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다11257 판결 [손해배상(자)]
- 원고: 교통사고 피해자의 소송수계인
- 피고 승계참가인: 엠지손해보험 주식회사
- 결과: 원심판결 중 피고 승계참가인 패소 부분 파기·환송
하급심
원심은 예상 여명기간 이후의 손해가 매일 새로 발생한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소송을 제기한 날부터 역산하여 3년이 지난 손해만 시효로 소멸하고, 그 이후 발생한 손해와 장래 손해는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해자가 예상 여명기간을 넘겨 생존하면 그 기간이 끝난 시점에 향후 발생할 추가 손해도 예견할 수 있으므로, 손해가 매일 발생할 때마다 별도의 소멸시효가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77. 3. 8. 선고 76다1356 판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에서 ‘손해를 안 날’의 의미에 관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01. 9. 4. 선고 2001다9496 판결 당초 예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거나 손해가 예상보다 확대된 경우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판례이다.
-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1다39368 판결 장래 치료비나 개호비를 일시금 또는 정기금으로 지급하는 방법에 관한 판례이다.
- 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다48526 판결 장래 손해의 존속기간이 불확실한 경우 정기금 배상을 명할 수 있는지에 관한 판례이다.
관련 법령
- 민법 제750조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의 불법행위책임을 규정한다.
- 민법 제766조 제1항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
- 민법 제393조, 민법 제763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근거가 된다.
- 민사소송법 제202조 법원의 자유심증에 따른 증거판단을 규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장래에 반복하여 지급할 손해배상에 관하여 정기금 지급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사실관계
2002년 4월 16일 오전 5시 50분경 서울 서대문구에서 버스가 중앙선을 침범하여 피해자가 운전하던 차량을 충격하였다. 피해자는 경추 골절 등으로 사지마비의 영구장해를 입었다.
피해자는 버스의 보험자인 그린손해보험 주식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법원 2002가단253137호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다. 당시 신체감정에서는 피해자의 기대여명을 정상인의 20%인 사고일부터 4.982년으로 평가하였다.
법원은 2003년 12월 31일 보험자가 피해자에게 3억 3,000만 원을 지급하고, 피해자는 나머지 청구와 사고에 관한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다. 이 결정은 2004년 1월 15일 확정되었다.
그런데 피해자는 감정에서 예상한 약 4.982년의 여명기간을 넘겨 생존하였다. 이에 피해자는 예상 여명기간 이후에도 계속 발생한 치료비·개호비 등 추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2012년 7월 16일 제기하였다.
피해자는 소송 계속 중인 2016년 7월 29일 사망하였고, 그의 아내가 소송을 수계하였다.
법리
1. 손해를 안 날의 의미
민법 제766조 제1항의 ‘손해를 안 날’은 피해자가 손해를 현실적으로 확인한 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손해의 발생을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게 된 때도 포함한다.
다만 처음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뒤에 발생하거나, 예상했던 손해가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 확대된 경우에는 그 새로운 손해 또는 확대된 손해를 알게 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2. 예상 여명기간을 넘긴 경우의 소멸시효
전문가의 여명 예측을 기초로 장래 치료비와 개호비 등을 일시금으로 지급받았는데 피해자가 예상 여명기간을 넘겨 생존했다면, 그 초과 기간에 관한 추가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한다.
- 예상 여명기간이 끝나기 전부터 피해자가 그 기간을 넘겨 생존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면, 그 사실을 예상할 수 있게 된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
- 그 전에는 예상할 수 없었다면, 늦어도 종전 예상 여명기간이 끝난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예상 여명기간이 끝나기 전에 그 기간을 넘겨 생존할 것이라고 예측할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늦어도 사고일부터 4.982년이 지난 2007년 4월경에는 추가 손해를 예견할 수 있었고, 그때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한 때는 2012년 7월 16일이므로, 예상 여명기간이 끝난 때부터 이미 3년이 지난 후였다.
3. 추가 손해가 매일 별도로 발생한다는 판단의 부정
원심은 예상 여명기간 이후의 치료비와 개호비가 매일 발생하므로 각 손해마다 별도의 3년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예상 여명기간이 끝난 때에는 피해자가 계속 생존함으로써 앞으로 치료비와 개호비 등이 추가로 발생할 것을 전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손해가 발생하는 날마다 각각 새로운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4. 정기금 배상 가능성
장래 치료비와 개호비는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일시금 배상과 정기금 배상 중 하나를 선택하여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장해가 계속될 기간이나 피해자의 여명이 불확실하여 일시금 배상이 실제 손해와 현저하게 달라질 위험이 있다면, 법원은 피해자가 일시금 지급을 청구했더라도 정기금 지급을 명할 수 있다.
특히 종전 소송에서 예상 여명을 기초로 일시금 배상을 받았으나 피해자가 그 기간을 넘어 생존한 경우에는 새로 예측하는 여명도 불확실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법원은 다시 일시금 배상을 명하는 데 신중해야 하고, 필요하면 생존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치료비와 개호비를 지급하도록 정할 수 있다.
결론
대법원은 추가 손해가 매일 발생할 때마다 별도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피해자의 추가 손해배상청구권은 늦어도 종전 예상 여명기간이 끝난 2007년 4월경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할 수 있다. 대법원은 이를 제대로 심리하지 않은 원심판결 중 보험회사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