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과세처분 취소와 원천징수세액 환급청구권의 귀속

핵심 결론 핵심정리
원천징수의무자 명의로 납부된 세액은 이후 원천납세의무자의 법인세에 기납부세액으로 충당되었더라도, 그 법인세 부과처분이 취소되면 원칙적으로 원천징수의무자에게 환급됩니다.
충당이 무효 또는 소급하여 효력을 잃는 경우 되살아나는 권리는 취소된 법인세의 환급청구권이 아니라, 당초 충당되었던 원천징수세액의 환급청구권이기 때문입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1. 사실관계


국내 회사들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외국계 중간지주회사에 배당금 등을 지급하면서 관련 세액을 원천징수하여 과세관청에 납부하였습니다.

과세관청은 2008년 중간지주회사가 아니라 그 상위투자자인 원고들이 소득의 실질귀속자이고 국내 고정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아 원고들에게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부과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천징수세액에 관한 환급금은 원고들의 법인세 기납부세액으로 공제·충당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원고들에게 국내 고정사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법인세 부과처분이 취소되었습니다. 과세관청이 원고들 명의로 직접 납부된 법인세는 환급하면서도, 원천징수의무자 명의로 납부되었다가 원고들의 법인세에 충당된 원천징수세액은 환급하지 않자 원고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2. 쟁점


핵심 쟁점은 원천징수의무자 명의로 납부된 세액이 원천납세의무자의 법인세에 충당되었다가 그 법인세 부과처분이 취소된 경우, 환급청구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입니다.

원천납세의무자인 외국계 투자자에게 귀속되는지
실제 납부 명의자인 원천징수의무자에게 귀속되는지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천징수세액 환급금이 원고들의 법인세에 충당되어 원고들이 실질적으로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처리되었으므로, 이후 법인세 부과처분이 취소되면 원고들이 환급청구권자가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원천징수의무자들이 충당에 명시적으로 이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원천징수세액 환급금을 원고들의 법인세에 충당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4.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대한민국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가. 충당의 효력이 소멸하면 당초 환급청구권이 되살아난다


국세환급금의 충당은 국가의 환급금 채무와 조세채권을 대등액에서 소멸시킨다는 점에서 민법상 상계와 유사합니다.

따라서 충당의 대상이 된 조세채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그 부과처분이 취소되면 충당도 효력을 잃습니다. 이 경우 되살아나는 권리는 취소된 법인세의 환급청구권이 아니라, 당초 확정되었다가 충당된 원천징수세액의 환급청구권입니다.

나. 환급청구권은 납부 명의자에게 귀속된다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징수할 세액을 초과하여 납부하거나 원천징수 대상이 아닌 소득에 관하여 세액을 납부하였다면, 국가가 그 세액을 받은 때부터 부당이득이 성립합니다.

이때 환급청구권자는 원칙적으로 실제 납부 명의자인 원천징수의무자입니다. 원천납세의무자는 자신 명의로 납부된 세액에 대해서만 직접 환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천징수의무자 명의로 납부된 세액이 원고들의 법인세에 충당된 적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환급청구권자가 원고들로 변경되지는 않습니다.

다. 환급청구권의 이전이나 특별한 합의가 있다면 예외가 될 수 있다


다만 원고들이 원천징수의무자로부터 환급청구권을 유효하게 양수하였거나, 당사자 사이에 환급금의 최종 귀속에 관한 특별한 합의가 있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천징수의무자가 충당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그러한 합의를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합의를 인정하려면 단순히 법인세에 충당하기로 한 것을 넘어, 법인세 부과처분이 장래 취소되어 충당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소멸하는 경우 환급청구권을 누구에게 귀속시킬 것인지까지 합의했는지를 심리해야 합니다.

5.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조세환급청구권의 귀속을 경제적 부담자나 최종 수익자가 아니라, 원칙적으로 세액의 납부 명의와 당초 형성된 환급법률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법리를 명확히 하였습니다.

위법한 과세처분이 취소되면 그 과세처분에 대한 충당도 효력을 잃습니다.
충당의 효력이 소멸하면 당초 충당되었던 세액의 환급청구권이 되살아납니다.
그 환급청구권은 원칙적으로 당초 세액을 자기 명의로 납부한 자에게 귀속됩니다.
과세관청의 내부적인 공제·충당 처리만으로 환급청구권자가 변경되지는 않습니다.
환급청구권 양도나 최종 귀속에 관한 명확한 합의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천납세의무자가 세액을 경제적으로 부담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국가를 상대로 직접 환급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원천납세의무자가 환급금을 회수하려면 원천징수의무자로부터 환급청구권을 적법하게 양수하거나, 원천징수의무자가 국가로부터 환급받은 금액을 내부 법률관계에 따라 반환하도록 청구하는 구조를 검토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다29587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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