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1. 1. 28. 선고 2015다59801 판결 [임대차보증금반환[임차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상속한 상속인들에 대하여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구한 사건]]
- 원고: 상가건물 임차인
- 피고들: 임대인의 공동상속인들
- 결과: 원심판결 중 피고 2에 대한 원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상고와 피고 2의 상고 기각
하급심
제1심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14. 6. 11. 선고 2013가단2239 판결
제1심은 공동상속인들이 부담하는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불가분채무로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않은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임차보증금 50,000,000원 전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특별한정승인을 한 피고는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에서 다른 피고들과 각자 50,000,00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이는 각 상속인이 상속지분인 4분의 1에 해당하는 12,500,000원만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임차인에 대한 외부관계에서는 각자 보증금 전액에 관한 반환채무를 부담한다는 판단이다.
항소심
항소심은 임차건물이 선순위 근저당권의 실행에 따른 경매로 매각되어 원고의 임차권이 소멸하였으므로, 임대인의 공동상속인들은 임차보증금 반환 반환채무를 각자의 상속지분에 따라 분할하여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상속인이 4명이므로 각 상속인이 부담하는 원금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50,000,000원 × 4분의 1 = 12,500,000원
대법원
대법원은 항소심의 분할채무 판단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은 공동상속인들이 단순히 피상속인의 금전채무를 상속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속으로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까지 공동으로 승계한다고 보았다.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성질상 불가분채무이므로, 이후 건물이 경매로 매각되었다고 하여 각 상속인의 상속지분에 따른 분할채무로 변경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는 실질적으로 제1심과 같이 공동상속인들의 불가분채무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67. 4. 25. 선고 67다328 판결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가 성질상 불가분채무에 해당한다는 판례이다.
-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4083 판결 대항력 있는 임차건물의 소유권이 이전되면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대항력 있는 임차건물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와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법률상 승계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다205073 판결 임대인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 공동임대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불가분채무라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다7904 판결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했다는 점은 특별한정승인을 주장하는 상속인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84936 판결 법정단순승인 사유인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는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해하려는 의사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 구「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1. 12. 29. 법률 제6542호로 제정되어 2002. 11. 1. 시행된 것, 이하 ‘구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부칙 제2항 단서
- 구「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1. 12. 29. 법률 제6542호로 제정되어 2002. 11. 1. 시행된 것, 이하 ‘구 상가임대차법’이라 한다) 제9조 제2항
- 구「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시행령」(2002. 10. 14. 대통령령 제17757호로 제정되어 2002. 11. 1. 시행된 것) 제2조 제1항 제4호
- 민법 제411조 수인이 불가분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각 채무자에게 채무 전부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 민법 제1019조 제1항 상속인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단순승인,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를 할 수 있다.
- 민법 제1019조 제3항 상속인이 중대한 과실 없이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알지 못한 경우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 민법 제1026조 제2호 상속인이 법정기간 내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본다.
- 민법 제1026조 제3호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 후 상속재산을 은닉·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않으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본다.
- 민사소송법 제288조 당사자가 주장하고 증명해야 하는 사실에 관한 원칙을 규정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1999년 8월 9일 회사 소유 건물의 1층 121.97㎡에 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임차보증금: 50,000,000원
- 월 차임: 없음
- 임대차기간: 24개월
- 계약기간 만료 시 자동연장
원고는 1999년 8월 15일경부터 해당 건물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소외 2는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로 건물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원고는 2006년 12월 10일 새로운 소유자인 소외 2와 종전 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임대차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 원고가 종전 임대차계약에 따라 지급한 50,000,000원을 새로운 임대차계약의 보증금으로 갈음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도 인정되었다.
원고는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2008년 12월 15일경 임차권등기명령을 받고, 2008년 12월 17일 임차권등기를 마쳤다.
임대인 소외 2는 2009년 2월 14일 사망하였다. 피고들을 포함한 4명의 상속인은 건물의 각 4분의 1 지분을 상속하였다.
이후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임의경매를 신청하였고, 제3자가 2011년 1월 13일 매각대금을 납부하여 건물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원고는 임대인의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임차보증금 50,000,000원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공동상속인 중 피고 1은 2011년 9월 5일 민법 제1019조 제3항에 따른 특별한정승인을 신고하고, 2011년 9월 26일 법원으로부터 한정승인심판을 받았다.
법리
상속인도 임차건물의 양수인에 해당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2항은 임차건물의 양수인과 그 밖에 임대할 권리를 승계한 사람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대항력 있는 상가건물의 소유권이 변경되면 새로운 소유자는 별도의 계약이나 임차인의 동의 없이 법률상 임대인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한다.
소유권 변동의 원인은 중요하지 않다. 매매와 같은 법률행위뿐 아니라 상속이나 경매와 같이 법률의 규정에 따라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상속으로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공동상속인들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임차건물의 양수인으로서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다.
보증금 반환채무가 일반 상속채무와 다른 이유
피상속인이 부담하던 일반적인 금전채무를 여러 상속인이 상속하면 원칙적으로 법정상속분에 따라 분할된다.
