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5두41463 판결
사건명: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
사건명: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
관련판례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두6241 판결 — 합병법인이 평가증한 자산을 승계한 경우 합병평가차익의 산정
대법원 2012. 11. 22. 선고 2010두17564 전원합의체 판결 — 자본거래에서 발생한 이익과 법인세법상 익금의 범위
관련법령
구 법인세법 제17조 — 자본거래로 인한 수익의 익금불산입과 합병평가차익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2조 — 합병평가차익 등 익금의 범위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15조 — 합병차익의 계산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24조 — 감가상각자산의 범위와 합병영업권
사실관계
DB하이텍의 변경 전 상호인 동부하이텍은 2007년 5월 1일 같은 그룹 계열사인 동부일렉트로닉스를 흡수합병하였다.
합병비율은 평가기준일인 2007년 2월 15일 두 회사의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하였다. 합병법인은 피합병법인 주주에게 합병신주를 교부했으며 별도의 합병교부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합병법인은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합병신주의 가치와 피합병법인 순자산의 공정가액 차액인 약 2,930억 원을 회계장부에 영업권으로 계상하였다.
그러나 법인세 신고 당시에는 위 금액이 세법상 영업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영업권 감가상각을 부인하는 세무조정을 스스로 하였다.
삼성세무서장은 회계장부에 계상된 약 2,930억 원이 세법상 영업권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에 해당 금액을 합병평가차익으로 익금에 산입하고 매년 감가상각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2013년 3월 12일 합병법인에 2007 사업연도 법인세 약 671억 원을 부과하였다.
합병법인은 회계상 영업권이 계상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세법상 영업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며 부과처분의 취소를 청구하였다.
핵심쟁점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계상된 영업권이 곧바로 세법상 영업권에 해당하는가
합병신주의 가치가 피합병법인의 순자산가액을 초과하면 그 차액을 합병평가차익으로 과세할 수 있는가
세법상 영업권의 자산 인정 요건인 ‘사업상 가치 평가’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피합병법인이 자본잠식 및 적자 상태였던 사정이 영업권 인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세법상 영업권의 존재와 과세요건에 관한 증명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법리
1. 기업회계와 세법상 영업권은 동일하지 않다
기업회계와 세법은 목적과 기능이 다르다. 기업회계상 영업권이 계상되었다고 하여 반드시 세법상 영업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회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합병대가가 피합병법인의 식별 가능한 순자산 공정가액을 초과하면 그 차액을 영업권으로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세법상 영업권으로 인정되려면 법인세법령이 정한 별도의 자산 인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2. 세법상 합병영업권의 인정 요건
합병영업권 가액을 합병평가차익으로 과세하려면 합병법인이 다음과 같은 피합병법인의 무형적 가치를 장래 초과수익을 창출할 재산적 가치로 인정하고, 그 사업상 가치를 평가하여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상호와 브랜드 가치
거래관계와 고객기반
영업상 비밀과 노하우
기술력과 조직
시장지위와 유통망
그 밖의 초과수익 창출능력
단순히 합병대가와 순자산가액 사이에 차액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3. 사업상 가치 평가의 판단 기준
합병법인이 피합병법인의 무형적 가치를 실제로 평가했는지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합병의 경위와 목적
합병 당시 양 회사의 사업 현황
피합병법인의 수익성과 재무상태
피합병법인의 기술력·영업력·시장지위
합병비율과 합병대가의 산정방법
무형자산에 대한 별도의 실사나 가치평가 여부
합병계약 및 이사회 자료의 내용
합병 이후 합병법인의 세무신고 내용
4. 영업권의 존재와 평가방법은 별개의 문제
세법상 영업권이 존재하는지는 피합병법인의 초과수익력 등 무형적 가치가 실제로 평가되어 대가가 지급되었는지의 문제이다.
영업권이 존재한다고 인정된 다음에야 그 가액을 합병대가에서 순자산가액을 뺀 차액으로 산정할 수 있는지를 검토할 수 있다.
따라서 ‘합병대가와 순자산가액의 차액으로 영업권을 평가할 수 있다’는 법리만으로 세법상 영업권의 존재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 과세요건의 증명책임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과세요건 사실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한다.
합병법인이 세법상 영업권을 감가상각자산으로 신고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를 부인하는 세무조정을 했다면, 과세관청은 피합병법인의 무형적 사업가치가 실제로 평가되어 대가가 지급되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구체적 판단
합병 당시 동부일렉트로닉스는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2006년 말 기준 당기순손실은 약 3,330억 원, 누적결손금은 약 3,438억 원에 달하였다.
또한 경쟁 반도체 기업들과 비교하여 기술력과 영업력이 취약했고 도산할 우려까지 있었다. 재무구조가 비교적 건전하고 지속적인 이익을 내던 동부하이텍과의 합병을 통해 위기를 넘기는 상황이었다.
합병비율은 두 회사의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되었을 뿐, 동부일렉트로닉스의 상호·거래관계·기술력·영업비밀 등 초과수익력 있는 무형자산에 대한 별도의 사업가치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볼 자료가 없었다.
약 2,930억 원은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합병신주 가치와 순자산 공정가액의 차액을 회계상 영업권으로 계상한 것이었다. 합병법인도 법인세 신고에서는 세법상 영업권이 아니라고 보아 감가상각을 부인하는 세무조정을 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합병법인이 피합병법인의 초과수익력 있는 무형적 가치를 평가하여 대가를 지급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회계상 약 2,930억 원의 영업권이 계상되었다는 사실과 합병신주의 가치가 순자산가액을 초과한다는 사실만으로 세법상 영업권이 존재한다고 추단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해당 금액을 합병평가차익으로 익금에 산입한 약 671억 원의 법인세 등 부과처분은 위법하다. 대법원은 과세관청의 상고를 기각하여 원고 승소판결을 유지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회계상 영업권과 세법상 영업권을 명확하게 구별하였다. 회계장부에 영업권을 인식했다는 형식만으로는 과세할 수 없고, 피합병법인의 초과수익력을 구체적으로 평가하여 그 대가를 지급했다는 실질이 확인되어야 한다.
특히 합병대가와 순자산가액의 차액은 세법상 영업권이 존재한다는 전제 아래 가액을 산정하는 방법일 수 있을 뿐, 그 차액 자체가 영업권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