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22. 4. 19.자 2022그501 결정
1. 결정의 핵심 쟁점
소수주주는 회사가 주주총회를 소집하지 않을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경영권 분쟁에서는 소수주주가 이러한 절차를 이용하여 현 경영진을 해임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소수주주가 법원에 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하면서 주주총회의 권한에 속하지 않는 사항까지 회의목적사항으로 삼을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대법원은 정관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대표이사의 선임과 해임은 이사회의 권한이므로, 이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하여 소집허가를 신청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소수주주에게 주주총회를 소집할 권리가 인정되더라도, 그 주주총회가 결의할 수 있는 사항의 범위까지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2. 사안의 개요
소수주주는 회사의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법원에 신청하면서 다음 사항을 회의목적사항으로 기재하였다.
현 대표이사의 해임
후임 대표이사의 선임
회사의 정관에는 대표이사의 선임·해임을 주주총회에서 결의하도록 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었다.
제1심법원은 소수주주의 신청을 받아들여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하였다. 이에 회사가 특별항고를 제기하였다.
대법원은 대표이사의 선임과 해임은 해당 회사 주주총회의 결의사항이 아니므로, 이를 회의목적사항으로 한 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한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하였다.
3. 소수주주의 주주총회 소집청구권
상법 제366조는 일정한 지분을 보유한 소수주주에게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다.
소수주주는 이사회에 회의의 목적사항과 소집이유를 적은 서면 또는 전자문서를 제출하여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다. 이사회가 지체 없이 총회 소집절차를 진행하지 않으면 소수주주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이사회나 지배주주가 자신에게 불리한 안건의 상정을 회피하기 위하여 주주총회 소집을 거부하는 경우 소수주주가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주주총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의 허가는 주주총회 소집권한을 소수주주에게 부여하는 것일 뿐, 주주총회에 상법과 정관이 인정하지 않은 권한까지 새롭게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4. 주주총회는 상법과 정관이 정한 사항만 결의할 수 있다
상법 제361조에 따르면 주주총회는 상법 또는 정관에서 정한 사항에 한하여 결의할 수 있다.
주주총회가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이라고 하더라도 회사의 모든 사항을 결정할 수 있는 만능기관은 아니다. 주주총회, 이사회 및 대표이사 사이에는 상법과 정관에 따른 권한배분이 존재한다.
일반적인 주식회사의 기관별 권한은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주주총회는 이사의 선임·해임, 정관 변경, 합병, 영업양도 등 상법 또는 정관이 정한 사항을 결의한다.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중요사항을 결정하고 이사의 직무집행을 감독한다.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하고 이사회가 결정한 업무를 집행한다.
따라서 주주총회는 자신의 권한에 속하지 않는 사항을 결의할 수 없고, 소수주주도 그러한 사항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하여 소집허가를 받을 수 없다.
5. 이사와 대표이사는 법적으로 구별된다
실무에서 이사와 대표이사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지만, 두 지위는 선임기관과 법적 성격이 다르다.
가. 이사의 선임과 해임
이사는 원칙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주주총회는 상법이 정한 요건에 따라 이사를 임기 중에도 해임할 수 있다.
따라서 소수주주는 현 이사의 해임 및 새로운 이사의 선임을 임시주주총회의 회의목적사항으로 삼을 수 있다.
나. 대표이사의 선임과 해임
대표이사는 이사 중에서 회사를 대표하고 업무를 집행할 자를 정하는 것이다. 정관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이사회가 대표이사를 선정한다.
따라서 주주총회가 이사를 선임했다고 하여 그 이사가 곧바로 대표이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사회에서 별도의 대표이사 선임결의를 거쳐야 한다.
대표이사의 해임 역시 대표이사라는 지위를 박탈하는 것이므로, 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다면 이사회가 결정한다.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더라도 이사 지위는 별도로 유지될 수 있다.
6. 정관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달라질 수 있다
상법 제389조는 대표이사를 원칙적으로 이사회에서 선정하도록 하면서도 정관으로 주주총회에서 선정하도록 정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다.
따라서 정관에 다음과 같은 취지의 규정이 있다면 대표이사 선임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삼을 수 있다.
