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판례
1. 변제공탁의 효력 발생 시점
대법원 2002. 12. 6. 선고 2001다2846 판결은 적법한 변제공탁이 이루어지면 피공탁자가 공탁물을 출급했는지와 관계없이 공탁한 때에 변제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판시하였다.
2. 공탁물 회수와 변제효력의 소급적 소멸
대법원 1981. 2. 10. 선고 80다77 판결은 공탁자의 공탁물회수청구권에 대한 압류·전부명령에 따라 제3자가 공탁물을 회수한 경우에도 공탁자가 회수한 것과 마찬가지로 공탁의 효력이 소급하여 소멸한다고 판시하였다.
3. 공탁물 출급청구권과 회수청구권의 구별
대법원 2019. 12. 12. 자 2018마5697 결정은 공탁물 출급청구권과 공탁물 회수청구권은 서로 독립된 별개의 권리라고 판시하였다.
피공탁자를 포함한 제3자가 공탁자에 대한 별도 채권에 기하여 공탁자의 회수청구권을 압류·추심하여 공탁금을 회수하면 공탁에 따른 채권소멸의 효력은 소급하여 없어진다.
관련법령
상법 제224조
상법 제224조는 사원의 지분을 압류한 채권자가 영업연도 말에 그 사원을 퇴사시킬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회사와 사원에게 6개월 전에 퇴사를 예고해야 한다.
사원이 영업연도 말까지 채무를 변제하거나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면 퇴사예고는 효력을 잃는다.
상법 제269조
상법 제269조는 합자회사에 관하여 상법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합명회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한다. 따라서 합명회사에 관한 상법 제224조의 퇴사청구권은 합자회사의 무한책임사원과 유한책임사원에게도 적용된다.
상법 제197조
상법 제197조는 사원이 다른 사원의 동의 없이 그 지분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에게 양도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224조는 이러한 지분양도 제한 때문에 지분 압류채권자가 통상적인 강제집행으로 지분을 환가하기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한 규정이다.
상법 제37조
상법 제37조는 등기할 사항을 등기하지 않으면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180조는 합명회사 정관에 회사를 대표할 사원을 정한 경우 그 성명 등을 기재하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209조는 회사를 대표하는 사원이 회사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을 가지며, 대표권 제한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민법 제487조는 채권자가 변제를 받지 않거나 받을 수 없는 경우 또는 과실 없이 채권자를 알 수 없는 경우 변제자가 목적물을 공탁하여 채무를 면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민법 제489조는 일정한 경우 변제자가 공탁물을 회수할 수 있고, 공탁물을 회수하면 공탁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록 규정한다.
판결
사건명: 대표권 및 업무집행권한 상실선고
결과: 원고 상고기각
사실관계
1. 합자회사의 사원 구성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합자회사의 무한책임사원이자 대표사원이었다. 원고의 남편은 위 회사의 유한책임사원이었다.
회사의 정관에는 원고와 피고 등 복수의 대표사원이 공동으로 회사를 대표하도록 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공동대표에 관한 사항은 상업등기부에 등기되지 않았다.
원고는 다른 대표사원인 피고를 상대로 대표권 및 업무집행권한의 상실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2. 원고와 남편의 지분 압류
원고와 남편의 채권자는 두 사람이 합자회사에 보유한 출자지분을 압류하였다.
13.: 원고와 남편에게 퇴사청구 예고
4.: 합자회사에 퇴사청구 예고
회사의 영업연도 말은 2012. 12. 31.이었다.
3. 변제공탁
원고의 남편은 퇴사를 막기 위하여 2012. 11. 15. 채권자에 대한 원고와 자신의 연대채무 원리금 전액을 변제공탁하였다.
적법한 변제공탁이 유지되었다면 채무가 소멸하여 상법 제224조 제2항에 따라 퇴사예고의 효력이 없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4. 공탁금 회수청구권에 대한 압류·추심
그런데 합자회사 역시 원고의 남편에 대하여 별도의 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피고는 합자회사를 단독으로 대표하여 2012. 12. 4. 남편의 공탁금 회수청구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 이어 2012. 12. 7. 추심권을 행사하여 공탁금을 회수하였다.
피고의 단독 대표행위는 공동대표를 요구한 정관에는 위반되었다. 그러나 공동대표에 관한 사항은 등기되어 있지 않았다.
5. 영업연도 말 도래와 지분환급 청구
공탁금이 회수된 상태에서 2012. 12. 31. 영업연도 말이 도래하였다.
지분 압류채권자는 원고와 남편이 영업연도 말에 퇴사하였다고 보아 2013. 1. 2. 합자회사에 두 사람의 지분환급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변제공탁으로 채무가 소멸하였으므로 퇴사예고의 효력도 소멸하였다.
피고가 공동대표 규정을 위반해 단독으로 공탁금 회수청구권을 압류·추심했으므로 공탁금 회수는 무효이다.
영업연도 말 이후 채권자에게 채무를 현실적으로 변제했으므로 퇴사효력도 소급하여 소멸한다.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다음 세 가지였다.
