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명부상 주주도 회사가 실질적인 주주권 귀속을 다투는 경우 주주권 확인을 구할 수 있는지
— 대법원 2025. 6. 5. 선고 2024다202652 판결
1.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 회사의 주주명부에 이 사건 주식의 주주로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는 주주로서 피고 회사에 회계장부의 열람·등사를 청구하였으나, 피고 회사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가 피고 회사를 상대로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하자, 피고 회사는 대표이사인 피고 2가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원고의 신청을 다투었다.
그 결과 원고의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은 기각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 회사와 대표이사는 이후 주주권 확인소송에서도 이 사건 주식이 원고의 소유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 회사와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주주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확인을 구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가 이미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주주권 확인청구의 확인의 이익을 부정하였다.
원고가 주주명부상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이상 피고 회사가 원고의 주주 지위를 부정하더라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원고만이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주주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이나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심은 원고가 별도의 주주권 확인판결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청구를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3. 법리적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주주명부에 이미 주주로 기재된 사람이 회사와 대표이사를 상대로 다시 주주권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이다.
이 문제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와 주식의 실질적인 소유권 또는 주주권 귀속을 구별해야 한다.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었다는 것은 회사가 원칙적으로 그 사람을 주주로 취급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주주명부의 기재가 해당 주식의 실질적인 소유권 귀속까지 확정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주주명부상 주주라 하더라도 회사 또는 다른 이해관계인이 그 사람의 실질적인 주주권 귀속을 다투고 있다면, 주주명부의 기재만으로 그 분쟁이 해결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4. 주주명부상 주주의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주명부에 적법하게 주주로 기재된 사람은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제하였다.
회사는 실제로 주식을 인수하거나 양수하려고 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와 관계없이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할 수 없다. 반대로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사람의 주주권 행사를 인정할 수도 없다.
이는 회사가 주식의 실질적인 권리관계를 매번 조사하지 않고 주주명부를 기준으로 획일적으로 주주권 행사자를 확정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5. 주주명부 기재와 주식 소유권 귀속의 구별
상법 제337조 제1항은 주주명부의 명의개서를 주식양도의 효력발생요건이 아니라 회사에 대한 대항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주주명부에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주식에 관한 권리가 없는 사람이 실체법상 주식 소유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주식을 적법하게 취득한 사람이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주식에 관한 실체법상 권리까지 상실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주주명부는 회사가 누구에게 의결권·배당청구권·회계장부 열람청구권 등의 주주권을 행사하게 할 것인지를 정하는 기준이다. 그러나 주식이 실제로 누구의 소유인지 또는 당사자 사이에서 주주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기준은 아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이 주식 소유권의 귀속에 관한 권리관계와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 국면은 서로 구별된다고 보았다.
6. 주주명부상 주주에게도 확인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
확인의 소가 허용되기 위해서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이나 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그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어야 한다.
원고가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은 회사에 대하여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형식적 지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 주주권의 실질적인 귀속을 둘러싼 분쟁과 법률상 위험까지 모두 제거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회사가 주주명부상 주주의 실질적인 주주권 귀속을 부인하거나 다른 사람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다면, 주주명부상 주주에게도 주주권 확인을 구할 이익이 인정될 수 있다.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는 회사가 다른 사람에게 명의개서를 해 줄 태도를 보이는지,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였는지, 회사나 다른 이해관계인이 해당 주식의 실질적인 귀속을 적극적으로 다투고 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7. 이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피고 회사는 주주명부상 주주인 원고의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에 응하지 않았다.
원고가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하자 피고 회사는 대표이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원고의 신청을 다투었다. 피고들은 본안소송에서도 이 사건 주식이 원고 소유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은 단순히 주주권 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다툰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주식에 관한 실질적인 주주권이 원고에게 귀속된다는 사실 자체를 다투고 있었다.
대법원은 원고가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러한 주주권 귀속 분쟁에 따른 법률상 불안이나 위험까지 제거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고가 피고 회사와 원고의 주주 지위를 다투는 대표이사를 상대로 주주권 확인을 구하는 것 외에 해당 분쟁을 더욱 유효하고 적절하게 해결할 다른 수단을 찾기도 어렵다고 보았다.
이에 대법원은 원고에게 주주권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고, 확인의 이익을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8. 판결의 핵심 취지
이 판결의 핵심은 주주명부상 주주에게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 자격이 인정된다는 것과 해당 주식의 실질적인 소유권 또는 주주권이 그 사람에게 귀속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는 데 있다.
주주명부의 기재는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의 기준이지만, 주식의 실질적인 소유권이나 주주권 귀속까지 확정하는 효력은 없다.
따라서 주주명부상 주주라고 하더라도 회사가 해당 주식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실제로 주주권 행사를 거절하는 등 그 사람의 실질적인 주주 지위를 다투고 있다면, 주주권 귀속에 현존하는 불안과 위험이 인정된다. 이 경우 주주명부상 주주는 회사와 실질적인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을 상대로 주주권 확인을 구할 수 있다.
9. 판결의 실무적 의미
이 판결은 주주명부에 이미 주주로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주권 확인소송의 확인의 이익을 일률적으로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주주명부상 주주라는 형식적 지위와 주식의 실질적 소유권 귀속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회사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회사가 주주명부상 주주의 권리행사를 정상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면 별도의 확인소송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회사가 명의신탁 등의 사유를 내세워 주주명부상 주주의 실질적 권리귀속을 부정하거나, 회계장부 열람·등사청구 또는 의결권 행사 등 구체적인 주주권 행사를 거절하고 있다면 주주 지위에 현실적인 불안과 위험이 존재한다. 이러한 경우 주주권 확인판결은 그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 된다.
10. 대법원 2022다282746 판결과의 관계
앞서 살펴본 대법원 2022다282746 판결과 이 판결은 모두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와 주식의 실질적인 권리귀속을 구별한다는 공통된 법리에 기초한다.
대법원 2022다282746 판결은 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주식의 경우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기준으로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고 신주발행에 관한 통지·공고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실질주주명부상 주주와 다른 사람 사이에 주주권 행사에 관한 내부 약정이 있더라도, 회사가 그 내부 약정을 이유로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신주발행 절차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이 사건 대법원 2024다202652 판결은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더라도 그 기재만으로 주식의 실질적인 소유권 귀속까지 확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회사나 다른 이해관계인이 주주명부상 주주의 실질적인 주주 지위를 다투고 있다면, 주주명부상 주주도 주주권 확인판결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두 판결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회사가 누구에게 주주권을 행사하게 할 것인지는 주주명부 또는 실질주주명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주식의 실질적인 소유권 또는 주주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는 주주명부 기재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회사는 내부적인 권리관계를 이유로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함부로 배제할 수 없지만, 주주명부상 주주 역시 실질적인 주주권 귀속이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별도의 주주권 확인판결을 통해 그 권리관계를 확정할 수 있다.
주주명부상 주주도 회사가 실질적인 주주권 귀속을 다투는 경우 주주권 확인을 구할 수 있는지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