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 사건명: 사해행위취소
- 환송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65903 판결
- 환송 전 원심: 서울고등법원 2006. 8. 30. 선고 2005나55857 판결
- 환송 후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0. 2. 18. 선고 2009나47465 판결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6. 29. 선고 2003가단447090 판결
- 결론: 상고기각
사실관계
원고는 조선무약 합자회사에 대한 채권자였고, 소외인은 조선무약의 무한책임사원이었다.
조선무약은 2000. 1. 5.부터 2000. 7. 1.까지 원고에게 액면금 합계 약 64억 5,425만 원의 약속어음 12장을 발행하였다.
그런데 조선무약의 무한책임사원과 그의 사돈인 피고는 조선무약이 부도나기 하루 전인 2000. 8. 17. 무한책임사원 소유 부동산을 피고에 대한 대여금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피고에게 이전하기로 하는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2000. 8. 22.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졌다.
조선무약은 2000. 8. 18. 부도가 발생하였고, 이후 화의절차를 거쳤다. 원고는 조선무약에 대한 약속어음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무한책임사원과 피고 사이의 대물변제계약이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킨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하였다.
소송의 경과
1. 환송 전 원심
환송 전 원심은 조선무약의 채무 이행기가 화의조건에 따라 유예되어 있었으므로, 무한책임사원이 회사채무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원고의 피보전채권도 성립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2. 제1차 대법원 환송판결
대법원은 2006다65903 판결에서 합자회사의 무한책임사원 책임은 회사가 채무를 부담할 때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다고 판단하였다.
상법 제212조에서 정한 회사의 변제자력 부족이나 회사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의 실패는 무한책임사원 책임의 발생요건이 아니라 회사채권자가 사원에게 직접 이행을 청구하기 위한 요건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조선무약이 약속어음을 발행할 때부터 무한책임사원에 대해서도 동일한 내용의 채권을 취득하였다고 보아 환송 전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3. 환송 후 원심
환송 후 원심은 무한책임사원의 대물변제 당시 조선무약의 부채와 무한책임사원의 고유채무를 합산하면 그의 고유재산을 초과한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조선무약이 자체 재산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할 수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므로, 무한책임사원의 부동산 대물변제는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루어진 사해행위라고 판단하였다.
주요 쟁점
- 합자회사 무한책임사원의 회사채무에 대한 책임은 언제 발생하는가
- 무한책임사원의 재산처분이 사해행위인지 판단할 때 회사채무도 사원의 소극재산에 포함되는가
- 회사가 자기 재산으로 채무를 완제할 수 있었는지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 회사의 영업권·상표권·장래 수입을 적극재산에 포함할 수 있는가
-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있는 경우 피담보채무의 존재는 누가 증명해야 하는가
대법원의 판단
1. 무한책임사원의 책임 발생과 이행요건은 구별된다
상법 제269조에 따라 합자회사에 준용되는 상법 제212조는 회사재산으로 채무를 완제할 수 없거나 회사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주효하지 못한 경우 각 사원이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무한책임사원의 책임은 회사가 채무를 부담할 때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다. 회사의 채무초과나 회사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실패는 책임 자체의 발생요건이 아니라 회사채권자가 무한책임사원에게 책임의 이행을 청구하기 위한 요건이다.
따라서 무한책임사원이 재산을 처분할 당시 회사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실시되지 않았거나 회사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았더라도, 회사채권자의 무한책임사원에 대한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2. 사해행위 판단 시 회사채무를 사원의 소극재산에 포함하는 것이 원칙이다
무한책임사원의 책임은 회사채무 발생과 동시에 성립하므로, 무한책임사원의 대물변제 등 재산처분이 사해행위인지 판단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다음 금액을 비교한다.
- 무한책임사원의 고유채무와 합자회사의 부채를 합한 금액
- 무한책임사원의 고유재산 총액
전자가 후자를 초과한다면 그 상태에서 이루어진 대물변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가 된다.
3. 회사의 완제 자력이 증명되면 회사채무를 제외한다
다만 무한책임사원의 책임은 회사채무에 대해 보충성을 가진다. 따라서 재산처분 당시 합자회사가 자체 재산으로 회사채무를 모두 변제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주장·증명된 경우에는 회사채무를 무한책임사원의 소극재산에 포함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는 다음 사항만 비교하여 사원의 채무초과 여부를 판단한다.
- 무한책임사원 개인의 고유채무
- 무한책임사원 개인의 고유재산
즉, 회사채무는 원칙적으로 고려하지만 회사의 충분한 변제자력이 증명되면 예외적으로 제외하는 구조이다.
4. 회사의 변제자력은 실질적인 자산·부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상법 제212조 제1항의 “회사의 재산으로 회사의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때”란 회사의 부채 총액이 자산 총액을 초과하는 채무초과 상태를 의미한다.
