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6다261175 판결 [손해배상(기)]
- 원고: 약국의 임차권과 영업시설을 양수하고 권리금을 지급한 사람
- 피고 1: 약국을 운영하다가 임차권과 영업시설을 양도한 사람
- 피고 2: 권리양도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직원
- 피고 3: 공인중개사사무소 운영자
- 대법원 결과: 피고들의 상고 모두 기각
하급심
원심은 피고 1이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유효한 임차권을 원고에게 이전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임차권양도계약과 권리금계약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원고가 임대인에게 임차권을 주장하지 못하고 상가를 인도하게 되었으므로 피고 1에게 권리금 380,000,000원 중 60%에 해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공인중개사인 피고 3은 직원인 피고 2와 함께 임차권의 내용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 여부를 확인·설명할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원고가 일정 기간 약국을 운영하지 못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115120 판결 [권리양도금] 권리금계약은 임대차계약이나 임차권양도계약과 별개의 계약이지만, 계약 체결의 경위와 목적, 당사자의 의사 등을 종합할 때 경제적·사실적으로 일체를 이루고 어느 하나 없이는 다른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을 관계라면 전체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05조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법률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다.
- 민법 제618조 임대차는 임대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임차인이 차임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성립한다.
- 민법 제629조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한다.
- 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2014. 1. 28. 법률 제12374호 공인중개사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중개업자는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 및 권리관계 등을 확인하여 중개의뢰인에게 성실·정확하게 설명하여야 한다.
- 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2014. 1. 28. 법률 제12374호 공인중개사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2항 중개업자는 확인·설명을 위해 필요한 경우 매도의뢰인이나 임대의뢰인 등에게 관련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 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2014. 1. 28. 법률 제12374호 공인중개사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1항 중개업자가 고의나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발생하게 하면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4. 7. 28. 대통령령 제25522호 공인중개사법 시행령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중개대상물의 확인·설명사항과 확인 방법을 정한다.
- 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4. 7. 28. 대통령령 제25522호 공인중개사법 시행령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서식과 교부 등에 필요한 사항을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도록 한다.
- 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4. 7. 29. 국토교통부령 제115호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작성과 교부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사실관계
피고 1은 2008년 2월 29일 서울 강남구 소재 상가를 임대차보증금 62,000,000원, 월차임 2,200,000원, 임대차기간 2년으로 정하여 임차한 후 약국을 운영하였다. 임대차계약은 이후 2년마다 갱신되었다.
피고 1은 2012년 12월경 임대인에게 부탁하여 임대차계약서상 임차인 명의를 자신의 아들로 변경하였다.
원고는 2013년 3월 8일경 피고 3이 운영하는 공인중개사사무소 직원 피고 2의 중개로 피고 1과 ‘권리(시설) 양수·양도 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의 내용은 원고가 피고 1로부터 다음 권리를 양수하는 것이었다.
- 상가 임대차계약상의 임차권
- 약국 내 판매품을 제외한 모든 시설물
- 약국 영업과 관련된 영업상 이익
권리금은 380,000,000원으로 정하였다.
계약서에는 피고 1이 잔금 지급일까지 임대인과 원고 사이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임대차계약이 정상적으로 체결되지 않으면 권리양도계약을 해제하여 계약금과 중도금을 즉시 반환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는 다음과 같이 대금을 지급하였다.
- 2013년 3월 11일 계약금 40,000,000원
- 2013년 4월 9일 중도금 100,000,000원
- 2013년 8월 30일 잔금 중 100,000,000원
- 2013년 8월 31일 나머지 권리금 140,000,000원과 임차보증금 62,000,000원을 합한 202,000,000원
원고는 상가를 인도받아 2013년 9월 1일경부터 약국을 운영하였다.
그러나 피고 1은 임대인에게 원고가 실제로 약국을 양수하여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피고 1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임차인 명의만 친척인 원고로 바꾸어 달라고 부탁하여, 임대인으로부터 원고 명의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받았다.
임대인은 2014년 1월경 원고가 단순한 명의자가 아니라 실제로 약국을 양수하여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임대인은 원고에게 상가 인도를 요구하였다.
원고는 여러 차례 인도기한을 유예받았지만 결국 2015년 1월 15일경 상가를 인도하고 남은 임차보증금을 반환받았다.
한편 계약 당시 임대차보증금은 62,000,000원, 월차임은 2,700,000원으로 평가되었다. 이에 따른 환산보증금은 다음과 같았다.
- 임대차보증금: 62,000,000원
- 월차임 환산액: 2,700,000원 × 100 = 270,000,000원
- 환산보증금 합계: 332,000,000원
당시 기준에 따르면 이 임대차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범위를 초과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계약갱신요구권 등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피고 2와 피고 3은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원고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법리
권리금은 영업상 재산가치의 양도·이용 대가임
권리금은 단순히 상가를 사용하는 대가가 아니다. 다음과 같은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를 양도하거나 일정 기간 이용하게 하는 대가이다.
