결의 내용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826 사건에서는 취업제한 대상자가 대표이사 및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받은 약 220억 원의 보수가 문제 되었다.

소수주주들은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를 위반한 취업은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이고, 그에 따라 지급받은 보수도 법률상 원인이 없는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한 취업의 사법상 효력까지 당연히 부정하는 효력규정으로 볼 수 없고, 공법상 규제와 제재를 정한 단속규정으로 판단하였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법률이 승인 없는 취업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하지 않았다.
법무부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 취업할 수 있다.
승인 없는 취업이 존재하면 법무부장관이 해임을 요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업체의 장은 해임요구에 따라야 한다.
취업제한 위반 및 해임요구 불이행에 대해 별도의 형사처벌이 규정되어 있다.
법률이 당연무효 대신 해임요구와 형사처벌이라는 독자적인 시정·제재 수단을 선택하였다.
취업제한의 목적은 취업의 사법상 효력까지 소급하여 부정하지 않고도 달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취업제한 위반만으로 대표이사 선임과 취업이 처음부터 무효가 되거나, 실제 직무 수행의 대가로 지급된 보수 전액이 당연히 부당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서울고등법원 2024나2030176 판결과 대법원 2025다212829 판결을 거쳐 확정되었다.

8. 두 판결은 서로 충돌하는가
가. 표면적인 긴장관계

대법원 2021다271282 판결은 취업제한 대상자가 퇴임이사 및 퇴임대표이사의 권리·의무를 상실한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826 확정판결은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 위반 취업의 사법상 효력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제14조가 회사법상 지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효력규정인지, 아니면 공법상 제재에 그치는 단속규정인지에 관하여 두 판결 사이에 외관상 긴장관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법률관계와 청구의 내용을 구분하면 양자는 충분히 조화롭게 해석할 수 있다.

나. 퇴임이사의 지위와 재임 중인 이사의 지위는 다름

대법원 2021다271282 사건의 당사자는 임기가 이미 만료된 퇴임이사였다. 그는 적법한 임기 중의 이사가 아니라 상법 제386조와 제389조 제3항에 따라 예외적으로 이사의 권리·의무를 계속 행사하고 있었다.

이러한 퇴임이사의 권리·의무는 회사 운영의 공백을 막기 위한 잠정적 지위이다. 따라서 다른 법률에서 그 사람의 해당 기업체 취업을 명시적으로 제한한다면, 회사 운영의 편의를 위한 상법상 잠정적 지위보다 특정경제범죄법의 공익적 취업제한을 우선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826 사건에서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실제 직무를 수행한 사람의 취업과 보수 지급이 처음부터 전부 무효인지가 문제 되었다.

따라서 두 사건은 다음과 같이 구별된다.

대법원 2021다271282: 임기 만료 후 법률에 의해 예외적으로 연장되는 퇴임이사의 권리·의무가 존속하는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826: 적법한 회사기관의 선임절차를 거친 임원의 취업과 보수 지급을 소급하여 전부 무효로 볼 것인가
다. 권리행사 제한과 선임행위의 당연무효는 다름

대법원 2021다271282 판결은 취업제한 대상자가 범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에서 퇴임이사의 권리·의무를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제14조가 특정한 회사법상 권한 행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이 취업제한 기간에 이루어진 모든 이사 선임이나 대표이사 선임을 처음부터 당연무효라고 일반적으로 판시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그 기간 실제로 수행한 업무와 지급받은 보수의 반환 여부도 판단하지 않았다.

반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826 확정판결도 제14조 위반이 회사법상 아무런 효과를 갖지 않는다고 본 것은 아니다. 취업제한 위반자는 해임요구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지위와 권한은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배제될 수 있다. 다만 취업제한 위반이라는 사정만으로 임원 선임과 이미 지급된 보수의 효력을 소급하여 모두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9. ‘단속규정’이라는 표현의 정확한 의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826 확정판결이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를 단속규정이라고 판단하였다고 하여, 제14조 위반의 사법상 효과가 모든 영역에서 전혀 없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21다271282 판결을 함께 고려하면 보다 정확한 법리는 다음과 같다.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는 취업제한 위반에 대한 해임요구와 형사처벌을 정한 공법상 금지규정으로서, 이를 위반한 임원 선임이나 취업계약의 사법상 효력을 언제나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무효로 만드는 일반적 효력규정은 아니다. 그러나 취업제한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는 취업제한 대상자의 회사법상 지위와 권한 행사를 제한하는 직접적인 사법상 효과가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제14조를 단순히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로만 분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위반한 모든 법률행위를 당연무효로 만드는 전면적 효력규정
회사법상 지위와 권한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 순수한 단속규정

제14조는 원칙적으로 위반 취업의 사법상 효력을 소급하여 전면 부정하지는 않지만, 퇴임이사의 권리·의무와 같이 취업제한 목적에 정면으로 반하는 회사법상 권한은 배제하는 제한적 또는 개별적 사법 효과를 갖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10. 보수 반환 및 손해배상책임의 판단

취업제한 위반자가 회사에서 보수를 받은 경우에도 제14조 위반만으로 보수 전액을 당연히 반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 사항을 별도로 심사해야 한다.

