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계약상 이용혜택 변경을 위한 결의가 상법상 주주총회결의에 해당하는지

핵심 결론 주주총회 형식을 갖추었더라도 결의가 회사의 단체법적 관계가 아닌 개별 계약의 변경절차에 불과하다면 결의무효·취소소송의 대상이 아니다. 당사자는 결의가 아니라 계약상 지위의 확인을 구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0다58223, 2003다55059

해당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8223 판결

관련판례

대법원 2005. 12. 22. 선고 2003다55059 판결은 확인의 소에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려면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이 이를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1980. 10. 27. 선고 79다2267 판결은 회사채권자도 주주총회결의 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지만, 해당 결의가 채권자의 권리 또는 법적 지위를 구체적으로 침해하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야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다5365 판결은 회사 아닌 제3자 사이의 소송에서 주주총회결의의 효력이 선결문제가 되는 경우 당사자는 별도의 결의무효·부존재확인소송 없이 해당 소송에서 결의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관련법령

민법 제105조는 법령 중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와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당사자의 의사가 있는 경우 그 의사에 따르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361조는 주주총회가 상법 또는 정관에서 정하는 사항에 한하여 결의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376조는 주주총회의 소집절차나 결의방법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경우, 또는 결의내용이 정관에 위반되는 경우 주주 등이 결의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380조는 주주총회결의의 내용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결의에 부존재로 볼 만한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결의무효 또는 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민사소송법 제250조는 확인의 소가 법률관계를 증명하는 서면의 진정 여부를 확정하기 위해서도 제기될 수 있음을 규정하며, 일반 확인소송에서는 판례상 확인의 이익이 요구된다.

사실관계

피고 회사는 회원이 입회금을 예탁하고 골프장을 이용하는 예탁금 회원제 골프장을 운영하였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면서 골프장을 이용하는 주주회원들이었다.
피고 회사는 1997. 2. 28. 주주회원 중 일부로 구성된 주주회원모임과 다음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였다.
  • 주주회원의 골프장 이용혜택을 변경할 경우 주주회원모임과 협의하여 결정한다.
  • 이용혜택 변경에 관한 중요한 사항은 주주총회에 회부한다.
피고 회사는 경영사정이 악화되자 주주회원의 골프장 이용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였다. 회사와 주주회원모임 사이의 협의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피고 회사는 2006. 4. 6. 운영위원회 결의를 통하여 주주회원의 골프장 이용료를 인상하였다.
피고 회사는 2006. 12. 7. 이사회결의를 통하여 이용혜택 축소 조치를 추인하였다. 그러나 종전 소송에서 이사회결의만으로 주주회원의 이용혜택을 축소한 것은 효력이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에 피고 회사는 1997년 약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2009. 3. 30. ‘주주회원의 입장료 조정에 관한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하였다. 주주총회는 기존의 운영위원회 및 이사회결의와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주주회원의 이용혜택을 축소하는 결의를 하였다.
원고들은 주위적으로 주주총회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결의의 취소를 청구하였다.

원심 판단

원심은 주주회원의 골프장 이용혜택에 관한 사항이 상법이나 다른 법령 또는 피고 회사의 정관에서 정한 주주총회 결의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주주총회가 권한 없는 사항에 관하여 결의하였으므로 해당 결의는 효력이 없다고 보아,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핵심쟁점

이 사건의 핵심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회사와 특정 주주들 사이의 개별 계약에 따라 계약 내용 변경절차로 이루어진 주주총회의 의사결정도 상법상 주주총회결의에 해당하는가.
둘째, 상법이나 정관에서 주주총회의 권한으로 정하지 않은 사항에 관한 결의는 당연히 상법 제380조의 결의무효확인소송 대상이 되는가.
셋째, 상법상 결의무효·취소소송의 대상이 아니라면 일반 민사소송으로 결의의 효력 확인을 구할 수 있는가.
넷째, 주주회원의 권리구제를 위해 결의 자체의 무효확인을 구할 필요가 있는가, 아니면 회사에 대한 계약상 지위의 확인을 구해야 하는가.

대법원 판단

1. 주주총회의 형식을 갖추었다고 모두 상법상 결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상법상 주주총회결의는 회사와 그 기관 및 주주 사이의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획일적으로 형성하거나 규율하는 의사결정이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주주회원의 골프장 이용혜택은 회사법상 주주권의 내용이 아니라 피고 회사와 개별 주주회원 사이의 계약에 따른 권리였다.
따라서 이용혜택의 변경은 회사의 단체법적 법률관계가 아니라 회사와 개별 주주회원 사이의 계약상 법률관계에 해당한다.

