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48959 판결 [손해배상(기)등]
- 원고승계참가인: 에이아이지손해보험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차티스손해보험 주식회사)
- 피고: 주식회사 충청매일(변경 전 상호: 주식회사 한빛일보사)
- 보험목적물: 알버트윤전기와 하마다윤전기 등
- 쟁점: 허위 손해사정자료를 제출한 경우 보험금청구권 상실약관이 어느 보험목적물과 어느 범위까지 적용되는지
- 대법원 결과: 알버트윤전기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나머지 상고 기각
하급심
- 환송 전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2. 9. 5. 선고 2009나105125 판결
- 제1차 상고심: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2다92258 판결
- 제1차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17. 9. 15. 선고 2015나16073 판결
- 제2차 상고심: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48959 판결
환송 전 원심
환송 전 원심은 피고 회사가 허위로 작성된 자료를 손해사정인에게 제출하여 보험금을 과다하게 지급받았으므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피고 회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액을 알버트윤전기와 하마다윤전기에 관하여 지급된 보험금 전액인 1,245,399,840원으로 산정하였다.
제1차 상고심
대법원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액은 보험자가 실제 지급한 보험금 전액이 아니라 다음 차액이라고 판단하였다.
실제 지급한 보험금
− 허위 자료가 없었더라도 정상적으로 지급했어야 할 보험금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액
− 허위 자료가 없었더라도 정상적으로 지급했어야 할 보험금
=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액
따라서 정당한 손해사정자료를 제출했더라도 지급되었을 보험금까지 불법행위 손해액에 포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제1차 파기환송심
파기환송심에서 새로 실시한 감정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 알버트윤전기 보험가액: 1,200,000,000원
- 알버트윤전기 수리비: 756,801,310원
- 하마다윤전기 보험가액: 300,000,000원
- 정상적으로 지급했어야 할 보험금 합계: 1,056,801,310원
이에 보험자는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 외에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확장하였다. 피고가 허위 자료를 제출함으로써 약관에 따라 보험금청구권 전부를 상실했으므로, 지급된 보험금 1,245,399,840원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파기환송심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가 알버트윤전기와 하마다윤전기 모두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했다고 판단하였다.
제2차 상고심
대법원은 두 윤전기를 구분하여 판단하였다.
- 전손된 하마다윤전기는 보험가액이 보험금 산정의 직접적인 기준이었으므로, 매수가격과 보험가액을 부풀린 허위 자료가 보험금청구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상실약관에 따라 하마다윤전기의 보험금청구권 전부를 상실한다.
- 일부 훼손된 알버트윤전기는 보험가액이 아니라 실제 수리비를 기준으로 보험금이 지급되었다. 허위 자료를 배제한 제2감정에서도 수리비가 종전 손해사정과 사실상 동일하게 산정되었으므로, 허위 가격 자료가 수리비 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은 알버트윤전기 보험금청구권까지 상실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2다92258 판결 이 사건의 제1차 상고심이다. 허위 보험금청구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액은 실제 지급보험금과 정상적으로 지급했어야 할 보험금의 차액이라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20227, 20234 판결 허위 서류 제출 시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도록 한 약관은 보험계약자 등이 사기적인 방법으로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위를 제재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다72093 판결 독립된 여러 물건을 보험목적물로 한 보험계약에서는 일부 보험목적물에 관하여 허위 청구가 있었더라도 보험금청구권 상실의 효력은 허위 청구가 이루어진 해당 보험목적물에 한정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56603, 56610 판결 허위 보험금청구에 관한 상실약관은 문언대로 무제한 적용할 수 없고, 부당행위의 정도와 보험의 사회적·경제적 기능을 비교·형량하여 합리적으로 제한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 상법 제657조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그 통지를 해야 한다.
- 상법 제659조 보험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 등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발생한 경우 보험자는 보험금 지급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 상법 제683조 화재보험계약의 보험자는 화재로 보험목적물에 생긴 손해를 보상할 책임이 있다.
- 민법 제2조 제1항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해석되어야 하고, 고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한다.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제1호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한다.
