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7. 7. 20. 선고 2014도1104 전원합의체 판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 파기환송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 파기환송
관련판례
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다18059 판결
대표이사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대표권 범위에 속하더라도 상대방이 대표권 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회사에 대하여 무효라고 본 판례
대표이사의 행위가 객관적으로 대표권 범위에 속하더라도 상대방이 대표권 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회사에 대하여 무효라고 본 판례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34045 판결
대표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대표권을 행사하고 상대방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그 행위의 효력이 회사에 미치지 않는다고 본 판례
대표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대표권을 행사하고 상대방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그 행위의 효력이 회사에 미치지 않는다고 본 판례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2도10822 판결
무효인 약속어음도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발행 즉시 배임기수가 된다고 본 종전 판례로서, 이 판결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됨
무효인 약속어음도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발행 즉시 배임기수가 된다고 본 종전 판례로서, 이 판결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됨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1도10302 판결
대표권 남용에 따른 어음발행 시 배임죄의 기수시기에 관한 종전 판례로서, 이 판결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됨
대표권 남용에 따른 어음발행 시 배임죄의 기수시기에 관한 종전 판례로서, 이 판결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됨
관련법령
형법 제355조 제2항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임무에 위배하여 자신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배임죄로 처벌한다.
형법 제356조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배임죄를 범한 경우 업무상배임죄로 가중처벌한다.
형법 제359조
배임죄와 업무상배임죄의 미수범도 처벌한다.
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였다.
민법 제103조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행위를 무효로 한다.
어음법 제17조
어음채무자는 원칙적으로 종전 소지인과의 인적 관계에서 생긴 항변으로 어음소지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어음법 제77조
환어음에 관한 인적 항변 제한 규정 등을 약속어음에 준용한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피해회사인 갑 회사의 대표이사인 동시에 별개의 을 회사 대표이사도 맡고 있었다.
을 회사는 저축은행에 대출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피고인은 을 회사의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해회사인 갑 회사 명의로 액면금 29억 9,000만 원의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저축은행에 교부하였다.
피해회사는 을 회사의 대출금채무에 관하여 담보를 제공할 의무가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회사 명의로 약속어음을 발행한 행위는 피해회사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이 함께 경영하던 을 회사의 이익을 위한 대표권 남용이자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하였다.
검사는 피고인이 저축은행에 29억 9,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회사에 같은 금액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보아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죄로 기소하였다.
제1심과 원심은 약속어음이 발행된 이상 제3자에게 유통될 가능성이 있고, 발행 당시 어음이 유통되지 않을 특별한 사정도 없었다는 이유로 배임죄의 기수를 인정하였다.
핵심쟁점
배임죄의 실행착수와 기수시기를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
대표권 남용에 따른 약속어음 발행이 회사에 무효인 경우에도 발행 즉시 배임기수가 되는지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될 가능성만으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는지
약속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않은 경우 배임기수와 배임미수 중 무엇이 성립하는지
민사법상 의무부담행위의 효력과 형사상 배임죄의 손해 발생을 어떤 관계에서 판단할 것인지
법리
1. 배임죄의 실행착수와 기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다음 사항을 인식하면서 임무위배행위를 시작하면 배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다.
자신의 행위가 임무에 위배된다는 사실
자신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사실
그로 인하여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다는 사실
그러나 배임죄가 기수에 이르기 위해서는 실제로 자신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해야 한다.
본인에게 발생한 재산상 손해에는 현실적인 재산 감소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구체적·현실적인 위험도 포함된다. 다만 막연하거나 추상적인 손해 가능성만으로는 부족하다.
2. 대표권 남용행위의 민사상 효력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여 회사 명의로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외형상 대표권 범위에 속하면 원칙적으로 회사의 행위로서 유효하다.
그러나 거래상대방이 대표이사의 대표권 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그 행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이 경우 회사에 채무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의무부담행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 또는 구체적·현실적인 손해위험이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배임죄의 기수가 성립할 수 있다.
