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차임증액판결의 소급효와 지연손해금의 기산점

핵심 결론 임대인이 적법하게 차임 증액을 청구하면 법원이 나중에 증액액을 정하더라도 그 효력은 증액청구 도달 시로 소급한다. 임차인은 계약상 각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증액분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부담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5다239508, 2002다60931

해당 판례

대법원 2018. 3. 15. 선고 2015다239508, 239515 판결 [임대차보증금ㆍ부당이득금]
  • 원고(반소피고): 임대인인 메타폴리스 주식회사
  • 피고(반소원고): 임차인인 주식회사 엔터식스패션쇼핑몰
  • 쟁점: 법원이 정한 증액차임의 효력이 언제 발생하고, 증액분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언제부터 발생하는지
  • 대법원 결과: 본소 중 지연손해금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피고의 상고 기각
하급심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5. 8. 26. 선고 2014나2051167, 2051174 판결
원심은 임대차계약에 물가상승률과 임차인의 매출실적 등을 반영하여 임대차조건을 협의·조정하는 조항이 있고, 실제 차임 인상요인도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임대인은 2013년 1월 8일 임차인에게 차임 증액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법원이 정한 증액차임의 효력이 위 증액청구 시점으로 소급한다는 점은 인정하였다.
그러나 증액차임의 구체적인 액수가 법원 판결 전까지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임차인이 종전 차임만 지급하더라도 판결 전까지는 지급지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만 지연손해금을 인정하고, 계약상 각 차임 지급기일인 익월 10일 다음 날부터 원심판결 선고일까지의 지연손해금청구는 배척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법원이 정한 증액차임은 임대인의 증액청구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때로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액분의 지급의무도 증액청구가 도달한 후 각 계약상 차임 지급기일에 도래한다.
법원의 판결로 증액액이 확정될 때까지 임차인이 차임연체를 이유로 계약해지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와, 증액차임에 대한 금전채무의 지연손해금을 부담하는 문제는 구별해야 한다.
대법원은 판결 선고 후에만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본 원심판결 중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74. 8. 30. 74다1124 판결 민법 제628조에 따른 차임증액청구권은 형성권으로서, 증액청구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하면 상당한 범위에서 장래의 차임이 증액되는 효력이 발생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1993. 3. 23. 선고 92다39334, 39341 판결 일정 기간마다 물가상승 등 경제사정의 변경을 반영하여 당사자 협의로 차임을 조정하기로 한 약정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원이 정한 적정 차임에 따르기로 한 취지라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2다60931 판결 차임증액청구 후 법원이 상당한 차임액을 확정할 때까지 임차인이 종전 차임을 지급했다면, 그 차액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 판결은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을 판단한 판례가 아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05조 법령 중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와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에 따른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628조 임대물에 관한 조세·공과금이나 그 밖의 부담 증감 또는 경제사정 변동으로 약정한 차임이 상당하지 않게 된 경우, 당사자는 장래에 대한 차임의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사실관계

임대인인 원고와 임차인인 피고는 상업시설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임대차계약에는 임대차가 시작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물가상승률과 임차인의 매출실적 등을 반영하여 임대차조건과 차임을 협의·조정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이 조항은 차임을 언제나 기존 금액으로 고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정 기간마다 경제사정과 매출 변화를 반영하여 적정한 차임을 다시 정한다는 취지였다.
원고는 차임 인상요인이 발생했다고 보아 2013년 1월 8일 피고에게 차임을 증액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고, 그 무렵 의사표시가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그러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구체적인 증액률과 증액차임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법원이 계약의 조정조항, 물가상승률, 임차인의 매출실적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적정한 차임을 정하게 되었다.
원심은 매출연동 부분의 차임률을 다음과 같이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 월 순매출액이 7,000,000,000원 이상인 경우: 7%
  • 월 순매출액이 6,000,000,000원 이상 7,000,000,000원 미만인 경우: 6%
  • 월 순매출액이 6,000,000,000원 미만인 경우: 5%
원고는 법원이 정한 증액차임뿐 아니라 계약상 각 차임 지급기일인 익월 10일 다음 날부터 증액분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청구하였다.
반면 피고는 증액차임이 법원 판결로 확정되기 전에는 자신이 지급해야 할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으므로 판결 전까지 지연손해금을 부담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피고는 반소로 자신이 실제 지급할 차임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했다며 초과 지급액의 부당이득반환도 청구하였다.

