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후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의 존속과 한계

핵심 결론 핵심정리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더라도 회사가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하기 전까지는 주주의 지위가 유지되므로, 주식매수가액 산정이나 주주대표소송 수행에 필요한 회계장부의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금전채권자의 지위에서 제기한 별도 소송을 위한 자료 수집은 주주권 행사를 위한 것이 아니므로, 이를 목적으로 한 장부열람청구는 부당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7다270916 판결
회계장부와 서류·열람등사 ― 파기환송

1.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 회사의 발행주식 482,000주 중 100,000주를 보유한 주주로서, 회사 설립자들과 회사 운영에 관한 동업계약을 체결하고 상당한 자금을 회사에 대여하였습니다. 원고는 약 3년 동안 회사의 감사로도 재직하였습니다.

원고는 회사가 동업계약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지 않고 회계장부도 공개하지 않는다며 주주총회·이사회 회의록과 각종 회계자료의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회사가 이에 응하지 않자 회계장부 및 서류의 열람·등사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소송 계속 중 회사는 제조업을 포기하고 판매법인으로 전환한다는 이유로 공장용지와 공장 건물을 다른 회사에 양도하기로 하였습니다. 원고는 이 영업용 재산의 양도에 반대하면서 상법상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였습니다.

그러나 회사와 원고 사이에 주식매수가액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원고는 법원에 주식매수가액 산정결정을 신청하였습니다. 그 후 원고는 회사 이사들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고,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자의 지위에서 사해행위취소소송도 제기하였습니다.

2. 핵심 쟁점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항이 문제 되었습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가 여전히 상법 제466조의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주식매수가액 산정이나 주주대표소송을 위한 열람청구가 정당한 목적을 가진 것인지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자로서 제기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위한 열람청구도 허용되는지
판결 주문에서 열람·등사 대상 장부와 서류를 어느 정도로 특정해야 하는지

3.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의 기본 법리


상법 제466조 제1항은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이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회계장부와 서류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적법한 지분요건과 형식요건을 갖춘 청구가 있으면 회사는 원칙적으로 이에 응해야 합니다. 회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하려면 그 청구가 부당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청구가 부당한지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열람청구에 이르게 된 경위
장부를 열람하려는 구체적인 목적
회사나 경영진을 해하려는 악의의 유무
회사 업무의 운영이나 주주 공동의 이익을 해칠 가능성
주주가 회사의 경쟁자로서 정보를 경업에 이용할 우려
회사에 지나치게 불리한 시기를 의도적으로 선택했는지
청구한 자료가 주주권 행사에 실제로 필요한지

따라서 회사와 주주 사이에 분쟁이나 다수의 소송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장부열람청구가 당연히 부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4.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만으로 주주의 지위가 소멸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도 회사로부터 주식매매대금을 지급받기 전까지는 여전히 주주의 지위를 가진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회사와 주주 사이에 주식매매관계가 성립하지만, 그 즉시 주주의 지위가 회사에 이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주는 매매대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주주권을 계속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매수가액 산정절차가 진행 중이고 회사가 아직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주주는 적정한 매수가액을 산정하는 데 필요한 회사의 회계장부와 서류를 열람·등사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주주의 지분을 아직 매수·정산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는 사실만을 내세워 장부열람을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

5. 주주대표소송을 위한 장부열람은 정당한 목적이다


회사는 감정평가액이 약 60억 원인 공장용지와 건물을 약 38억 원에 매도하였습니다. 양수회사의 대표이사는 피고 회사 이사의 아들이었고, 양수회사의 감사도 피고 회사의 이사였으며, 두 회사의 본점 소재지도 같았습니다.

부동산 양도 후 피고 회사의 순자산은 급격히 감소하였고, 다음 사업연도에는 부채가 자산을 크게 초과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원고는 이사들이 회사의 주요 재산을 특수관계 회사에 저가로 양도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면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가 회사 재무상태의 악화 경위를 확인하고 이사들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회계장부를 열람하려는 것은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주주대표소송을 이미 제기한 상태에서 그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장부열람을 청구하는 것도 허용됩니다. 주주가 장부열람청구 전에 회사와 여러 차례 소송을 벌였다는 사정만으로 악의적 목적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6. 채권자로서의 소송을 위한 장부열람은 허용되지 않는다


원고는 회사에 대하여 대여금 등 금전채권도 가지고 있었고, 그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회사가 제3자에게 처분한 재산에 관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사해행위취소소송은 원고가 주주의 지위가 아니라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자의 지위에서 제기한 소송이라고 보았습니다.

