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6. 9. 23. 선고 2016두40573 판결 — 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
관련 판례
일시적인 차입금으로 주금납입의 외형을 갖춘 뒤 회사설립이나 증자 직후 납입금을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한 경우에도 현실적인 금원의 납입이 있는 이상 주금납입의 효력은 인정된다. 발기인이나 이사의 주관적인 가장 의도만으로 회사설립 또는 증자의 효력이 좌우되지 않는다.
사외유출되어 대표자 등에게 귀속된 금액은 원칙적으로 소득처분 대상이다. 법인이 소정의 기한 내에 자발적인 노력으로 회수한 경우에만 사외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처리할 수 있고, 세무조사 통지 등으로 경정을 알게 된 뒤 회수한 경우에는 이러한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
관련 법령
판결문이 사용한 법령의 연혁 명칭을 그대로 표시한다.
상법 제295조
발기인이 회사설립 시 발행하는 주식의 총수를 인수한 때에는 지체 없이 각 주식의 인수가액 전액을 납입하여야 한다.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하거나 법인세 과세표준을 결정·경정할 때 익금에 산입한 금액은 그 귀속자에 따라 상여·배당·기타사외유출·사내유보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처분한다.
구 법인세법 시행령(2010. 2. 18. 대통령령 제2203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6조 제1항 제1호 및 제4항
익금에 산입한 금액이 사외유출된 것이 분명한 경우에는 귀속자에 따라 배당·상여·기타소득 또는 기타사외유출로 처분한다. 귀속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대표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본다.
법인이 사외유출된 금액을 일정한 기한 내에 회수하고 세무조정으로 익금에 산입하여 신고하면 사외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다만 세무조사 통지를 받거나 과세관청의 조사 착수 사실을 알게 된 경우 등 법인의 자발적인 회수로 볼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뒤 회수한 경우에는 이러한 예외가 적용되지 않는다.
사실관계
원고는 소외인으로부터 돈을 차용하여 주식회사 핸디소프트의 신주인수대금을 납입하였다. 그러나 이는 진정하게 회사의 자본을 확충하려는 납입이 아니라, 증자의 외형을 갖춘 뒤 납입금을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하려는 가장납입이었다.
원고는 주금납입 후 그 납입금을 인출하여 자신에게 돈을 빌려준 소외인에게 지급하였다.
또한 주식회사 인네트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에이치엔리소스에 단기대여하는 형식으로 자금을 송금한 다음 이를 다시 인출하여 소외인에게 지급한 금액도 있었다.
과세관청은 이와 같이 인출된 법인 자금이 사외유출되어 원고에게 귀속되었다고 보아 원고에게 종합소득세를 부과하였다.
원고는 가장납입은 실질적으로 회사의 순자산을 증가시키지 않으므로 납입금을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한 것을 사외유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관련 금액을 회사에 모두 변제하였으므로 자신에게 귀속된 소득이 존재하지 않고, 이에 대한 소득세 부과도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핵심쟁점
첫째, 일시적으로 차입한 돈으로 주금을 납입한 뒤 납입금을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하는 가장납입에서도 유효한 주금납입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둘째, 가장납입금을 인출하여 주금납입을 위해 부담한 개인채무를 변제한 경우 그 금액이 법인에서 사외유출되어 대표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다.
셋째, 사외유출된 금액이 사후에 법인에 반환되면 이미 이루어진 소득처분과 대표자의 소득세 납세의무가 소멸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넷째, 법인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한 회수와 세무조사 또는 과세처분을 예상한 뒤 이루어진 비자발적 반환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법리
1. 가장납입도 현실적인 금원의 이동이 있으면 주금납입의 효력이 있다
회사를 설립하거나 증자할 때 진정하게 회사자금을 확보할 의도 없이 일시적인 차입금으로 주금납입의 외형만을 갖춘 뒤, 회사설립이나 증자 직후 납입금을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하는 것을 주금의 가장납입이라고 한다.
그러나 가장납입에서도 금융기관의 납입계좌로 금원이 현실적으로 이동하여 납입되는 사실은 존재한다.
그 돈이 실제로는 주금납입을 가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사정은 납입을 한 발기인이나 이사의 주관적인 의도에 관한 문제이다.
회사설립이나 증자는 다수 이해관계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집단적 절차이므로, 발기인이나 이사의 내심적 의도만으로 현실적으로 이루어진 주금납입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가장납입도 법률상 주금납입의 효력이 있고, 그 납입금은 회사에 귀속되는 자금이 된다.
2. 가장납입금을 인출하여 개인채무를 변제하면 사외유출에 해당한다
가장납입의 효력이 인정되는 이상, 납입된 금액은 회사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회사 자금이다.
주금납입자가 회사 자금을 다시 인출하여 주금납입을 위해 자신이 부담한 차입금을 변제하였다면, 이는 회사 자금으로 개인채무를 변제한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출한 납입금 상당액은 법인에서 사외로 유출되어 그 차입금 채무를 부담한 사람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가장납입이 실질적으로 회사의 자본을 확충하지 않았다는 경제적 결과만을 근거로, 납입금 인출이 처음부터 회사 자금의 유출이 아니었다고 볼 수는 없다.