법리

차임조정 조항은 임차인에게 사실상 거부권을 주는 조항이 아님
당사자가 일정 기간마다 물가상승률이나 매출실적 등을 반영하여 협의로 차임을 조정하기로 약정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임차인이 동의해야만 차임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를 임차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기존 차임이 영구히 유지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경제사정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조정조항을 둔 목적이 사라진다.
따라서 조정조항의 의미는 다음과 같이 보아야 한다.
  • 우선 당사자들이 협의하여 적정한 차임을 정한다.
  • 차임 인상요인이 있는데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원이 적정한 차임을 정한다.
  • 당사자들은 법원이 정한 적정한 차임에 따른다.
민법 제628조의 차임증액청구는 형성권임
민법 제628조에 따른 차임증액청구권은 임대인이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장래의 차임을 상당한 범위에서 변경하는 형성권이다.
다만 임대인이 요구한 금액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임대인이 요구한 증액액이 과도하거나 당사자가 다투면 법원이 객관적으로 상당한 증액 범위를 정한다.
법원의 판결은 차임을 처음 증액시키는 것이 아니라, 증액청구 당시 이미 발생한 차임변경의 효과가 어느 범위에서 상당한지를 확인하는 성격을 가진다.
따라서 법원이 나중에 증액액을 정하더라도 그 효력은 판결 선고일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증액청구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때로 소급한다.
증액차임의 이행기는 판결 선고일이 아님
증액청구가 임차인에게 도달하면 그 이후의 차임은 상당한 범위에서 이미 증액된 상태가 된다.
임대차계약이 차임 지급일을 익월 10일로 정했다면 증액분도 각 해당 월의 차임과 함께 익월 10일까지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증액차임의 이행기는 법원이 금액을 확정한 판결 선고일이 아니라 증액청구 후 도래하는 각 계약상 지급기일이다.
임차인이 그 지급기일까지 증액분을 지급하지 않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금전채무의 지체책임을 부담한다.
증액액이 판결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지체책임이 배제되지 않음
임차인은 법원 판결 전까지 정확한 증액액을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상 금전채무의 채무자는 고의나 과실이 없다는 이유로 이행지체책임을 면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증액차임의 액수가 소송을 통하여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행기가 판결 선고일까지 늦춰지는 것은 아니다.
임차인은 임대인의 증액청구가 부당하다고 다툴 수 있지만, 법원이 상당한 증액액을 인정하면 그 차액은 증액청구 당시부터 지급해야 했던 차임으로 확정된다.
따라서 각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증액분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
차임연체를 이유로 한 계약해지와 지연손해금은 구별됨
대법원 2003. 2. 14. 선고 2002다60931 판결은 법원이 증액차임을 확정할 때까지 임차인이 종전 차임을 지급했다면 그 차액 미지급을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기 어렵다는 취지이다.
차임증액의 상당한 범위가 판결 전까지 불확정한 상태에서 임차인에게 계약해지라는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부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증액분에 대한 금전채무의 지연손해금까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두 문제는 다음과 같이 구별된다.
  • 계약해지 여부: 판결 전 증액분 미지급만으로 차임연체 해지를 인정할 것인지
  • 지연손해금 여부: 판결로 확정된 증액분에 관하여 계약상 지급기일부터 금전채무 지체책임을 부담하는지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계약해지 여부가 아니라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을 판단하였다.
임차인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인정되지 않음
피고는 자신이 원래 지급해야 할 차임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했다며 초과액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임대차계약의 내용과 차임 산정방식에 비추어 피고가 지급의무를 초과하여 차임을 지급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과 계약해석에 잘못이 없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결론

임대차계약에 물가상승률이나 매출실적을 반영하여 일정 기간마다 차임을 협의·조정한다는 조항이 있다면, 임차인이 증액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차임이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법원이 물가상승률, 매출실적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적정한 차임을 정할 수 있다.
법원이 정한 증액차임은 판결 선고일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임대인의 증액청구 의사표시가 임차인에게 도달한 때로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증액분의 이행기도 법원 판결 선고일이 아니라 임대차계약이 정한 각 차임 지급일이다. 임차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증액차임의 미지급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담한다.
대법원은 판결 선고 전에는 증액분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결 중 지연손해금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임차인의 상고는 기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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