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임차권등기는 보증금반환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하지 않는다

핵심 결론 임차권등기는 이사 후에도 대항력·우선변제권을 유지하는 장치일 뿐 압류·가압류가 아니다. 따라서 임차권등기만 해두고 별도로 보증금 반환을 청구하지 않으면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7다226629, 2003다1878, 2015다50286

해당 판례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6629 판결 [보증금반환청구의소]
  • 원고: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한 임차인
  • 피고: 임대차목적물의 소유자들
  • 쟁점: 주택임차권등기가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지
  • 대법원 결과: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
  • 결론: 임차권등기에는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시효로 소멸
하급심
  • 원심: 광주지방법원 2017. 4. 14. 선고 2016나57631 판결
  • 원심 판단: 원고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은 임대차 종료 후 10년이 지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임차권등기에는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
  • 대법원 판단: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상고를 기각

관련 판례

  •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다1878 판결 소액사건에서 대법원 판례가 없고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리는 경우, 법령해석의 통일을 위하여 대법원이 예외적으로 실체법적 쟁점을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다.
  •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5다50286 판결 소액사건이라도 같은 쟁점에 관한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고 대법원 판례가 없는 경우에는 법령해석의 통일을 위하여 대법원이 판단할 수 있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관련 법령

  •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제2호 대법원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경우를 소액사건의 상고이유로 규정한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 임대차가 끝난 후에도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 민법 제168조 제2호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을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규정한다.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들 소유 건물의 2층 부분을 임차하였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2004년 8월 17일 종료되었다. 그러나 원고는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자 해당 주택에 관하여 임차권등기를 마쳤다.
임차권등기가 이루어지면 임차인이 주택에서 이사하여 점유와 주민등록을 잃더라도 기존에 취득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 원고는 이러한 임차권등기가 계속 남아 있었으므로 보증금반환채권의 소멸시효도 중단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원심은 원고가 임대차 종료 후 해당 주택을 직접 점유하거나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점유해 왔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임대차가 종료된 2004년 8월 17일부터 약 11년 7개월이 지난 2016년 3월 18일에야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결국 쟁점은 임차권등기가 되어 있는 기간에는 보증금반환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는지였다.

법리

임차권등기의 주된 기능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의 보전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를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쳐야 한다.
그런데 임대차가 종료되었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임차인이 이사하면 기존의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잃을 수 있다.
임차권등기명령제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이다. 임차권등기를 마친 임차인은 주택에서 이사하더라도 기존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
즉, 임차권등기의 핵심 목적은 임차주택에 관한 임차인의 담보적 지위를 보전하는 데 있다.
임차권등기는 압류·가압류와 성격이 다름
압류나 가압류는 채권자가 강제집행이나 장래의 강제집행을 위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확보하는 조치이다. 채무자가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여 구체적으로 책임재산을 보전한다.
반면 임차권등기는 임대인의 일반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나 보전처분이 아니다. 임차주택에 관한 임차인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담보적 장치이다.
임차권등기명령절차에 가압류절차에 관한 일부 규정이 준용되더라도 이는 절차상 필요한 규정을 빌려온 것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임차권등기가 가압류와 동일한 성질을 갖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임차권등기는 민법 제168조 제2호에서 정한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임차권등기만으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지는 않음
임차권등기를 마쳤다고 하여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쉽게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 임차권등기: 임차주택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보전
  • 보증금반환청구소송: 임대인에 대한 보증금반환채권을 재판상 행사
  • 가압류·압류: 임대인의 책임재산을 확보하고 소멸시효를 중단
따라서 임차인은 임차권등기를 해두었다는 이유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보증금반환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도록 보증금반환청구소송, 지급명령, 압류·가압류 등의 별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소액사건에서도 대법원이 예외적으로 법리를 판단할 수 있음
이 사건은 소액사건이므로 원칙적으로 소액사건심판법에서 정한 제한된 사유가 있어야 상고할 수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해당 법률문제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없고, 같은 쟁점에 관하여 하급심의 판단이 서로 엇갈리는 경우에는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법률상 상고이유가 명확하게 인정되지 않더라도, 대법원은 임차권등기의 소멸시효 중단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예외적으로 직권 판단하였다.

결론

원고의 임대차계약은 2004년 8월 17일 종료되었지만, 원고는 2016년 3월 18일에야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사이 임차권등기가 되어 있었더라도 임차권등기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보전하는 제도일 뿐, 압류·가압류처럼 보증금반환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은 없다.
따라서 임대차 종료일부터 10년이 지나 원고의 보증금반환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고,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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