채무초과 여부는 대차대조표 등 재무제표에 기재된 명목상 금액이 아니라 다음 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 회사가 실제 부담하는 채무 총액
- 처분 당시의 실제 가치로 평가한 자산 총액
- 실제로 환가하거나 채무변제에 사용할 수 있는 재산인지 여부
따라서 장부상 자산이 존재하더라도 실제 가치가 없거나 환가 가능성이 없다면 적극재산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5. 신용·기술·장래 수입은 원칙적으로 자산에서 제외된다
회사의 신용, 임직원의 노력, 기술적 능력 및 장래 수입 가능성은 그 자체로 현재 환가할 수 있는 책임재산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회사의 자산 총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피고는 조선무약의 영업권을 적극재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영업권은 동종 기업보다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초과수익력을 의미하므로 단순한 신용·기술·장래 수익에 대한 기대와 구별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조선무약이 영업권을 적절한 평가방법에 따라 유상으로 취득하였거나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자료가 없었으므로 이를 적극재산에 포함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6. 상표권도 객관적인 가치가 증명되어야 한다
피고는 조선무약이 보유한 상표권의 가치도 자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심 변론종결 때까지 상표권 등록원부와 그 객관적 가치를 인정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더욱이 조선무약의 부도, 감사보고서와 정리위원 조사보고서에 나타난 채무초과 정도 및 화의조건 등을 고려하면 상표권 가액을 포함하더라도 회사가 모든 채무를 완제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대법원은 상표권을 자산에 포함하지 않은 원심판단을 유지하였다.
7. 근저당권설정등기만으로 피담보채무의 존재가 증명되지는 않는다
피고는 대물변제된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3억 원 및 1억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으므로, 피담보채무를 공제하면 해당 부동산에 일반채권자를 위한 잔존가치가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근저당권은 장래의 불특정채권을 일정한 한도에서 담보하기 위한 권리이므로, 근저당권설정계약과 별도로 피담보채권을 발생시키는 법률행위가 존재해야 한다.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채권최고액 상당의 피담보채무가 실제 존재한다고 추정할 수 없다. 피담보채무의 존재와 액수는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피담보채무의 존재와 액수를 인정할 자료가 부족했으므로, 대법원은 부동산의 책임재산 가치를 부정해 달라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환송 후 원심이 무한책임사원의 책임을 비보충적 책임이라고 설명한 부분은 부정확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원심은 조선무약이 자체 재산으로 채무를 완제할 수 있었는지를 실제로 심리하였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조선무약의 부채와 무한책임사원의 고유채무를 합하면 그의 고유재산을 초과하였으므로, 부도 직전에 사돈인 피고에게 부동산을 대물변제한 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판례의 의의
이 판결은 합자회사 무한책임사원의 책임에 관하여 다음 세 단계를 명확히 구분하였다.
첫째, 무한책임사원의 책임은 회사채무 발생과 동시에 성립한다.
둘째, 회사채권자가 사원에게 직접 이행을 청구하려면 회사의 채무초과 또는 회사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의 실패라는 보충성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셋째, 무한책임사원의 재산처분에 대한 사해행위 판단에서는 회사채무도 원칙적으로 사원의 소극재산에 포함하되, 회사가 자체 재산으로 채무를 완제할 수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면 회사채무를 제외한다.
또한 회사의 채무초과 여부를 재무제표상의 명목상 수치가 아니라 실질적인 자산가치와 실제 채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다.
관련판례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65903 판결은 이 사건의 제1차 환송판결이다. 합자회사의 무한책임사원 책임은 회사가 채무를 부담할 때 발생하고, 회사의 변제자력 부족 등은 책임의 발생요건이 아니라 이행청구의 요건이라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40763 판결은 무한책임사원의 사해행위 판단에서 회사채무와 사원의 고유채무 및 회사의 변제자력을 고려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대법원 2007. 11. 15. 자 2007마887 결정은 회사의 채무초과 여부를 재무제표의 명목상 금액이 아니라 실제 채무와 실제 가치로 평가한 자산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다107408 판결은 근저당권설정등기와 별도로 피담보채권을 성립시키는 법률행위가 존재해야 하며, 그 존재를 주장하는 측이 이를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법령
민법 제406조 제1항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한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에 대하여 채권자가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212조는 회사재산으로 회사채무를 완제할 수 없거나 회사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주효하지 못한 경우 합명회사 사원의 연대책임을 규정한다.
상법 제269조는 합자회사에 관하여 별도의 규정이 없는 사항에는 합명회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한다.
민법 제357조 제1항는 근저당권이 담보할 채무의 최고액만을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보류하여 설정되는 저당권임을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