상법 제466조의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권은 회사의 경영을 감독하고 주주 공동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인정되는 주주권입니다. 개인적인 금전채권을 보전하거나 채권자 지위의 소송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을 내세운 장부열람청구는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동일한 주주가 여러 법적 지위를 겸하고 있는 경우에도 열람 목적이 어느 지위에 기초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구별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7. 열람 목적과 대상 자료 사이에는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장부열람청구가 전부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주는 열람 목적과 실질적으로 관련된 범위에서만 회계장부 및 서류의 열람·등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별이 이루어졌습니다.

주식매수가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 열람 가능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주주대표소송에 필요한 자료: 열람 가능
개인적인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사해행위취소소송 자료: 열람 불가

따라서 하나의 장부열람청구에 정당한 목적과 부당한 목적이 혼재되어 있다면, 법원은 청구 전부를 일률적으로 인용하거나 기각하기보다 정당한 주주권 행사와 관련된 자료의 범위를 구분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8. 열람·등사 대상은 판결 주문만으로 특정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열람청구의 실체적 요건과 별도로 판결 주문의 명확성도 강조하였습니다.

원심은 별지에서 각종 회계서류를 열거한 후 ‘등 회계서류’라고 기재하고, 다른 별지의 서류도 회계서류에 해당하면 포함한다고 정하였습니다. 그러나 통장사본 등 일부 자료가 실제 허용범위에 포함되는지가 주문만으로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판결 주문은 그 자체로 집행대상을 특정할 수 있어야 하므로, 열람·등사 대상 장부와 서류의 종류·작성기간 및 거래범위가 명확하게 표시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에는 주문의 명확성을 갖추지 못한 위법도 있다고 보아 전부 파기환송하였습니다.

9.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에서 ‘주주의 지위’와 ‘청구 목적’을 구별하는 기준을 제시한 중요한 판결입니다.

첫째,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더라도 매매대금을 지급받기 전까지는 주주의 지위와 장부열람권이 유지됩니다.

둘째, 주식매수가액 산정, 주주대표소송, 이사의 위법행위 유지청구 또는 해임청구 등 주주권 행사를 위한 장부열람은 원칙적으로 정당한 목적을 가집니다.

셋째, 회사와 다수의 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경영진과 적대관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장부열람청구가 부당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당성은 회사가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넷째, 주주가 회사의 채권자이기도 한 경우 개인 채권의 추심이나 보전을 위해 상법상 장부열람권을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섯째, 장부열람을 명하는 판결이나 가처분의 주문은 집행과정에서 추가 해석이 필요하지 않도록 열람 대상과 기간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10. 실무상 판단 기준


주주의 장부열람청구가 정당한지는 다음 순서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청구인이 현재 주주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는지
상법상 지분요건을 충족하는지
서면에 열람 목적과 이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었는지
그 목적이 주주권 행사와 직접 관련되는지
청구 자료가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인지
경업 이용, 회사 압박, 영업방해 등 부당한 목적이 있는지
회사가 청구의 부당성을 구체적인 자료로 증명할 수 있는지
대상 장부의 명칭·기간·거래범위가 명확하게 특정되었는지

특히 주식을 제3자에게 이미 처분하고 주주의 지위를 상실한 경우와, 회사에 주식매수청구권만 행사하고 아직 매매대금을 받지 않은 경우는 구별해야 합니다. 이 판결은 후자의 경우에만 주주의 지위와 장부열람권이 존속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 글이 속한 업무분야
경영권 분쟁 · 주주권 분쟁 적대적 M&A, 주주총회, 의결권, 주주명부, 명의개서, 이사 해임, 신주발행, 주주지위 확인 및 상사가처분 등 경영권·주주권 분쟁을 통합적으로 자문합니다. 해당 분야 전체 자료 보기 →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