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배제한 제3자배정 신주발행의 무효

핵심 결론 예탁주식의 신주발행은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를 기준으로 진행해야 한다. 대다수 주주를 배제한 통지 누락, 제3자배정 필요성 부족, 현저한 저가발행과 지배권 강화 목적이 결합된 신주발행은 무효이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2다282746, 2015다248342
판례번호

대법원 2025. 2. 20. 선고 2022다282746 판결

파기환송심: 수원고등법원 2025. 9. 26. 선고 2025나11737 판결(확정)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

관련규정

상법 제337조(주식의 이전의 대항요건)

상법 제416조(발행사항의 결정)

상법 제418조(신주인수권의 내용 및 배정일의 지정·공고)

상법 제419조(신주인수권자에 대한 최고)

상법 제429조(신주발행무효의 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316조(실질주주명부의 작성 등)

사실관계

피고 회사는 무선전력전송 기술개발 등을 목적으로 2016년 12월 1일 설립되었다.

원고는 2018년 2월부터 7월까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겸 주주였던 종전 대주주와 세 차례에 걸쳐 피고 회사 발행주식 합계 10만 주를 매수하는 내용의 매매예약을 체결하였다.

매매예약에서는 종전 대주주가 원고에게 매매예정 주식을 예치하고 원고는 매매대금 상당액을 예치하되, 일정한 조건이 성취되면 매매예약이 완결되도록 정하였다. 매매예약이 완결되기 전까지는 의결권·배당권 등 주주권을 종전 대주주에게 귀속시키고, 원고는 종전 대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매매예약에 따라 주식을 이전받았고, 피고 회사의 명의개서대리인이 자본시장법에 따라 작성·비치한 2019년 12월 31일 기준 실질주주명부에는 피고 회사 주식 10만 주를 보유한 주주로 기재되었다. 당시 실질주주명부에는 원고를 포함하여 1,500명이 넘는 주주가 등재되어 있었다.

반면 피고 회사가 직접 작성·관리하였다고 주장한 2020년 2월 7일자 별도 주주명부에는 종전 대주주를 포함한 10명만 주주로 기재되어 있었다. 이 명부에는 종전 대주주가 18,161,060주, 지분율 89.91%를 보유한 것으로 기재되었고 원고는 주주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그러나 명의개서대리인이 작성한 실질주주명부상 종전 대주주의 보유주식은 2019년 12월 31일 기준 938주에 불과하였다. 회사가 자체 작성한 명부와 법정 실질주주명부 사이에 매우 큰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피고 회사는 2020년 3월 7일 특정 회사에 다음과 같이 보통주식 합계 4,260,000주를 1주당 500원에 발행하였다.

첫째, 피고 회사가 부담하는 차용금 채무와 상계하기 위하여 30만 주를 발행하였다.

둘째, 자금조달을 위하여 396만 주를 발행하였다.

신주 전부를 인수한 회사의 대표이사는 당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었다. 신주인수인은 이 사건 신주발행으로 피고 회사 지분 약 17.4%를 취득하여 최대주주가 되었다.

피고 회사는 실질주주명부상 1,500명이 넘는 주주를 기준으로 신주발행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회사가 자체 작성한 별도 주주명부에 기재된 종전 대주주 등 10명만을 주주로 취급하여 절차를 진행하였다.

소송의 경과

제1심은 원고 등이 피고 회사의 주주라고 볼 수 없어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하였다.

환송 전 항소심은 원고의 당사자적격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고와 종전 대주주 사이의 매매예약에서 주주권을 종전 대주주에게 귀속시키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원고의 신주인수권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신주발행도 무효가 아니라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실질주주명부상 주주가 신주인수권 행사의 주체이고, 그 주주를 기준으로 신주발행의 통지·공고 및 신주인수권 침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법리에 따라 원고의 주주 지위와 당사자적격을 인정한 다음, 신주발행 방식과 구체적인 하자의 중대성을 다시 심리하였다. 그 결과 이 사건 신주발행을 제3자배정 방식으로 확정하고, 법령·정관 위반과 현저한 불공정이 결합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여 4,260,000주의 신주발행 전부를 무효로 하였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법리

1.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자는 주주명부의 기재에 따라 획일적으로 정해진다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은 주식의 실질적인 소유관계와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 관계를 명확히 구분하였다.

주식을 실제로 인수하거나 양수한 사람이 따로 있더라도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는 적법한 주주명부에 기재된 사람이 원칙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한다.

회사 역시 실제 권리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와 관계없이 주주명부상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부인하거나, 주주명부에 기재되지 않은 사람의 주주권 행사를 임의로 인정할 수 없다.

