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54627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등]
- 원고: 주식회사 국민은행
- 피고: 다나산업개발 주식회사 외 2인
- 결과: 원심판결 파기·환송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 제1심: 청주지방법원 2006. 9. 15. 선고 2005가합3202 판결
- 환송 전 원심: 대전고법 2007. 7. 6. 선고 2006나11515 판결
- 환송판결: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54627 판결
- 파기환송심: 대전고등법원 2008. 7. 25. 선고 2008나3402 판결
제1심과 환송 전 원심
제1심은 다나산업개발이 유화종합건설의 국민은행에 대한 대출금채무를 인수하였지만, 이는 다나산업개발이 유화종합건설에 대하여 대신 갚기로 한 이행인수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다.
그 근거로 다음 사정을 들었다.
- 채무인수에 관하여 국민은행의 승낙을 받지 않았다.
- 채무자를 유화종합건설에서 다나산업개발로 변경하지 않았다.
- 국민은행의 대출원장에도 여전히 유화종합건설이 채무자로 기재되어 있었다.
- 국민은행이 사업주체 변경에 동의한 후에도 별도의 채무인수 절차를 밟지 않았다.
따라서 국민은행은 다나산업개발에 대하여 직접 대출금채권을 갖지 않으므로, 다나산업개발의 재산처분을 취소할 피보전채권도 없다고 보았다. 추가근저당권설정등기청구도 같은 이유로 배척하였다.
환송 전 원심도 같은 취지에서 국민은행의 항소를 배척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다나산업개발의 채무인수를 단순한 이행인수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다나산업개발은 사업권·토지·아파트를 양수하면서 유화종합건설의 국민은행 등에 대한 채무를 인수하고, 그 채무액 상당을 실질적으로 매매대금에서 공제받았다.
이는 다나산업개발이 채무를 부담하는 대신 그와 상응하는 경제적 대가를 얻은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민은행이 다나산업개발에 직접 청구할 수 있는 병존적 채무인수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파기환송심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법리에 따라 다나산업개발의 채무인수를 병존적 채무인수로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이 다나산업개발에 대하여 직접 대출금채권을 가진다고 보아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다나산업개발과 광보종합건설 사이의 2004년 8월 20일자 대물변제계약을 사해행위로 취소하였다.
- 광보종합건설에 다나산업개발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도록 명하였다.
- 안국상호저축은행에 광보종합건설 명의로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도록 명하였다.
- 다나산업개발에 국민은행 앞으로 아파트에 관한 각 추가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치도록 명하였다.
-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국민은행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다28698 판결 이행인수와 병존적 채무인수는 계약당사자들이 채권자에게 인수인에 대한 직접청구권을 취득시킬 의사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구별해야 한다.
- 대법원 2004. 2. 13. 선고 2002다7213 판결 근저당권설정등기청구는 피담보채권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므로 그 청구에 피담보채권 자체의 권리행사가 포함된 것으로 보아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05조 법령 중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와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경우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다.
- 민법 제406조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
- 민법 제454조 제3자가 채무자와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한 경우 채권자의 승낙에 의하여 면책적 채무인수의 효력이 생긴다.
- 민법 제539조 계약당사자가 제3자에게 직접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계약을 체결하면 제3자는 채무자에게 직접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 민법 제166조 제1항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사실관계
유화종합건설의 주택사업과 국민은행 대출
유화종합건설은 1996년 4월 23일 동해시장으로부터 주택건설사업승인을 받아 동해시 소재 토지에 4개 동 60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시행하였다.
유화종합건설은 한국주택은행과 임대주택건설자금 대출약정을 체결하고 합계 9,450,000,000원을 대출받았다. 한국주택은행은 이후 국민은행에 합병되었다.
유화종합건설은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사업부지에 다음 근저당권을 설정하였다.
- 채권최고액 9,750,000,000원의 근저당권
- 채권최고액 2,340,000,000원의 근저당권
- 채권최고액 1,560,000,000원의 근저당권
유화종합건설은 아파트가 완공되면 그 아파트도 위 대출금채무의 추가 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정하였다.
유화종합건설의 부도와 사업양도
유화종합건설은 1999년 2월 14일경 자금사정 악화로 부도를 냈고, 공정률 87.6%인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하였다.
유화종합건설은 1999년 11월 10일 다나산업개발과 사업권·토지·아파트를 양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유화종합건설은 다나산업개발에 주택사업권 일체를 양도한다.
- 사업주체 변경절차에 협조한다.
- 사업과 관련된 국민은행의 대출금채무와 대한주택보증에 대한 채무는 다나산업개발이 인수한다.
- 그 밖의 하도급업체 채무는 유화종합건설 측이 부담한다.
- 다나산업개발의 채무인수는 실질적으로 양수대금 지급에 갈음한다.
