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통고처분 없이 가능한 즉시고발과 조세범칙 고발의 효력 범위

핵심 결론 조세범칙사건은 일정한 경우 통고처분 없이 즉시고발할 수 있다. 다만 고발의 효력은 고발된 범칙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만 미치므로, 별개의 범칙행위는 따로 고발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도5650 판결

1. 관련 법조문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3조는 조세범칙조사 결과에 따른 처분을 통고처분, 고발 및 무혐의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5조 제1항은 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이 조세범칙행위의 확증을 얻으면 원칙적으로 그 대상자에게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벌금상당액 등을 납부하도록 통고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모든 조세범칙사건에서 반드시 통고처분을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7조 제1항은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통고처분을 거치지 않고 대상자를 즉시 고발하도록 규정한다.

첫째, 정상에 따라 징역형에 처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이다.

둘째, 통고처분에 따른 벌금상당액 등을 이행할 자금이나 납부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이다.

셋째, 거소가 분명하지 않거나 서류 수령을 거부하여 통고처분을 할 수 없는 경우이다.

넷째,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경우이다.

반면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7조 제2항은 통고처분을 받은 사람이 통고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통고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고발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15일이 지났더라도 고발 전에 통고대로 이행하면 고발하지 않는다.

따라서 조세범칙사건의 고발은 명확하게 두 유형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제17조 제1항에 따라 통고처분을 거치지 않고 하는 즉시고발이고, 다른 하나는 제17조 제2항에 따라 통고처분을 먼저 했으나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아 하는 고발이다.

이 사건 범행 당시에는 구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2조가 적용되었고, 그 내용은 현행 제17조에 대응한다.

2. 사실관계


피고인은 교통카드 발행 및 단말기 제조업을 하는 회사의 대표이사였다.

피고인은 실제로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은 개인으로부터 금융컨설팅 용역을 공급받았으나, 다른 두 회사로부터 합계 14억 3,000만 원 상당의 용역을 공급받은 것처럼 세금계산서를 수취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해당 내용을 반영하여 2007년 제1기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를 하면서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였다.

중부지방국세청장은 회사에 대해서만 1억 4,300만 원의 벌과금 상당액을 납부하라는 통고처분을 하였다. 통고서의 범칙자는 회사로 기재되어 있었고, 피고인은 통고처분의 상대방으로 기재되지 않았다.

회사가 벌과금 상당액을 납부하지 않자 중부지방국세청장은 회사와 피고인을 모두 검찰에 고발하였다. 고발서에는 통고처분 불이행에 따른 고발 규정이 기재되어 있었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통고서의 별지에 피고인이 ‘출자자가 아닌 행위자’로서 벌과금 상당액을 면제받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피고인 개인도 통고처분의 대상이었다고 보았다.

이어 피고인은 벌과금 상당액의 납부의무를 면제받았으므로 회사가 통고처분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까지 고발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고발서에 통고처분 불이행에 관한 규정이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를 통고처분 없이 하는 즉시고발로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고발은 부적법하고, 그 고발을 전제로 제기된 공소도 부적법하다고 보아 공소를 기각하였다.

4. 통고처분은 범칙자별로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은 통고처분은 조세범칙자에게 벌금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부하도록 하는 처분일 뿐, 벌금이나 과료를 면제하는 처분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통고서는 범칙자별로 작성되어야 한다. 법인과 그 대표자는 서로 별개의 범칙자이므로 법인에 대한 통고처분이 대표자 개인에게 당연히 효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 통고서에는 범칙자로 회사만 기재되어 있었다. 통고서 별지에 기재된 피고인 관련 내용은 회사의 범칙행위와 실제 행위자를 설명하기 위한 것일 뿐, 피고인 개인에 대한 통고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과세관청은 회사에 대해서는 통고처분을 하면서 대표자 개인에 대해서는 통고처분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5. 피고인에 대해서는 통고처분 없이 즉시고발할 수 있다


이 부분이 판결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피고인 개인에 대한 통고처분이 없었다고 하여 그에 대한 고발이 당연히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구 조세범 처벌절차법은 일정한 경우 통고처분을 거치지 않고 즉시고발하는 것을 허용하였고, 현행법도 제17조 제1항에서 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회사에 대해서는 통고처분을 하고, 회사의 실제 행위자인 대표자 개인에 대해서는 통고처분 없이 즉시고발하는 방식도 법적으로 가능하다.