그러나 이 사건의 보증금 반환채무는 단순히 피상속인의 금전채무를 상속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공동상속인들이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면서 법률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함께 승계한 결과 부담하는 채무이다.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하나의 임대차관계와 임차목적물의 반환관계에 결합되어 있다. 하나의 임대차계약에 따라 수수된 하나의 보증금을 공동임대인들이 반환하는 의무이므로 상속지분별로 나뉘지 않는다.
따라서 공동상속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불가분채무에 해당한다.
불가분채무의 구체적 효과
임차보증금이 50,000,000원이고 공동상속인이 4명이더라도 각 상속인의 외부적 책임이 12,500,000원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각 공동상속인에게 50,000,000원 전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임차인이 실제로 중복하여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전체 보증금 50,000,000원과 지연손해금뿐이다. 어느 상속인이 보증금 전액을 지급하면 다른 상속인들의 채무도 그 범위에서 소멸한다.
전액을 지급한 상속인이 나머지 공동상속인들에게 각자의 내부 부담부분을 청구하는 문제는 상속인들 사이의 구상관계에서 해결된다.
경매가 진행되어도 분할채무로 변경되지 않음
피고들은 임차건물이 경매로 제3자에게 매각되기 전에 이미 상속으로 건물 소유권과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 승계하였다.
원고는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상태에서 임차권등기를 마쳤다. 임대차기간이 종료하더라도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는 존속한다.
따라서 이후 선순위 근저당권의 실행으로 임차건물이 매각되고 임차권이 소멸했더라도, 공동상속인들이 이미 부담하게 된 불가분적인 보증금 반환채무가 상속지분에 따른 분할채무로 변경되지는 않는다.
항소심이 경매 후에는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지분에 따라 보증금을 분할하여 반환한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특별한정승인의 요건
상속인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해야 한다.
다만 상속인이 이 기간 내에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한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알지 못했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중대한 과실’이란 상속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채무초과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도 현저히 주의를 게을리하여 이를 알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다음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특별한정승인을 주장하는 상속인에게 있다.
- 최초 3개월의 숙려기간 내에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알지 못했다.
- 이를 알지 못한 데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
- 채무초과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특별한정승인을 신고했다.
피고 1은 피상속인과 오랫동안 교류가 단절되어 있었고, 피상속인이 보유한 재산과 채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 어려웠다. 피상속인이 사망 당시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상속재산으로 채무를 변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피고 1은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알게 된 때부터 3개월 내인 2011년 9월 5일 특별한정승인을 신고하였다. 이에 따라 특별한정승인은 유효하다고 판단되었다.
재산목록 누락과 법정단순승인
피고 1은 특별한정승인 신고 당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사항을 재산목록에 기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민법 제1026조 제3호에서 정한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가 되려면 단순히 재산을 빠뜨린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속재산을 은닉하여 상속채권자를 해하려는 의사로 고의로 재산목록에서 누락해야 한다.
이 사건 건물은 특별한정승인 신고 전에 이미 경매로 매각되어 제3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상태였다. 피고 1이 원고 등 상속채권자를 해하려는 의사로 이를 고의로 누락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었다.
따라서 재산목록 누락을 이유로 피고 1이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되지는 않았다.
특별한정승인자도 채무 전액에 관한 책임을 지는지
특별한정승인을 한 상속인도 공동임대인으로서 보증금 전액에 관한 불가분채무를 부담한다. 한정승인은 채무액 자체를 상속지분만큼 줄이는 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특별한정승인자에 대한 판결 주문에는 다음과 같은 책임제한이 붙는다.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하라.
따라서 피고 1의 법률관계는 다음과 같다.
- 보증금 반환채무의 액수: 50,000,000원 전액
- 다른 공동상속인들과의 관계: 불가분채무
- 강제집행할 수 있는 책임재산: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으로 제한
- 피고 1의 고유재산에 대한 강제집행: 허용되지 않음
반면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않은 공동상속인은 고유재산을 포함한 전체 재산으로 보증금 전액에 관한 책임을 부담한다.
결론
대법원은 항소심이 공동상속인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각 상속지분에 따른 분할채무로 본 것이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공동상속인들은 상속으로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면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대인의 지위를 공동으로 승계한다. 이에 따라 각 공동상속인은 상속지분과 관계없이 보증금 50,000,000원 전액에 관한 불가분채무를 부담한다.
다만 특별한정승인을 한 피고 1은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에서만 책임진다.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않은 상속인은 고유재산으로도 책임을 부담한다.
결국 대법원은 항소심의 분할채무 판단을 파기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제1심의 판단구조로 돌아갔다.
-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않은 공동상속인: 각자 보증금 50,000,000원 전액과 지연손해금 지급
- 특별한정승인을 한 공동상속인: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에서 다른 상속인들과 각자 보증금 50,000,000원 전액과 지연손해금 지급
- 임차인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총액: 보증금 50,000,000원과 지연손해금
따라서 이 판결의 핵심은 “상속채무는 상속지분에 따라 분할된다”는 일반원칙보다, 대항력 있는 임차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여 임대인 지위를 공동 승계한 데서 발생하는 보증금 반환채무의 불가분성이 우선한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