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혼판결에서 친권자·양육자 지정을 누락한 경우

핵심 결론 미성년 자녀가 있는 재판상 이혼에서는 당사자의 청구가 없어도 법원이 친권자와 양육자를 직권으로 정해야 한다. 이를 빠뜨린 부분은 원심에 계속 남아 있으므로 상고 대상이 아니라 원심이 추가로 재판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3므2397, 2004다24083, 2009므1458, 2013므3383

해당 판례

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3므2397 판결 [혼인의무효]
  • 원고: 주위적으로 혼인무효, 예비적으로 이혼을 청구한 배우자
  • 피고: 이혼에 반대하며 상고한 배우자
  • 자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미성년 딸들
  • 쟁점: 이혼을 선고하면서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지 않은 경우의 법적 처리
  • 대법원 결과: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에 관한 상고 각하, 나머지 상고 기각
하급심
원고는 주위적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예비적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었음을 이유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주위적 혼인무효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예비적 이혼청구를 인용하여 원고와 피고가 이혼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미성년 딸들에 관하여 친권자와 양육자를 누구로 정할 것인지 판결 주문이나 이유에서 전혀 판단하지 않았다.
피고는 이혼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원고가 유책배우자이므로 이혼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원심이 미성년 자녀들의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상고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이 인정한 혼인 파탄 및 당사자들의 책임 정도에 관한 판단을 받아들여 이혼 부분에 대한 상고를 기각하였다.
다만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의 누락은 재판의 누락에 해당하므로 그 부분 사건은 여전히 원심에 계속되어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아직 원심판결이 존재하지 않는 부분을 대상으로 한 상고는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4다24083 판결 법원이 청구 일부에 대하여 재판하지 않았다면 그 부분은 재판의 누락에 해당하고, 해당 소송은 원심에 계속되어 있으므로 누락 부분은 적법한 상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9므1458, 1465 판결 친권자와 양육자를 지정할 때에는 자녀의 연령, 부모의 양육 의사와 능력, 경제적 능력, 자녀와의 친밀도 및 자녀의 의사 등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자녀의 성장과 복리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므3383, 3390 판결 자녀의 양육에 관한 사항은 부모의 권리보다 자녀의 복리를 우선하여 결정해야 하고, 양육환경의 변경이 자녀에게 미칠 영향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 민법 제837조 제1항 당사자는 이혼하는 경우 자녀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여 정한다.
  • 민법 제837조 제2항 양육에 관한 협의에는 양육자의 결정, 양육비용의 부담, 면접교섭권의 행사 여부와 그 방법이 포함되어야 한다.
  • 민법 제837조 제4항 양육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는 경우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양육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 민법 제843조 재판상 이혼에 따른 자녀의 양육책임 등에 관하여 민법 제837조를 준용한다.
  • 민법 제909조 제5항 재판상 이혼의 경우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친권자를 정한다.
  • 민법 제840조 제6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는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 민사소송법 제212조 법원이 청구의 일부에 대하여 재판을 누락한 경우 그 청구 부분에 대하여 재판을 계속한다.

사실관계

원고와 피고는 부부로서 혼인생활을 하였고, 그 사이에 미성년자인 딸들이 있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 혼인의 무효확인을 청구하고, 혼인무효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하여 예비적으로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원고의 주위적 혼인무효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사정 등을 종합하여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다고 판단하였다.
  • 혼인관계가 사실상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 점
  •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원고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점
  • 혼인 파탄에 대한 원고의 책임이 피고의 책임보다 더 무겁다고 볼 수 없는 점
이에 따라 원심은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재판상 이혼사유를 인정하여 “원고와 피고는 이혼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원심은 미성년자인 딸들의 친권자와 양육자를 누구로 지정할지 전혀 판단하지 않았다. 당사자들이 친권자나 양육자 지정을 명시적으로 청구하지 않았던 것이 그 배경이었다.
피고는 원고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인 것은 부당하고, 미성년 자녀들의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지 않은 것도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상고하였다.