사실관계
피고 회사는 2000년 9월 7일 중고 알버트윤전기 1세트를 설치비 포함 350,000,000원에 매수하였다. 또한 2001년 1월 11일 중고 하마다윤전기 1세트를 설치비 포함 150,000,000원에 매수하였다.
그런데 피고 회사는 별도로 알버트윤전기 매매대금을 800,000,000원, 하마다윤전기 매매대금을 450,000,000원으로 부풀린 추가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피고 회사는 2003년 11월 27일 보험자와 윤전기, 다른 기계류 및 공장건물을 보험목적물로 하는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윤전기를 포함한 기계·기구 일체의 보험가입금액은 2,320,000,000원이었다.
보험약관 제21조 제1호에는 다음과 같은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 있었다.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변조한 경우 피보험자는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잃는다.
2004년 2월 16일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였다.
- 알버트윤전기는 일부 훼손되었다.
- 하마다윤전기는 전부 훼손되었다.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등은 손해사정인에게 실제 매수가격이 부풀려진 추가계약서와 이를 토대로 작성된 감정서를 제출하였다.
손해사정인은 다음과 같이 윤전기의 가액과 손해액을 산정하였다.
- 알버트윤전기 가액: 1,600,000,000원
- 알버트윤전기 손해액: 수리비 상당 756,801,319원
- 하마다윤전기 가액 및 손해액: 705,000,000원
보험자는 일부보험 비율 86.45%를 적용하여 윤전기 보험금으로 1,245,399,840원을 지급하였다.
이후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등은 허위로 작성된 추가계약서와 부풀려진 감정서를 제출하여 보험금을 편취했다는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제1차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감정한 결과 윤전기의 정당한 보험가액은 당초 손해사정액보다 낮았다.
그러나 알버트윤전기의 수리비는 756,801,310원으로 다시 산정되어 최초 손해사정에서 인정한 756,801,319원과 사실상 같았다. 반면 전손된 하마다윤전기의 정당한 보험가액은 300,000,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에 따라 허위 매수가격 자료가 알버트윤전기의 수리비 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하마다윤전기의 보험금 산정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었다.
법리
보험금청구권 상실약관은 사기적 보험금청구를 제재하기 위한 조항임
허위 서류 제출 시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도록 한 약관은 피보험자가 서류를 위조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등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을 제재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단순한 착오나 경미한 부정확성만으로 보험금청구권 전부를 상실시키는 조항은 아니다.
보험금청구권 상실은 피보험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에 대한 정당한 보험금까지 받을 수 없게 하는 강력한 제재이므로 적용 요건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
약관 문언에 형식적으로 위반했다고 보험금 전부가 소멸하는 것은 아님
상실약관을 문언 그대로 적용하여 보험금청구 서류에 조금이라도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으면 언제나 보험금청구권 전부가 소멸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석하면 다수의 피해자를 보호하고 우연한 사고의 위험을 분산하려는 보험의 사회적·경제적 기능에 반한다. 또한 고객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약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법원은 다음 사정을 비교·형량해야 한다.
- 허위 기재나 자료 조작이 고의로 이루어졌는지
- 허위 내용의 정도와 금액
- 허위 자료가 실제 보험금 산정에 미친 영향
- 보험사고 발생 자체에 피보험자가 관여했는지
- 보험계약이 정상적으로 체결·유지되어 왔는지
- 정당하게 지급받을 보험금까지 박탈할 정도로 부당행위가 중대한지
- 해당 행위를 신의칙에 반하는 사기적 과다청구로 평가할 수 있는지
보험사고를 일으킨 경우와 사고 후 과다청구한 경우는 구별됨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고의로 보험사고를 일으킨 경우에는 보험보호의 전제 자체가 무너진다.
반면 정상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유지하다가 우연한 보험사고가 발생한 뒤 실제 손해보다 많은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에는 보험사고 자체와 허위 청구행위를 구별해야 한다.
