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원심판결
제1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18. 11. 27. 선고 2018가소33879 판결
※ 제1심판결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독립된 판례 페이지로 수록된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1. 12. 24. 선고 2001다65755 판결
- 대법원 2001. 12. 28. 선고 2000다31502 판결
-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다29463 판결
관련법령
사실관계
1998년 3월 4일 망인은 원고에게 1998년 7월 31일까지 3,000만 원을 지급하고, 지급을 지체하면 약정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2008년 8월 27일 원고는 망인을 상대로 제기한 약정금 소송에서 3,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승소판결을 선고받았다. 그 판결은 2008년 10월 8일 확정되었다.
2012년 9월 21일 망인은 경남 산청군 소재 임야가 경상남도에 협의취득되면서 매매대금 99,320,000원을 지급받았다.
2012년 9월 27일 망인은 위 매매대금에 68만 원을 보태 보험회사에 보험료 1억 원을 일시에 납입하고, 만기 10년의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보험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보험계약자와 피보험자는 모두 망인이었다.
- 망인이 생존할 때의 보험수익자는 망인 자신이었다.
- 망인이 사망할 때의 보험수익자는 상속인이었다.
- 보험수익자는 매월 일정한 계산식에 따른 생존연금을 지급받았다.
- 망인이 만기까지 생존하면 납입 보험료와 동일한 액수의 만기보험금이 지급되었다.
- 망인이 만기 전에 사망하면 당시까지 적립된 금액에 일정 금액을 더한 사망보험금이 지급되었다.
망인은 보험계약에 따라 생존연금을 지급받다가 만기 전에 사망하였다. 망인의 공동상속인은 자녀인 피고 3명이었다.
2016년 2월 16일 피고들은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사망보험금 중 망인의 보험계약대출 원리금을 공제한 38,376,556원을 수령하였다. 피고들은 이를 법정상속분에 따라 약 1,279만 원씩 나누어 받았다.
2017년 7월 28일 피고들은 망인의 상속에 관하여 한정승인을 신고하였고, 2017년 8월 17일 부산가정법원은 이를 수리하였다. 당시 피고들이 제출한 상속재산목록에는 이미 수령한 사망보험금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원고는 망인의 채권자로서 피고들을 상대로 망인이 부담하던 판결금채무의 이행을 구하였다. 피고들은 한정승인을 하였으므로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에서만 책임을 부담한다고 항변하였다.
이에 원고는 사망보험금이 실질적으로 상속재산이고, 피고들이 이를 수령·소비하거나 상속재산목록에서 누락하였으므로 민법 제1026조 제1호 또는 민법 제1026조 제3호에 따라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원심 판단
원심은 일반적인 생명보험에서 보험수익자로 지정된 상속인이 취득하는 사망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는 기존 법리를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상속형 즉시연금보험은 다르게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보험은 망인이 보험료 1억 원을 일시에 납입한 후 생존기간에는 그 이자 상당의 연금을 지급받고, 사망하면 원금 상당액이 상속인에게 이전되는 구조이므로 보험료와 사망보험금 사이에 경제적 동일성이 유지된다고 보았다.
원심은 망인의 사망을 통상적인 보험사고라기보다 적립된 재산을 상속인에게 이전하는 계기로 평가하였다. 즉시연금보험의 외형만을 이유로 사망보험금을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보면, 상속인이 보험금은 그대로 취득하면서 한정승인을 통하여 상속채무는 면탈할 수 있어 정의와 공평에도 반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은 피고들이 수령한 사망보험금을 상속재산으로 보았다. 피고들이 이를 수령하여 소비한 행위는 상속재산의 처분행위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의제되고, 이후 이루어진 한정승인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피고들이 원고에게 법정상속분에 따라 각 1,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하였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 생명보험의 판단 기준
상법 제730조에 따르면 생명보험은 피보험자의 사망, 생존 또는 사망과 생존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이다.
따라서 보험계약이 피보험자의 사망이나 생존을 보험사고로 정하고 있다면 생명보험에 해당한다. 다액의 보험료를 일시에 납입하거나 사망보험금이 일시납 보험료와 유사한 금액으로 산출되도록 설계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생명보험으로서의 법적 성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2. 상속형 즉시연금보험의 법적 성질
이 사건 보험계약은 보험자가 매월 생존연금을 지급하다가 만기가 도래하면 만기보험금을 지급하고, 만기 전에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이 사건 보험은 사람의 사망과 생존을 모두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에 해당한다.
보험자는 만기보험금 지급을 위해 일시납 보험료 중 상당 부분을 적립금으로 계상하지만, 만기 전에도 생존연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적립금을 운용한다. 또한 피보험자가 만기 전에 사망하면 당시 적립된 금액뿐 아니라 일정한 금액을 더하여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
따라서 사망보험금이 일시납 보험료와 유사한 금액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를 망인이 납부한 보험료와 동일한 재산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3. 사망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의 고유재산
보험계약자가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면서 생존보험금 수익자를 자신으로,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상속인으로 지정한 경우, 피보험자의 사망으로 발생한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다.
상속인은 피상속인으로부터 보험금청구권을 상속받는 것이 아니라, 보험계약의 효력에 따라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금청구권을 직접 취득한다.
이 사건 피고들도 망인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함으로써 보험계약에 따라 사망보험금청구권을 고유하게 취득하였다. 따라서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다.
4. 보험금 수령은 법정단순승인 사유가 아님
피고들이 사망보험금을 수령한 행위는 자신들의 고유재산인 보험금청구권을 행사하여 만족을 얻은 것이다. 이를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사망보험금의 수령·소비는 민법 제1026조 제1호에서 정한 상속재산의 처분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며, 그 행위만을 이유로 피고들이 상속을 단순승인한 것으로 의제할 수 없다.
결론
대법원은 상속형 즉시연금보험의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이고, 피고들이 이를 수령·소비하여 법정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하였다.
이 판결은 일시납 보험료와 사망보험금의 경제적 액수가 유사하더라도 보험계약의 법적 구조에 따라 사망보험금의 귀속을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보험료의 재원이 피상속인의 재산이고 사망보험금이 그 보험료와 비슷한 금액이더라도, 상속인이 사망보험금 수익자로 지정되어 있다면 상속인은 보험계약의 효력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을 직접 취득한다. 그러므로 사망보험금은 상속채권자의 책임재산인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고, 이를 수령한 행위도 법정단순승인 사유가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