제3자가 공탁자의 공탁물회수청구권을 압류·추심하여 공탁물을 회수한 경우 변제공탁의 효력이 소급하여 소멸하는가
공동대표 규정을 등기하지 않은 경우 공동대표사원 중 1인의 단독 대표행위가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 유효한가
지분 압류채권자의 퇴사청구권 행사로 퇴사가 확정된 후 사후 변제로 그 효력을 되돌릴 수 있는가
대법원의 판단
1. 제3자의 압류·추심에 따른 회수도 공탁물 회수에 해당한다
적법한 변제공탁이 이루어지면 공탁한 때 채무가 소멸한다. 그러나 공탁자가 공탁물을 회수하면 공탁하지 않은 것으로 보므로 채무소멸의 효력은 소급하여 없어진다.
이러한 법리는 공탁자가 직접 공탁물을 회수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제3자가 공탁자에 대한 별도 채권의 집행권원에 기초하여 공탁물회수청구권을 압류·추심하고 공탁물을 회수한 경우에도 변제공탁의 효력은 소급하여 소멸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2012. 11. 15. 이루어진 변제공탁은 2012. 12. 7. 공탁금이 회수됨으로써 처음부터 공탁하지 않은 것과 동일한 상태가 되었다.
2. 미등기 공동대표 제한은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회사를 대표하는 사원은 회사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다.
정관으로 복수의 대표사원이 공동으로 회사를 대표하도록 정했더라도 이를 등기하지 않았다면, 공동대표 제한은 회사 내부의 대표권 제한에 머문다.
따라서 대표사원 중 1인이 단독으로 회사를 대표했더라도 회사는 그 행위가 정관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는 공동대표 제한이 등기되지 않았으므로 피고가 단독으로 합자회사를 대표하여 받은 압류·추심명령과 이에 따른 공탁금 회수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지분 압류채권자의 퇴사청구권은 형성권이다
합명회사나 합자회사에서는 사원 지분을 양도하거나 환가하려면 다른 사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사원의 개인채권자는 지분을 압류하더라도 통상적인 방법으로 환가하기 어렵다.
상법 제224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분 압류채권자에게 사원을 퇴사시키고 그 지분환급금에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대법원은 이러한 퇴사청구권을 채권자가 일방적 의사표시로 사원을 퇴사시킬 수 있는 형성권이라고 판단하였다.
4. 퇴사예고만으로 영업연도 말에 퇴사효력이 발생한다
채권자가 회사와 사원에게 6개월 전에 퇴사를 예고하면 별도의 의사표시나 재판 없이 영업연도 말에 당연히 퇴사효력이 발생한다.
사원이 이를 막으려면 영업연도 말이 되기 전에 다음 중 하나를 이행해야 한다.
채권자에게 채무를 변제할 것
상당한 담보를 제공할 것
회수권을 포기한 유효한 변제공탁 등으로 채무를 확정적으로 소멸시킬 것
이 사건에서는 영업연도 말 전에 공탁금이 회수되어 변제효력이 소급하여 없어졌으므로 퇴사예고의 효력은 소멸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와 남편은 2012. 12. 31. 당연히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5. 퇴사 후 변제하더라도 퇴사효력은 되돌릴 수 없다
영업연도 말이 도래하여 퇴사효력이 발생하면 사원 또는 채권자가 일방적으로 퇴사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
퇴사청구권은 형성권이므로 그 행사에 따라 법률관계가 변경된 후에는 당사자 일방의 의사나 행위만으로 이미 발생한 효력을 소급하여 없앨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퇴사효력이 발생한 후 사원이 채권자에게 채무를 모두 변제했더라도 이미 발생한 퇴사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결론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제3자의 압류·추심에 따라 공탁금이 회수되면서 변제공탁의 효력은 소급하여 소멸하였다.
공동대표 제한이 등기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단독 대표행위가 정관에 위반된다는 사정을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영업연도 말까지 유효한 변제나 담보제공이 없었으므로 원고와 남편은 2012. 12. 31. 퇴사하였다.
퇴사 후 채무를 변제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퇴사효력은 소멸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을 유지하고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합명회사와 합자회사 사원의 개인채권자가 사원의 지분을 집행하는 절차와 그 효과를 명확히 하였다.
특히 실무상 다음 사항이 중요하다.
첫째, 퇴사예고를 받은 사원은 영업연도 말이 되기 전에 채무를 확정적으로 소멸시켜야 한다. 회수권을 유보한 변제공탁은 공탁금이 회수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퇴사 방지 수단으로 불완전할 수 있다.
둘째, 퇴사 방지를 위한 공탁이라면 공탁서에 공탁물회수청구권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고, 필요한 경우 회수청구권 포기에 관한 절차를 갖추는 것이 안전하다.
셋째, 정관에 공동대표 규정을 두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를 등기하지 않으면 공동대표사원 중 1인의 단독행위에 대하여 선의의 제3자에게 정관 위반을 주장할 수 없다.
넷째, 퇴사효력이 발생한 후에는 채권 변제만으로 사원 지위가 회복되지 않는다. 다시 사원이 되려면 기존 사원들의 동의와 정관변경·등기 등 별도의 입사절차를 거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