다나산업개발은 2000년 12월 국민은행으로부터 사업주체변경동의서를 발급받아 동해시장에게 제출하였다. 동해시장은 2001년 2월 27일 사업주체를 유화종합건설에서 다나산업개발로 변경하는 사업계획변경승인을 하였다.
다나산업개발의 대물변제
다나산업개발은 2004년 8월 7일 아파트에 관하여 자기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당시 다나산업개발은 채무초과 상태였다. 그럼에도 2004년 8월 20일 광보종합건설과 아파트에 관한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23일 광보종합건설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광보종합건설은 2004년 9월 22일 안국상호저축은행과 채권최고액 2,600,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23일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쳤다.
국민은행의 청구
국민은행은 다나산업개발이 유화종합건설의 대출금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였으므로 다나산업개발에 대한 직접채권을 가진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전제로 다음과 같이 청구하였다.
-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루어진 대물변제계약의 취소
- 광보종합건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말소
- 안국상호저축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
- 대출약정에 따른 아파트의 추가근저당권설정등기
법리
면책적 채무인수·병존적 채무인수·이행인수의 구별
채무 인수의 유형에 따라 채권자가 인수인에게 직접 청구할 수 있는지가 달라진다.
면책적 채무인수
기존 채무자는 채무에서 벗어나고 인수인만 새로운 채무자로 남는다.
채무자와 인수인 사이의 계약으로 면책적 채무인수를 하려면 채권자의 승낙이 필요하다. 따라서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매도인의 채무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사정만으로 기존 채무자가 당연히 면책되지는 않는다.
병존적 채무인수
기존 채무자는 그대로 남고 인수인이 동일한 채무를 함께 부담한다.
채무자와 인수인 사이의 병존적 채무인수는 채권자를 수익자로 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에 해당한다. 채권자는 수익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인수인에게 직접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채권자의 사전 승낙이나 대출원장상 채무자 변경은 병존적 채무인수의 성립요건이 아니다.
이행인수
인수인이 기존 채무자에게 “내가 그 채무를 대신 갚겠다”고 약정하는 내부관계에 불과하다.
채권자는 그 약정의 당사자나 수익자가 아니므로 인수인에게 직접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 인수인이 갚지 않더라도 기존 채무자가 인수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뿐이다.
가장 중요한 판별 기준은 채권자에게 직접청구권을 주려는 의사
계약서에 단순히 “채무를 인수한다”고 기재했다고 해서 그 법적 성격이 바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채무자와 인수인이 채권자에게 인수인을 상대로 한 직접청구권을 취득시킬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이다.
이를 판단할 때에는 다음 사정을 종합해야 한다.
- 계약을 체결하게 된 동기와 경위
- 계약의 목적
- 사업 또는 부동산의 양도 범위
- 계약당사자의 지위
- 채무자·인수인·채권자 사이의 이해관계
- 인수한 채무가 양도된 사업이나 부동산과 직접 관련되는지
- 인수인이 채무부담에 대응하는 경제적 대가를 얻었는지
- 관련 거래의 관행
- 인수인이 채권자를 상대로 취한 후속 조치
채무액만큼 양수대금을 공제받았다면 병존적 채무인수가 원칙
인수인이 채무를 부담하는 대신 매매대금이나 사업양수대금에서 그 채무액을 공제받았다면 인수인은 채무부담과 상응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은 것이다.
이러한 경우 인수인이 채권자에게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기존 채무자에게만 내부적으로 변제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하면, 인수인은 양수대금은 적게 지급하면서 채권자에 대한 직접 책임에서는 벗어나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인수가 아니라 병존적 채무인수로 보아야 한다.
- 인수대상 채무의 책임을 구성하는 사업이나 권리관계가 함께 양도된 경우
- 채무인수인이 채무부담에 상응하는 대가를 얻은 경우
이 사건 채무인수가 병존적 채무인수인 이유
다나산업개발은 단순히 유화종합건설의 대출금을 대신 갚아주기로 한 것이 아니었다.
다나산업개발은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대가를 취득하였다.
- 아파트 건설사업권 일체
- 사업부지와 미완성 아파트
- 사업주체로서 사업을 완성하고 분양할 수 있는 지위
- 국민은행 대출금채무 등을 인수하는 대신 그 상당액만큼 양수대금 지급을 면하는 이익
또한 다나산업개발은 국민은행에 사업주체변경동의서 발급을 직접 요청하였다. 이는 자신의 사업양수계약이 국민은행을 위한 계약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을 외부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따라서 국민은행은 다나산업개발에 직접 대출금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었다.
병존적 채무인수이지 계약인수는 아님
이 사건에서 다나산업개발이 사업권 전체를 양수하였다는 사정과 대출금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였다는 판단은 구별해야 한다.