법리

재판상 이혼에서는 법원이 친권자를 직권으로 정해야 함
민법 제909조 제5항은 재판상 이혼의 경우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친권자를 정하도록 규정한다.
따라서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친권자 지정을 청구하지 않았거나, 양쪽 모두 친권자 문제를 다투지 않았더라도 법원은 반드시 친권자를 정해야 한다.
이는 재판상 이혼의 부수적 처분을 당사자의 신청에만 맡긴 것이 아니라 법원의 의무로 정한 것이다.
양육자도 당사자의 청구 없이 직권으로 정해야 함
민법 제837조는 이혼하는 부모가 자녀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여 정하도록 한다. 협의 사항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 양육자를 누구로 할 것인지
  • 양육비를 누가 얼마만큼 부담할 것인지
  • 비양육 부모의 면접교섭 여부와 구체적인 방법
재판상 이혼에서는 민법 제843조에 따라 이러한 규정이 준용된다.
당사자 사이에 양육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협의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면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 여부와 관계없이 직권으로 양육자를 정해야 한다.
그 근거는 부모가 아니라 미성년 자녀의 복리 보호임
이혼 여부는 원칙적으로 부부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한 문제이다. 그러나 친권자와 양육자의 지정은 부모의 권리 배분에 그치지 않고 미성년 자녀의 생활과 복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이혼이 확정되었는데도 친권자와 양육자가 정해지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자녀를 누가 현실적으로 보호·양육할지 불분명해진다.
  • 교육·의료 등 자녀에 관한 법률행위를 누가 결정할지 확정되지 않는다.
  • 양육비 부담관계를 정하기 어렵다.
  • 비양육 부모의 면접교섭 관계도 불명확해진다.
  • 부모 사이의 추가 분쟁에 자녀가 계속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법원은 재판상 이혼을 선고할 때 친권자와 양육자를 함께 정함으로써 이혼 후 자녀의 법률관계와 생활환경을 안정시켜야 한다.
친권과 양육권은 구별되지만 함께 정해야 함
친권은 미성년 자녀의 신분과 재산에 관한 법률적 보호·감독 권한과 의무를 의미한다. 양육권은 자녀와 함께 생활하면서 일상적으로 보호하고 교육하는 권리와 의무를 의미한다.
친권자와 양육자는 동일인으로 정할 수 있지만 반드시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면 친권자와 양육자를 서로 다르게 정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혼판결에서는 단순히 친권자만 지정하거나 현재 자녀를 데리고 있는 사람을 확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친권과 현실적 양육책임을 각각 심리하여 정해야 한다.
친권자·양육자를 정하지 않은 것은 ‘재판의 누락’임
법원이 이혼청구를 인용하면서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지 않았다면, 이는 잘못된 판단을 한 경우가 아니라 의무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에 관하여 아무런 재판을 하지 않은 경우이다.
이를 ‘재판의 누락’이라고 한다.
재판의 누락은 해당 청구를 기각하거나 각하한 것과 다르다. 누락된 부분에 관해서는 아직 법원의 판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누락된 부분은 원심에 계속되어 있음
민사소송법 제212조에 따라 재판이 누락된 부분의 소송은 그 재판을 빠뜨린 법원에 계속 남아 있다.
따라서 친권자와 양육자 지정 부분은 원심에서 이미 판단되어 상고심으로 올라온 것이 아니라, 아직 원심이 판단해야 할 상태이다.
원심은 당사자의 별도 신청이나 새로운 소 제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계속하여 심리한 뒤 추가판결을 해야 한다.
누락 부분에 관한 상고는 부적법함
상고는 원심판결에 존재하는 판단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친권자와 양육자 지정 부분에는 원심의 판단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누락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누락된 부분을 파기할 대상 자체가 없으므로 그 부분 상고를 각하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친권자·양육자 미지정을 위법하다고 보면서도 상고를 ‘인용’하거나 원심판결을 ‘파기’하지 않고 ‘각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친권자·양육자 지정의 누락이 이혼판결까지 무효로 만들지는 않음
친권자와 양육자 지정은 이혼판결과 함께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 지정이 누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선고된 이혼판결 전체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혼청구에 관한 판단과 친권자·양육자 지정은 서로 관련되어 있으나 구별되는 재판사항이다.
따라서 원심이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를 적법하게 인정했다면 이혼판결은 그대로 확정될 수 있다. 누락된 친권자·양육자 지정 부분만 원심이 추가로 재판하면 된다.

결론

재판상 이혼에서 미성년 자녀가 있으면 당사자가 별도로 청구하지 않았더라도 법원은 친권자와 양육자를 직권으로 지정해야 한다.
원심이 이혼을 선고하면서 미성년 딸들의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지 않은 것은 재판의 누락에 해당한다.
그러나 누락된 부분은 여전히 원심에 계속되어 있으므로 상고심의 심판 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친권자 및 양육자 지정에 관한 상고를 각하하고, 원심이 민법 제840조 제6호에 따라 이혼을 인정한 나머지 부분에 대한 상고는 기각하였다.
결국 이혼판결은 유지되고, 원심은 계속 중인 친권자·양육자 지정 부분을 추가로 심리하여 별도의 재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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