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분양대행수수료로 표시된 토지 양도차익과 실질과세원칙

핵심 결론 핵심정리
법인이 개인 명의로 농지를 취득·분할 매각하면서 양도차익 대부분을 ‘분양대행수수료’로 취득하였다면, 계약이 사법상 유효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법인이 토지를 직접 양도한 거래로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토지매매수익을 용역대가로 표시함으로써 비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에 대한 추가 법인세를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1. 사실관계


원고는 부동산매매업과 분양대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입니다.

개인들이 원고 측이 조달한 대출금 등으로 고양시 소재 농지를 매수한 후 원고와 분양대행약정을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원고가 토지의 지분별 분할매각, 수분양자 모집 및 분양계약 체결을 주도하고 분양대금도 직접 수령하였습니다.

원고는 분양대금에서 분양대행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만 개인들에게 지급하였습니다. 원고가 취득한 수수료는 분양가격의 약 65%에 달한 반면, 명의상 토지소유자들이 취득한 이익은 매도차익의 약 6%에 불과하였습니다.

과세관청은 원고가 실질적으로 토지를 취득하여 분할 매각한 토지매매업자라고 보아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등을 부과하였습니다.

2. 용역대가와 토지 양도차익의 세금 차이


이 사건의 거래형식을 이해하려면 수익을 ‘분양대행수수료’로 보는 경우와 ‘토지 양도차익’으로 보는 경우의 세금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 분양대행수수료로 보는 경우


원고가 토지소유자에게 분양대행용역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보면, 해당 금액은 일반적인 용역수익으로 처리됩니다.

일반 법인세 과세대상
원칙적으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
원고는 토지의 취득자나 양도자가 아님
비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에 대한 추가 법인세가 적용되지 않음

나. 토지 양도차익으로 보는 경우


원고가 실질적으로 농지를 취득하고 매각한 것으로 보면, 원고가 받은 이익은 분양대행수수료가 아니라 토지 양도차익이 됩니다.

법인의 토지 양도차익도 각 사업연도 소득에 포함되어 일반 법인세가 부과됩니다. 여기에 해당 토지가 비사업용 토지라면 법인세법 제55조의2에 따른 토지 등 양도소득에 대한 추가 법인세가 별도로 부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결정적인 차이는 일반 법인세율 자체가 달라진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원고가 토지의 양도주체로 인정되면 비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에 대한 추가 법인세까지 부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 부가가치세의 문제


토지의 공급은 원칙적으로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반면, 분양대행용역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입니다. 따라서 수익을 용역대가로 표시하는 것이 부가가치세 측면에서도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거래가 토지매매로 재구성되면 분양대행용역을 전제로 발급된 세금계산서의 적정성, 매출 및 매입세액, 토지와 용역의 공급관계도 함께 재검토됩니다.

이 사건의 가장 직접적인 조세회피 효과는 부가가치세보다 비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에 대한 추가 법인세 회피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법적 쟁점


분양대행약정이 사법상 무효인 가장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을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거래를 재구성할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개인 명의의 농지 취득과 원고의 분양대행
→ 원고가 농지를 직접 취득하여 양도한 하나의 거래

4.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가 매수자금을 조달하고 분양대금도 직접 수령하였으며, 분양가격의 약 65%를 수수료로 취득한 점에서 분양대행약정의 진실성이 의심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분양대행약정이 법률상 효력이 없는 가장행위라거나 관련 세금계산서가 가공거래에 따른 허위 세금계산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과세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5.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가. 실질과세원칙은 가장행위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은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여러 단계의 거래를 이용하여 세법상 혜택을 부당하게 받은 경우, 경제적 실질에 따라 직접 거래 또는 하나의 연속된 거래로 보아 과세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분양대행약정이 사법상 유효하더라도 거래형식이 경제적 실질과 괴리된 비합리적인 외관이고, 처음부터 조세회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면 그 형식을 부인하고 실질에 따라 과세할 수 있습니다.

나. 거래 재구성의 판단 기준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해당 거래형식을 선택한 목적
제3자를 개입시키거나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친 경위
조세부담 경감 외에 사업상 필요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거래 사이의 시간적 간격
각 당사자가 실제로 부담한 손실과 위험
토지 매수자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주체
매각과 분양계약 체결을 지배한 주체
분양대금의 수령 및 처분 주체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의 실제 귀속관계

다. 불법적인 사업상 필요는 합리적 이유가 되기 어렵다


원고가 개인 명의로 농지를 취득한 데 사업상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법인의 농지 취득 제한 등 농지법상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조세회피 목적을 부정하는 합리적인 이유로 쉽게 인정할 수 없습니다.

불법적인 규제 회피 목적을 근거로 거래형식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농지법 등 강행법규의 취지와 과세형평에 반하기 때문입니다.

라. 수수료의 실질은 토지 양도차익일 수 있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받은 분양대행수수료의 실질이 토지 양도차익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원고 측이 토지 매수자금을 조달한 점
원고가 분할매각과 분양계약 체결을 주도한 점
원고가 분양대금을 직접 수령한 점
원고가 분양가격의 약 65%를 수수료로 취득한 점
명의상 토지소유자의 이익은 매도차익의 약 6%에 불과한 점
원고가 거래의 이익과 위험을 실질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이러한 거래는 원고가 농지를 직접 취득·매각하면서 양도차익 대부분을 얻었음에도, 이를 분양대행수수료로 표시하여 비사업용 토지 양도소득에 대한 추가 법인세를 회피한 구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6.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계약의 사법상 유효성과 세법상 거래의 평가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분양대행약정이 실제로 체결되었고 법률상 유효하더라도, 자금 부담, 거래 지배, 위험 부담 및 이익 귀속을 종합하여 경제적 실질이 토지의 직접 취득·양도라면 세법상 토지매매거래로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용역수수료가 현저히 높고 명의상 소유자에게 귀속되는 이익이 극히 적다면, 수수료율의 적정성만이 아니라 누가 거래의 자금과 위험을 부담하고 양도차익을 실질적으로 취득하였는지가 중요합니다.

다만 대법원이 과세처분의 적법성을 최종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원심이 가장행위 여부만을 판단한 채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의 요건을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한 것이므로, 환송심에서 거래의 실질과 조세회피 목적을 다시 판단하게 됩니다.

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3두37865 판결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