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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행사업에서 토지를 매도한 자가 수탁자 및 사업시행권 양수자를 상대로 약정금과 사해행위 청구를 한 사례에서의 법적 쟁점

2026.07.13
부동산 시행사업에서 토지를 매도한 자가
수탁자 및 사업시행권 양수자를 상대로 약정금과 사해행위 청구를 한 사례에서의 법적 쟁점
— 익명화 소장에 기초한 리걸 메모 —
1. 사안과 소송구조
토지 소유자(원고)는 공동주택 개발사업의 최초 시행사와 매매 및 이주·명도비 지급약정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과 명도를 완료하였으나 명도비를 받지 못하였다. 최초 시행사는 사업부지를 취득한 직후 신탁회사에 담보신탁하였고, 약 1개월 후 법률상 사업주체도 수탁자로 변경되었다. 이후 사업부지는 2025. 12. 24. 새로운 시행법인에게 처분되었으며, 2026. 4. 20. 사업주체가 수탁자에서 새로운 시행법인과 시공사로 변경되었다.
원고는 주위적으로 수탁자와 사업시행권 양수자들이 매매계약상 지위 또는 명도비 채무를 순차적으로 인수하였다고 보아 연대지급을 구한다. 예비적으로는 채무를 승계하지 않은 채 사업부지·인허가·사업시행권 등 사업재산만 이전하였다면 그 양도행위가 사해행위라고 주장하여 취소 및 가액배상을 구한다.
2. 쟁점 ① 수탁자의 매매계약상 지위 인수
계약인수는 계약당사자의 지위를 포괄적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3면 합의뿐 아니라 두 당사자의 합의와 나머지 당사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동의로도 성립한다. 계약인수가 인정되면 이미 발생한 채권·채무도 특별히 배제하기로 한 특약이 없는 한 인수인에게 이전된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다245958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다45221, 45238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54535, 54542 판결).
대구고등법원 2023. 1. 11. 선고 2022나21768 판결(확정)은 공동주택 사업부지 매매계약의 매수인 변경 및 권리·의무 승계조항, 사업양도계약, 신규 사업자의 계약이행 등을 종합하여 매수인 지위의 포괄승계를 인정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① 매매계약상 사업주체·매수자 변경조항, ② 매도인의 사전동의, ③ 최초 시행사 명의 소유권이전과 같은 날 이루어진 수탁자 명의 신탁등기, ④ 수탁자로의 사업주체 변경, ⑤ 동일 사업의 계속이라는 사정을 종합하면 수탁자의 계약인수를 주장할 수 있다. 수탁자가 원고의 소유권이전·명도라는 급부 결과와 사업주체 지위를 취득하면서 반대급부인 명도비만 인수하지 않았다는 해석은 급부의 견련성과 계약인수의 포괄성에 반한다.
다만 신탁등기와 사업주체 변경만으로 사법상 계약채무가 당연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 관할관청 사실조회로 2022년 사업주체 변경신청서, 권리·의무 승계서, 사업약정 및 신탁특약을 확보하여 최초 시행사와 수탁자 사이의 인수 합의를 보강해야 한다.
3. 쟁점 ② 사업양수인들의 채무인수와 연대책임
사업양수도는 합병과 달리 채무를 법률상 당연 승계시키지 않으므로 계약 내용이 출발점이다. 다만 자산·인허가·설계자료·사업시행권이 유기적 일체로 이전되고 기존 사업채무까지 인수한 경우에는 병존적 채무인수 또는 계약인수가 성립할 수 있다.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97420, 97437 판결은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중첩적 채무인수의 채무자와 인수인은 원칙적으로 주관적 공동관계가 있는 연대채무관계에 있고, 채무자의 부탁 없이 인수하여 공동관계가 없는 예외적 경우에는 부진정연대관계라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최초 시행사·수탁자·후속 사업양수인 사이에 기존 채무자를 면책하기로 한 명확한 약정이 없다면, 각 병존적 채무인수인은 원칙적으로 원채무자와 연대하여 명도비를 지급한다는 주장이 가능하다.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다77327 판결은 영업양수인이 채무인수를 광고한 경우 상법 제44조에 따른 변제책임을 인정하였다. 상호 또는 영업표지를 속용한 경우에는 상법 제42조도 보조적 근거가 될 수 있으나, 사업명칭이 실제로 영업주체를 나타내는 표지로 사용되었는지 별도 입증이 필요하다.
현 단계에서 피고들의 연대채무를 주장하는 데에는 증거확보 목적도 있다. 피고들이 “사업은 인수했으나 명도비 채무는 인수하지 않았다”고 다투려면 사업양수도계약서, 승계대상 자산·부채 목록 및 제외채무 목록을 제출할 필요가 있다. 관할관청도 사실조회에 따라 사업양수도계약서를 제공할 예정이므로, 계약서가 확보되면 채무승계가 확인되는 경우 직접 지급청구를 보강하고, 채무만 제외한 채 사업재산을 취득한 경우 사해행위취소에 주력한다.