회사가 실제로 채무를 이행한 경우
회사가 상대방이나 제3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무효인 약속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된 경우
그 밖에 회사 재산에 구체적·현실적인 손해위험이 발생한 경우
이러한 사정이 없다면 대표이사가 배임의 범의로 임무위배행위를 시작한 이상 실행착수는 인정되지만, 배임기수가 아니라 배임미수가 성립한다.
3.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유효한 경우
거래상대방이 대표권 남용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 수도 없었던 경우에는 대표이사의 의무부담행위가 회사에 대하여 유효하다.
그 결과 회사에 채무가 발생하고 회사가 이를 이행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채무가 실제로 변제되기 전이라도 현실적인 손해 또는 구체적·현실적인 실해 발생의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의무부담행위가 유효하게 성립한 시점에 배임죄가 기수에 이른다.
4. 약속어음 발행의 특수성
약속어음은 제3자에게 유통될 수 있고, 어음법상 어음채무자는 원칙적으로 종전 소지인과의 인적 관계에서 발생한 항변을 선의의 어음소지인에게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대표권 남용에 의한 약속어음 발행이 최초 상대방에 대해서는 무효이더라도, 어음이 실제 제3자에게 유통되었다면 회사가 어음채무를 부담할 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한다. 이 경우 어음금이 실제로 지급되기 전이라도 배임기수가 성립할 수 있다.
반면 어음발행이 회사에 대하여 무효이고 어음도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않았다면, 단순한 유통 가능성만으로는 회사에 구체적·현실적인 손해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 이 경우에는 배임미수에 그친다.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자신이 별도로 대표하는 을 회사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피해회사 명의로 약속어음을 발행하였다. 이는 피해회사를 위한 정상적인 업무집행이 아니라 대표권 남용에 해당하였다.
만약 저축은행이 피고인의 대표권 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약속어음 발행행위는 피해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이 경우 피해회사가 실제로 약속어음금을 지급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거나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실제 유통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피해회사에 현실적인 손해나 구체적·현실적인 실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원심은 다음 사항을 구체적으로 심리하지 않았다.
저축은행이 대표권 남용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약속어음 발행이 피해회사에 대하여 유효한지
약속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었는지
피해회사가 어음금을 실제 지급하였는지
피해회사가 별도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였는지
원심은 단지 약속어음이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발행 당시 배임죄가 기수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추상적인 유통 가능성만으로는 배임죄의 손해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고 보았다.
결론
대법원은 약속어음 발행이 피해회사에 대하여 무효이고 어음이 실제로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임죄의 기수가 아니라 미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필요한 사실을 심리하지 않고 약속어음 발행 즉시 배임기수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아울러 무효인 약속어음도 제3자에게 유통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발행 즉시 배임기수가 된다고 본 대법원 2012도10822 판결과 2011도10302 판결 등을 이 판결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하였다.
별개의견
대법관 4인은 배임죄를 재산상 손해의 위험만으로 기수가 되는 위험범이 아니라,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가 발생해야 기수가 되는 침해범으로 보아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제시하였다.
별개의견에 따르면 회사에 채무가 발생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더라도 이는 손해 발생의 위험에 불과하다. 회사가 실제로 채무를 이행하여 현실적인 재산 감소가 발생한 때에 비로소 배임기수가 성립한다.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은 원심판결을 파기해야 한다는 결론에서는 일치하지만, 다수의견은 구체적·현실적인 손해위험만으로도 기수를 인정하는 반면 별개의견은 현실적인 손해 발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대표권 남용에 따른 회사 명의의 의무부담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배임기수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제시한 전원합의체 판결이다.
특히 무효인 약속어음의 단순한 유통 가능성과 실제 제3자 유통을 구별하여, 어음이 실제로 유통되지 않았다면 추상적인 위험만으로 배임기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례를 변경하였다.
이에 따라 대표권 남용에 따른 배임죄의 기수 여부는 의무부담행위의 민사상 효력, 상대방의 악의·과실, 실제 이행 여부, 제3자 유통 여부 및 회사의 민사책임 발생 여부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