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현지확인(또는 현장확인)’이라는 명칭에도 실질이 세무조사라면 중복조사가 금지된다

핵심 결론 과세표준을 확인하려고 사업장에서 장기간 질문하고 장부·전산자료를 조사했다면 명칭이 ‘현지확인’(또는 현장확인)이어도 세무조사다. 이후 같은 세목·기간을 다시 조사한 처분은 위법하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두8360, 2004두12070

해당 판례

대법원 2017. 3. 16. 선고 2014두8360 판결 [부가가치세및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
  • 원고: 옥제품 도매업체를 운영한 개인사업자
  • 피고: 춘천세무서장
  • 제1차 조사: 탈세제보에 따른 ‘현지확인’
  • 제2차 조사: 같은 과세기간에 대한 정식 세무조사 및 조세범칙조사
  • 쟁점: 제1차 현지확인이 실질적으로 세무조사에 해당하여 제2차 조사가 금지되는 재조사인지
  • 대법원 결과: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하급심
원심은 제1차 조사가 국세청 훈령인 구 조사사무처리규정에 따른 ‘현지확인’에 불과하고, 제2차 조사가 최초의 세무조사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제1차 조사에서 세무공무원 5명이 원고의 사업장을 방문하여 9일 동안 원고와 직원들을 상대로 포괄적인 질문을 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노트·메모·판매전표 등을 조사하여 매출누락 자료를 수집했으므로 실질적으로 세무조사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같은 세목과 과세기간을 대상으로 한 제2차 조사는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이 금지하는 재조사이고, 이에 기초한 과세처분도 위법하다고 보아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구 국세기본법(2010. 1. 1.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의4 제2항 세무공무원은 법률에서 정한 예외사유가 없는 한 같은 세목 및 같은 과세기간에 대하여 재조사할 수 없다. 예외적으로 재조사가 허용되는 사유로는 다음과 같은 경우가 규정되어 있었다.
  •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
  • 거래상대방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 둘 이상의 사업연도와 관련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
  • 그 밖에 법령이 정한 예외사유가 있는 경우
  • 조사사무처리규정(2010. 3. 30. 국세청 훈령 제18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현지확인’과 ‘세무조사’를 구분하여 규정하였다(현행 규정 제3조 참조). 현지확인은 단순한 사실확인만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나 탈세제보·과세자료 처리를 위한 일회성 확인, 사업장 현황 및 기장 여부 확인 등을 의미한다. 세무조사는 세법상 질문조사권 또는 질문검사권에 따라 납세자나 거래상대방을 질문하고 장부·서류·물건 등을 검사·조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2005년 4월 16일부터 춘천시에서 옥제품 도매업체를 운영하면서 고객들에게 옥제품을 판매하였다.
춘천세무서 소속 세무공무원들은 원고가 현금매출을 누락하는 등의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한다는 제보를 받았다.
과세관청은 2008년 12월 18일부터 같은 달 26일까지 탈세제보에 관한 현지확인을 실시하고, 탈세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세무조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세무공무원 5명은 2008년 12월 18일 ‘총 매출금액 누락 여부 확인’이라는 목적이 기재된 현지확인출장증을 가지고 원고의 사업장을 방문하였다.
세무공무원들은 약 9일 동안 다음과 같은 조사를 실시하였다.
  • 원고와 직원들을 직접 접촉하여 매출내역을 질문하였다.
  • 직원들로부터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임의로 제출받았다.
  • 사업장에 있던 노트와 메모를 점검하였다.
  •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계좌의 정보를 확보하였다.
  • 2005년 제1기부터 2008년 제1기까지의 일별 판매전표를 확인하였다.
  • 지로판매 등 매출금액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였다.
  • 원고로부터 해당 기간의 매출금액에 관한 확인서를 작성받았다.
과세관청은 제1차 조사 결과 원고가 타인 명의 계좌로 옥제품 판매대금을 송금받는 방법으로 부가가치세 매출을 누락했다고 판단하였다.
과세관청은 이후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제2차 조사에 착수하였다.
  • 조사대상 세목: 부가가치세
  • 조사대상 기간: 2005년 4월 16일부터 2008년 6월 30일까지
  • 당초 조사기간: 2009년 2월 2일부터 같은 달 13일까지
과세관청은 금융거래 확인을 위하여 조사기간을 연장하였고, 조사유형도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였다.
그 결과 춘천세무서장은 2009년 6월 1일 원고에게 2005년 제1기부터 2008년 제1기까지의 부가가치세 등을 부과하였다.
원고는 제1차 현지확인이 이미 실질적인 세무조사였으므로, 같은 세목과 과세기간을 대상으로 한 제2차 조사는 금지되는 중복세무조사이고 이에 기초한 과세처분도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세무조사인지는 명칭이 아니라 실질로 판단함
세무조사는 국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거나 경정하기 위하여 다음 행위를 하는 일체의 조사활동을 말한다.
  • 납세자 또는 거래상대방에게 질문하는 행위
  • 장부·서류·전산자료 및 그 밖의 물건을 검사하는 행위
  • 과세자료의 제출을 요구하는 행위
  • 납세자의 사업장 등에서 거래와 매출내역을 조사하는 행위
과세관청이 내부적으로 해당 조사를 ‘현지확인’으로 분류했거나 세무조사통지서가 아니라 현지확인출장증을 사용했다는 사정은 결정적이지 않다.
조사의 목적·기간·방법·범위 및 납세자에게 미친 부담을 종합하여 실질적으로 세무조사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단순한 현지확인은 세무조사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음