4. 쟁점 ③ 수탁자의 고유재산 책임과 책임한정특약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다. 신탁사무 처리상 발생한 채권자는 신탁법 제22조 제1항에 따라 신탁재산에도 강제집행할 수 있고, 수탁자가 수익자 아닌 제3자에게 부담하는 채무의 이행책임은 원칙적으로 신탁재산에 한정되지 않고 수탁자의 고유재산에도 미친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다31883, 31890 판결;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다204986 판결).
다만 대법원 2024다204986 판결은 수탁자가 계약 상대방과 “신탁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한다”는 명시적 책임한정특약을 체결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자유의 원칙상 그 효력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신탁계약 내부에 책임제한 조항이 존재하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원고와 수탁자 사이의 계약관계에 그 특약이 편입되었고 원고가 이를 인식·동의하였는지를 심리해야 한다.
또한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3다296643 판결은 신탁등기의 대항력은 해당 재산이 수탁자의 고유재산과 분별되는 신탁재산이라는 점에 미칠 뿐, 신탁원부의 다른 계약 내용까지 제3자에게 당연히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그러므로 신탁원부에 내부적인 책임분담·관리 조항이 기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 대한 책임한정특약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적으로 계약인수와 수탁자의 고유재산 책임이 인정되면 수탁자에 대한 약정금 청구로 실질적 목적이 달성된다. 반대로 유효한 책임한정특약이 인정되면 원고의 집행재산은 종전 신탁재산으로 좁아지므로 사업재산 이전에 대한 사해행위취소가 핵심이 된다.
5. 쟁점 ④ 사업시행권 양도의 사해행위성
원고가 최종적으로 공격할 행위는 최초 시행사에서 수탁자로 사업주체가 변경된 2022년 행위가 아니다. 이는 담보신탁 구조 안에서 수탁자 명의로 동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조치이고, 위탁자인 최초 시행사가 사업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잔여가치를 유지한 것으로 구성한다. 취소대상은 위탁자인 최초 시행사가 수탁자 명의로 보유·추진하던 사업권을 후속 시행법인 등에게 이전하여 2026. 4. 20. 사업주체 변경승인으로 완결한 사업시행권 양도행위이다.
다만 변경승인 고시는 행정청의 행위이므로 민법 제406조의 취소대상은 그 원인이 된 사법상 사업양수도 또는 사업시행권 양도계약이어야 한다. 계약서 확보 후 실제 계약일·당사자·목적물을 정정해야 한다. 2025. 12. 24. 사업부지 처분과 2026. 4. 20. 사업주체 변경은 각각 사업부지·경제적 귀속의 이전과 사업시행권 이전의 완결로서 하나의 사업양도 목적 아래 이루어진 일련의 거래라고 주장할 수 있다.
사해행위 성립을 위해서는 ① 피보전채권의 선행성, ② 채무자 또는 제한책임재산의 무자력, ③ 처분으로 인한 공동담보 감소, ④ 채무자의 사해의사, ⑤ 수익자의 악의를 입증해야 한다. 특히 정상적인 담보신탁 환가로 우선수익채권을 변제하고 잔여가치가 없었다는 항변이 예상되므로, 사업시행권·설계성과물·미완성공사·선급용역비의 독립 가치와 사업양도대가, PF 정산 후 잔여금의 유무를 밝혀야 한다. 원상회복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면 피보전채권액 한도에서 가액배상을 구한다(대법원 2018. 12. 28. 선고 2018다203715 판결).
6. 쟁점 ⑤ 제척기간과 최종 소송전략
민법 제406조 제2항의 제척기간은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다. 원고는 2026. 4. 20. 사업주체 변경 고시 및 그 후의 확인을 통해 사업시행권이 후속 사업자에게 최종 이전되고 원고의 책임재산이 소멸하였다는 사실과 사해성을 구체적으로 알았다고 주장·입증해야 한다. 소 제기가 그로부터 1년 이내라면 주관적 제척기간은 준수된다.
최종 소송구조는 다음과 같다. ① 주위적으로 수탁자의 계약인수와 고유재산 책임 및 후속 양수인들의 병존적 채무인수에 따른 연대지급을 구한다. ② 수탁자의 책임이 신탁재산에 한정되면, 2026. 4. 20. 사업주체 변경으로 완결된 사업시행권 양도가 유일한 책임재산을 소멸시킨 사해행위라고 주장한다. ③ 사업양수인들이 채무를 인수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면 그들이 제출하는 사업양수도계약서 자체가 “채무는 남기고 사업재산만 이전하였다”는 예비적 청구의 핵심 증거가 된다.
7. 결론
이 사건의 중심은 단순한 사업주체 변경이 아니라, (i) 수탁자가 원매매계약상 지위를 인수하였는지, (ii) 그 책임이 고유재산에도 미치는지, (iii) 후속 사업양수인들이 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였는지, (iv) 채무승계가 부정될 경우 사업권 양도가 제한책임재산을 소멸시킨 사해행위인지에 있다. 수탁자의 고유재산 책임이 인정되면 약정금 청구로 종결되고, 책임한정이 인정될 때 비로소 사해행위취소가 사건의 실질적 중심이 된다. 따라서 사실조회와 피고들의 연대책임 항변을 통해 사업양수도계약서 및 책임제한 자료를 조기에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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