대법원은 즉시고발을 할 때 과세관청이 고발서에 즉시고발 사유를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보았다. 즉시고발 사유가 있는지에 관한 판단은 조세범칙사건을 조사한 세무공무원에게 맡겨져 있다.

관계 세무공무원이 조세범칙사건을 고발했다면 그로써 소추요건은 충족된다. 법원은 즉시고발 사유가 실제로 존재했는지를 별도로 심사하여 고발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고, 원칙적으로 본안의 유·무죄를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 고발서에는 통고처분 불이행에 따른 고발 규정이 기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 개인에게는 애초 통고처분이 없었으므로 피고인에 관한 고발사유의 법조 기재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기재상 잘못만으로 고발이 위법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피고인 개인에 대한 고발은 실질적으로 통고처분을 거치지 않은 즉시고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이 판결은 다음과 같은 취지이다.

통고처분을 받지 않은 범칙자라도 법이 정한 즉시고발의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통고처분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에 대한 고발이 부적법한 것은 아니다. 고발서에 즉시고발 사유나 정확한 근거 조항이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고발 자체의 효력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도 아니다.

6. 그런데도 공소가 기각된 이유


대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고발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공소기각이라는 원심의 결론은 유지하였다.

그 이유는 과세관청이 고발한 범칙사실과 검사가 기소한 공소사실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과세관청은 피고인이 다른 회사들로부터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행위를 고발하였다. 반면 검사는 피고인이 허위로 기재한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를 세무서에 제출한 행위만을 공소사실로 기소하였다.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행위와 허위 매입처별세금계산서합계표 제출행위는 서로 관련되어 있지만 행위시기와 방법, 구성요건이 다른 별개의 범칙행위이다.

따라서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행위에 관한 고발의 효력은 허위 합계표 제출행위에까지 미치지 않는다.

결국 피고인에 대한 고발은 존재했지만, 실제 공소가 제기된 허위 합계표 제출행위에 대해서는 적법한 고발이 없었다. 이에 따라 해당 공소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에 위반되어 무효인 경우에 해당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고발 자체를 부적법하다고 본 이유는 잘못되었지만, 적법한 고발 없이 공소가 제기되었다는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7. 판결의 법리적 의미


이 판결은 조세범칙사건에서 통고처분과 고발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정리한 판례이다.

먼저 통고처분은 모든 고발에 선행해야 하는 필수절차가 아니다.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7조 제1항의 사유가 있으면 과세관청은 통고처분 없이 즉시고발해야 한다.

반면 통고처분을 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15일 이내에 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고발한다. 따라서 통고처분 불이행에 따른 고발과 통고처분을 거치지 않는 즉시고발은 구별해야 한다.

또한 법인과 대표자는 서로 별개의 범칙자이다. 회사에 대한 통고처분이 있었다고 하여 대표자 개인에게도 통고처분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과세관청은 대표자 개인을 별도로 즉시고발할 수 있다.

다만 고발의 효력은 고발장에 기재된 범칙사실 및 그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만 미친다. 세금계산서 수취, 세금계산서합계표 제출 및 조세포탈이 서로 관련된 일련의 행위라고 하더라도 각각 별개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면 고발의 효력이 자동으로 확장되지 않는다.

8. 실무상 유의점


조세범칙사건에서는 먼저 통고처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고발의 적법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통고처분 없이 즉시고발할 수 있는 조세범 처벌절차법 제17조 제1항의 사유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에는 법인과 대표자 중 누가 통고처분의 상대방이고 누가 고발의 대상인지 각각 확인해야 한다. 통고서와 고발서의 범칙자 표시는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고발서와 공소장을 대조하여 고발된 범칙사실과 기소된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검토해야 한다. 허위 세금계산서 수취만 고발되었는데 합계표 제출이나 조세포탈까지 기소되었다면, 해당 공소사실에 적법한 고발이 있는지가 별도의 쟁점이 된다.

결국 이 판결의 핵심은 통고처분 없이도 즉시고발은 가능하지만, 고발의 효력은 고발된 범칙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만 미친다는 데 있다.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