과세자료 수집이나 신고내용 확인을 위한 모든 행정활동을 세무조사로 볼 수는 없다.
다음과 같이 납세자의 영업의 자유나 법적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재조사 금지의 대상이 되는 세무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 사업장이 실제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행위
  • 장부를 기장하고 있는지만 단순히 확인하는 행위
  • 특정한 한 건의 매출사실을 확인하는 행위
  • 행정민원서류를 발급받아 확인하는 행위
  • 납세자가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료를 단순히 수령하는 행위
  • 납세자가 손쉽게 응답할 수 있는 간단한 질문을 하는 행위
이러한 행위까지 모두 세무조사로 보면 과세관청이 단순한 사실확인만 필요한 경우에도 정식 세무조사에 착수해야 하고, 납세자도 불필요한 정식 조사절차에 응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장기간 포괄적으로 질문하고 자료를 검사하면 세무조사임
반면 조사행위가 실질적으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거나 경정하기 위한 것이고, 세무공무원이 납세자의 사업장 등에서 직접 접촉하여 다음과 같은 행위를 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세무조사에 해당한다.
  • 상당한 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질문한 경우
  • 특정 거래 한 건이 아니라 일정 기간 전체의 거래를 조사한 경우
  • 장부·서류·전산자료·계좌자료 등을 검사한 경우
  • 납세자에게 매출액이나 거래내역에 관한 확인서를 작성하게 한 경우
  • 조사 결과를 이용하여 누락된 매출이나 소득금액을 산정한 경우
이 사건 제1차 조사는 세무공무원 5명이 9일 동안 사업장에서 실시하였다. 조사대상도 특정 매출 한 건이 아니라 2005년 제1기부터 2008년 제1기까지의 전체 매출누락 여부였다.
세무공무원들은 컴퓨터 하드디스크·노트·메모·판매전표·계좌정보를 확보하고 원고에게 매출금액 확인서를 작성하게 하였다.
따라서 제1차 조사는 단순한 사실확인을 넘어 과세표준과 세액의 경정을 위한 포괄적인 질문·검사행위로서 실질적인 세무조사였다.
자료의 임의제출만으로 세무조사성이 부정되지는 않음
원고의 직원들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임의로 제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제1차 조사가 세무조사에 해당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납세자가 형식적으로 자료 제출에 동의했더라도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 세무공무원이 공무상 조사 목적으로 사업장을 방문했는지
  • 납세자가 질문과 검사에 응해야 한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었는지
  • 자료 제출이 포괄적인 기간과 거래를 대상으로 했는지
  • 제출된 자료가 실제 과세표준 산정에 이용되었는지
  • 조사 규모와 기간이 납세자의 영업활동에 영향을 주었는지
이 사건에서는 세무공무원 5명이 탈세제보 확인을 목적으로 사업장을 방문하여 9일간 조사하였고, 확보한 자료로 매출누락 사실을 판단하였다. 따라서 일부 자료가 임의로 제출되었다는 사정은 조사 전체의 세무조사성을 부정하지 못한다.
중복세무조사 금지는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을 보호함
같은 세목과 과세기간에 대한 반복적인 세무조사는 납세자에게 다음과 같은 부담을 준다.
  • 영업활동의 장기간 방해
  • 반복적인 자료제출과 질문응답 부담
  • 동일한 과세관계가 계속 문제 될 수 있다는 불안정
  • 조사권 남용의 위험
  •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반복조사 가능성
따라서 조세탈루 혐의를 인정할 명백한 새로운 자료가 발견되는 등 법률상 예외사유가 없는 한 같은 세목과 과세기간을 다시 조사할 수 없다.
이는 세무조사를 한 번만 할 수 있다는 형식적인 제한이 아니라, 국가의 과세권 행사와 납세자의 영업의 자유·법적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위한 절차적 통제이다.
위법한 재조사에 기초한 과세처분도 위법함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을 위반한 재조사는 단순히 조사절차에 내부적인 하자가 있는 경우가 아니다.
중복세무조사 금지규정은 납세자의 권익을 직접 보호하기 위한 강행적 절차규정이다. 따라서 금지된 재조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와 조사 결과를 기초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였다면 그 과세처분도 위법하다.
이 사건에서는 제1차 조사가 이미 실질적인 세무조사였으므로 이후 실시한 제2차 조사는 같은 부가가치세와 과세기간에 대한 재조사였다.
법률상 재조사를 허용하는 예외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제2차 조사는 위법하고, 그 조사에 기초한 부가가치세 등의 부과처분도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세무공무원이 조사활동을 국세청 훈령상 ‘현지확인’으로 처리했다는 이유만으로 국세기본법상 세무조사에 해당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의 제1차 조사는 세무공무원 5명이 원고의 사업장에서 9일 동안 원고와 직원들을 직접 조사하고, 3년여의 판매전표·컴퓨터 하드디스크·노트·계좌정보 등을 확보하여 총 매출누락액을 확인한 조사였다.
이는 단순한 일회성 사실확인이 아니라 과세표준과 세액을 경정하기 위한 포괄적인 질문·검사행위이므로 실질적인 세무조사에 해당한다.
따라서 같은 세목과 과세기간에 대하여 실시한 제2차 정식 세무조사는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제2항이 금지하는 재조사이고, 이에 기초한 과세처분도 위법하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이 판결은 과세관청이 ‘현지확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실질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한 뒤 다시 정식 세무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중복세무조사 금지규정을 우회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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