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대법원 1982. 11. 23. 선고 81다카1110 판결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소유권이전등기말소
관련 판례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면 계약의 이행으로 변동된 물권은 원칙적으로 계약이 없었던 상태로 복귀한다. 다만 계약해제 전에 그 계약으로 생긴 법률효과를 기초로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고 등기나 인도 등을 통해 권리를 취득한 제3자는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보호된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81다카1110 판결을 인용하여 계약해제의 소급효와 제3자 보호에 관한 법리를 재확인하였다.
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18881·18898·18904 판결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면 그 계약에 따라 실행된 급부는 원상회복되어야 하고, 계약의 이행으로 변동된 물권도 원칙적으로 계약이 없었던 상태로 복귀한다고 판시하였다.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는 해제된 계약으로부터 생긴 법률효과를 기초로 해제 전에 새로운 이해관계를 맺고, 등기나 인도 등으로 권리를 취득한 사람을 의미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민법 제548조
계약이 해제되면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 그러나 계약해제로 제3자의 권리를 해할 수 없다.
부동산등기법 제88조
소유권 등 부동산 물권이나 임차권의 설정·이전·변경 또는 소멸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권을 보전하려는 경우 가등기를 할 수 있다.
부동산등기법 제91조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하는 경우 가등기 이후에 이루어진 등기로서 본등기에 의하여 침해되는 등기는 등기관이 직권으로 말소한다.
핵심쟁점
이 사건의 핵심쟁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계약해제로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복귀하는 경우 매도인이 행사할 물권적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가등기를 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둘째, 매매계약 당사자들이 계약해제 시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소유권을 다시 이전하기로 별도로 약정한 경우, 그 약정상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등기로 보전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셋째, 위 가등기 후 본등기 전에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가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본등기의 효력에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사실관계
피고는 1979년 2월 자신이 소유하던 부동산을 매수인에게 매도하였다.
피고는 같은 해 3월 매매잔대금 1,300만 원을 지급받지 않은 상태에서 매수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이와 함께 피고 명의로 매매예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보전의 가등기도 마쳤다.
그 후 해당 부동산에는 1979년 8월 제3자인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졌다. 이어 같은 해 9월 피고가 자신의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를 하면서 가등기 후에 이루어진 원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직권으로 말소되었다.
피고는 매수인이 잔대금 지급을 지체하면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소유권을 회복하기 위하여 가등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피고는 매매계약이 해제되면 매수인이 해당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기로 별도로 약정하였으며, 이 가등기는 그 약정상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반면 원고는 계약해제 전에 매수인으로부터 부동산을 취득하여 등기를 마친 제3자이므로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1. 물권적 청구권은 가등기로 보전할 수 없다
가등기는 부동산 물권 또는 부동산임차권의 설정·이전·변경·소멸을 목적으로 하는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제도이다.
따라서 당사자의 약정이나 법률관계에 따라 장차 일정한 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채권적 청구권은 가등기로 보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소유권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소유권에 기하여 등기의 말소나 반환을 구하는 물권적 청구권은 가등기의 대상이 아니다. 물권적 청구권은 그 자체가 물권변동을 목적으로 새롭게 발생하는 채권적 청구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계약이 해제되면 소유권이 당연히 매도인에게 복귀한다”는 점을 전제로 그 소유권에 기한 말소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가등기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2. 계약해제와 물권의 당연복귀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면 원칙적으로 계약의 이행으로 변동된 물권은 그 계약이 처음부터 없었던 상태로 복귀한다.
그러나 계약해제의 소급효는 제3자의 권리를 해할 수 없다. 계약해제 전에 매수인으로부터 목적부동산을 취득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제3자가 있다면, 계약해제는 그 제3자의 소유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목적부동산의 소유권이 매수인으로부터 매도인에게 당연히 복귀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매도인이 소유권을 자동으로 회복하였음을 전제로 매수인 명의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도 없다.
원심은 계약해제로 소유권이 피고에게 당연히 복귀하였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의 권리를 물권적 청구권으로 보아 가등기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제3자의 등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당연히 복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원심의 판단에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았다.
3. 원상회복을 위한 별도의 이전등기 약정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당사자들이 장차 계약이 해제되면 매수인이 매도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기로 약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매도인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계약해제의 소급효에 따라 당연히 발생하는 물권적 청구권이 아니다. 당사자의 별도 약정에 따라 발생하는 채권적 청구권이다.
그 내용도 부동산의 소유권을 매수인으로부터 매도인에게 이전하는 물권변동을 목적으로 하므로, 가등기에 의하여 보전할 수 있다.
즉 다음 두 가지 청구권은 구별해야 한다.
계약해제로 소유권이 당연히 복귀하였음을 전제로 한 물권적 말소등기청구권: 가등기 불가
계약해제 시 소유권을 다시 이전하기로 한 약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가등기 가능
계약해제 시 소유권을 다시 이전하기로 한 약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가등기 가능
4. 가등기 후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의 지위
가등기는 장래 이루어질 본등기의 순위를 가등기 시점으로 보전한다.
따라서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이루어지면 본등기의 순위는 가등기 시점으로 소급한다. 가등기 후 본등기 전에 이루어진 소유권이전등기 등 중간처분은 본등기와 양립할 수 없는 범위에서 실효되고 말소된다.
가등기 후 부동산을 취득한 제3자는 처음부터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이루어질 경우 자신의 등기가 말소될 수 있는 부담을 안고 권리를 취득한 것이다. 따라서 그 제3자의 지위는 가등기로 순위가 보전된 권리자보다 앞설 수 없다.
5.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와의 관계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는 계약해제의 소급효로 제3자의 권리를 해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매도인이 주장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계약해제의 소급효 자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계약 당사자들이 해제 시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소유권을 다시 이전하기로 한 별도의 약정에서 발생한 권리이다.
제3자 명의 등기의 말소도 계약해제의 소급효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구조에 따른 것이다.
원상회복 약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 가등기에 의한 순위보전 → 본등기 → 가등기 이후 중간등기의 말소
따라서 이 경우에는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가 직접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제3자는 계약해제의 소급효로 권리를 잃는 것이 아니라 자신보다 선순위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의 효력으로 권리를 잃게 된다.
구체적 판단
대법원은 피고 명의의 가등기가 단순히 계약해제로 회복되는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주장한 것처럼 매수인이 잔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될 경우 피고에게 다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기로 약정하였고, 그 약정상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가등기를 한 것이라면 그 가등기는 유효하다.
그 경우 가등기 후 본등기 전에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의 등기는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마쳐지면 말소를 피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은 피고와 매수인 사이에 실제로 해제 시 소유권을 다시 이전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는지, 가등기가 그 약정상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인지를 심리했어야 한다.
결론
대법원은 가등기가 물권적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에 계약해제의 소급효와 가등기의 대상에 관한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 명의의 가등기가 계약해제 시 소유권을 다시 이전하기로 한 별도 약정에 기초한 것인지를 심리하도록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과 가등기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명확히 구분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계약해제로 소유권이 당연히 복귀한다는 물권적 효력만으로는 가등기를 할 수 없다. 그러나 당사자가 계약해제에 대비하여 소유권을 다시 이전하기로 별도의 원상회복 약정을 체결하면 그 약정상 이전등기청구권은 가등기로 보전할 수 있다.
또한 가등기 후 권리를 취득한 제3자가 본등기로 권리를 잃는 것은 계약해제의 소급효 때문이 아니다. 선행 가등기에 의하여 이미 순위가 보전된 약정상 등기청구권이 실현된 결과라는 점에서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의 제3자 보호와 구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