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5다247912 판결 [손해배상(기)]
- 원고: 한국교직원공제회
- 피고: 한국교직원공제회 전 이사장
- 쟁점: 이사장이 고위험 사모펀드 및 주식투자를 결정한 행위가 선관주의의무 위반인지, 공제회의 사회적 명성과 신용 훼손에 대한 비재산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지
- 대법원 결과: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
- 결론: 일부 투자결정에 관한 이사장의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하되, 실버타운 사업과 공제회의 사회적 명성·신용 훼손에 관한 책임은 부정한 원심 확정
하급심
원심
원심은 다음 두 투자에 관하여 피고가 공제회 이사장으로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하였다.
- 서울레이크사이드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사모투자전문회사 후순위 출자
- 프라임엔터테인먼트로 상호가 변경된 회사의 주식 매수
반면 실버타운 사업은 전임 이사장 때부터 추진되었고, 회계법인의 사업타당성 검토와 계약 협상 등을 거쳐 진행되었다는 이유로 선관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
원심은 피고의 업무상 배임죄 기소와 투자손실 보도로 회원들의 민원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공제회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줄 정도로 사회적 명성과 신용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위하여 피고의 배상책임을 일정 범위로 제한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일부 투자결정에 관한 피고의 선관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실버타운 사업에 관한 책임을 부정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한 판단 및 공제회의 비재산적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한 판단에도 잘못이 없다고 보아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6. 6. 28. 선고 96다12696 판결 법인의 사회적 명성과 신용이 훼손되어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사회적 평가가 침해된 경우 법인도 비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86709 판결 손해배상책임 제한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비율을 정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은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령
- 한국교직원공제회법 제16조 이사장은 공제회를 대표하고 공제회의 운영과 사무를 총괄한다고 규정한다.
- 한국교직원공제회법 제25조 한국교직원공제회법에서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 공제회에 관하여 민법 중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 민법 제61조 법인의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65조 이사가 임무를 게을리하여 법인에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751조 타인의 명예나 신용을 훼손하는 등으로 재산 이외의 손해를 가한 경우의 배상책임을 규정한다.
사실관계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전·현직 교원 등의 생활 안정과 복리 증진을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회원에 대한 급여, 복리·후생 사업, 기금조성 사업 및 목적 달성을 위한 수익사업을 수행한다.
피고는 공제회의 이사장으로서 공제회를 대표하고 회원부담금 등으로 조성된 기금의 운용과 투자업무를 총괄하였다.
사모투자전문회사에 대한 후순위 투자
공제회는 2007년 3월 19일 서울레이크사이드 주식을 인수하여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사모투자전문회사에 150,000,000,000원을 후순위로 출자하기로 하였다.
공제회는 2007년 4월 26일부터 2008년 1월 29일까지 합계 약 106,533,320,000원을 실제 투자하였다.
그러나 해당 사모투자전문회사는 목표한 지분 인수에 실패하고 주식가격도 하락하였다. 공제회는 2013년 2월경 56,500,000,000원을 손실로 처리하였고, 2014년 10월을 기준으로 손실액은 약 91,500,000,000원에 이르렀다.
이 투자는 다음과 같이 결정되었다.
- 피고가 실무자에게 후순위 투자구조가 적힌 문서를 주며 검토를 지시
- 검토를 지시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150,000,000,000원 규모의 투자 결정
-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관련 소송의 결과가 불확실함
- 후순위 투자구조로 수익에 비하여 손실위험이 매우 높았음
- 다른 투자자들도 투자를 주저하고 있었음
- 실무진이 부정적 의견을 보고했지만 추가 검토 없이 투자 강행
- 투자대상 회사가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하기 전날 대규모 출자약정서 발급
원심과 대법원은 이러한 의사결정이 대규모·고위험 투자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사와 심사절차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였다.