이는 주주명부가 단순히 회사의 업무 편의를 위한 장부가 아니라, 의결권·배당·신주인수권 등 다수인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회사법적 관계를 형식적이고 획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2022다282746 판결은 이 전원합의체 법리를 예탁주식의 신주발행 절차에 구체적으로 적용하였다.

2. 실질주주명부는 상법상 주주명부와 동일한 효력이 있다


이 사건에서 말하는 ‘실질주주명부’는 회사가 실제 경제적 소유자를 임의로 조사하여 작성한 명부가 아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주식에 관하여 명의개서대리인이 자본시장법에 따라 작성·비치하는 법정 장부이다. 자본시장법 제316조 제2항에 따라 실질주주명부의 기재는 상법상 주주명부의 기재와 같은 효력을 가진다.

따라서 예탁주식에 관하여는 실질주주명부상 주주가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의 주체가 된다.

피고 회사가 자체적으로 작성한 2020년 2월 7일자 주주명부는 주식매매예약에 따른 명의개서가 반영되지 않았고, 명의개서대리인이 작성한 실질주주명부와 현저하게 불일치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이를 적법한 주주명부로 인정하지 않았다.

3. 내부적인 주주권 귀속 약정은 회사의 주주 취급 기준을 변경하지 못한다


원고와 종전 대주주는 매매예약이 완결되기 전까지 의결권·배당권 등 주주권을 종전 대주주에게 귀속시키기로 약정하였다.

이 약정은 원고와 종전 대주주 사이의 개인법적 관계에서는 효력을 가질 수 있다. 원고는 종전 대주주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그 의사에 따라 주주권을 행사할 계약상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그러나 내부약정은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자를 변경하지 않는다.

피고 회사는 원고가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 이상 원고에게 주주권을 행사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종전 대주주와 원고 사이의 내부약정을 이유로 원고의 신주인수권을 부정하거나 신주발행 절차에서 배제할 수 없다.

개인법적 약정에 따라 원고가 종전 대주주의 의사에 구속되는 문제와, 회사가 누구를 주주로 취급하여 신주발행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문제는 법적 국면이 다르다.

4. 원고는 주주와 이사의 지위에서 모두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었다


상법 제429조에 따르면 신주발행무효의 소는 주주·이사 또는 감사가 제기할 수 있다.

원고는 실질주주명부에 10만 주를 보유한 주주로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주주로서 당사자적격을 가진다.

또한 원고는 2019년 12월 19일 피고 회사의 사내이사로 취임하였다. 이후 원고를 이사에서 해임한 2020년 2월 24일자 주주총회결의가 별도 소송에서 취소되고 그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원고는 이사의 지위를 회복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주주로서뿐 아니라 이사로서도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었다.

5. 신주발행 방식은 명칭이나 일부 서류가 아니라 실질에 따라 판단한다


주주배정과 제3자배정을 구별하는 기준은 회사가 기존 주주들에게 보유 지분비율에 따라 신주를 우선 인수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부여하였는지 여부이다.

신주인수권을 받은 주주들이 실제로 이를 행사하였는지는 결정적인 기준이 아니다. 먼저 기존 주주에게 지분비율에 따른 신주인수 기회를 부여했는지가 중요하다.

피고 회사의 이사회 회의록에는 ‘구주주에 대한 배정기일 지정공고’, ‘실권예고부 최고기간 단축’ 등 주주배정을 전제로 한 것처럼 보이는 표현이 일부 기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이 사건 신주발행 전부를 제3자배정으로 판단하였다.

차용금과 상계하기 위한 30만 주는 기존 주주가 아니라 제3자인 채권자에게 바로 배정되었으므로 그 자체로 제3자배정이었다.

자금조달을 위한 396만 주에 관해서도 이사회 회의록에 ‘제3자배정 방식’,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고 신주 전부를 특정 회사에 배정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기존 주주들에게 보유 지분비율에 따라 신주를 인수할 기회를 부여하거나, 청약기일과 실권 효과를 통지하였다고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도 없었다.

따라서 회의록에 주주배정을 암시하는 일부 형식적 표현이 있더라도 객관적인 발행 구조와 실제 절차에 비추어 제3자배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6. 실질주주명부상 대다수 주주에 대한 통지·공고가 누락되었다


제3자배정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회사는 상법 제418조 제4항에 따라 신주의 종류와 수, 발행가액, 납입기일, 인수방법 등 법정 사항을 납입기일 2주 전까지 주주에게 통지하거나 공고해야 한다.

여기서 통지·공고의 상대방은 적법한 주주명부상 주주이고, 예탁주식의 경우에는 실질주주명부상 주주이다.

그러나 피고 회사는 실질주주명부상 주주 약 1,500명에게 제3자배정 신주발행 사실을 통지하거나 공고하지 않았다. 적법한 주주명부로 볼 수 없는 별도 명부에 기재된 10명만을 상대로 절차를 진행하였다.

