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의 자사 콘텐츠 우대와 부당한 고객유인

핵심 결론 검색 알고리즘이 자사 동영상에 가점을 주었다는 사실만으로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이 되지 않는다. 위계성·현저한 소비자 오인과 공정거래저해성이 증명되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대법원 2025. 11. 6. 선고 2023두38219 판결
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 ― 일부 파기환송, 공정거래위원회 상고기각

사실관계

원고는 검색 포털과 동영상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고가 2017년 동영상 검색 알고리즘을 개편하면서 다음 두 가지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알고리즘 관련 중요 정보를 내부 동영상 담당부서와 외부 검색제휴사업자에게 차별적으로 제공하고, 일부 정보를 외부 사업자에게 왜곡하여 전달한 행위
자사 동영상 서비스의 ‘테마관’ 동영상에는 관련도 계산 시 무조건 가점을 부여하여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한 행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구 공정거래법상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으로 보아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을 하였습니다.

주요 쟁점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검색사업자에게 자사와 경쟁사업자의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할 의무가 있는지
자사 동영상에 검색 가점을 부여한 사실만으로 ‘위계’가 성립하는지
검색순위 상승이 소비자에게 현저한 오인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지
차별적인 정보 제공만으로 고객유인행위가 완성되는지
원심의 판단

원심은 두 행위를 구분하여 판단하였습니다.

차별적 정보 제공행위에 대해서는, 내부와 외부 제휴사업자에게 정보를 다르게 제공했더라도 그 정보가 실제 검색결과에 반영되어 소비자를 오인시켰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처분사유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자사 테마관 동영상에 가점을 부여한 행위는 자사 동영상이 경쟁사업자의 동영상보다 더 적합하거나 우수한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킨 행위라고 보아 처분사유를 인정하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차별적 정보 제공행위에 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하고, 가점 부여행위가 위법하다고 본 원심판결 부분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1. 플랫폼에 자사와 경쟁사의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할 일반적 의무는 없습니다


검색서비스 사업자가 자사 동영상과 외부 사업자의 동영상을 항상 동등하게 취급해야 할 법적 의무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자는 자신의 가치판단과 영업전략을 반영하여 콘텐츠의 노출 여부와 순위를 결정하는 검색 알고리즘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가치판단과 영업전략을 소비자나 외부에 모두 공개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자사 콘텐츠라는 이유로 검색 가중치를 부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계 또는 기만행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2. 가점 부여에 합리성과 소비자 편익의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가점은 원고가 제공하는 모든 동영상에 부여된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내부심사를 거쳐 게재가 허용된 테마관 동영상에만 부여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품질을 일정 수준 담보할 수 있는 동영상에 가점을 부여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와 소비자 편익의 증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위계의 성립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고려해야 할 사정입니다.

3. 소비자 오인의 ‘현저성’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증명해야 합니다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이 성립하려면 자사의 상품·서비스가 실제보다 또는 경쟁사업자의 것보다 ‘현저히’ 우량하거나 유리하다고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검색결과 순위가 상승했다는 사실만으로 현저한 오인이 증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영상 이용자는 검색순위뿐 아니라 제목·썸네일·영상 내용 등을 종합하여 시청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사항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하였습니다.

가점 부여로 자사 동영상의 노출 수와 재생 수가 현저하게 증가하였는지
소비자가 자사 동영상을 실제보다 현저히 우수하다고 인식하였는지
검색순위 상승이 소비자의 선택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따라서 소비자 오인의 현저성이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4. 공정거래저해성도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는 단순한 소비자 오인 가능성뿐 아니라 업계의 공정한 경쟁질서나 거래질서에 미칠 영향까지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가점 부여로 소비자의 합리적인 동영상 선택이나 시청이 저해되었다거나, 다수 소비자에게 궁극적인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 사정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5. 차별적 정보 제공만으로 고객유인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내부 부서와 외부 검색제휴사업자에게 서로 다른 정보를 제공하였더라도, 원고가 그 정보를 이용하여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구체적인 후속행위로 나아갔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였습니다.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은 경쟁사업자에게 불리한 정보를 제공한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행위가 소비자의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칠 구체적인 오인 위험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검색 알고리즘에 자사 콘텐츠 우대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부당한 고객유인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알고리즘상 자사우대의 위법성을 인정하려면 다음 요건이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알고리즘 설계가 위계 또는 기만에 해당하는지
소비자가 자사 콘텐츠를 현저히 우량·유리하다고 오인할 우려가 있는지
그 오인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
경쟁질서 또는 거래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지

다만 검색 알고리즘 설계의 자유가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리적 근거 없이 자사 콘텐츠를 우대하고 이를 은폐하여 소비자의 선택을 실질적으로 왜곡하거나 경쟁사업자의 시장접근을 방해한 경우에는 위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2023두32709 판결과의 관계

이 판결은 비교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다룬 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3두32709 판결과 동일한 기본 법리를 따릅니다.

두 판결은 모두 다음 원칙을 확인하였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는 자사와 경쟁사의 상품·서비스를 동등하게 취급할 일반적 의무가 없다.
플랫폼은 가치판단과 영업전략을 반영하여 알고리즘을 설계할 수 있다.
자사우대라는 외형만으로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경쟁제한 효과 또는 소비자 오인의 구체적 위험은 처분청이 증명해야 한다.

2023두32709 판결이 경쟁제한 효과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함께 다루었다면, 이 판결은 동영상 검색에서 ‘위계성·현저한 오인·고객유인’의 증명을 더욱 직접적으로 요구하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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