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실대출에 대한 금융기관 감사위원의 감시의무와 손해배상책임

핵심 결론 상근 감사위원은 대출서류상 신용조사·담보가 부족하면 추가 조사와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이를 방치하면 회사의 대출손실을 배상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다251694, 2007다53785, 2005다58830, 2006다33609

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7. 11. 23. 선고 2017다251694 판결
사건명: 손해배상(기)

관련 판례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7다53785 판결
발생시기와 발생원인이 다른 여러 손해배상채권 중 일부를 청구하는 경우에도 각 채권별 청구금액을 특정해야 한다. 비상임 감사라는 이유만으로 감사의 선관주의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다58830 판결
이사의 법령 위반행위에 대해 감사는 경영판단의 재량을 이유로 감사의무를 면할 수 없다. 내부 감사규정상 사전감사 대상이라면 결재절차가 누락됐다는 이유로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다33609 판결
금융기관 임원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는 대출 조건과 규모, 변제계획, 담보, 채무자의 재산·경영상황 및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관련 법령

상법 제382조

회사와 이사의 관계에는 민법상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상법 제391조의2

감사는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면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상법 제402조

이사의 법령·정관 위반행위로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는 경우 감사는 그 행위의 유지를 청구할 수 있다.

상법 제412조

감사는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사한다.

상법 제414조

감사가 임무를 게을리한 경우 회사에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한다.

상법 제415조의2

감사위원회의 권한과 책임에 감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민법 제681조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49조

소장에는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을 기재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54조

소장에 흠이 있는 경우 재판장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보정을 명해야 한다.

사실관계

서울상호저축은행이 파산하자 파산관재인은 은행의 전·현직 임원 및 감사위원 등을 상대로 여러 건의 불법·부당대출로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였다.
피고 중 한 명은 1999. 11. 26.부터 2002. 8. 20.까지 상근 감사로, 이후 2005. 8. 25.까지 등기이사이자 상근 감사위원으로 재직하였다.
은행의 감사위원회 직무규정에 따르면 1억 원 이상 대출은 상근 감사위원이 사전 또는 사후에 내용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의견을 첨부하는 일상감사 대상이었다.
은행의 대출규정은 원칙적으로 담보, 보증기관의 지급보증 또는 연대보증인을 확보하도록 했다. 예외적으로 채무자의 사업성·수익성·자산 및 신용상태 등을 검토하여 채권회수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무담보 대출이 가능했다.
또한 채무자와 보증인의 재산·신용·사업실태를 조사하고, 최근 3년간 재무제표, 결산보고서, 세무조정계산서, 사업계획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문제 된 대출
은행은 다음과 같은 신용대출을 실행하였다.
수성에 2회에 걸쳐 합계 62억 원
영부아이에스비에 3회에 걸쳐 합계 80억 원
개인 차주에게 2회에 걸쳐 합계 47억 원
다른 개인 차주에게 35억 원
상근 감사위원은 각 대출의 심사부의안을 검토하고 감사위원으로서 서명하였다.
그러나 각 대출은 물적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었다. 주채무자와 연대보증인에 대한 신용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대출신청자가 스스로 작성한 신용조사서를 제출받는 정도에 그쳤다.
재무제표·결산보고서·세무조정계산서·사업계획서 등 대출심사에 필요한 자료도 대부분 제출되지 않았다. 일부 개인 대출에는 연대보증인조차 없었다.
법인 차주들은 자산과 자본 규모가 약 3억 원이고 별다른 사업실적도 없었다. 예상 순이익만으로는 연 10%의 대출이자조차 지급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대출금 용도는 ‘빌딩 개발 사업자금’, ‘공사계약 수주를 위한 자금’, ‘사업자금’ 등으로 막연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개인 차주들도 수십억 원의 대출을 상환할 만한 사업실적이나 변제능력을 확인할 자료가 없었다. 일부 차주의 매출액은 대출이자를 지급하기에도 부족한 수준이었다.

핵심쟁점

첫째, 금융기관의 상근 감사위원이 부실대출에 관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둘째, 감사위원이 대출심사부의안에 서명했지만 대출이 위법·부당하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알았다는 증거가 없는 경우에도 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셋째, 감사위원의 책임을 인정하려면 주의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사실까지 필요한지가 문제 되었다.
넷째, 여러 대출로 인한 손해 중 일부만을 하나의 금액으로 청구한 경우 청구취지가 적법하게 특정된 것인지가 문제 되었다.