이사 보수의 총액 또는 한도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는가
정관과 임원보수규정에 보수 지급의 근거가 존재하는가
실제로 이사 또는 대표이사의 직무를 수행하였는가
보수가 직무와 기여도에 비해 현저하게 과다한가
보수 결정 과정에서 이해충돌이나 자기거래 문제가 있었는가
취업제한 사실을 은폐하여 회사에 구체적인 손해를 발생시켰는가
법무부장관의 해임요구 이후에도 보수를 지급받았는가
해임요구 불이행과 보수 지급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826 사건에서는 주주총회가 이사 보수한도를 정하고, 이사회가 임원보수규정을 마련하였으며, 피고가 그 기준에 따라 실제 직무를 수행하고 보수를 받은 것으로 인정되었다.

또한 보수가 현저히 과다하거나 상법 제398조의 자기거래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였다. 이에 따라 부당이득반환 및 상법 제399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모두 부정되었다.

다만 대법원 2021다271282 판결에 따라 취업제한 대상자가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의 권리·의무를 이미 상실한 이후 아무런 적법한 지위 없이 직무를 수행하고 보수를 받은 경우에는 보수의 법률상 원인이나 회사 손해를 달리 판단할 여지가 있다.

특히 법무부장관의 명시적인 해임요구 이후에도 회사가 취업제한 대상자를 계속 재직시키고 보수를 지급한 경우에는 제14조 제5항 및 제6항 위반뿐 아니라 이사의 임무해태와 회사 손해가 별도로 문제 될 가능성이 크다.

11. 두 판결을 종합한 최종 법리

두 판결의 취지를 종합하면 특정경제범죄법상 취업제한이 이사 지위와 회사의 법률관계에 미치는 효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취업제한 위반은 공법상 위법하고 형사처벌 대상이다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 제1항은 명시적인 취업금지 규정이고, 이를 위반한 사람은 제6항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따라서 단순한 권고나 훈시규정으로 볼 수 없다.

둘째, 위반한 모든 취업과 선임이 당연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제14조는 위반 취업이나 임원 선임이 처음부터 무효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법무부장관의 승인, 해임요구, 해임의무 및 형사처벌이라는 별도의 규율수단을 두고 있으므로, 취업제한 위반만으로 임원 선임과 취업의 사법상 효력을 소급하여 전부 부정할 수는 없다.

셋째, 퇴임이사의 권리·의무는 취업제한으로 상실된다

임기가 만료된 이사가 상법 제386조 및 제389조 제3항에 따라 잠정적으로 보유하는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의 권리·의무는 취업제한 대상이 되는 순간 상실한다.

이는 회사 운영의 공백 방지를 위한 잠정적인 권리보다 특정경제범죄 재발 방지라는 공익을 우선한 것이다.

넷째, 권한을 상실한 사람이 한 회사법상 행위는 무효가 될 수 있다

취업제한으로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의 권한을 상실한 사람은 이사회 결의에 참여하거나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없다.

그 사람을 제외하면 이사회 의사정족수가 충족되지 않는 경우 이사회 결의는 무효이고, 무권한자가 유효한 이사회 소집결정 없이 소집한 주주총회의 결의는 부존재한다.

다섯째, 보수 반환 여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취업제한 위반만으로 보수 전액이 당연히 부당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선임 절차, 실제 직무 수행, 주주총회의 보수한도, 보수규정, 보수의 상당성 및 회사 손해를 별도로 심사해야 한다.

12. 판결의 종합적 의의

대법원 2021다271282 판결과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826 확정판결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의 사법상 효과가 적용되는 서로 다른 영역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원 2021다271282 판결은 취업제한 대상자가 상법상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퇴임이사의 권리·의무를 근거로 회사의 기관권한을 계속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반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826 확정판결은 취업제한 위반을 이유로 이미 이루어진 임원 선임과 직무 수행 및 보수 지급을 일률적으로 소급하여 무효화할 수는 없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이를 가장 압축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특정경제범죄법 제14조는 취업제한 위반에 대한 해임요구와 형사처벌을 규정한 강행적 공법규정이지만, 이를 위반한 모든 임원 선임이나 취업관계의 사법상 효력을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무효로 만드는 규정은 아니다. 다만 취업제한 대상자는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서 퇴임이사 또는 퇴임대표이사의 권리·의무를 행사할 수 없고, 권한을 상실한 사람이 관여한 이사회 결의나 소집한 주주총회 결의는 무효 또는 부존재가 될 수 있다. 한편 실제 직무 수행에 따라 지급된 보수의 반환 여부는 취업제한 위반만으로 결정할 수 없고, 보수 지급의 회사법상 근거, 직무 수행 여부, 보수의 상당성 및 회사의 구체적 손해를 별도로 심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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