특정 회사 주식에 대한 투자
공제회는 2006년 2월 17일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특정 회사의 주식 2,423,120주를 평균단가 3,844원, 합계 9,315,705,910원에 매수하였다.
공제회는 일부 주식을 매도한 후 나머지를 장기간 보유했지만 해당 회사의 무상감자와 주가하락으로 2008년 5월경까지 7,835,660,601원의 손실을 입었다.
투자 전 자금운용부는 공시자료 등을 분석하여 매출 추이, 사업 특성, 관리종목 지정 이력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제1차 투자판단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피고가 이에 불만을 표시하며 보고서를 반려하자, 자금운용부는 이틀 만에 해당 회사가 제공한 홍보자료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내용의 제2차 투자판단서를 작성하였다. 해당 종목은 예외적으로 투자가능종목군에 편입되었고, 같은 날 주식매수가 시작되었다.
특히 피고는 해당 회사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개인적으로 주식을 매수했다가 약 459,660,000원의 이익을 얻은 전력이 있었다.
피고는 공제회의 주식매수 직전 차명으로 약 600,542,100원 상당의 주식을 다시 매수하였다. 공제회의 주식매수가 끝난 직후 자신의 주식을 매도하여 약 150,000,000원의 차익을 얻었다.
법원은 피고가 객관적인 투자분석보다 개인적 이해관계와 해당 회사 관계자의 부탁을 고려하여 공제회의 주식투자를 강행했다고 판단하였다.
실버타운 사업
공제회는 회원의 복지사업으로 실버타운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사업은 피고가 취임하기 전에 전임 이사장부터 추진되었고, 회계법인의 사업타당성 검토와 사업자와의 협상을 거쳐 건물이 완공되었다.
사업에서 영업상 손실이 발생하였지만 법원은 투자·사업결정 과정에 필요한 검토절차가 존재했다는 이유로 피고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리
공제회 이사장에게 사단법인 이사와 같은 선관주의의무가 인정됨
한국교직원공제회법은 공제회에 관하여 특별히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 민법상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따라서 공제회와 이사장의 관계는 사단법인과 이사의 관계에 준한다. 이사장은 민법 제61조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직무를 수행해야 하고, 그 임무를 게을리하여 공제회에 손해를 입히면 민법 제65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특히 공제회의 기금은 이사장 개인의 자금이 아니라 회원들이 납부한 부담금 등으로 조성된 재산이다. 이사장은 그 기금을 공제회의 목적과 회원들의 이익을 위하여 신중하게 운용해야 한다.
투자손실만으로 곧바로 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님
투자에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과 손실위험이 존재한다. 사후적으로 투자손실이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이사장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는 없다.
법원은 결과가 아니라 투자 당시의 의사결정 과정과 정보수집·검토 수준을 기준으로 책임을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 당시 합리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전문적인 심사와 내부절차를 거쳐 공제회의 목적과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면, 결과적으로 손실이 발생했더라도 원칙적으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
투자 대상과 위험에 맞는 조사·심사절차가 필요함
공제회 이사장은 투자 대상과 규모, 투자방법 및 투자금 회수구조에 따라 필요한 정보를 합리적인 범위에서 수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다음 사항을 검토해야 한다.
- 투자 대상의 재무상태와 사업전망
- 투자원금 회수 가능성과 회수기간
- 선순위·후순위 등 투자구조에 따른 위험
- 예상수익과 최대 손실 가능성
- 경영권 확보 등 투자목적의 실현 가능성
- 관련 소송과 인허가 등 법률적 위험
- 외부 전문기관 및 내부 실무진의 검토의견
- 공제회의 사업목적과 회원 이익에 부합하는지
- 이해상충 또는 의사결정자의 개인적 이해관계가 있는지
이사장은 이러한 조사와 검토를 토대로 투자의 적합성을 판단해야 한다.