3. 형사상 가장납입의 법리와 세법상 사외유출 판단은 구별된다
대법원 2004. 6. 17. 선고 2003도7645 전원합의체 판결은 가장납입 후 납입금을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한 경우 납입가장죄 외에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동행사죄 및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는지에 관한 형사판결이다.
이 사건은 법인세법상 사외유출과 소득처분 및 귀속자의 소득세 납세의무에 관한 사건이므로, 위 형사판결의 결론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어떤 행위가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하는지와 법인 자금이 사외유출되어 특정인에게 귀속되었는지는 서로 다른 법률요건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4. 사외유출된 금액의 소득세 납세의무는 귀속 시점에 성립한다
법인 자금이 사외유출되어 대표자 등에게 귀속되면 법인세법상 소득처분이 이루어지고, 귀속자에게는 그에 따른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다.
일단 소득세 납세의무가 성립한 뒤 사외유출된 금액이 법인에 반환되더라도, 원칙적으로 이미 성립한 소득세 납세의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후 반환으로 과거의 사외유출 사실이나 당시의 소득 귀속이 소급하여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5. 법인의 자발적인 회수만 예외적으로 소득처분에서 제외된다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06조 제4항 본문은 법인이 일정한 기한 내에 자발적인 노력으로 사외유출된 금액을 회수한 경우 그 금액을 사외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도록 하였다.
이는 법인에 스스로 잘못을 시정할 기회를 주기 위한 예외규정이다.
따라서 다음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법인이 사외유출 사실을 스스로 확인하였을 것
과세관청의 조사나 경정이 예상되기 전에 자발적으로 회수하였을 것
법령이 정한 기한 내에 금액을 회수하였을 것
회수한 금액을 세무조정으로 익금에 산입하여 신고하였을 것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면 해당 금액은 사외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대표자 등에 대한 소득처분을 하지 않는다.
6. 과세를 예상한 뒤 이루어진 반환은 자발적인 회수가 아니다
법인이 사외유출된 금액을 회수하였더라도 세무조사 통지를 받거나 과세관청의 조사 착수 사실을 알게 된 뒤 이루어진 경우에는 자발적인 자기시정으로 볼 수 없다.
사외유출의 귀속자가 소득세 부과처분을 예상하고 금액을 변제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는 법인이 자신의 노력으로 자금을 회수한 것이 아니라 과세 또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하여 귀속자가 사후에 반환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반환은 이미 이루어진 소득처분이나 귀속자의 소득세 납세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구체적 판단
원고가 소외인으로부터 차용한 돈으로 주식회사 핸디소프트의 신주인수대금을 가장납입하였더라도, 현실적인 금원의 납입이 있었으므로 그 납입은 회사의 순자산을 증가시키는 거래에 해당한다.
그 후 원고가 납입금을 인출하여 소외인에게 반환한 것은 회사 자금으로 원고의 개인채무를 변제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주식회사 에이치엔리소스에 단기대여하는 형식으로 송금하였다가 인출하여 소외인에게 지급한 금액도 주식회사 인네트가 소외인에게 부담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라고 명확히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각 인출금 상당액은 법인에서 사외유출되어 원고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고는 해당 횡령금액을 주식회사 핸디소프트와 주식회사 인네트에 전액 변제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전액 변제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웠다.
설령 원고가 전액을 변제하였더라도 이는 회사가 자발적인 노력으로 사외유출 금액을 회수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자신에게 소득세가 부과될 것을 예상하고 반환한 것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사후 변제만으로 이미 성립한 원고의 소득세 납세의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가장납입도 현실적인 주금납입의 효력이 있으므로, 그 납입금을 인출하여 주금납입을 위해 부담한 개인채무를 변제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납입금 상당액이 사외유출되어 대표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사외유출된 금액이 사후에 법인에 반환되었더라도 법인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한 회수가 아니라면 이미 이루어진 소득처분과 귀속자의 소득세 납세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에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가장납입의 회사법상 효력과 세법상 사외유출 판단을 연결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가장납입이라고 하더라도 현실적인 납입이 이루어지면 그 돈은 회사 자금이 된다. 따라서 이를 인출하여 주금납입자가 부담한 차입금을 변제하면 회사 자금으로 개인채무를 갚은 것이므로 사외유출과 대표자 상여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사외유출 금액의 사후 반환이 언제나 소득처분을 소급하여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다. 소득처분을 피하려면 법인이 과세관청의 조사나 경정을 예상하기 전에 법정기한 내에 자발적으로 금액을 회수하고 적절한 세무조정을 거쳐 신고해야 한다.
따라서 대표자 등의 횡령이나 회사자금 인출이 발견된 경우에는 단순한 사후 변제만으로 세무상 문제가 해결된다고 볼 수 없고, 회수의 주체·시기·동기·절차와 세무조정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