대표이사는 주주총회 결의로 선임한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의 정관에는 대표이사의 선임·해임을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정한 규정이 없었다. 따라서 대표이사의 선임과 해임은 이사회의 권한에 속했고, 주주총회 소집허가의 회의목적사항이 될 수 없었다.
결국 소수주주가 대표이사 교체를 목적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신청하려면 먼저 정관을 확인해야 한다.
7. 법원은 안건이 주주총회 권한에 속하는지 심사해야 한다
법원은 소수주주의 소집허가 신청이 있으면 단순히 법정 지분요건과 회사의 소집 거부 여부만 심사해서는 안 된다.
회의목적사항이 다음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상법 또는 정관상 주주총회 결의사항인지
안건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명확한지
소수주주가 법정 지분요건을 충족하는지
적법하게 회사에 소집을 청구했는지
이사회가 지체 없이 소집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는지
안건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되지 않는지
동일한 안건이 이미 적법하게 처리되었는지
이 사건에서 원심은 대표이사 선임·해임이 회사 정관상 주주총회 결의사항인지 충분히 심리하지 않고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적법한 절차에 따른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8. 주주총회 소집허가를 받았더라도 결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다
법원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총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결의가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다.
소집허가 결정은 소수주주가 특정 안건을 목적으로 총회를 소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재판이다. 주주총회의 실체적 결의권한을 창설하거나 위법한 안건을 적법하게 만드는 효과는 없다.
따라서 주주총회의 권한에 속하지 않는 대표이사 선임·해임 결의가 이루어지면 그 결의의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 이를 기초로 한 대표이사 변경등기도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경영권 분쟁에서는 소집허가 단계뿐만 아니라 실제 결의의 권한과 효력까지 고려하여 안건을 설계해야 한다.
9. 대표이사를 교체하려는 소수주주의 적법한 절차
정관상 대표이사를 이사회에서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면, 소수주주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를 직접 교체할 수 없다. 대신 다음과 같은 단계적 절차를 취해야 한다.
가. 현 대표이사의 이사직 해임
현 대표이사를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수 있다. 대표이사는 이사 중에서 선임되므로 이사직을 상실하면 대표이사 자격도 유지할 수 없다.
다만 이사를 임기 중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하면 회사가 그 이사에게 잔여 임기와 관련된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 있다. 따라서 해임사유와 증거를 검토해야 한다.
나. 신규 이사의 선임
주주총회에서 소수주주 측이 추천한 후보자를 새로운 이사로 선임할 수 있다.
다. 이사회의 대표이사 선임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에서 신규 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이를 위해서는 주주총회 후 이사회를 적법하게 소집하고 의결정족수를 충족해야 한다.
즉, 대표이사 교체의 핵심은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를 직접 선임하는 것이 아니라 이사회의 구성 자체를 변경한 후 새 이사회가 대표이사를 선임하도록 하는 데 있다.
10. 대표이사만 해임하고 이사 지위를 유지시키려는 경우
현 대표이사의 이사 지위는 유지하면서 대표이사직만 박탈하려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해임결의가 필요하다.
소수주주는 주주총회 결의로 이사회에 특정 대표이사를 해임하도록 강제하기 어렵다. 주주총회가 대표이사 해임을 요구하거나 권고하는 결의를 하더라도, 정관상 근거가 없다면 그 결의는 이사회를 법적으로 구속하는 대표이사 해임결의로 보기 어렵다.
이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이사 선임을 통해 이사회 다수 구성을 변경한다.
기존 이사를 해임하고 새로운 이사를 선임한다.
새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해임·선임한다.
정관 변경을 통해 대표이사 선정기관을 주주총회로 변경한다.
다만 정관 변경과 대표이사 선임을 같은 주주총회에서 연속적으로 처리하려면 안건의 사전통지, 정관 변경의 효력 발생시점 및 대표이사 선임안건의 적법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11. 이사 해임안건과 대표이사 해임안건의 차이
경영권 분쟁에서 안건의 명칭을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대표이사 ○○○ 해임의 건”이라고만 기재하면 대표이사 지위만 해임하는 안건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관상 주주총회에 대표이사 해임권한이 없다면 부적법한 안건이 된다.