실무진의 부정적 의견을 억압하고 투자를 강행하면 책임이 인정될 수 있음
이사장이 단순히 실무진에게 투자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만으로 선관주의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
실무진이 위험성을 지적하거나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는데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보고서를 반려하고, 투자결정에 맞추어 긍정적인 보고서를 다시 작성하게 했다면 정상적인 투자심사절차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대규모·후순위 투자처럼 손실위험이 큰 거래를 불과 1주일 만에 결정하고, 주요 위험요소에 관한 대책이나 추가 검토 없이 출자약정을 강행한 것은 선관주의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
개인적 이해관계를 반영한 투자결정은 허용되지 않음
이사장은 공제회의 이익을 기준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개인적인 이익이나 거래상대방의 부탁, 막연한 주가상승 기대를 고려하여 공제회의 자금을 투자해서는 안 된다.
피고가 개인적으로 해당 회사 주식에서 이익을 얻은 상태에서 공제회의 대규모 매수를 지시하고, 공제회의 매수 직전에 다시 차명으로 주식을 매수한 뒤 공제회 매수가 끝난 후 매도하여 이익을 얻은 사정은 심각한 이해상충을 보여준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과 부실한 투자검토 과정을 종합하여 피고가 최소한의 선관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장기간 주식을 보유한 사정만으로 인과관계가 단절되지 않음
피고는 공제회가 주식을 매수한 후 상당 부분을 2년 이상 보유했다가 처분했으므로 투자결정과 최종 손실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최초의 주식매수 자체가 부적절한 투자지시로 이루어졌고 이후 보유행위가 독립적인 원인으로 손실을 발생시켰다고 보기 어렵다면, 장기간 보유했다는 사정만으로 투자결정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부정되지 않는다.
투자절차가 합리적이었다면 손실이 발생해도 책임이 부정될 수 있음
실버타운 사업은 결과적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다음 사정이 있었다.
- 전임 이사장 때부터 사업이 추진됨
- 외부 회계법인의 사업타당성 검토가 이루어짐
- 회원을 위한 복지사업이라는 공제회의 목적과 관련됨
- 사업자와 협상절차를 거침
- 공사비 증액에 관한 구체적인 경위가 존재함
- 계약에 따라 건물이 실제 완공됨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사업결정 과정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피고가 필요한 주의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이사장의 책임이 투자 결과가 아니라 당시의 합리적인 의사결정 절차를 기준으로 판단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법인의 비재산적 손해는 사회적 평가 침해가 증명되어야 함
법인도 사회적 명성과 신용을 가질 수 있으므로 그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면 비재산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임원의 위법행위가 언론에 보도되고 회원들의 민원이 제기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행위로 법인의 사회적 명성과 신용이 실제로 훼손되고 그 정도가 법인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업무상 배임죄 등의 혐의로 기소되고 관련 사업의 손실이 보도되었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공제회의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사회적 평가 침해가 발생했다고 인정되지 않았다.
결론
공제회 이사장은 회원부담금 등으로 조성된 기금을 운용할 때 투자 대상과 규모, 방법, 위험 및 회수구조를 합리적으로 조사·분석하고 공제회의 이익과 사업목적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의 사모펀드 후순위 투자는 대규모·고위험 거래였는데도 실무진의 부정적 의견을 무시한 채 불과 1주일 만에 강행되었다. 특정 회사 주식투자 역시 부정적인 투자보고서가 반려되고 피고의 지시에 맞춘 긍정적인 보고서가 다시 작성되었으며, 피고의 개인적인 주식거래라는 이해상충도 존재하였다.
대법원은 이 두 투자에 관한 피고의 선관주의의무 위반과 공제회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였다.
반면 실버타운 사업은 외부 전문기관의 검토와 협상 등 일정한 의사결정절차를 거쳤으므로 영업손실이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피고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공제회의 사회적 명성과 신용 훼손에 관한 손해배상청구도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사회적 평가 침해가 증명되지 않아 배척되었다.
결국 대법원은 일부 투자손실에 관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책임범위를 제한한 원심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