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배경
피고인들은 화장품 제조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업무 담당자였다. 회사의 매출실적을 높여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음 두 유형의 세금계산서가 문제 되었다.
가. 실제 거래가격을 부풀린 매입세금계산서
피고인들은 거래업체로부터 화장품을 실제로 매입하면서도 공급가액을 실제 가격의 약 2배로 부풀린 세금계산서 129장을 수취하였다.
실제 거래가격: 약 21억 8,800만 원
부풀린 금액: 약 19억 7,000만 원
세금계산서상 공급가액: 약 41억 5,800만 원
부풀린 금액: 약 19억 7,000만 원
세금계산서상 공급가액: 약 41억 5,800만 원
피고인들은 부풀린 대금을 거래업체에 지급한 뒤 그 초과분을 되돌려받고, 거래업체 관계자에게 월 3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나. 장래 공급을 명목으로 발행한 매출세금계산서
피고인 회사는 거래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31.자: 공급가액 약 26억 4,700만 원
2006년 1월부터 3월까지: 공급가액 합계 약 64억 9,400만 원
31.자 세금계산서 발급 당시 거래처가 피고인 회사에 물품대금 명목으로 약 30억 원을 초과 지급한 상태였고, 피고인 회사도 장래 공급할 제품을 생산·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래처의 구체적인 발주나 공급품목 등에 관한 합의는 없었다.
31.자 세금계산서 발급 당시 거래처가 피고인 회사에 물품대금 명목으로 약 30억 원을 초과 지급한 상태였고, 피고인 회사도 장래 공급할 제품을 생산·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래처의 구체적인 발주나 공급품목 등에 관한 합의는 없었다.
2. 관련 법조문
범행 당시에는 구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가 적용되었다. 현행법상 대응 규정은 다음과 같다.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1항: 세금계산서를 발급할 의무가 있는 자의 미발급 또는 거짓 기재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2항: 공급자와 통정하여 거짓 기재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행위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3항: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는 행위
부가가치세법 제15조: 재화의 공급시기
부가가치세법 제17조: 공급시기의 특례
부가가치세법 제32조: 세금계산서의 발급 및 필요적 기재사항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2항: 공급자와 통정하여 거짓 기재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행위
조세범처벌법 제10조 제3항: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거나 공급받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는 행위
부가가치세법 제15조: 재화의 공급시기
부가가치세법 제17조: 공급시기의 특례
부가가치세법 제32조: 세금계산서의 발급 및 필요적 기재사항
3. 원심의 판단
가. 공급가액을 부풀린 매입세금계산서
원심은 실제 화장품 매입거래가 있었으므로 이를 ‘재화를 공급받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공소사실은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았다’는 것이므로, 당시 세금계산서를 거짓으로 작성·교부한 사람을 처벌하던 구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1항을 적용할 수도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2005. 12. 31.자 세금계산서
원심은 다음 사정을 고려하여 무거래 세금계산서를 발급한다는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거래처가 피고인 회사에 약 30억 원을 선급한 점
양 회사가 계속적 물품공급 관계에 있었던 점
피고인 회사가 장래 공급할 제품을 생산·보유한 점
세금계산서상 매출세액을 포함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한 점
양 회사가 계속적 물품공급 관계에 있었던 점
피고인 회사가 장래 공급할 제품을 생산·보유한 점
세금계산서상 매출세액을 포함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한 점
이에 따라 원심은 2005. 12. 31.자 세금계산서 부분도 무죄로 판단하였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위 두 부분에 관한 원심의 무죄 판단을 모두 파기환송하였다.
가. 실제 거래가 있어도 공급가액을 부풀리면 처벌된다
무거래 세금계산서죄는 재화나 용역의 공급 자체가 없는 가공거래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실제 거래가 있었던 이 사건에 무거래 세금계산서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의 전제는 타당하다.
그러나 실제 거래가 존재하더라도 공급자와 공급받는 사람이 통정하여 공급가액을 부풀린 세금계산서를 수취했다면, 이는 당시 구 조세범처벌법 제11조의2 제2항 위반에 해당한다.
즉 다음 두 범죄는 구별되지만, 모두 처벌대상이 될 수 있다.
거래 자체가 없는 경우: 무거래·가공 세금계산서
실제 거래는 있으나 금액을 부풀린 경우: 거짓 기재 세금계산서
실제 거래는 있으나 금액을 부풀린 경우: 거짓 기재 세금계산서
검사가 공소장에 무거래 세금계산서 조항을 적용법조로 기재했더라도, 공소사실에는 공급가액을 부풀린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사실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었다. 피고인의 방어권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다면 법원은 공소장 변경 없이 이에 맞는 조항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나. ‘실물거래’에는 구속력 있는 공급합의가 필요하다
대법원은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4도655 판결의 법리를 구체화하였다.