반면 “사내이사 ○○○ 해임의 건”은 주주총회의 권한에 속한다. 대상자가 현재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더라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것이므로 주주총회가 결의할 수 있다.
따라서 대표이사를 이사직에서까지 퇴진시키려는 목적이라면 안건을 다음과 같이 작성해야 한다.
제1호 의안: 사내이사 ○○○ 해임의 건
제2호 의안: 사내이사 △△△ 선임의 건
이후 별도의 이사회에서 다음 안건을 처리한다.
대표이사 ○○○ 해임의 건
대표이사 △△△ 선임의 건
12. 정관 변경을 통한 대표이사 선임방식 변경
주주총회가 대표이사를 직접 선임할 수 있도록 하려면 정관에 그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소수주주는 다음과 같은 정관 변경안을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안할 수 있다.
회사의 대표이사는 주주총회 결의로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
정관 변경은 주주총회의 적법한 결의사항이므로 소집허가 신청의 회의목적사항으로 삼을 수 있다.
다만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가 필요하므로 소수주주가 필요한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현하기 어렵다. 또한 정관 변경 전에는 대표이사 선임권한이 여전히 이사회에 있으므로 절차의 선후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13. 소집허가 신청서 작성 시 유의사항
가. 정관을 반드시 첨부·검토해야 한다
대표이사 선임기관, 이사회 구성, 주주총회 결의사항 및 소집절차가 정관에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정관상 근거가 없는 대표이사 선임·해임을 안건으로 하면 소집허가 신청이 배척될 수 있다.
나. 회의목적사항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다음과 같이 안건별로 대상자와 내용을 특정해야 한다.
사내이사 ○○○ 해임의 건
사내이사 △△△ 선임의 건
정관 제○조 변경의 건
단순히 “경영진 교체의 건” 또는 “대표이사 변경의 건”이라고 추상적으로 기재하면 안건의 적법성과 범위를 판단하기 어렵다.
다.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권한을 구분해야 한다
신청인은 자신이 달성하려는 최종 목적뿐 아니라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법한 기관별 절차를 구분해야 한다.
대표이사 교체라는 최종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이를 주주총회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라. 후속 이사회 운영까지 고려해야 한다
신규 이사를 선임하더라도 이사회 의결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대표이사를 교체할 수 없다. 따라서 기존 이사의 수, 임기, 해임 가능성, 집중투표제 적용 여부 및 이사회 정족수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14. 이사 해임과 손해배상 문제
주주총회는 이사를 언제든지 해임할 수 있다. 그러나 임기가 정해진 이사를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만료 전에 해임하면 그 이사는 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대표이사를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방법으로 경영권을 교체하려는 경우 다음 사항을 검토해야 한다.
법령 또는 정관 위반
중대한 경영상 과오
회사재산의 유용
이사회 보고의무 위반
회사와의 이해상충
이사의 감시의무 또는 충실의무 위반
주주와 회사 사이의 신뢰관계를 훼손한 행위
해임사유에 관한 객관적 자료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해임결의 자체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15. 결정의 핵심적 의의
이 결정은 소수주주의 임시주주총회 소집권이 주주총회의 법정 권한 범위 안에서만 행사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소수주주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주주총회를 소집하더라도 상법과 정관이 이사회에 배분한 대표이사 선임·해임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정관에 특별한 규정이 없다면 주주총회는 이사를 선임·해임할 수 있을 뿐, 대표이사를 직접 선임·해임할 수 없다.
따라서 경영권 분쟁에서 대표이사를 교체하려는 소수주주는 다음과 같이 절차를 설계해야 한다.
정관상 대표이사 선임기관을 확인한다.
주주총회에서 현 이사를 해임하거나 신규 이사를 선임한다.
변경된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선임·해임한다.
필요한 경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하여 대표이사 선임방식을 조정한다.
결국 이 결정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소수주주의 임시주주총회 소집권은 회사의 기관별 권한배분을 변경하는 권리가 아니다. 정관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대표이사의 선임·해임은 이사회의 권한이므로, 이를 직접 주주총회의 회의목적사항으로 삼아 소집허가를 받을 수 없다.
소수주주의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와 대표이사 선임·해임 안건의 한계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