2. 이 사건 결의는 계약 변경을 위한 절차적 요건에 불과하다

피고 회사와 주주회원모임은 주주회원의 이용혜택을 변경할 때 주주회원모임과 협의하고, 중요한 사항은 주주총회에 회부하기로 임의로 약정하였다.
여기서 주주총회 회부는 상법이나 정관에서 요구되는 회사법상 의사결정절차가 아니라 당사자들이 계약으로 정한 절차적 요건이었다.
이 사건 결의에는 회사기관의 권한이나 주주의 단체법상 권리를 획일적으로 변경하는 효력이 없었다. 주주총회는 계약상 이용혜택을 조정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임의로 선택한 의사확인 절차로 기능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결의는 상법 제380조의 결의무효확인의 소나 상법 제376조의 결의취소의 소의 대상이 되는 주주총회결의가 아니다.

3. 주주총회 권한 밖의 사항이라는 이유만으로 무효확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주주회원의 골프장 이용혜택이 상법과 정관상 주주총회 결의사항이 아니므로 결의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사항이 주주총회의 법정·정관상 권한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정을 결의의 실체적 무효사유로 판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사정은 이 사건 의사결정이 상법상 주주총회결의가 아니라 계약상 절차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았다.
결국 상법상 결의가 아니므로 무효인 것이 아니라, 상법상 결의무효·취소소송의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이 판결을 ‘주주총회의 권한 밖 사항에 관한 모든 결의는 결의무효확인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결의가 회사의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규율하는지, 단순한 계약상·사실상 의사표시에 그치는지를 구별해야 한다.

4. 일반 확인소송으로도 결의 자체를 다툴 이익이 없다

이 사건 결의가 상법상 결의무효·취소소송의 대상이 아니더라도 일반 민사소송으로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일반적인 확인의 소가 적법하려면 원고의 법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이나 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이 이를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실제로 다투는 권리는 종전의 골프장 이용혜택이 그대로 유지되는지 여부였다. 그렇다면 원고들은 피고 회사를 상대로 다음과 같은 계약상 권리의 확인을 구할 수 있었다.
  • 종전 주주회원 지위가 유지된다는 확인
  • 종전 이용료로 골프장을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확인
  • 이용혜택 축소조치가 계약상 효력이 없다는 확인
이 사건 결의는 그 자체로 원고들의 계약상 권리를 직접 변경하는 효력이 없었으므로, 결의 자체의 무효확인은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 아니었다.
따라서 일반 민사소송으로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도 인정되지 않았다.

5. 주위적·예비적 청구 모두 부적법하다

이 사건 결의는 상법상 주주총회결의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다음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또한 결의 자체의 효력 확인은 원고들의 계약상 지위에 관한 분쟁을 직접 해결하는 수단도 아니므로 일반 확인소송의 확인의 이익도 없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직접 재판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한 다음, 원고들의 주위적·예비적 청구에 관한 소를 모두 각하하였다.

결론

회사와 일부 주주 사이의 계약에서 ‘중요한 사항은 주주총회에 회부한다’고 정하였더라도, 그 절차가 회사의 단체법적 법률관계를 규율하지 않고 개별 계약의 변경요건으로만 기능한다면 상법상 주주총회결의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상법 제380조의 결의무효확인이나 상법 제376조의 결의취소를 구할 수 없다.
주주회원들이 이용혜택 축소의 효력을 다투려면 결의 자체가 아니라 회사와의 계약상 지위 또는 종전 이용혜택이 유지된다는 확인을 구해야 한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주주총회의 형식으로 이루어진 모든 의사결정이 상법상 주주총회결의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상법상 결의무효·취소소송의 대상인지 판단하려면 결의의 명칭이나 절차보다 그 내용과 법적 효과를 살펴야 한다.
  • 회사의 기관구성, 주주권 또는 회사의 단체법적 관계를 규율하면 상법상 주주총회결의가 될 수 있다.
  • 회사와 특정 주주 사이의 개별 계약을 변경하기 위한 절차에 그친다면 상법상 결의가 아닐 수 있다.
  • 계약상 권리가 문제라면 결의무효확인이 아니라 계약상 지위 또는 권리의 확인을 구해야 한다.
이 판결은 주주총회결의 하자소송과 일반적인 계약상 권리확인소송의 경계를 설정하고, 실제 분쟁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청구대상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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