법리

감사위원의 기본적 의무
감사위원회는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사해야 한다. 이사가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그러한 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으면 이사의 위법행위에 대한 유지청구 등 필요한 조치도 해야 한다.
감사위원은 이러한 상법상 의무와 회사의 정관·내부 감사규정에서 정한 의무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수행해야 한다. 고의 또는 과실로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히면 상법 제414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은 필요하지 않다
감사위원이 회사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해 중대한 과실이나 현저한 임무 해태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법 제414조 제1항에 따른 회사에 대한 책임은 감사위원에게 고의 또는 통상적인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해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면 성립할 수 있다.
원심이 감사위원이 주의를 ‘현저히’ 게을리한 경우에만 책임이 성립하는 것처럼 판단한 것은 법적 기준을 지나치게 높인 것이다.
금융기관 감사위원에게 요구되는 주의 수준
금융기관은 고객과 예금자의 자금을 기초로 영업하고 부실대출이 금융기관과 예금자에게 중대한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임원과 감사위원에게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가 요구된다.
감사위원의 임무 해태 여부는 개별 대출별로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금융 관련 법령과 내부 대출규정의 준수 여부
대출금액과 자기자본 대비 규모
대출 조건과 자금 사용 목적
원리금 상환계획의 구체성과 현실성
담보와 보증의 유무 및 실질적 가치
차주와 보증인의 재산·신용상태
차주의 매출·수익성과 사업실적
향후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
신용조사와 현장조사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는지
필요한 재무·세무자료가 제출되었는지
감사위원이 서류의 이상징후를 확인하고 추가 조치를 했는지
실제 인식이 없어도 책임을 질 수 있다
감사위원이 위법·부당대출임을 현실적으로 알았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책임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감사위원이 자신이 서명한 대출심사자료를 통상 요구되는 주의로 검토했다면 담보 부족, 신용조사 누락, 상환능력 부족 등 명백한 위험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면 추가 조사와 시정 요구의무가 발생한다.
즉, 감사위원의 책임은 실제로 문제점을 알았는지만이 아니라 직무상 요구되는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감사위원이 취해야 할 조치
대출심사자료에서 부실 위험이나 내부규정 위반이 발견되는 경우 감사위원은 단순히 심사서류에 서명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감사위원에게는 다음과 같은 적극적인 조치가 요구된다.
누락된 재무제표·사업계획서·신용자료의 제출 요구
차주와 보증인의 재산·소득 및 신용상태 추가 조사
담보가치와 선순위 담보권 존재 여부 확인
자금 용도와 원리금 상환계획의 구체화 요구
대출이 내부규정과 금융 관련 법령에 위반되는지 검토
감사위원회를 통한 이사회 보고
위법·부당대출의 중단이나 시정 요구
필요한 경우 이사의 위법행위에 대한 유지조치

구체적 판단

상근 감사위원은 수십억 원 규모의 문제 된 대출에 관한 심사부의안을 직접 검토하고 서명하였다.
심사서류만 보더라도 대출이 모두 물적 담보 없는 신용대출이라는 점, 실질적인 신용조사가 없었다는 점, 필수 재무자료가 누락됐다는 점과 차주의 수익으로는 대출이자조차 지급하기 어렵다는 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감사위원은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대출의 위법·부당성을 조사하고, 감사위원회를 통하여 이사회에 보고하거나 대출의 시정을 요구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아무런 추가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여 감사 임무를 게을리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대법원은 감사위원이 위법·부당대출임을 실제로 알았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부정한 원심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여러 손해배상채권의 청구금액 특정
이 사건에서는 일부 피고들의 상속인들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의 특정도 문제 되었다.
원고는 발생시기와 원인이 서로 다른 여러 대출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합계 203억 700만 원 이상 중 71억 원을 일부청구하면서, 각 손해배상채권별로 얼마씩 청구하는지 구분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각 대출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발생시기와 발생원인이 다른 별개의 소송물이라고 판단하였다. 각 채권은 소멸시효의 기산점이나 피고가 주장할 수 있는 항변도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청구를 하는 경우에도 다음과 같이 특정해야 한다.
어떤 대출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인지
각 대출별 전체 손해액이 얼마인지
각 손해배상채권 중 얼마를 청구하는지
공동책임자 또는 상속인별 청구금액이 얼마인지
청구취지가 특정되지 않았다면 법원은 직권으로 보정을 명해야 하고, 원고가 보정하지 않으면 해당 소를 각하해야 한다. 법원이 여러 채권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인 금액을 인용해서도 안 된다.

결론

대법원은 상근 감사위원이 수성, 영부아이에스비 및 개인 차주들에 대한 대출과 관련하여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관한 감사위원의 책임을 부정한 원심판결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다른 일부 대출에 관한 상고는 기각하였다.
또한 여러 손해배상채권 중 일부를 포괄적으로 청구하여 각 채권별 청구금액이 특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원심이 보정을 명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금융기관 감사위원의 임무가 대출서류에 형식적으로 서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대출자료에서 신용조사 누락, 담보 부족, 상환능력 결여 등 위험징후가 확인되면 감사위원은 추가 조사, 자료 제출 요구, 이사회 보고 및 시정 요구 등 적극적인 감시조치를 해야 한다.
감사위원이 대출의 부당성을 실제로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자신이 검토·서명한 자료에서 통상의 감사위원이라면 발견했어야 할 위험을 간과했다면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아울러 여러 대출 또는 거래로 인한 임원 책임을 일부청구할 때에는 각 거래별 소송물이 구별되므로 청구금액을 개별적으로 배분하여 특정해야 한다는 소송실무상 기준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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