무거래 세금계산서죄에서 말하는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 등 실물거래’가 존재하려면, 당사자 사이에 장차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기로 하는 구속력 있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
특히 세금계산서의 필수적 거래내용인 다음 사항이 합의되어야 한다.
공급품목
공급가액
단가
수량
공급시기 등 거래를 특정할 수 있는 사항
공급가액
단가
수량
공급시기 등 거래를 특정할 수 있는 사항
단순히 선급금을 받아 보유하고 있거나, 거래당사자 사이에 과거부터 계속적 거래관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특정 세금계산서에 대응하는 실물거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 2005. 12. 31.자 세금계산서는 가공거래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2005. 12. 31.자 세금계산서가 실물거래 없이 발급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거래처가 해당 물품을 발주한 사실이 없었다.
공급품목·수량·단가 등에 관한 구속력 있는 합의가 없었다.
거래처는 세금계산서 발급을 사전에 동의하거나 승인하지 않았다.
피고인 회사가 공급품목과 공급가액을 임의로 기재하였다.
해당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물품이 이후 실제로 공급되지 않았다.
후속 물품공급 시 기존 세금계산서와 별도로 새로운 세금계산서를 다시 발행하였다.
세금계산서 발행 목적이 우회상장을 위한 매출실적 부풀리기에 있었다.
공급품목·수량·단가 등에 관한 구속력 있는 합의가 없었다.
거래처는 세금계산서 발급을 사전에 동의하거나 승인하지 않았다.
피고인 회사가 공급품목과 공급가액을 임의로 기재하였다.
해당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물품이 이후 실제로 공급되지 않았다.
후속 물품공급 시 기존 세금계산서와 별도로 새로운 세금계산서를 다시 발행하였다.
세금계산서 발행 목적이 우회상장을 위한 매출실적 부풀리기에 있었다.
따라서 약 30억 원의 선급금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해당 세금계산서와 대응하는 공급계약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들에게도 가공 세금계산서 발급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5. 판결의 법리적 의미
가. 계약의 존재와 거래 가능성은 구별된다
장래 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었다거나 당사자 사이에 계속적 거래관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금계산서 발급 당시 특정 재화의 공급을 법적으로 청구하고 이행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계약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나. 사후 공급만으로 기존 세금계산서가 진실해지는 것은 아니다
세금계산서 발급 후 실제 물품이 공급되었더라도 그것이 기존 세금계산서에 따른 이행인지, 별개의 후속 거래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후속 공급분에 대하여 다시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면 기존 세금계산서가 장래 공급을 전제로 발행되었다는 주장은 인정되기 어렵다.
다. 허위의 유형에 따라 적용 조항이 달라진다
공급가액의 일부만 부풀린 경우와 거래 전체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는 구성요건이 다르다. 다만 공소사실에 범죄사실이 충분히 특정되어 있고 방어권 침해가 없다면, 검사가 적용법조를 잘못 기재했더라도 법원이 적정한 조항을 적용하여 유죄를 선고할 수 있다.
6. 실무상 판단 기준
허위세금계산서 사건에서는 세금계산서 발급 당시를 기준으로 다음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
계약서·발주서 및 거래명세서
품목·수량·단가·공급가액의 확정 여부
선급금과 특정 공급계약 사이의 대응관계
생산·출고·운송·검수 및 인도 자료
거래상대방의 발주 또는 승인 여부
후속 공급분에 대한 별도 세금계산서 발급 여부
세금계산서가 회계상 매출 부풀리기에 사용되었는지
당사자가 해당 공급의 이행을 법적으로 청구할 수 있었는지
품목·수량·단가·공급가액의 확정 여부
선급금과 특정 공급계약 사이의 대응관계
생산·출고·운송·검수 및 인도 자료
거래상대방의 발주 또는 승인 여부
후속 공급분에 대한 별도 세금계산서 발급 여부
세금계산서가 회계상 매출 부풀리기에 사용되었는지
당사자가 해당 공급의 이행을 법적으로 청구할 수 있었는지
결국 핵심은 세금계산서 발급 당시 특정 거래에 관한 구속력 있는 합의가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되는가에 있다. 단순한 선급금, 재고 보유 또는 장래 거래의 기대만으로는 무거래 세금계산서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