이 경우 과다청구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보험금청구권까지 곧바로 전부 박탈하면 상실약관이 예정한 제재의 상당한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
따라서 정상적인 보험금까지 상실시키는 것이 정당화될 정도로 부당행위가 중대한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
독립된 여러 보험목적물은 목적물별로 판단함
하나의 보험계약으로 여러 물건을 보험에 가입했더라도 각 물건이 독립된 보험목적물이라면 허위 청구 여부와 보험금청구권 상실도 물건별로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한 보험목적물에 관하여 허위 청구를 했다고 다른 보험목적물에 관한 정당한 보험금청구권까지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알버트윤전기와 하마다윤전기가 독립된 보험목적물이므로 각각 상실약관의 적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전손된 하마다윤전기는 보험금청구권 전부를 상실함
하마다윤전기는 화재로 전부 훼손되었다. 전손의 경우 보험가액이 보험금 산정의 직접적인 기준이 된다.
피고 회사는 실제 매수가격보다 부풀려진 추가계약서와 이를 기초로 작성된 감정서를 제출하였다. 그 결과 하마다윤전기의 가액이 과다하게 평가되어 보험금 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따라서 하마다윤전기에 관한 허위 자료 제출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 과다청구로 평가할 수 있다.
그 효과는 단순히 과다 지급된 차액만 반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상실약관에 따라 피고 회사는 하마다윤전기에 관한 보험금청구권 전부를 상실하므로 정상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까지 반환해야 한다.
일부 훼손된 알버트윤전기는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지 않음
알버트윤전기는 전손되지 않고 일부만 훼손되었다. 이에 대한 보험금은 기계의 전체 보험가액이 아니라 실제 수리비를 기준으로 산정되었다.
수리비는 파손된 부품, 교체 범위, 수리 방법 및 필요한 비용을 별도로 조사하여 정한다. 따라서 기계의 매수가격이나 전체 보험가액이 높게 평가되었다고 수리비가 당연히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허위 추가계약서가 밝혀진 뒤 실시한 제2감정에서도 알버트윤전기의 보험가액은 낮아졌지만 수리비는 최초 손해사정과 사실상 동일하게 산정되었다.
- 최초 수리비: 756,801,319원
- 제2감정 수리비: 756,801,310원
- 차이: 9원
이는 허위 매수가격이나 부풀려진 보험가액이 알버트윤전기의 수리비 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알버트윤전기에 관하여는 처음부터 객관적으로 정당한 수리비가 보험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허위 가격 자료를 함께 제출했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수리비 보험금까지 박탈할 정도의 사기적 과다청구가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부당이득반환과 불법행위 손해배상은 구별됨
보험자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다음 두 청구를 선택적으로 하였다.
- 상실약관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이 소멸했음을 전제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
- 허위 자료 제출로 보험금을 과다 지급했다는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에서는 상실약관이 적용되는 보험목적물에 관하여 지급된 보험금 전부가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에서는 허위 자료 때문에 보험자가 실제로 더 지급한 금액만 손해가 된다. 정상적인 자료가 제출되었더라도 지급했어야 할 보험금은 불법행위와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손해액에서 공제해야 한다.
알버트윤전기는 허위 가격 자료가 수리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므로 상실약관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책임뿐 아니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의 존재도 다시 심리할 필요가 있었다.
결론
보험금청구권 상실약관은 사기적인 보험금청구를 제재하기 위한 것이지만, 허위 자료가 제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보험목적물에 관한 보험금청구권이 일률적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전손된 하마다윤전기는 보험가액이 보험금 산정의 직접적인 기준이었다. 피고 회사가 매수가격을 부풀린 허위 자료를 제출하여 보험금을 과다하게 청구했으므로 하마다윤전기 보험금청구권은 전부 상실된다.
반면 일부 훼손된 알버트윤전기는 실제 수리비를 기준으로 보험금이 산정되었다. 허위 자료를 배제한 재감정에서도 수리비가 사실상 동일하게 나타났으므로, 허위 가격 자료가 보험금 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알버트윤전기에 관한 정당한 수리비 보험금청구권까지 상실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두 윤전기의 손해 형태와 보험금 산정방식을 구분하지 않고 보험금청구권이 모두 상실되었다고 본 원심판결 중 알버트윤전기에 관한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하마다윤전기에 관한 상고는 기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