피고 회사가 절차를 진행한 10명의 실제 보유 지분은 전체 주식의 약 10% 내지 18%에 불과하였다. 결과적으로 전체 주식의 약 80% 내지 90%에 해당하는 실질주주명부상 주주들이 신주발행 절차에서 배제되었다.

파기환송심은 이를 단순하거나 경미한 통지 누락이 아니라 주주의 신주인수권과 지배관계에 직접 영향을 미친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평가하였다.

7. 제3자배정의 경영상 필요성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


상법 제418조 제2항은 정관에 근거가 있고,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제3자배정을 허용한다.

차용금 채무와 상계하기 위한 30만 주의 발행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피고 회사 정관에는 출자전환을 위한 제3자배정의 명확한 근거가 없었다.

자금조달을 위한 396만 주의 발행으로 약 19억 8,000만 원이 조달되었지만, 당시 신주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실제로 필요했는지, 주주배정 방식으로는 자금을 조달할 수 없었는지, 조달금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도 부족하였다.

따라서 제3자배정에 의하여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해야 할 정도의 경영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웠다.

8. 실제 거래가격의 5분의 1 내지 10분의 1에 불과한 저가발행이었다


이 사건 신주의 발행가액은 액면가와 동일한 1주당 500원이었다.

반면 원고가 매매예약을 체결할 당시 주식가격은 1주당 3,500원이었고, 다른 주식매매예약이나 주식거래에서 확인된 가격도 1주당 2,500원 내지 5,000원이었다.

따라서 500원의 발행가액은 당시 실제 거래가격의 약 5분의 1 내지 10분의 1에 불과하였다.

제3자배정 신주의 발행가액이 시가보다 현저하게 낮으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뿐 아니라 주식의 경제적 가치도 희석된다. 파기환송심은 이 사건 발행가액이 지나치게 낮아 기존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하였다.

9. 경영권 또는 지배권 강화 목적도 인정되었다


신주 4,260,000주를 인수한 회사의 대표이사는 당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었다.

피고 회사에서는 2020년 2월 24일 원고 등을 이사에서 해임하는 주주총회결의가 있었고, 그 직후인 2020년 3월 7일 이 사건 신주발행이 이루어졌다.

신주인수인은 이 사건 신주발행으로 피고 회사 지분 약 17.4%를 취득하여 최대주주가 되었다. 이후 2021년 2월 기준으로는 피고 회사 지분 약 35.2%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었다.

파기환송심은 이러한 발행 시기, 대표이사의 겸직관계, 발행 전후의 지분 변동을 종합하여 신주인수 회사와 그 대표이사가 피고 회사의 경영권과 지배권을 확보·강화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였다.

10. 거래안전을 고려하더라도 신주발행을 무효로 할 정도로 하자가 중대하였다


신주발행을 사후적으로 무효로 하면 신주를 취득하거나 거래한 제3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신주발행무효 사유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하자가 복합적으로 존재하였다.

적법한 실질주주명부상 주주의 약 80% 내지 90%를 통지·공고 절차에서 배제한 점
제3자배정을 정당화할 정관상 근거와 경영상 필요성이 충분하지 않은 점
신주 발행가액이 실제 거래가격의 5분의 1 내지 10분의 1에 불과한 점
피고 회사와 신주인수 회사의 대표이사가 동일하고 신주발행을 통해 지배권이 강화된 점
신주인수인이 취득 주식을 제3자에게 유통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어 무효로 하더라도 거래안전을 해칠 위험이 크지 않은 점

파기환송심은 이와 같은 법령·정관 위반과 현저한 불공정이 기존 주주의 이익 및 회사의 지배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고, 거래안전을 고려하더라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정도라고 판단하였다.

결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은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자를 적법한 주주명부의 기재에 따라 획일적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확립하였다.

2022다282746 판결은 이를 예탁주식의 신주발행 절차에 적용하여 실질주주명부상 주주가 신주인수권의 행사 주체이자 신주발행 통지·공고의 상대방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이 사건 발행이 실질적으로 제3자배정에 해당하고, 실질주주명부상 대다수 주주에 대한 통지·공고 누락, 제3자배정의 경영상 필요성 부족, 현저한 저가발행 및 경영권 강화 목적이 결합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수원고등법원은 피고 회사가 2020년 3월 7일 발행한 보통주식 4,260,000주 전부를 무효로 하였고, 그 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이 사건 신주발행은 최종적으로 무효가 되었다.

이 사건은 주주명부 법리를 단순히 주주권 행사자의 형식적 확정에 그치지 않고, 제3자배정 신주발행의 절차·발행가액·경영상 필요성과 지배권 변동까지 종합하여 실제 신주발행을 무효로 확정한 중요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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