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른바 사무장병원의 부가세 납부 의무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 문제

2026.07.27
이른바 사무장병원이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조세범처벌법 위반 여부

1. 문제의 소재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는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이용하여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에서 의료용역을 제공하면서, 이를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으로 보아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사무장병원이 제공한 의료용역에 대하여 부가가치세 납세의무가 성립하는지, 나아가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은 행위가 곧바로 「조세범 처벌법」상 조세포탈죄에 해당하는지를 구별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두30111 판결은 사무장병원이 제공한 의료용역의 부가가치세 과세 여부와 장기 부과제척기간 적용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사무장병원의 부가가치세 무신고에 관한 조세범처벌법상 책임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였다.

2. 사무장병원이 제공한 의료용역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다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제5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보건 용역을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5조 제1호는 의료법에 따른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또는 간호사가 제공하는 용역을 면세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대법원 2026두30111 판결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의료보건 용역은 의료법에 따른 의사 등이 공급주체가 되어 의료법의 규정에 따라 제공하는 의료보건 용역을 의미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는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이용하여 병원을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하면서 고용한 의사들로 하여금 환자를 진료하게 한 경우에는, 실제 진료행위가 의사에 의해 이루어졌더라도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사무장병원의 의료용역은 의료법상 적법한 의료기관 개설에 기초한 용역은 아니지만, 환자에 대한 진료가 실제로 이루어졌고 그 대가로 요양급여비용이 지급되었다면 경제적 거래로서 용역의 공급은 존재한다.

의료법 위반이라는 사정은 의료용역 공급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보건 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세혜택을 배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사무장병원 명의의 의료법인 등에는 부가가치세 신고·납부의무가 성립한다.

3.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와 조세포탈죄는 구별되어야 한다

사무장병원이 제공한 의료용역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라는 사실만으로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은 행위가 곧바로 조세포탈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1항에 따른 조세포탈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세법상 과세요건이 충족되어 조세채무가 성립하여야 한다.

둘째, 행위자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하여야 한다.

셋째, 그 부정행위로 인하여 조세를 포탈하거나 조세의 환급·공제를 받는 결과가 발생하여야 한다.

넷째, 행위자에게 부정행위 및 조세포탈에 대한 고의가 있어야 한다.

사무장병원이 제공한 의료용역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므로 부가가치세 채무 자체는 성립한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야 한다는 것과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은 행위를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4. 단순한 부가가치세 무신고는 조세포탈죄의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6항은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대표적인 부정행위로는 다음과 같은 행위를 들 수 있다.

첫째, 이중장부를 작성하거나 장부를 거짓으로 기재하는 행위이다.

둘째, 매출이나 수입을 고의로 장부에서 누락하는 행위이다.

셋째, 거짓 증빙이나 거짓 문서를 작성하거나 수취하는 행위이다.

넷째, 장부와 전산기록을 파기하거나 조작하는 행위이다.

다섯째, 재산·소득·수익 또는 거래를 은닉하거나 조작하는 행위이다.

여섯째, 차명계좌 등을 이용하여 수입을 은닉하는 행위이다.

일곱째, 세금계산서나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조작하는 행위이다.

판례는 다른 행위를 수반하지 않고 단순히 세법상 신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신고를 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따라서 사무장병원의 요양급여 수입이 회계장부에 반영되어 있고, 그 수입을 은닉하거나 관련 장부·증빙을 조작하지 않은 채 해당 의료용역을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으로 판단하여 부가가치세만 신고하지 않았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단순 무신고에 해당한다.

5. 대법원 2026두30111 판결의 판단

대법원은 사무장병원이 제공한 의료용역이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부가가치세 부과 자체는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의료법인 명의로 개설된 의료기관이 적법하게 의료보건 용역을 공급한 것처럼 처리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정만 있을 뿐, 부가가치세 면제를 받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등의 적극적 행위를 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부가가치세 부분에 관하여 국세기본법상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부정하였다. 그 결과 10년의 장기 부과제척기간이 아니라 무신고에 따른 7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되었고, 7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지난 후 부과된 부가가치세는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의 판단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무장병원이 제공한 의료용역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다.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 신고·납부의무도 인정된다.

사무장병원이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은 것은 무신고에 해당한다.

그러나 부가가치세 면제를 받기 위한 적극적인 장부조작이나 수입 은폐행위는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국세기본법상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도 인정되지 않았다.

부가가치세 부과제척기간은 무신고에 따른 7년이 적용되고, 부정행위를 전제로 하는 10년의 장기 부과제척기간은 적용되지 않는다.

6. 위 판결이 조세범처벌법 위반 여부에 미치는 영향

대법원 2026두30111 판결은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에 관한 행정판결이지, 조세포탈죄의 성립 여부를 직접 판단한 형사판결은 아니다. 따라서 이 판결의 기판력이 형사재판에 직접 미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세기본법상 10년의 장기 부과제척기간의 요건인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와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6항의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개념을 기초로 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검토한 후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가가치세 면제를 받기 위한 회계장부 조작 등의 적극적 행위가 없었다는 이유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명시적으로 부정하였다.