- 영업시설과 비품
- 거래처와 고객관계
- 영업상 신용
- 영업 노하우
- 점포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 이점
따라서 권리금계약은 원칙적으로 임대차계약이나 임차권양도계약과 구별되는 별개의 계약이다.
별개의 계약이라도 경제적으로 결합되면 불가분 관계가 됨
권리금계약과 임차권양도계약이 형식적으로 별개의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각각 독립하여 효력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 체결의 경위, 목적, 계약 내용과 당사자의 의사를 종합했을 때 두 계약이 경제적·사실적으로 하나의 거래를 구성하고, 어느 하나가 없었다면 다른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면 전체가 하나의 계약과 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380,000,000원의 권리금을 지급한 목적은 해당 장소에서 약국 영업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임차권을 유효하게 확보하지 못하면 시설과 영업상의 이익을 양수하더라도 그 장소에서 영업할 수 없다.
따라서 임차권양도계약과 권리금계약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다.
임대인의 동의를 받을 의무와 권리금 잔금 지급의무는 동시이행 관계
민법 제629조에 따라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 임차권을 양도할 수 없다.
이 사건 계약에서 피고 1은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원고가 정상적으로 임차권을 취득하도록 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원고가 권리금 잔금을 지급할 의무는 피고 1이 유효한 임차권을 이전할 의무와 동시이행 관계에 있었다.
피고 1은 임대인에게 실제 임차권양도 사실을 밝히고 동의를 받은 것이 아니라, 원고가 자신의 친척으로서 명의만 변경하는 것처럼 설명하였다.
따라서 원고 명의의 임대차계약서가 작성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1이 임차권을 유효하게 이전할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었다.
임차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권리금계약에도 영향이 미침
권리금계약과 임차권양도계약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임차권양도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다면 그 효과는 권리금계약에도 미친다.
이 사건 계약서에도 임대차계약이 정상적으로 체결되지 않으면 권리양도계약이 해제되고 피고 1이 받은 계약금과 중도금을 반환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원고는 임대인에게 임차권을 주장하지 못하여 결국 상가를 인도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1은 원고가 지급한 권리금과 관련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부담하였다.
원심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 1의 손해배상책임을 권리금 380,000,000원의 60%로 제한하였고, 대법원은 이를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의무는 등기부 확인에 한정되지 않음
공인중개사가 확인·설명해야 할 사항은 등기부에 기재된 소유권, 저당권 등의 권리관계에 한정되지 않는다.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다음 사항을 함께 기재해야 한다.
- 등기부상 권리관계
- 실제 권리관계
- 등기부에 공시되지 않는 물건의 권리 사항
여기에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임대차의 존재와 내용도 포함된다.
임차권양도를 중개할 때도 상가임대차법상 보호 여부를 설명해야 함
이 사건 계약은 단순한 시설·권리금 거래가 아니라 임차권양도를 포함하였다. 계약서에도 “본 계약은 임대차계약에 준한다”는 특약이 기재되어 있었고, 공인중개사가 중개업자로 서명하였다.
따라서 공인중개사는 일반적인 상가임대차계약을 중개할 때와 마찬가지로 다음 사항을 확인·설명할 의무가 있었다.
- 양도되는 임차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 임차권의 구체적인 내용과 존속기간
- 임대인이 임차권양도에 동의했는지
- 환산보증금이 상가임대차법의 적용범위에 포함되는지
- 양수인이 대항력·우선변제권 등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 계약갱신과 임대차기간 보장이 가능한지
원고는 임차권의 존속기간에 특별히 관심을 보였고 권리금도 380,000,000원에 이르렀다. 따라서 상가임대차법상 보호 여부는 계약 체결을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였다.
그런데 피고 2와 피고 3은 환산보증금이 332,000,000원으로서 당시 상가임대차법의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원고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확인·설명의무 위반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정확한 설명을 들었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권리금을 더 낮게 정했을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
권리금계약과 임차권양도계약은 법률상 별개의 계약이다. 그러나 상가에서 계속 영업하는 것을 전제로 임차권과 영업시설을 함께 양수하고 권리금을 지급하였다면, 두 계약은 경제적·사실적으로 불가분의 관계가 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권리금 380,000,000원을 지급한 핵심 목적은 해당 상가에서 약국 영업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피고 1이 임대인을 속여 형식적인 임차인 명의변경만 받았을 뿐 실제 임차권양도에 관한 동의를 얻지 못했으므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었다.
공인중개사 역시 임차권양도를 포함한 권리금계약을 중개하면서 단순히 계약서를 작성해 주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환산보증금, 상가임대차법 적용 여부, 대항력과 계약갱신 보호 여부 등 양수인이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권리관계를 확인·설명해야 한다.
대법원은 피고 1의 권리금 관련 손해배상책임과 공인중개사 측의 확인·설명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