대법원은 다나산업개발이 국민은행과 유화종합건설 사이의 대출계약상 지위 전체를 인수하여 새로운 대출계약 당사자가 되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다.
판결이 인정한 것은 다음과 같다.
- 유화종합건설은 기존 대출채무자로 그대로 남는다.
- 다나산업개발은 대출금채무를 함께 부담한다.
- 국민은행은 다나산업개발에 대출금 지급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
- 대출계약상 모든 권리·의무와 계약당사자 지위가 포괄적으로 이전된 것은 아니다.
즉, 이 사건의 핵심은 계약인수가 아니라 사업양수에 수반된 병존적 채무인수이다.
사해행위취소의 피보전채권
다나산업개발의 채무인수가 병존적 채무인수라면 국민은행은 다나산업개발에 대하여 직접 대출금채권을 가진다.
따라서 다나산업개발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아파트를 특정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로 이전하여 공동담보를 감소시켰다면 국민은행은 그 처분을 사해행위로 취소할 수 있다.
파기환송심은 다나산업개발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광보종합건설에 아파트를 대물변제로 이전한 행위를 사해행위로 인정하였다.
사해행위의 기준이 된 법률행위
피고들은 유화종합건설과 다나산업개발 사이의 1999년 11월 10일자 사업양도계약부터 5년이 지났으므로 채권자취소권의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취소의 대상이 된 사해행위는 사업양도계약이 아니라 다나산업개발이 광보종합건설에 아파트를 처분한 2004년 8월 20일자 대물변제계약이었다.
따라서 2005년에 제기된 사해행위취소의 소는 5년의 제척기간을 지나지 않았다.
대물변제는 원칙적으로 사해행위에 해당
채무초과 상태의 채무자가 특정 채권자 한 사람에게 부동산을 대물변제로 이전하면 다른 일반채권자들이 배당받을 공동담보가 감소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특정 채권자에 대한 대물변제는 다른 채권자들과의 관계에서 사해행위가 된다.
광보종합건설이 기존 채권에 대한 변제로 아파트를 취득한 것이라 하더라도 다나산업개발이 채무초과 상태였으므로 사해행위의 성립이 부정되지 않았다.
전득자인 안국상호저축은행의 악의
채무자의 행위가 사해행위로 인정되면 수익자와 전득자의 악의는 추정된다.
파기환송심은 다음 사정을 들어 안국상호저축은행이 선의라는 주장을 배척하였다.
- 아파트 공사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처분등기의 촉탁으로 다나산업개발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가 이루어졌다.
- 보존등기 후 불과 보름여 만에 광보종합건설 앞으로 대물변제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졌다.
- 그로부터 약 한 달 만에 안국상호저축은행의 대출과 근저당권 설정이 이루어졌다.
- 근저당권 설정 전 아파트 일부에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가처분등기가 존재하였다.
따라서 안국상호저축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도 원상회복으로 말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대출금채권의 소멸시효
파기환송심은 주택사업 양수에 따른 채무인수가 사업주체 변경승인을 조건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국민은행이 다나산업개발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점은 사업계획변경승인이 이루어진 2001년 2월 27일이고,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하였다.
국민은행은 상사소멸시효 5년이 지나기 전인 2006년 2월 23일 다나산업개발을 상대로 추가근저당권설정등기를 청구하였다.
근저당권설정등기청구는 피담보채권인 대출금채권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 소 제기로 대출금채권의 소멸시효도 중단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추가근저당권설정채무도 인수됨
유화종합건설은 국민은행과 대출약정을 체결하면서 아파트가 완공되면 이를 추가 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정하였다.
다나산업개발은 사업권과 사업 관련 대출금채무를 모두 인수하였다. 파기환송심은 대출금채무에 부수된 추가근저당권설정채무도 함께 인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다나산업개발은 국민은행에 완성된 아파트를 공동담보로 추가하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해줄 의무를 부담하였다.
결론
이 판결은 부동산이나 사업의 양수인이 관련 채무를 인수했다는 계약 문구만으로 이행인수와 병존적 채무인수를 구별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특히 양수인이 채무를 부담하는 대신 그 금액만큼 양수대금을 공제받았거나, 채무의 책임을 구성하는 사업·부동산·권리관계를 함께 이전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병존적 채무인수로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 다나산업개발은 대출금채무를 인수하는 대가로 양수대금 지급을 면하고 주택사업 전체를 취득하였다. 따라서 국민은행은 다나산업개발에 직접 대출금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었다.
파기환송심은 이를 전제로 국민은행의 다나산업개발에 대한 피보전채권을 인정하고,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루어진 아파트 대물변제계약을 취소하였다. 나아가 소유권이전등기와 후순위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 및 국민은행에 대한 추가근저당권설정등기까지 모두 명함으로써 국민은행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