따라서 동일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별도의 장부조작, 매출누락, 수입은닉 또는 허위증빙 작성 등의 추가 증거가 없다면, 「조세범 처벌법」 제3조의 조세포탈죄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다만 행정판결이 조세포탈죄의 불성립을 직접 선고한 것은 아니므로, 조세포탈죄가 당연히 성립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추가적인 적극적 부정행위가 없다면 조세포탈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7. 사무장병원 운영을 위한 명의차용과 조세포탈을 위한 부정행위의 구별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이용하여 사무장병원을 운영한 행위는 의료법 위반을 구성할 수 있는 적극적인 위법행위이다.

그러나 의료법 위반을 위한 명의차용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그것이 곧바로 부가가치세 포탈을 위한 부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무장병원 명의차용은 일반적으로 의료기관 개설자격 제한을 회피하고 적법한 의료기관과 같은 외관을 형성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기 위한 행위이다.

반면 조세범처벌법상 부정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그 명의차용이나 가장행위가 부가가치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무장병원을 운영하기 위해 의료법인 명의를 이용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부가가치세 포탈을 위한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의료기관 개설자격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명의차용과 부가가치세 면세 적용을 받기 위한 장부·거래·수입의 조작은 구별되어야 한다.

다만 처음부터 부가가치세 면세혜택을 받을 목적까지 포함하여 의료법인 명의를 이용하고, 그 과정에서 매출을 누락하거나 허위장부·허위증빙을 작성하는 등 별도의 적극적인 은폐행위를 한 경우에는 조세포탈죄가 성립할 수 있다.

8. 조세포탈의 고의도 별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조세포탈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가 사무장병원의 의료용역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적극적인 부정행위를 통하여 부가가치세를 면탈하려는 고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무장병원 운영자가 자신에게 의료기관 개설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사무장병원이 제공한 의료용역이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의료법 위반의 고의와 부가가치세 포탈의 고의는 그 인식대상과 보호법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 사항은 별도로 증명되어야 한다.

첫째, 행위자가 사무장병원의 의료용역에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여부이다.

둘째, 부가가치세를 면탈할 목적으로 의료법인 명의나 회계처리를 이용하였는지 여부이다.

셋째, 장부·증빙 또는 거래구조를 조작하여 과세관청의 부가가치세 부과를 방해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이다.

넷째, 세무전문가로부터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라는 설명을 들은 후에도 적극적으로 관련 자료를 은폐하거나 조작하였는지 여부이다.

이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이 없다면 의료법 위반의 고의만으로 부가가치세 포탈의 고의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

9. 건강보험공단의 환수처분과 부가가치세 과세표준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급여비용에 대해 부당이득징수처분을 하였더라도 그 금액은 원칙적으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제외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실제로 환수금을 납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수처분은 의료용역 공급 이후에 별도로 이루어지는 행정상 제재처분이고, 그 처분이나 환수금의 납부로 인하여 당초의 의료용역 공급거래가 소급하여 소멸하거나 그 공급가액이 감액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요양급여비용을 환수당했더라도 그 부분에 대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는 원칙적으로 유지된다.

10. 결론

사무장병원이 제공한 의료용역은 의료법상 적법한 의사 또는 의료법인이 공급주체가 되어 제공한 의료용역이 아니므로 부가가치세 면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해당 의료기관에는 부가가치세 신고·납부의무가 있고,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 부가가치세 본세와 무신고가산세 등 조세행정상 책임을 부담한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조세범 처벌법」 제3조의 조세포탈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조세포탈죄가 성립하려면 단순 무신고를 넘어 장부조작, 매출누락, 수입은닉, 허위증빙 작성 등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있어야 한다. 또한 행위자에게 해당 의료용역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라는 인식과 그 세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포탈하려는 고의가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원 2026두30111 판결의 사실관계와 같이 요양급여 수입이 회계장부에 반영되어 있고, 관련 거래나 증빙을 조작하지 않은 채 해당 의료용역을 면세대상으로 판단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라면 부가가치세 본세와 가산세의 부과는 가능하지만, 조세범처벌법상 조세포탈죄는 성립하기 어렵다.

이 경우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가가치세 부과제척기간은 무신고에 따른 7년이 적용되고, 부정행위를 전제로 하는 10년의 장기 부과제척기간은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대법원 2026두30111 판결의 핵심 취지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사무장병원의 의료용역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므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는 인정된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조세포탈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장부조작·수입은닉·허위증빙 작성 등 별도의 적극적인 부정행위가 없다면 단순 무신고에 해당하여 7년의 부과제척기간이 적용될 뿐이고, 조세범처벌법상 조세포탈죄를 인정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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